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44)
◈ 244화
‘어째서 불칸의 상태가 나빠 보이는 거지?’
살짝 솟아오른 흙더미 뒤에 숨으며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보았다.
일단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저 육성 장군이 불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무언가를 했고 불칸은 피해를 입은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용혈화의 가루인가? …아니야. 그런 게 있는 걸 아는데 대비도 해두지 않을 리는 없어. 그렇다면 그 외에 강력한 무언가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불칸에게 숨기고 있는 어떤 비장의 수.
그런 것이 있는 게 분명하다.
‘음? 그러고 보니까 손에?’
육성 장군이 메이스를 들지 않은 반대손에 붉은빛의 조각품 같은 느낌의 단검이 들려 있는 것이 보였다.
어쩌면 저것이 그것일지도 몰랐다.
아무리 봐도 단순한 무기는 아니니까 말이다.
‘일단 파악해 둬야 하는 것이 더 있나?’
둘의 전투를 살피면서도 주변에 눈에 띄는 모든 것을 파악했다.
불에 탄 시체들 파괴되어 흩날려 있고, 쓰러져 움직임이 없는 어떤 남성 외에는 주변에 신경 써야 할 것은 없었다.
‘…저걸 빼앗고 싶기는 하지만 손에 꽉 잡고 있어 그건 힘들 것 같군.’
공간안의 힘으로 단검 같은 무언가를 빼앗고 움직이는 것이 위험을 배제하기에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저렇게 손으로 잡고 있다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공간안으로 물건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겹쳐지지 않은 하나의 물체만이 가능하다.
저런 식으로 무기를 잡고 있다면 저자 자체를 하나의 물체로 공간안이 규정하는 것이다.
‘저자 자체를 이동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일단…….’
검지손가락을 살짝 들었다.
아마 살기에 이 공격을 눈치챌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내 목적은 죽이는 것보다는 주의를 끌며 싸움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스윽!
흙더미의 뒤에서 나와 육성 장군을 향해 그대로 손가락을 그었다.
“…! 이건?!”
후웅!
촤악!
공간을 벤다.
웬만한 물질로 감당할 수 없는 공간안을 사용한 이 기술의 약점은 살기가 함께 실린다는 것이다.
효과는 뛰어나지만 안타까운 약점이었다.
타닥!
“너는!”
나를 눈치챈 육성 장군이 나를 바라보았다.
“괜찮습니까 불칸? 힘들어 보이시는군.”
“하! 힘들기는 그저 귀찮을 뿐이다.”
“그렇군. 그럼 그 귀찮음 내가 감수해도 괜찮겠군.”
“뭐라?”
싸울 생각이다.
불칸이 위험하니 대신 싸운다 같은 생각은 아니었다.
확인하고 싶었고 설욕하고 싶었다.
나의 실력이, 전력이 육성 장군과 싸우기에 충분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때 폭주했던 상태가 아닌 진지하게 멀쩡한 상태로 싸우고 싶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나의 힘이 제국에 얼마나 통할지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일 것이다.
물론 제국 최강의 전력이라 불리는 자와 싸워보고 싶다는 마음도 존재하고 있었다.
“괜찮겠지 불칸?”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확인해 볼게 있으니 거절하지.”
“…마음대로 하시지.”
스윽!
화르륵!
나의 이야기에 불칸은 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어서 화염을 강하게 일으키며 둥근 원을 만들었다.
마치 불에 둘러싸인 경기장처럼 말이다.
“스크롤을 사용한 순간 화염이 그것을 인식해서 태워 버릴 거다. 도망갈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다 제국의 개.”
“…하하하!”
가만히 나와 불칸의 이야기를 듣던 그가 갑작스럽게 웃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군.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나를 육성 장군인 나를 그저 귀찮음이라고? 그리고 그 귀찮음을 네가 감수하겠다고?”
“너와 싸워봐야 제국에 나의 검이 얼마나 통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스윽!
우웅!
아이온을 꺼내 그림자의 검날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자세를 잡으며 집중했다.
“…그래 이 망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 네놈도 죽여야 하는 놈이었지.”
눈앞의 그도 구현화를 없애며 자세를 잡았다.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지만 일단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나저나 내 예상이 조금 빗나간 것 같군.’
이자의 임무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불칸을 향하던 광기에 사로잡힌 눈동자,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분노하는 눈동자.
이자는 분명 그저 복수심이나 분노 때문에 이곳에 다시 온 것이 분명했다.
‘미친놈이군. 복수심에 용왕에게 다시 덤비기 위해 나타나?’
나야 복수할 기회를 얻어서 좋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할 필요 없어. 나에게 죽을 또 다른 제국의 인간 중 한 명일 테니까.’
꽈악!
검을 강하게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뛰쳐나갔다.
쾅!
발을 강하게 디디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콰앙!
나의 검과 그의 메이스가 격돌했다.
꽈악!
꽈드득!
그 상태에서 나는 팔에 힘을 더 주었다.
그러자 이자도 그에 맞추어 힘을 더 강하게 주었다.
‘힘은 거의 비슷한가?’
첫 번째 공격의 이유는 상대의 힘을 파악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때 폭주한 상태로 싸우기는 하였지만 중간중간 기억이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멀쩡하지는 않았기에 완전히 파악하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이렇게 조금씩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며 본격적인 전투를 시작할 생각이었다.
“이게 전력이야? 그때 나한테 덤벼들었을 때 보다 약한데?”
“…….”
대화할 생각은 없다.
내가 그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입을 닫고 싸워주는 것뿐이었다.
“흡!”
휘릭!
펑!
칼에 살짝 힘을 빼며 그대로 몸을 크게 회전시켰다.
그리고 발뒤꿈치에 오러를 둘러 그것을 휘둘렀다.
“이딴 기술이 통할 거라 생각한 건가?”
‘역시 막혔군.’
거리를 다시 벌리기 위한 기술이었다.
적중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
타닥!
그렇게 거리를 벌린 나는 검을 휘둘렀다.
촤악!
쾅!
메이스에 막혔다.
빠르게 휘두른 것이었지만 역시 반응속도가 빨랐다.
‘그럼 얼마나 빠른지 볼까?’
과연 나의 움직임에 어느 정도까지 대응할 수 궁금했다.
나는 검을 더 강하게 잡으며 검을 휘둘렀다.
촤자자자작!
쾅! 쾅! 쾅! 쾅!
눈 깜짝할 사이에 나는 수십 번의 검격을 휘둘렀고 상대는 그것을 막아냈다.
확실히 대단했다.
나는 꽤나 진심으로 검을 휘둘렀는데 말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도 있었다.
공격을 완전히 막아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촤악!
“칫!”
어깨에 상처가 생겼다.
나의 검에 베인 것이다.
‘딱 한 번 베였군. 속도는 내가 좀 더 위야.’
속도는 내가 더 빠르다.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그렇다면 이제 확인할 것은 구현화뿐이다.
“오러 구현화 가역변화 피스트 마스터.”
우웅!
등 뒤로 나의 구현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빠르게 그림자를 덧씌워 갑옷의 형태로 만들었다.
“본인의 모습을 구현화로? …그나저나 그림자에 그런 이용법도 있었군. 오러 구현화! 크레타!”
우웅!
그의 옆으로 그가 사용한 구현화가 나타났다.
황소 형태의 구현화.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강한 오러가 넘치는 듯한 이 구현화는 상당히 강하다고 말이다.
“크레타 기물화 미노메이스!”
우웅!
그리고 이어서 그 황소는 곧 다시 메이스의 형태로 변했다.
뿔 같은 손잡이가 달린 메이스.
역시 육성 장군답게 기물화를 당연하듯이 사용했다.
후웅! 후웅! 후웅!
촤르륵!
메이스의 철구 부분을 휘두르던 그는 그대로 그것을 나에게도 날렸다.
엄청난 속도였다.
방심하면 분명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흐름이 보였기에 다가오는 방향과 힘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게 메이스의 철구를 노리고 나는 검을 휘둘렀다.
쾅!
후웅!
“……!”
나의 검이 빗나갔다.
아니 정확히는 날아오던 철구가 방향을 바꾸었다.
나는 다가오는 속도와 힘을 보고 도달하게 될 장소에 검을 휘둘렀지만 검에 닿기 직전 철구는 벽에 부딪힌 것처럼 반대로 튕겼다.
쾅! 쾅!
이어서 또다시 튕기는 모습을 보이며 그 힘을 늘렸고 다시 한번 나를 향해 날아왔다.
‘이건… 흐름으로 파악할 수가 없겠군.’
흐름은 움직이지 않는 것에 생기지 않는다.
방금의 공격도 철구 자체가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닌 무언가에 부딪히며 방향을 바꾼 것이다.
힘이 강해진 것은 덤이고 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이 철구의 공격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공격은 처음이군. 이자가 가진 구현화의 힘인가?’
육성 장군 프렌시스 알렌.
그가 사용하는 기물화 미노메이스의 힘은 일시적으로 오러의 벽을 만드는 것이다.
날아가는 메이스의 구에 부딪혀도 파괴되지 않을 정도의 내구도를 가진 벽이 아주 잠깐 생기며 튕겨낸다.
작은 크기에 아주 잠깐 동안 생겨나기에 아스토리안이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쾅! 쾅! 쾅!
공중에서 튕기는 구는 점점 속도와 힘이 강해졌고 그대로 다시 아스토리안을 향해 날아갔다.
“움직여.”
날아오는 구를 보며 생각했다.
나의 움직임에 맞추어 튕겨내는 것이라면 나도 구현화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후웅!
나의 구현화를 움직여 날아오는 구를 공격하게 만들었다.
콰앙!
구를 향해 나의 구현화는 주먹을 휘둘렀다.
그 결과 둘은 그대로 크게 뒤로 밀려났다.
쾅!
그 틈에 나는 그에게 접근했다.
메이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철구 부분을 나의 구현화가 상대할 테니 이자에게는 지금 틈이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후웅!
그렇게 나는 이자의 근처에 도달하였고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우웅!
하지만 그냥 앞에 나타나 휘두른 것이 아니었다.
공간안의 힘을 사용해 등 뒤로 이동해 공격했다.
육성 장군에게 간단히 틈이 생겼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에 경계하며 등 뒤로 이동하여 공격한 것이다.
촤르륵!
콰앙!
‘쳇.’
공격이 막혔다.
눈앞에 나타난 구현화로 이루어진 사슬에 말이다.
‘메이스의 사슬 부분으로 막은 건가?’
메이스의 철구 부분을 던지고 그것에 맞춰 사슬도 상당히 길게 늘어나 있었다.
그 긴 사슬을 움직인 이자는 그것을 이용해 뒤도 보지 않고 나의 공격을 막은 것이었다.
“그건 전에도 봤다고? 공간을 이동하는 힘, 그리고 공간을 베어내는 힘. 메이지도 아닌데 이런 힘을 제약 없이 사용한다면 하나밖에 없지. 공간안!”
콰앙!
몸을 돌리며 그는 늘어난 사슬을 휘둘렀고 나는 그것을 막아냈다.
“거인족의 후예를 이렇게 만날 줄이야! 순수한 후예는 아니겠지만 이런 힘을 각성했다는 건 꽤나 짙은 피를 가지고 있다는 거겠지.”
“…….”
이 희귀한 공간안에 대해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오래된 서적에나 있을 법한 이 힘을 말이다.
이자는 생각보다 지식이 많았다.
공간안에 대해 안다면 분명 이것에 대항할 방법을 생각해 낼 것이다.
‘폭주할 때 사용했던 게 문제였던 것 같군.’
공간안의 힘도 알아내고, 3가지 속성의 힘을 사용한다는 것도 알고, 그림자의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이 자를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가장 근본이지 중심이 되는 힘을 사용해야 될 것이다.
‘검술이다.’
후웅!
채앵! 채앵! 채앵!
검을 강하게 잡으며 다가가 휘둘렀다.
하지만 공격은 그가 휘두른 사슬에 전부 막혔다.
촤르륵!
후웅!
“하앗!”
이윽고 그는 뿔로 이루어진 메이스의 손잡이를 나를 향해 내던졌다.
날카로운 뿔이 재빠르게 눈앞까지 날아왔다.
채앵!
뿔을 쳐내며 그 틈으로 파고들려고 했다.
촤르륵!
하지만 그것을 사슬들이 막았다.
챙! 챙! 챙!
재밌게도 사슬도 마치 튕겨지는 것처럼 움직여 나를 공격했다.
마치 줄넘기의 줄처럼 말이다.
나는 그것을 튕겨내며 공격을 막았다.
‘이건 이미 메이스를 휘두른다고 보기가 어려운 모습이군.’
메이스의 철구 부분은 나의 구현화와 싸우도록 오른손으로 사슬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왼손으로 반대 부분을 휘둘러 나를 상대하고 있었다.
이 기물화의 중심이 되는 것은 철구 부분이 아니었다.
바로 이 사슬이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나의 구현화까지 상대하며 나를 혼자서 상대하다니.’
육성 장군.
정말이지 대단함이 느껴졌다.
‘품 안으로 넣은 그 물건이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끝내야 하겠어.’
단순히 검술과 가진 것들을 이용한다고 쉽게 결판이 나지 않는다.
육성 장군은 그러한 강함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그 이상의 힘으로 빠르게 끝내야 했다.
우웅!
집중력을 충분히 끌어올려 두었다.
이제 검과 하나가 될 때가 왔다.
그림자의 힘으로 검날을 새롭게 만들며 자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