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59)
◈ 259화
‘으음…….’
지금 있는 곳은 실버 이글의 본거지가 아닌 어느 평범해 보이는 술집이었다.
그곳을 나온 이유는 일단 드로아가 이야기한 방법을 보류했기 때문이었다.
육성 장군을 선출하는 자리에 변장을 하고 참가를 해 틈을 노려 암살을 한다니…….
솔직히 그런 방법일 줄은 몰랐다.
차라리 바빠지는 틈에 황성으로 몰래 침입하는 작전 같은 것일 줄 알았다.
드로아의 방법은 리스크가 너무나도 큰 방법이지만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만약 다른 방법이 없다면 이 방법밖에 답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보류한 것이다.
‘3일인가… 그 안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그 방법을 써야 하는 건가? …일단 최대한 황성에 침입하거나 구안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어. 루치아의 도움을 받으면서.’
참고로 루치아는 나의 옆에 서 있었다.
지금 향하는 곳은 검은 달 제국 지점.
그녀의 부하가 만든 또 다른 거점이다.
그곳으로 향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녀의 목적과 나의 목적 때문이었다.
“분명 이 근처인데… 아 저기 있네요.”
그녀가 가리킨 곳을 보자 그곳에는 유리잔에 노란 액체가 담긴 간판이 달려있는 가게였다.
그렇다 누가 봐도 술집이었다.
“뭐 술집이라면 정보가 잘 모이기는 하겠군.”
“그렇죠. 참 위치 잘 잡았네요. 그럼 들어가 봐요.”
그녀를 따라 취한 술이라는 이름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하하하!”
“그래서…….”
“아 그런 거냐?”
술집의 안은 역시 왁자지껄했다.
남성 여성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드문드문 취한 듯 테이블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음?”
가게의 안으로 들어온 순간 묘한 감각을 느꼈다.
마법이었다.
누군가가 가게의 마법을 걸어두었다.
어떤 마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게 안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마법이 분명했다.
마치 안개가 가게 전체에 퍼져 그 안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으니까 말이다.
“루치아 가게에 마법이 걸려있군.”
“아, 미안해요. 내가 이야기하는 걸 깜빡했네요. 부하가 마법을 걸어났어요. 이곳에서 하는 이야기를 모두 수집하는 마법이에요.”
“이야기를 수집해?”
“뭐 이곳의 이야기를 테이블 별로 분리해서 녹음해 보관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런 마법은 또 처음 들었다.
굉장한 마법이었다.
이렇게 시끄러운데 소리를 구분해 보관을 한다니, 꽤나 유능한 메이지가 있는 듯했다.
“꽤나 유능한 부하가 있나 보군.”
“뭐… 유능하죠. 특이하고 일반적이지도 않고요.”
“무슨 말이지?”
“곧 소개시켜 드릴게요.”
애매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그대로 나를 이끌어 가게의 바텐더의 앞으로 다가갔다.
“어서 오시죠. …음? 손님. 죄송하지만 손님은 너무 어린…….”
“내 손님이야 걱정하지 마.”
“…당신은 누구시죠?”
녹색 빛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성 바텐더는 의문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아마 변장을 해서 못 알아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 챈 루치아는 살짝 웃고는 다가오라는 듯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스윽!
그녀의 손짓에 바텐더는 그녀를 향해 살짝 고개를 가까이 가져갔다.
“보스 얼굴도 못 알아보다니. 아주 조직이 거꾸로 돌아가?”
“서, 설마 보……!”
탁!
놀라며 큰소리로 보스라고 외칠 뻔한 바텐더는 스스로의 손으로 입을 막았다.
이어서 고개를 강하게 저은 그는 그대로 손을 뗐다.
“이거 귀한 손님이셨군요. 못 알아봐서 죄송합니다.”
“그래요. 나 조금 서운할 뻔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손님을 위한 보상을 해드리겠습니다. 2층으로 가시죠. 그곳에서 저희가 모아온 아주 귀중한 술을 대접하겠습니다.”
“아주 마음에 드네요.”
‘…자기들끼리의 은어인가?’
분명 둘은 무언가 숨기고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디에 제국의 귀가 있을지 모르니 분명 일부러 저렇게 다른 단어로 대체해 말하는 것일 거다.
“따라오시죠.”
다른 직원한테 자리를 맡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그는 나와 루치아를 이끌어 그대로 2층으로 향했다.
무엇이 있을 줄은 모르겠지만 경계는 멈추지 않았다.
‘혹시 모를 일은 대비해 둬야겠지.’
루치아가 부하들을 만나러 제국에 온다고 했을 때 드는 걱정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부하들이 배신했을 가능성이었다.
루치아는 꽤나 오랫동안 이곳에 오지도 못했고, 그동안 제국이 어떤 수를 썼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지금의 행동이 우리를 함정에 빠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동시에 최대한 주변을 파악하면서 이동했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경계의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루치아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말이야…….’
자신보다 더 생각이 깊고 배신을 겪어 봤으면서 말이다.
‘뭔가 확신이라도 있는 건가? 아님 티 나지 않게 경계는 하고 있는 건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자신만 믿고 따라오라고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내 성격상 그건 불가능했다.
‘…일단 계속 가자.’
뭐 도망갈 수단이야 있으니 이대로 계속 적당히 경계하며 이동해도 괜찮을 것이다.
분명 루치아가 확신하는 이유나 생각이 따로 있을 것이다.
똑똑!
그렇게 우리는 2층에 도착했고 어떤 문 앞에 섰다.
바텐더는 여러 문 중 크기가 다른 문보다 1.5배 정도 큰 문 앞에 서서 그대로 그 문을 두드렸다.
“누구지?”
문 너머에서는 목소리가 들렸다.
뭔가 중후함과 동시에 나이 들어 보이는 남성의 목소리가 말이다.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모아온 귀중한 술을 대접해야 할 귀한 손님이요.”
“…안으로 모시게.”
“네.”
철그렁!
‘열쇠?’
바텐더는 품 안에서 열쇠를 꾸러미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그중 열쇠 하나를 잡아 그대로 문손잡이에 달린 열쇠 구멍에 꽂아 넣었다.
철컥!
손목을 돌리자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가시죠.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한 바텐더는 그대도 떠났다.
루치아는 살짝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뒤 몸을 돌려 앞에 있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끼익!
그녀는 문을 열었고 곧 문 안쪽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이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불이 꺼져 어둡다거나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짙게 뭉쳐진 그림자로 이루어진 공간 같았다.
“침입자를 막기 위한 대책이에요. 그나저나 마법 실력이 더 성장한 것 같네. 이대로라면 내가 밀리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는데.”
“루치아.”
“아 미안해요. 잠시 딴생각을 했네요. 앞에 있는 건 걱정 마세요. 저는 문제 없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너만?”
“정확히는 저랑 제 몸과 붙어 있는 사람만요.”
무슨 조건인지는 모르겠지만 루치아를 잡고 이동하면 문제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 망설일 필요 없다.
‘딱히 위험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으니까 괜찮겠군.’
툭!
“이동하지.”
나는 바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루치아와 닿는 방식 중 이게 가장 편했다.
“뭔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요. 당신이 편하시다면야.”
다른 형태로 이동하는 것을 원했던 것 같았다.
아님 어깨에 올린 것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말이다.
터벅! 터벅!
그렇게 우리 둘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이동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약 10초 정도?
건물의 크기를 생각해 본다면 이 검은 공간은 시야를 가리는 연막 같은 것이 아닌 일종의 결계 마법이나 공간 마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웅!
“아휴 드디어 나왔네.”
어두웠던 시야에서 빛이 보이면서 방안의 모습으로 변했다.
무사히 통과해 지나온 듯했다.
“잘 있으셨나 우리 부하님?”
루치아는 검은 구역에서 나오자마자 살짝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은 의자의 뒤편이었다.
그곳에는 누군가가 의자를 돌린 채로 앉아 창문을 밖을 보고 있었다.
끼익!
“…그래 정말 오랜만이네요 보스.”
의자가 돌아가고 앉아 있는 사람, 아니 드워프의 모습이 드러났다.
작은 키에 주황빛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 드워프.
아무래도 이 여성이 루치아가 없는 제국의 검은 달을 맡고 있는 존재인 듯했다.
‘…그럼 이 드워프가 마법을 사용한 건가? 그럼 아까의 남성 목소리도 가짜였나 보군.’
상황을 보니 그것이 맞는 듯했다.
무기술이나 제작이 아닌 마법을 사용하는 드워프라니, 이단도 이런 이단이 없었다.
“내가 없는 동안 관리를 잘해 준 것 같네. 마법 실력도 더 늘어난 것 같고 말이야.”
“그러게요. 어쩌면 보스보다 더 강해진 것일 수도 있죠.”
“농담도 참.”
“농담 아닌데요?”
“…….”
“…….”
분위기가 묘했다.
그렇게 사이가 나빠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그대로 두면 두 존재의 신경전이 길어질 것 같았다.
그렇기에 나는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도록 개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기 싸움 그만하고 제대로 대화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는데.”
“…이거 다른 분이 있는데 실례했네요. 보스? 소개 좀 시켜 주시죠. 함께 오신 거라면 보통 분은 아니신 것 같은데?”
“아…….”
루치아가 살짝 나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래도 나의 정보를 말하는 것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눈치였다.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면 적당히 말해.”
“…알겠어요.”
살짝 고개를 끄덕인 루치아는 앞의 드워프 여성을 바라보았다.
“니체 여기 이분은 아스토리안. 나의 동업자이자 협력자이자 그랜드 마스터 경지에 있으신 분. 그리고 아스토리안. 여기는 니체예요. 보시다시피 드워프고 상급 메이지이자 믿을 수 있는 저의 동료죠.”
루치아의 부하 니체.
경지까지 말한 것을 보면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드워프인 듯했다.
그녀는 내 정보를 어디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랜드 마스터?”
그녀의 눈동자는 믿기지 않는 눈빛이었다.
익숙하다.
이런 외모에 그랜드 마스터라니 그 누가 쉽게 믿겠는가.
“보스. 저는 농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 기억하시죠?”
“내가 기억력 좋은 거 기억하고 있지?”
“…그렇죠. 기억하고 있죠. 일단 이곳까지 오신 거면 뭔가 중요한 일이 있으셔서 오셨겠죠.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혐오하는 제국에 직접 올 일은 없을 테니까요.”
“맞아 니체. 아스토리안을 도와야 한다는 중요한 일이 있거든.”
“도와요? 도대체 무엇을요?”
“육성 장군 케나한 구안. 그를 죽이기 위해 정보와 방법이 필요해.”
“……!”
* * *
드워프 니체.
대장장이 기술과 무기술보다는 마법에 더 관심이 생겨 그것을 단련하기 위해 세상을 떠돌기 시작한 드워프 여성.
하지만 여러 차별과 위험한 일들을 겪으며 그녀의 정신은 피폐해져 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니체는 죽을 뻔한 일을 겪고 루치아에게 구출되어 그녀의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일 덕분에 니체는 루치아에게 충성을 맹세했다고 했다.
성격이 맞지 않아 삐걱거릴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 후 둘은 여러 가지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제국에 잠입하여 정보와 정세를 파악하기 위한 사람이 필요했다.
엄청난 위험성과 상당한 충성심을 가진 게 아니라면 맡는 것조차 불가능한 일.
루치아는 상당히 고민하였고 그 고민을 덜어준 것이 니체였다.
그녀가 루치아를 돕기 위해 제국에 가기로 자원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어떤 마법을 걸어두었다.
그것도 심장의 위치에 말이다.
그것은 본인이나 루치아가 원할 때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마법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검은 달과 루치아에 대한 정보는 유출시키지 않겠다는 니체의 각오였다.
그것을 보고 루치아도 니체를 향해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니체는 부하 몇 명과 함께 제국으로 떠나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현재.
니체는 여러 종이 뭉치와 둥글게 말린 종이 하나를 가져와 우리들의 앞에 있는 책상의 위에 올려두었다.
“알려드릴 정보가 많을 것 같네요. 일단 먼저… 케나한 구안부터 시작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