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60)
◈ 260화
케나한 구안.
황성에 박혀 움직이지 않는 아크 메이지.
황제만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육성 장군.
그렇기에 그의 별명을 거북이었다.
황제를 지킬 때만 머리를 내미는 은둔자.
이것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였다.
“개인적으로 알아낸 정보가 몇 가지 있어요 보스.”
“이야기해줘.”
아까 전까지 미묘한 분위기였던 둘은 어느새인가 완전히 부하와 보스의 느낌으로 변했다.
사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정보가 거의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알아낸 것을 보면 정보 수집 능력이 대단하기는 하군.’
“일단 먼저 첫 번째 소식은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육성 장군을 선출하는 데 그가 개입한다는 이야기예요. 심사든 시험을 만들든 말이죠.”
“두 번째는?”
“두 번째는 그가 예전만큼 황제를 보호하는데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야?”
“이번에 황제가 반란을 도모한 이들을 직접 처리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 있어요?”
아무래도 우리가 이곳에 오기 전에 들렸던 그 도시를 이야기하는 듯했다.
확실히 그곳에 황제가 직접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그리고 그가 강한 힘을 휘둘렀다는 것도 말이다.
“여기 오기 전에 그 도시를 들렸었어.”
“그렇군요. 그럼 들으셨겠네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황제가 그렇게 직접 움직였는데 구안은 성에 있었어요.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구안이 무언가로 바쁘거나, 황제가 더 이상 과보호가 필요할 만한 존재가 아니다?”
“맞아요. 저희도 그렇게 추측하고 있어요.”
나쁘지 않다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황제에게 붙어 있지 않는다면 그만큼 접근하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쉽다고는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근처에 황제가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그의 외모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에요.”
“뭐? 못 알아냈어?”
“그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인 적이 없으니까요. 항상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해요.”
“…그건 좀 큰 문제인데. 조금이라도 특정할 게 없다면.”
특징을 모른다는 건 찾아낸다고 해도 그것이 구안이라는 자가 맞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면 가면으로 다른 자를 내보내고 본인은 숨어 있을 수도 있고 말이다.
‘암살의 기본은 적을 아는 것인데 이건 안다고 할 수가 없군.’
솔직히 유용한 정보라기보다는 알아내지 못한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아마 구안이라는 자에 대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직접 황성에 잠입하든 뭔가를 하든 조금 과격한 방법을 사용해서 말이다.
‘어쩌면 실버 이글이 이야기한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군.’
“으음 이게 다야? 다른 정보 없어?”
“없어요. 이것도 황성에 잠입한 녀석이 간신히 알아 온 정보예요.”
“흐음. 죽여야 하는데 말이야.”
“왜 하필 그 사람이죠? 다른 육성 장군이라면 위치라도 파악할 수 있는데 그자는 뭐 알아낼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요?”
“아스토리안이 그 육성 장군을 죽여야 해서.”
“…특별한 이유인가요?”
니체가 나를 향해 살짝 고개를 돌렸다.
“목숨을 걸 만큼 특별한 이유다.”
“…….”
특별하다.
미네르바를 위해서니까 말이다.
‘하아. 초조해지는군.’
미네르바를 떠올리자 괜히 초조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확실하게 와닿는 방법은 없는 것 같고 육성 장군 구안의 마땅한 정보도 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인 것 같네요.”
“그들?”
“보스. 실버 이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응. 방금 아스토리안이 만나고 왔어.”
“그들은… 네? 뭐라고요?”
실버 이글.
그녀의 입에서 그 조직의 이름이 나왔다.
이곳에서까지 그 조직의 이름이 나왔다면 아무래도 선택지는 하나뿐일지도 몰랐다.
“어, 어떻게 만난 거죠? 의뢰를 몇 번 받은 적은 있지만 직접 만나려고 했는데도 실패했는데?”
“개인적인 사정.”
그래 개인적인 사정이다.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사정.
그든 나든 말이다.
“아무래도 그 방법밖에 없는 것 같네 루치아.”
“그러게요. 애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알아낸 것과 상황이 이렇다면 어쩔 수 없겠네요.”
“방법? 상황? 그게 다 무슨 말이에요?”
“그들과 이야기를 다시 해봐야겠어. 그리고 가능하다면 너의 조직의 도움을 받으면서 말이야.”
* * *
‘감바로 왕국 출신이라… 제국 출신이라고 속이는 것보다는 났겠군.’
황성의 안.
나는 대련장 같은 장소에 서 있었다.
물론 혼자 있는 건 아니었다.
처음 보는 남성과 드로아의 딸인 드노아와 중심에서 나란히 3명이 서 있는 중이었다.
참고로 드노아는 실버 이글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
나를 돕고 기회가 된다면 황제를 암살하기 위해서 말이다.
뭐 그런 기회는 오지 않겠지만 말이다.
현재 나의 가명은 발탄.
실제로 존재하는 인간이며 동시에 죽음이 숨겨진 인물이기도 하다.
강한 것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그는 과거 드로아의 반 제국 활동 중 싸우게 되어 죽었다고 했다.
실버 이글은 그때 그 시체를 숨겼고 또 검은 달에 의뢰하여 그가 어딘가로 떠났다고 꾸몄다고 했다.
검은 달에서는 변장한다면 이 인물이 가장 적격이라고 이야기하였고 그것을 실버 이글에도 전달했다.
그렇게 나는 붉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양팔에 기계가 달린 20대 후반의 외모를 가진 어떤 발탄으로 변장한 상태였다.
‘기계의 힘과 오러를 동시에 쓰는 설정이니 전투에도 문제는 없겠고 말이야.’
무사히 황성의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딱히 무언가 경지의 확인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소지품 검사는 했지만 말이다.
‘이제 들키지 않고 잘 진행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나.’
그들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상당히 자신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해결할 자신감 말이다.
터벅! 터벅!
그때 우리들의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하얀빛의 고급스러운 갑옷과 금발을 올백으로 넘긴 짙은 수염의 남성이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에는 가면을 착용한 어떤 남성이 있었다.
“반갑군. 내 이름은 라가논 아데라. 제국군의 총사령관이다.”
““……!””
제국군 총사령관.
황제 다음으로 제국군에 대한 권한을 가진 인간.
아버지한테서 들었다.
만약 이 자가 죽는다면 제국군은 상당히 엉망이 될 것이라고.
그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가진 자라고 말이다.
“비어 있는 육성 장군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원해 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전혀 어울리지 않는 힘을 가졌다면 이곳에서 죽게 될 거다.”
어떤 식으로 선발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있었다.
결국 이곳에서 할 것은 무력의 확인일 테니까 말이다.
“너희들이 하게 될 것은 너희 제일 왼쪽에 서 있는 저자를 쓰러트리는 거다.”
‘…이게 무슨 말이지?’
가장 왼편에 서 있는 것은 푸른 빛 머리카락에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경박해 보이는 남성이었다.
그런데 이 자를 쓰러트리라니 뭔가 이상했다.
“가장 왼편에 있는 자는 규칙대로 본래 육성 장군이 되어야 하는 자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 그가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했지. 그래서 지원자를 모집한 거다.”
그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만약 우리 둘 중에 누군가가 저자를 쓰러트린다면 그자를 육성 장군으로 임명한다고 했다.
하지만 저자가 두 사람 다 이긴다면 저자가 육성 장군의 자리에 오른다고 말이다.
아주 단순했다.
복잡할 것도 없는 승자 독식.
‘육성 장군을 그렇게 단순하게 뽑는다고? …아니 뭔가 숨겨진 게 있겠지.’
아데라의 등 뒤에 있는 자, 가면을 쓰고 있는 저자한테 무언가가 있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케나한 구안일 수도 있었다.
‘우리를 몰래 탐색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어.’
“그럼 지원을 받도록 하지. 누가 먼저 싸울 텐가?”
“…제가 하죠.”
“……!”
옆에 서 있던 드노아가 살짝 손을 들었다.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의미로는 잘 됐다고 생각했다.
괜한 힘을 먼저 빼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가나하라고 들었던 것 같군. 그래 알겠다. 오른쪽에 서 있는 발탄은 저기 의자에 앉아 기다리도록.”
“…알겠습니다.”
얌전히 대답한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고 그대로 대련장 밑으로 내려갔다.
아데라와 그 뒤에 서 있는 자도 뒤로 살짝 빠지고 대련장에는 그녀와 한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본래 육성 장군이 됐었어야 한다고 했으니, 그럼 2기사인 건가?’
1기사와 3기사는 전부 내 손에 죽었다.
만약 2기사가 살아 있다면 분명 저기 서 있는 자가 2기사가 맞을 것이다.
‘…이길 수 있을까?’
솔직히 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강하다.
그건 확실하다.
저자의 힘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겠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그녀와 동급이라고 말이다.
‘일단 주변과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겠어. 그리고 뭔가 위험한 상황이 된다면…….’
최우선은 구안을 죽이는 것.
그녀는 아직 구안을 죽이는 데 필요하니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시작하게나.”
스릉!
아데라의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살짝 거리를 벌리며 그대로 검을 뽑았다.
이어서 그 모습을 본 남성도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가 꺼낸 것은 쇠로 된 무기가 아니었다.
팔뚝만 한 길이의 지팡이었다.
‘아크 메이지였군.’
그랜드 마스터가 아니었다.
그는 마법을 쓰는 메이지였다.
그렇다면 거리를 벌린 그녀의 판단은 좋지 못했다.
“8위계 마법 윈드 체인.”
후우웅!
남성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강한 바람과 함께 사슬이 나타났다.
분명 이 마법은 바람으로 이루어진 사슬을 조종하는 마법이었다.
“흡”
챙! 챙!
그리고 그녀는 다가오는 그것을 오러를 날려 그대로 튕겨 냈다.
상당한 오러가 담겨 있었는지 꽤나 멀리 밀려났다.
타닷!
사슬이 밀려난 틈을 타 그녀는 빠르게 움직여 상대에게 접근했다.
씨익!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상대는 천박한 미소를 지었다.
생각대로 됐다는 것처럼 말이다.
“고유 마법 터스크 오브 타이푼.”
후우우웅!
상대가 고유 마법을 사용한 순간 엄청난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여러 개의 태풍이 주변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 같았다.
“큭!”
다가가던 그녀는 멈추었다.
흐름으로 자세히 보니 주변에서 부는 것보다 강력한 바람이 상대의 주변에서 불고 있었다.
마치 보호막처럼 말이다.
“오러 구현…….”
그녀가 대항해 구현화를 사용하려고 한순간 주변에서 불던 바람들의 방향이 바뀌었다.
마치 한쪽으로 모이는 것 같았다.
‘아니 모이는 게 맞군.’
흐름이 한곳으로 모이고 있었다.
그것은 상대의 바로 앞이었다.
후우웅!
그렇게 모이던 바람이 형태를 이루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뱀이었다.
‘뱀의 형태로 만든… 아니 고유 마법이니 바람의 힘을 가진 뱀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군.’
흐름을 보는 나의 눈에는 정확한 형태가 보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상대의 위에 있는 저것의 형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저 강한 바람과 강한 기운을 느낄 뿐일 것이다.
‘운이 나쁘면 질 수도 있겠군.’
드노아는 강하지만 그녀의 구현화와 저 기술은 상성이 좋지 않았다.
보이지도 않고, 바람으로 주변의 모든 것을 밀어내는 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저것을 뚫고 가야 하는데 그녀의 구현화의 검들은 물리적 전투에 특화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바람은 물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똑같은 바람을 일으켜 상쇄시키거나 바람을 뚫고 지나갈 수 있을 만한 돌파력이 있어야 한다.
그녀의 구현화에 그런 힘이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나.’
지금 당장 나설 수는 없다.
그렇기에 가만히 앉아 상황을 지켜보았다.
“…저자 보이는 건가, 2기사의 고유 마법이?”
떨어져서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아데라는 문뜩 아스토리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스토리안은 살짝 고개를 들어 2기사의 고유 마법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흠. 이거 좀 흥미롭군. 구안.”
“무슨 일이십니까?”
아데라의 부름에 뒤에 서 있던 자가 반응했다.
“저자를 좀 관찰해보게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