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68)
◈ 268화
“2황자가 저의 정체를 눈치챘단 말입니까?”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계획 실행 바로 전날.
아나트와 이번 계획에 생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바로 2황자가 나의 정체를 알아챘다는 것 말이다.
“어떻게 알아낸 것입니까?”
“들은 대화로는 그의 호위가 아스토리안의 움직임과 목소리로 알아낸 것 같아요.”
아나트가 2황자의 방안을 염탐했다는 의미지만, 지금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나의 정체가 들통났다는 것이고 이것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였다.
정체가 들켰다면 만약을 위해 계획을 바꿔야만 했다.
하지만 오늘은 계획 실행 하루 전.
준비도 거의 다 끝난 상황에 함부로 그럴 수는 없다.
두 번째는 정말로 안 된다.
이건 신뢰 그 이전의 문제다.
“머리가 아프군요. …혹시 그거 외에 다른 이야기는 없었습니까?”
“아. 이들도 계획을 짰어요. 상당히 흥미로운 계획을요.”
“흥미로운 계획 말입니까? 그게 무엇입니까?”
“그게 말이죠…….”
아나트는 들은 것들을 전부 이야기해주었다.
2황자와 그 호위가 생각한 모든 계획들을 말이다.
“…흐음.”
그들이 이용하는 것은 분위기.
괜히 그의 이야기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곤란해지며 정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그 계획을 저지하여야 한다.
“2황자가 갑작스럽게 아프면 임명식에 참여하지 않겠죠?”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자도 사람일 테니. 방법이 있으십니까?”
“뭐 여러 가지가 있죠. …아 방법하니까 생각이 났는데 이건 어떤가요?”
“무엇입니까?”
“2황자의 계획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요.”
“그의 계획을 말입니까?”
잠시 2황자의 계획과 우리 쪽에서 세워둔 계획을 비교하며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 계획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아나트의 얼굴을 보니 그녀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았다.
“좋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요? 다행이네요. 제 생각이 도움이 됐다니.”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도움이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 진심으로 도움이 되었다.
이거라면 원래 계획을 바꾸는 것이 아닌 보완하여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계획이다.
‘불안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전 계획도 마찬가지지.’
그렇게 아나트와 조금 더 계획에 대해 이야기한 뒤 소식을 전했다.
작전명은 이렇다.
2황자의 역모.
* * *
“이, 이게 무슨…….”
2황자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곧 눈치챘다.
자신의 계획이 들통났고 그것을 넘어 이용당했다는 것을 말이다.
분노가 올라온 그는 아나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경악한 듯 입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2황자는 보았다.
살짝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의 미소를 말이다.
‘망할 괴물이 잘도 이딴 생각을 했구나!’
2황자는 분노하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빠르게 생각했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행동거지가 거칠고 오만하며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좋아할 뿐, 똑바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분위기도 읽을 수 있는 인간이다.
황자로서 타인의 분위기를 읽은 것은 기본 소양이었다.
그는 이곳의 분위기를 읽었다.
‘…젠장할.’
분위기는 이미 넘어갔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하여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분위기로 보아 자신은 이미 1황녀를 죽이고 황제가 되고 싶은 미친놈일 뿐이었다.
“이미 준비된 자들이 암살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곧 도착할 것입니다!”
‘이 미친놈들은 도대체 뭐야? 저 괴물이 준비한 건가? 아님 설마 1황녀가?’
갑옷을 입고 자신의 부하인 척 말하는 자 때문에 2황자는 더 분노가 올라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 먼저였기에 입은 열지 않았다.
쓸데없는 말은 괜한 오해를 더 불러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흠. 역시 머리는 좀 돌아가는 자였나 보군.’
나는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2황자 역시 바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능력은 부족하다.
준비해둔 부하가 바뀌는 것을 아예 눈치도 채지 못한 것을 보면 말이다.
스윽!
슬쩍 고개를 돌려 2황자의 부하를 자처하는 이들을 보았다.
그들은 열심히 연기 중이었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검은 달의 조직원들이었다.
아티팩트의 힘으로 가장 잠입하기 쉬우며 들키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이들.
거기다가 갑옷으로 얼굴까지 보이지 않으니 변장까지 아주 수월했다.
황성 안에서 갑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자를 의심하는 이는 없으니까 말이다.
“흐음…….”
그때 무언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1황녀였다.
그녀는 미동도 없이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아나트의 언질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정말 대담하군.’
분명 무언인가 일이 일어날 것을 아나트에게서 언질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목숨이 위협받는 일이 있다면 보통 놀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1황녀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너무나도 태연했다.
마치 당연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죠. 곧 끝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녀를 향해 조용히 이야기했다.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역시 아나트가 뭔가를 준비한 것이군. 괜찮으니 편하게 있어라. 숨어 있는 내 호위들도 물릴 테니.”
‘…그럼 좀 편해지겠군.’
1황녀의 목을 잡은 순간 나에게로 엄청난 살기가 쏟아져 나왔다.
숨어 있는 그녀의 호위들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들도 1황녀에게 무언가 명령을 들은 것이 분명했다.
‘자 그럼 이제 시간 싸움이다. 빨리 신호를 보내라 요정.’
* * *
[준비 됐습니까 노드?> […됐어.> [어째 탐탁지 않은 표정입니다?>황성 그 제일 높은 꼭대기.
그곳에는 두 요정이 있었다.
노드와 옥스.
그곳에 있는 이유는 당연히 아스토리안이 실행할 계획을 위해서였다.
[아나트의 부탁이기는 했지만 이건 결국 제국을 약하게 만들고 황제를 죽이는 걸 돕는 거잖아? 아나트가 위험해지는 것은 아닐까?> […뭐 확실히 그건 그렇습니다.> [더 생각해 보면 이거 아나트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데 일조하고 있는 거라고?> […….> [아무리 드래곤이라고는 하지만 이게 맞는 일일까?>드래곤은 감정을 우선시한다.
사랑이든 분노든 슬픔이든 말이다.
그리고 그 감정을 위해 얼마든지 선해질 수도 악해질 수도, 부모를 죽이는 일조차 할 수 있다.
드래곤이란 그런 존재이다.
[어쩌면 아나트를 위한 일이 될 수도 있지요.> [아나트를 위한 일?> [황제는 드래곤의 힘을 모으고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삼는 경지에 왔습니다. 그렇다면 아나트의 힘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지요.> […….>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노드. 우리의 일이 최악이 될지 최선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겐 그에게 속죄해야 할 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 맞아.>옥스가 이야기한 속죄란 과거 어린 미네르바의 위치를 노드가 황제에게 알린 일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노드는 아나트의 부탁으로 황제의 명령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두 사람을 죽일 뻔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노드는 아스토리안의 복수심이 아나트로 향하지 않기를 원했고, 그가 빨리 떠나주기를 원한 것이었다.
[덕분에 도움이 됐어. 고마워 옥스.> [허허. 아닙니다.> [그나저나 너는 우리들이랑 똑같이 태어났으면서 말투랑 생각하는 게 더 나이 든 것 같은 거야?> [뭐 이렇게 태어났는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건 그렇지.>옥스의 말대로 어려 보이는 오톤을 생각하며 노드는 지금까지의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밑에 있는 황성을 바라보았다.
[진짜 눈이 아플 정도로 반짝반짝한 성이야.>스윽!
노드를 응원하듯 이야기한 옥스는 그대로 황성 안으로 들어갔다.
아나트에게 향한 것이다.
[그래 아나트의 부탁이잖아. 충분히 하고도 남지.>노드는 황성을 바라보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강한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무도 느낄 수 없는 강한 기운.
요정이기에 창조물이기에 사용할 수 있는 근원의 힘.
대륙이 되어버린 태초의 거인이 사용하던 힘이었다.
[자 나와라, 육성 장군 케나한 구안! 너의 영혼과 영혼의 파편 위치를 보여라!>그렇게 힘이 모인 직후 노드는 천리안을 사용했다.
지잉.
다른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곧 그녀의 머릿속에 정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케나한 구안이라는 존재의 본체와 그의 나눠진 영혼들이 들어간 모든 육체들의 위치가 말이다.
[흠. 그렇게 많이 쪼개지는 않았나 보네. 좋아 그럼 이 정보들을…….>우웅!
[흥! 타이밍 좋군.>그때 노드가 황성 전체에 펼쳐지는 어떤 기운을 느꼈다.
공간안이었다.
아스토리안이 공간으로 지배할 수 있는 범위를 황성 전체로 만든 것이었다.
[자 그럼 잘 표시해줄 테니까 잘 해보라고!>* * *
‘왔군.’
옥스가 나타난 직후 아스토리안이 공간안의 힘을 사용했다.
범위는 황성 전체.
상당한 부담이 될 테지만 구안의 모든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시작됐군.’
그때 공간안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마나도 오러도 아닌 전혀 다른 이질적인 기운.
특수한 힘이나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요정의 기운이었다.
‘숫자는 총… 본체를 포함 4체.’
요정 노드가 황성 안에 표시를 남겼다.
공간안으로 느끼고 파악할 수 있는 표시.
그것이 황성의 곳곳에서 느껴졌다.
‘지하에 하나, 대련장에 하나, 휴게실에 하나, 그리고 알현실에 하나.’
아나트에게서 황성의 구조와 존재하는 방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파악해 두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알현실.
하필 알현실에 하나가 있었다.
노드가 남긴 표시로 보았을 때 이것은 나눠진 영혼이 아닌 본체였다.
본체가 황제와 함께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필 황제와 함께…….’
지금 황제가 있는 곳으로 드노아와 드로아가 이동 중이었다.
잘못하다가는 일이 꼬일 수도 있었다.
‘그자에게 미행을 붙일 수 없었던 게 이렇게 되는군.’
구안은 육성 장군답게 미행 같은 것은 금방 알아챘다.
그렇기에 미행을 붙이지 못하였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일단 움직여야 해.’
위치를 알아냈으니 이제 움직일 때가 왔다.
루치아의 부하 중 한 명이 지금의 나의 모습과 똑같이 변장을 해두었고 나와 위치를 바꿀 수 있도록 대기 중이었다.
‘예정대로 틈을 만들어서…….’
“너희들은 뭐냐!”
그때 2황자가 큰 소리를 냈다.
여러 생각 끝에 꺼낸 말 같았다.
“나는 너희들을…….”
“2황자님! 명령대로 인원들을 준비했고, 황자님께서 다음 황제가 되기 위한 가장 필요한 일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기다려 주십쇼!”
“다음 황제?”
그때 위장한 검은 달 조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아데라가 반응했다.
잠시 상황을 살피고 있던 그는 방금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곧 그는 그것의 의미를 깨달은 듯 보였다.
콰앙!
아데라가 움직였다.
제기랄 저 조직원 말이 너무 많았다.
“노리아스! 이곳을 정리해라!”
그 말을 남기며 아데라는 눈 깜짝할 새에 홀을 나가버렸다.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다.
물론 내가 움직였다면 잡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 함부로 손을 떼서는 안 됐다.
손을 떼고 막았다면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루치아 시야.”
—넵!
이제 나도 움직여야 한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웅!
“윽!”
“뭐야 시야가!”
홀 안이 순식간에 어둠으로 가득 찼다.
루치아의 부하인 니체의 마법이었다.
시야를 가리는 검은 안개.
그것이 순식간에 홀 안에 가득 찼다.
우웅!
내 근처의 그림자 안에서 누군가가 나타나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것을 느끼자마자 황녀에게서 손을 뗐다.
우웅!
그 직후 그림자 이동을 사용했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구안이 대응하기 전 조각난 영혼이 들어 있는 육체를 전부 죽여야 한다.
본격적인 시간과의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