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52)
◈ 252화
“…머리 모양이랑 색깔은 꼭 바꿔야 하는 건가?”
“그래야죠. 그래야 나중에 편하다니까요? 제 말 못 믿어요?”
나와 루치아는 한창 말을 타고 이동 중이었다.
그림자의 이동을 사용해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르지만 그것은 정신력을 소모한다.
그렇기에 우리들의 그런 정신력과 체력의 안배를 위해 번갈아 가며 이용해 이동 중이었다.
“못 믿는 건 아니지. 하지만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는가 하는 이야기일 뿐이야.”
참고로 지금 하는 이야기는 나의 변장 때문이었다.
루치아는 제국에 들어와 평소의 나의 모습보다는 변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솔직히 나는 변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나를 알아보는 인간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아니 황녀가 있기는 하군.’
“하아. 그래 그럼 다음 도시에 도착하면 바꾸자고.”
“좋아요. 변장도구를 그림자에 넣어놓고 온 의미가 있었네요.”
“그냥 나를 변장시키고 싶어서 제안한 건 아니겠지?”
“어떻게 알았어요?”
“뭐?”
“농~담입니다. 진짜로요.”
“…….”
농담이든 아니든 이미 하기로 결정 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만약이라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잘됐네요. 지도상으로 슬슬 다음 도시에 도착할 때가 되었거든요.”
“무슨 도시지?”
“소포타라는 도시래요. 오락거리가 잘 발달한 도시라고 하던데요?”
“오락 생각 없어.”
“알아요. 그냥 이야기한 거예요. 이제 슬슬 보일 때가… 어?”
“이건…….”
멀리서 도시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도시만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도시 근처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과 파괴된 땅이 함께 보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일단 가보지.”
도시가 위험하다면 이 도시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일단 주변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였다.
따각! 따각!
히이잉!
두 사람은 말을 멈추고 그대로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빠르게 주변을 스캔하듯 살펴보았다.
“으아… 거의 다 불타 죽어나 녹아서 죽었어요. 너무 끔찍하네요.”
“…전투가 아니군.”
“네?”
“이건 학살이야.”
무기에 피가 묻어 있지도 않고, 갑옷도 거의 멀쩡했다.
무엇보다 파괴된 땅 외의 땅은 거의 멀쩡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전투라기보다 거대한 힘의 학살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옳았다.
“그리고 오러의 힘보다는 마법일 가능성도 높고 말이야.”
강력한 불의 마법을 쏘아냈을 가능성이 높았다.
불타고 파괴된 땅의 형태를 보면 말이다.
“으음. 그나저나 이상하군.”
“뭐가요?”
“시체 상태나 그런 것들을 보면 하루 이상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수습을 하지 않은 게 말이야.”
“으음. 그러네요. 일단 도시 쪽으로 가서 상황을 한번 살펴 볼까요?”
“…그러지.”
이곳에서는 더 이상 알수 있는 것이 없었다.
도시로 간다면 무언가 알 수 있을 것이다.
도시 안에서 잠시 지낼수 있을지 이곳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도 말이다.
다그닥! 다그닥!
그렇게 말을 타고 루치아와 함께 이동해 도시 앞에 도착했다.
도시의 정문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병사도 사람도 말이다.
있는 것이라고는 핏자국뿐이었다.
“핏자국?”
“…불길한 느낌 밖에 안 드는군.”
아무도 지키지 않는 정문을 지나 그대로 도시 안의 풍경을 보게 되었다.
“허어…….”
“이건 대체…….”
정리 되어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
그런 시체를 먹으려고 모인 까마귀들.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땅 위를 흐르는 피.
끔찍한 광경이었다.
너무나도 끔찍해 감정을 억제하는 마법이 요동칠 정도였다.
“아스토리안 이건…….”
“몸에 상처가 있어. 그래 이건 무기로 베여서 죽은 거야.”
떨어져서 봐도 알 수 있었다.
밖의 시체들과 다르게 이곳의 시체들은 전부 무기에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이었다.
밖에서의 학살이 다른 방식으로 이곳에서도 이어졌다.
‘도대체 누가? 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슨 목적으로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진 자가 이런 일을 벌인 것인지 말이다.
타닥!
말에서 내려 마침 지나가던 어떤 남성을 발견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죽였어. 전부 그자가 명령해 죽였어.”
“누가요?”
“…황제…….”
“…황제?”
“황제가 전부 죽였어! 이웃도 모두!”
* * *
“누가 오고 있다고?”
“화, 황제가 직접 온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제기랄! 벌써 이렇게 빨리 대응을 한다고?”
고급스러운 귀족의 방 안.
그곳에서 어떤 귀족이 보고를 듣고 있었다.
“젠장! 스스로 좀 지키겠다고 병력 좀 모은 게 왜 반란이냐고! 그리고 어떻게 벌써 정보가 새어나간 거야?”
그는 한창 제국이 전쟁 준비로 바쁜 와중에 병사와 용병들을 사병으로 모았다.
이유는 당연히도 전쟁의 대비였다.
물론 일어나는 전쟁에 대비한 것이 아니었다.
성에 병력을 온존 시켜 전쟁이 끝난 순간 주변의 다른 지역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현재 귀족들이 사는 모든 지역의 병사들은 전쟁을 명목으로 대부분 수도나 국경 근처에 배치되어 최소한의 인원만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황제가 직접 지금부터 개인적인 사병을 모으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간단히 말하면 이 귀족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었다.
콰앙!
“자, 자작님!”
그때 병사 한 명이 노크도 없이 방 안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병사의 표정은 굉장히 심각해 보이는 것을 넘어 겁에 질린 듯한 모습이었다.
“무, 무슨 일이냐?”
“도, 도시 밖에 병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것도 황성의 병사가 입는 갑옷을 입고 있습니다!”
“뭐?”
병사의 이야기의 의미는 곧 황성에서 파견한 병사가 올 것이라는 의미이다.
황제의 명령을 어기고 사병을 모은 귀족을 처벌하기 위해서 말이다.
“수, 숫자는 얼마나 되는 거냐?”
“그, 그게…….”
“몇 명이길래 그렇게 뜸을 들여?”
“배, 백 명입니다!”
“…백 명?”
“네.”
“…나를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귀족이 모은 숫자는 약 500명.
지금 다가오는 숫자의 5배이다.
순간 귀족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할만한데?”
황성 소속의 병사들이 아무리 단련이 잘 되어 있어도 5배의 병력 차이를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귀족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잠깐만 하나만 확인하지. 그 병사들을 이끌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확인했나?”
“그게 아직 거리가 좀 있어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 음…….”
귀족은 생각했다.
누가 오든 문제없을 것이라고.
아니 정확히는 육성 장군이나 그에 준하는 자는 절대로 오는 일이 없을 테니 문제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한창 전쟁 준비로 바쁠 테니 말이다.
“그래 바쁘니 이렇게 백 명 정도 보낸 것이겠지. 좋은 기회야!”
덜컹!
의자에서 일어난 귀족은 그대로 방의 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그의 갑옷이 거치되어 있었다.
“당장 병력을 모아라! 내가 함께 직접 상대하러 움직이겠다!”
“네? 자작님이 직접 말씀이신가요?”
“그래! 보여주겠다 내가 절대로 우습게 보일 인간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렇게 잠시 후 귀족의 이야기대로 다가오는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병력들이 모였다.
그런 그들의 맨 앞에 있는 것은 그 귀족이었다.
“모두 출발한다!”
귀족은 병사들을 이끌고 움직였다.
오러 마스터나 아크 메이지의 경지는 없었지만 다수의 상급 수준의 이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런 그들의 존재에 그는 상당히 기세등등해 했다.
다그닥! 다그닥!
말을 타고 병력들을 이끌어 다가오는 이들의 근처에 도착한 귀족은 잠시 멈추어 이들을 이끌고 있는 존재를 자세히 보았다.
“으음?”
그리고 발견했다.
자신이 함부로 쳐다볼 수도 없는 존재를.
자신과는 격이 다른 존재를.
제국의 가장 정점에 서 있는 존재를 말이다.
“황제… 폐하?”
“호오? 이렇게 짐을 맞이하러 나와주다니. 일이 편해졌군.”
병력들의 맨 앞에 말을 타고 있는 황제.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오른손의 검지 손가락을 펴 귀족을 향했다.
“나의 힘의 위대한 첫 번째 실험체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알게나.”
황제의 손가락 끝에서 마법진 하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곳으로 엄청난 양의 마나가 모이기 사작했다.
일반인에 가까운 귀족인 그조차 느낄 수 있는 강한 힘이 말이다.
“퇴, 퇴각! 전부 도망쳐!”
“파어어 브레스.”
강력한 화염의 줄기.
마치 드래곤의 브레스와도 같은 공격이 간단하게 황제의 손에서 나와 날아갔다.
“으아악!”
“사, 살려…….”
우웅!
콰과광!
그리고 공격의 궤적 그 주변에 있던 것을 모두 태워버렸다.
땅도, 풀도, 생명도 말이다.
“히, 히익…….”
“저, 전멸?”
일부를 제외한 병력들이 전부 죽었다.
타죽었거나 아님 녹아내렸다.
황제의 공격 한 번에 말이다.
따각! 따각!
“히익! 위, 위대하신 태양이시여!”
황제는 병사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방향에는 죽지 않고 살아남은 귀족이 있었다.
귀족은 허둥대며 황제의 앞에 엎드려 머리를 숙였다.
“제,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십쇼!”
“호오? 이 공격에서 살아남다니 대단하군. 좋아. 목숨은 살려주지. 이곳에 있는 병사들도 말이야.”
“가, 감사합니다 폐하!”
“하지만…….”
하지만이라는 단어에서 귀족은 엄청난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들어 황제의 얼굴을 보았다.
“나에게 칼을 겨누려고 했으니 벌은 받아야겠지. 지금부터 도시에 있는 인간 절반을 죽인다. 병사 민간인 할 것 없이. 그리고 이자의 가족들도 함께.”
“…! 폐, 폐하!”
“움직여라.”
““예!””
귀족의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황제는 명령을 내렸다.
마치 자신의 명령을 거스른 벌이라도 내리는 것 같았다.
투두두!
병사들은 빠르게 도시를 향해 달려나갔다.
아직 상당한 숫자의 병력이 도시에 남아 있었지만 방금의 황제가 한 공격 덕분에 그 병력들은 전의를 이미 잃은 상태였다.
거대한 힘이 말 그대로 무력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음. 아주 훈련이 잘됐군.”
몇 명의 병사들만이 남아 황제를 호위하며 천천히 움직였다.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병사들의 모습에 만족하며 말이다.
“안 돼… 안 돼!”
그때 엎드려 절규하던 귀족이 주변에 떨어진 검을 들었다.
그리고는 빠르게 일어나 황제를 향해 덤벼들었다.
철그럭!
그것을 눈치챈 병사들이 빠르게 움직여 황제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뽑아 들었다.
“모두 멈추게.”
움찔!
황제의 나직한 말에 병사들은 전부 움직임을 멈추었다.
전부 당황하며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이대로는 황제가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황제의 명령을 어길 수도 없었다.
이래나 저래나 곤란한 상황이었다.
“하아!”
그렇게 황제의 근처까지 다가온 귀족은 그대로 검을 내려치려고 했다.
후웅!
덥썩!
““……!””
하지만 그 검을 황제가 잡아버렸다.
그것도 맨손으로 말이다.
그 모습을 본 귀족과 병사들은 경악했다.
하지만 아직 경악할 것은 아직 남아 있었다.
쩌적!
챙그랑!
검이 깨져버렸다.
그것도 황제가 맨손으로 준 힘으로 말이다.
‘이게 무슨?’
황성에서 지내는 병사들은 알고 있다.
황제는 단련한 적이 없다.
황제는 마법을 배운 적도 없고, 오러도 다루지 않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절대로 단련도 없이 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손에 상처가 나지 않고 검을 부순 것이 말도 안 됐다.
황제는 정확히 검의 날 부분을 잡았으니까 말이다.
덥썩!
후웅!
그런 병사들의 놀라움 따위는 모르는 황제는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귀족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
“으으윽!”
“살려주었는데 이런 또 배신을 하다니. 배은망덕하구나. 아주 화가 나.”
꽈악!
“큭!”
귀족은 곧 황제의 표정과 눈빛이 분노로 변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한가지가 더 말이다.
“…눈동자?”
황제의 눈동자는 인간의 눈동자가 아니었다.
마치 도마뱀의 날카로운 눈동자 같았다.
날개가 달린 도마뱀, 드래곤 말이다.
푸욱!
“컥!”
귀족이 나지막이 중얼거린 직후 그는 황제의 팔에 심장을 꿰뚫렸다.
그대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며 즉사했다.
휘익!
털썩!
멱살을 잡고 있던 귀족에게서 손을 뽑으며 황제는 그대로 내던졌다.
그리고 손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쓸데없는 말이 많군.”
“폐하.”
그때 병사 한 명이 옆으로 다가왔다.
병사는 깨끗한 천 하나를 양손으로 잡고 고개 숙인 채 그에게 건네고 있었다.
“흠.”
덥썩!
병사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황제는 화를 누그러트렸다.
이어서 그 천을 받아 손에 묻은 피를 닦아 냈다.
“이제 도시로 들어가지. 그리고 똑똑히 알려주도록 하지. 나의 명령을 어기는 자들의 말로를 말이야.”
피를 전부 닦아 낸 황제는 그대로 그 천을 귀족의 시체를 향해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