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58)
◈ 258화
쾅! 쾅!
촤자작!
‘과연 당당하게 말할 정도의 실력은 있다는 건가?’
검에 오러를 둘러 휘두르는 드노아는 아스토리안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한창 싸우는 중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한순간이라도 시야에서 놓치면 허를 찔리게 될 미래가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강해.’
땅이 갈라지고 주변의 나무들이 부서지며 주변의 일대가 초토화가 되고 있었다.
단순한 전투 때문에 말이다.
두 사람은 주변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오직 서로뿐이었다.
쾅!
펑!
“칫!”
그때 아스토리안이 땅을 밟았고 직후 드노아의 발밑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아슬아슬하게 폭발의 기운을 느낀 그녀는 빠르게 다리에 힘을 주어 크게 뒤로 물러났다.
‘그래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하지만 이대로는 결판이 나지 않아. …아니 어쩌면 이 상태로 이기는 것은…….’
아스토리안이 강하다는 것을 동맹을 하자고 이야기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인정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의 전투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승부욕과 자존심이 이대로 전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아스토리안에게 이기고 싶었다.
‘20살도 되지 않은 그랜드 마스터. …나도 꽤나 손에 꼽는 천재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도대체 뭐야? …지고 싶지 않아.’
이대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드노아는 진심을 다해 공격하기로 생각했다.
후웅!
타닥!
그녀는 아스토리안에게서 거리를 벌리기 위해 뒤로 멀리 물러났다.
그리고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오러 구현화 검의 대지.”
우웅!
‘이건?’
드노아 그녀가 구현화를 사용했다.
어떤 기술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 수 있었다.
방금 사용한 구현화의 범위는 저 여자 기준 반경 100m 정도라고 말이다.
후웅!
흐름으로 내가 서 있는 땅과 이 주변에 구현화가 생성되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기에 다리에 힘을 주어 빠르게 뛰어올랐다.
‘과연… 이런 구현화였나?’
공중으로 뛰어오른 직후 그녀의 구현화가 완전히 발동되었다.
주변의 대지에 박혀 있는 오러로 이루어진 수많은 검들.
그 광경은 마치 묘지에 있는 묘비들 같았다.
‘검의 묘비.’
아마 이 표현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타닥!
검의 묘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나는 땅에 착지했다.
꽂혀 있는 검들의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말이다.
‘허…….’
그리고 그 직후 보았다.
갑작스럽게 생기기 시작한 흐름을 말이다.
쾅!
‘재밌군.’
흐름이 생긴 곳은 바로 땅에 꽂힌 오러의 검이었다.
이 검들은 그녀가 직접 조종한 낌새가 없었음에도 스스로 움직여 근처에 다가온 나를 공격했다.
아무래도 근처에 있는 누군가를 자동으로 공격하는 힘을 가진 듯했다.
쾅! 쾅! 콰가각!
‘소드 마스터의 검술 수준으로 공격하는 건 아니지만 꽤나 거슬리는군.’
단순히 검술만 놓고 본다면 상급이나 그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문제는 파괴되지 않는다는 점과 물량이었다.
내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근처의 검이 반응하여 계속 나를 공격한다.
파괴되지 않는 검들의 끝 없는 공격.
말만 들어도 끔찍한 공격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저 여자는 함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군.’
휘둘러지는 검격들을 막아내며 드노아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검을 잡은 채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아마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이 검들을 티 나지 않게 직접 조종해 집중하고 있는 것이나, 아님 모종의 다른 이유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협공하기 딱 좋은 지금 타이밍에 공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사용해야겠군. 오러 구현화를 말이야.’
“흡!”
퍼엉!
손뼉을 치며 폭발을 일으켜 그 힘을 주변으로 퍼트렸다.
그 결과 나를 향해 휘둘러지던 모든 검들은 뒤로 크게 밀려났다.
구현화를 사용할만한 틈이 생겼다.
“오러 구현화 가역변화 피스트 마스터…….”
직접 피스트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해 또 다른 나 자신은 아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나는 이번 기회에 구현화를 이용한 새로운 힘을 시험해볼 생각이었다.
“형태 뇌신(雷身).”
우웅!
파지직! 파지직!
나의 모습을 한 구현화가 바로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평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의 구현화에 번개 속성의 힘이 부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번개? 설마 속성 부여의 힘을 사용할 줄 아는 건가?”
‘첫 시도치고는 잘 되었군.’
구현화의 전신에는 번개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번개를 두른 것마냥 말이다.
‘그때의 전투가 이렇게 도움이 되는군.’
구현화는 결국 오러로 만든 것.
그렇다면 똑같이 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을 번개 속성의 힘을 사용하던 임페리얼 나이츠 1기사와의 전투로 알게 되었다.
이제 나의 구현화는 단순히 권술을 휘두르는 구현화가 아니다.
모든 공격과 이동에 번개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움직이는 번개의 덩어리 그 자체였다.
‘대신 오러를 엄청나게 많이 잡아먹는군. 5분 이상 사용하는 건 힘들겠어.’
강한 힘에 걸맞은 대가다.
뭐 지금은 문제없다.
완전한 전력을 다한 전투도 아니고 이 힘을 시험해보는 것뿐이니까 말이다.
‘그럼 나도…….’
파지직!
구현화에 번개의 속성을 부여한 것처럼 나의 양팔과 양다리에도 부여를 했다.
이것으로 움직임과 공격이 더 빠르게 가능할 것이다.
주변 땅에 꽂힌 검들이 쉽게 공격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파직!
“……!”
빠르게 땅을 디디며 순식간에 그녀의 앞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나만 이동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그녀의 앞으로 이동하는 순간 구현화도 그녀의 등 뒤로 이동한 상태였다.
“말도 안 되게 빠르네…….”
나와 구현화가 앞뒤로 나타난 순간 그녀는 빠르게 반응했다.
왼손으로 들고 있던 검을 앞을 향했고 바로 옆에 꽂혀 있던 본인의 구현화를 오른손으로 뽑아 뒤를 향해 겨누었다.
앞뒤에서 이루어지는 나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아르젠류 폭권.”
팔꿈치 쪽에서 폭발을 일으켜 공격의 속도를 올리는 폭권.
그것에 번개의 힘이 합쳐져 엄청난 공격의 속도를 만들어냈다.
물론 나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공격을 시작한 것과 동시에 나의 구현화도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쾅쾅쾅쾅!
쾅! 쾅! 쾅!
공격의 속도는 내가 좀 더 빨랐다.
꽤나 진심을 담아서 하는 공격이다.
그런데 이 공격을 그녀는 검을 휘두르면 전부 막아내고 있었다.
‘대단하군. 양팔로 앞뒤에서 오는 공격을 막아내다니 말이야.’
“하앗!”
드노아가 공격을 막는 것에 속으로 감탄하던 그때 어떤 기운을 등 뒤로 느꼈다.
당연히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그녀가 만들어 놓은 구현화 말이다.
파직!
후웅! 후웅!
빠르게 이동하여 서 있던 자리를 벗어난 순간 그곳으로 구현화의 검들이 재빠르게 지나갔다.
역시 이 검들은 그녀의 의지대로 조종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 분명했다.
쾅! 쾅!
큰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날아오는 검을 막아낸 나의 구현화가 뒤로 크게 밀려나 있었다.
아무래도 반응하는 것이 늦어 피하는 것에는 실패한 듯했다.
‘더 이상 길게 끌고 싶지 않으니 슬슬 끝을 봐야겠군.’
확인할 것은 전부 확인했다.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충분히 나의 강함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머니와 같은 폭발의 힘을 사용한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고 말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전투가 이어지는 것은 그녀가 이대로 끝내기 싫거나 지기 싫은 것으로 보였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
나도 지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전투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새 기술도 확인했고 말이다.
‘…그렇다면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군.’
지기 싫어하는 이들을 위한 방법.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이 적당할 것이다.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꽈악!
파지직!
주먹을 강하게 쥐고 그대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동시에 나의 구현화도 움직였다.
후웅!
먼저 나의 구현화를 도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번개가 모인 주먹을 휘둘러 그녀를 공격하게 했다.
우웅!
파지직!
“소드 임팩트.”
하지만 그전에 그녀가 그것보다 빠르게 반응했다.
주변에 꽂혀 있던 수십 개의 구현화들을 모아 하나의 날카로운 덩어리처럼 뭉쳤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나의 구현화를 향해 날아갔다.
촤르륵!
콰아앙!
주먹을 휘두르려던 나의 구현화는 그대로 그 덩어리에 복부 부분을 얻어맞았다.
동시에 모였던 번개도 사라졌고 뒤로 크게 밀려나 버리고 말았다.
타닥!
“……!”
나는 그녀가 나의 구현화에 신경을 쓰는 동안 그녀 앞으로 접근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도착하고 공격을 마친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후웅!
나는 개의치 않고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에 맞춰 그녀도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서로의 공격이 몸에 닿기 직전.
우뚝!
후우웅!
나는 그녀의 가슴팍에 주먹이 닿기 직전 멈추고 그녀는 나의 목에 검이 닿기 직전에 멈추었다.
그것 때문에 강한 바람이 일어났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고 서로에게서 눈의 떼지 않았다.
“…….”
우리 둘이 공격을 멈춘 것은 말 그대로 동시였다.
분명 이대로 공격이 들어간다면 치명상이 되게 될 것이란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승자와 패자가 없는 무승부의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거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자존심이 그렇게 상하지도 않고 만약 다시 싸우고 싶어도 다음으로 미룰 수 있는 수단.
물론 내가 의도적으로 무승부를 만든 것이 들키지 않았다는 전제지만 말이다.
“더 싸울 건가? 더 이상은 의미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너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했어.”
스릉!
그녀가 검을 다시 검집에 넣고 사용했던 구현화를 소멸시켰다.
다행이었다.
의도적으로 무승부를 만든 것은 들키지 않는 듯했다.
스윽!
그녀가 검을 거두었으니 나도 주먹을 거두고 구현화를 소멸시켰다.
“나는 강함을 인정받은 건가 너에게?”
“…그래 인정해. 인정할게. 분하지만 확실히 대단해. 그리고 네가 좀 더 천재인 것 같고 말이야.”
“그럼 잠시 서로 돕는 걸 인정하겠다는 뜻인 건가?”
“…맞아. 너의 힘은 우리에게 확실하게 도움이 되고 목적도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으니까.”
다행이었다.
인정 못 한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우로 넘어갔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으로 넘어갈 차례였다.
* * *
“…변장해서 그 육성 장군을 선출하는 곳에 나가라고?”
실버 이글의 본거지.
드노아와 함께 그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드로아와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 의자에 앉아 들었던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렇네.”
나는 그 방법이라는 것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그것을 넘어 어이가 없었다.
육성 장군이라는 대단한 인물을 선출하는 곳에 변장을 하고 나가라니 제국을 너무 바보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했다.
육성 장군을 일반 백성에서도 뽑는다면 그만큼 확인을 철저히 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기가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건가?”
“아예 이상한 방법은 아닐세. 마법을 사용한 변장 같은 것이 아닌, 그저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것뿐이네.”
“애초에 왜 굳이 변장을 해야 하는 거지? 이 모습 그대로 가도 되지 않나?”
“도망쳐야 하니까 말일세.”
“도망?”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쩌면 그가 뭔가 숨기는 것이 있어서 이해를 못 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니 한번 그의 이야기를 잘 들어봐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지금 이번 육성 장군 선출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겠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현재까지 육성 장군을 선출하는 심사를 맡은 사람이 바로 구안이라고 했던 그자라고 했다.
그것의 의미는 심사를 하는 중 그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죽인다고 해도 그 모습으로 어떻게 도망갈 거지? 아티팩트가 있는 건 알지만 그들은 아티팩트를 무효화하는 장비들도 있네. 다른 육성 장군이나 강한 힘을 가진 자를 뚫고 탈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네.”
“…죽이고 변장을 풀고 도망가라는 건가? 그래도 쫓기는 건 똑같을 텐데?”
“물론 자네를 도와줄 사람이 있지.”
“누구지?”
“옆에 서 있지 않은가?”
“뭐?”
“네?”
고개를 돌려 옆을 본 순간 드노아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저도 육성 장군 선출하는데 나가라는 것이군요 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