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74)
◈ 274화
“이건 대체…….”
옅은 노란 빛의 화염.
그것이 나의 전신을 휘감고 있었다.
불칸이 준비한 것 같지만 도저히 이게 무엇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거기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방해였다.
한창 전투 중인 상황에 이건 적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진정하게.
“이 목소리는?”
그때 한창 당황하던 나의 귀로 목소리가 들렸다.
불칸이었다.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옅은 노란 빛의 화염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화염을 받아들이게. 도움이 되어줄 것이니.
“그게 무슨 개소리야 미친 드래곤이!”
—음. 역시 감정이 아직 심하게 고양되어 있군.
“뭐?”
—조금 거칠게 가겠네.
화르르륵!
“으윽!”
몸에 붙은 화염이 더 거칠어졌다.
더욱 빠르게 몸 전체에 옮겨붙으며 정신을 혼란하게 만들었다.
아니 혼란하기보다는 무언가 복잡했던 것들이 조금씩 정리가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건 대체…….’
후웅!
그때 가만히 있던 나를 노리고 구안의 고유마법이 움직였다.
소울 스위퍼라 하였던 고유마법이 빠른 속도로 나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윽!”
콰앙!
몸을 움직여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다.
정신이 없었다.
공간안으로 구안이 이동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나를 노리는 두 고유마법을 상대하며 총사령관 아데라를 중간중간 견제를 해야 했다.
평소라면 충분히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왜 지금 이렇게 정신없고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평소라면?’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평소와는 다른 것이 있다.
다른 상태.
그것은 아마…….
‘분노?’
분노를 억제하던 마법을 해제했다.
알 것 같았다.
그 마법을 해제하는 바람에 또다시 감정이 고양되어 버렸고 드래곤의 피가 나를 잡아먹었다.
힘에 휘둘리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어느 정도 적응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던 것이다.
“…불칸.”
—어떤가 좀 괜찮아졌나?
“당신이 준비한 마법인 건가?”
—이제야 좀 평소처럼 보이는군. 그리고 대답을 하자면 맞네.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 두었던 것이네.
“그렇군.”
묻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일단 눈앞의 문제 해결이 먼저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지. 아무래도 집중력을 끌어올려서 저자를 처리해야 할 것 같으니까.”
—그래 그렇게 하지. 그리고 방금까지 사용하던 힘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네. 자네의 이성을 되돌린 것뿐 강한 드래곤의 힘은 그대로니까.
“알겠어.”
후웅!
나를 감싸던 옅은 노란 빛의 화염이 사라졌다.
마치 자신의 할 일을 마쳤다고 하는 것처럼.
화염이 사라지자마자 나는 검을 들어 바라보았다.
스윽
아이온으로 만든 그림자 검날의 검.
부서져도 금방 복구되기에 애용하던 검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다른 검의 힘이 필요했다.
부서져도 복구되는 검이 아닌 아무리 힘을 담아도 부서지지 않을 만한 검 말이다.
우웅!
아이온을 품 안의 그림자 안으로 넣으며 그림자의 힘을 사용하는 것을 최대한 보이지 않게 했다.
이어서 곧 다른 검을 꺼냈다.
““……!””
그 모습을 본 둘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확실히 이 검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럴만한 기운이었다.
그랜드 몬스터의 발톱 조각이자 화룡왕이 버려낸 검.
검은빛에 가까운 색에 한쪽에만 날이 있는 검날.
금색과 붉은색, 검은색이 섞인 손잡이.
전생에 내가 사용하던 검과 아주 비슷한 형태의 검, 일명 환도였다.
내가 불칸을 향해 부탁하여 만들어진 검이었다.
‘이 검으로 할 수 있을까?’
불칸의 기운이 담긴 것 마냥 흉흉할 정도의 강한 기운이 흘러나오는 검.
나의 집중을 방해할 정도였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다.
이 검은 최강의 검이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신검합일의 상태에 들어간다면 이 검은 그 가치를 보여줄 것이다.
‘…할 수 있어.’
그렇지만 아직 문제는 남아 있었다.
신검합일.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한 힘이다.
하지만 전에 싸운 육성 장군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
신검합일의 상태에 들어가면 검과 하나가 되며 모든 것을 베어낼 수 있지만 나는 그 거대한 힘에 아직 휘둘릴 수 있다.
그렇다면 틈이 생겨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 틈을 저자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검의 끝에 도달했지만 끝이 아니었나. 이럼 끝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검의 끝이나 그런 생각은 전부 가져다 버린다.
오직 신검합일과 그것을 문제없이 다루는 나를 생각한다.
끝에 도달한 압도적 강자가 아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한낱 검사.
초심으로 돌아간다.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조금은 신검합일의 상태를 더 잘 다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직감일 뿐이지만 나를 강하게 만든 때 이 직감은 언제든지 도움이 됐어.’
“후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공간안의 힘과 견제를 유지한 채로.
그리고 나의 검 흑천을 강하게 잡으면서 말이다.
‘구안을 죽이고, 그 다음은 황제다.’
제국의 태양을 죽여 하늘을 검게 물들인다.
그런 의미를 담에 지어낸 이름이었다.
그렇게 흑천을 들어 자세를 잡던 그때였다.
우웅!
주변의 공간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 무언가가 이동될 때 생기는 일렁임이었다.
누군가가 이곳으로 오는 것이 분명했다.
‘4개의 일렁거림…….’
불길한 상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니 나의 상상이 아닐 것이다.
이 타이밍에 이곳으로 이동될만하게 제국에서 준비한 것이라면 그들밖에 없을 것이다.
우웅!
타닥!
“총사령관님!”
“사령관님!”
“총사령관!”
“긴급 호출이라니 무슨 일이야?”
일렁거림 직후 나타난 4명의 인간.
근육질에 붉은 머리의 여성과 노란빛과 하얀색이 섞인 듯한 머리카락의 여성.
그리고 장발의 검은 머리카락의 남성과 옅은 노란머리의 남성.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존재감만으로도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는 존재들.
육성 장군들이었다.
결국 죽은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육성 장군들이 지금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싸울 의지를 놓거나 정신을 놓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
총 5명의 육성 장군이라면 용왕조차 혼자 덤벼들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저자를 생포해라. 생포해서 황제 폐하의 앞으로 데려와라! 폐하의 명령이시다!”
‘생포?’
조금 의아했다.
죽이는 것도 아닌 생포라니.
‘어쩌면…….’
황제가 나한테서 무언가를 느꼈지도 모른다.
드래곤의 기운이든 뭐든 말이다.
그렇기에 나를 이용해 무언가를 확인하거나 이용하고 싶어 하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작은 틈 하나 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겠어.’
도망가기 위한 틈 같은 것은 아니다.
지금 이곳에 도망친다 같은 선택지나 생각은 없었다.
지금 목표와 목적은 계속 하나뿐이다.
‘구안을 죽일 수 있을 만한 틈.’
모든 육성 장군들이 나를 향해 덤벼들 것이다.
하지만 죽이지는 않는다.
팔을 자르든 다리를 자르든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을 위한 공격을 할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미네르바.’
각오는 마쳤다.
아마 이 각오의 결과로 나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도망의 여유가 되지 않을 정도일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되었으니 내가 해결해야 한다.
내 목숨을 버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미안해 미네르바. 금방 깨어날 수 있게 해줄게.’
그렇게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총사령관님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명령 이행하겠습니다!”
스릉!
허리춤에 검을 뽑은 육성 장군 세오는 자세를 잡으며 그대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덤벼들었다.
“좋아 그럼 나도 가지! 얼마나 대단한지 구경해 보자고!”
이어서 허리춤에 커다란 도끼를 매고 있던 육성 장군 아이란이 양손으로 그것을 잡으며 그대로 세오의 뒤를 이어 덤벼들었다.
그렇게 곧 두 사람은 아스토리안의 눈앞에 도착하였고 각자의 무기를 휘둘렀다.
후웅!
촤악!
그렇게 아스토리안에게 두 사람의 무기가 닿으려던 그 순간.
콰앙!
“음?”
“이건?”
또 다른 본인을 본떠 만든 아스토리안의 구연화 가역변화가 나타났다.
그의 구현화는 양손의 검으로 두 사람의 공격을 막아냈다.
“잘했어.”
아스토리안은 눈감은 채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직후 두 눈을 뜨며 앞으로 나아가며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촤작!
콰앙!
“큭!”
“뭐야?!”
아스토리안의 휘두른 겸격에 두 사람은 그대로 그대로 크게 밀려났다.
예상치 못한 강한 힘에 당한 것이다.
거기다가 두 사람의 무기에 살짝 금이 생겼다
“후우.”
콰앙!
두 사람이 밀려난 것을 확인한 그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윽!”
“이런!”
둘은 무기를 들어 아스토리안의 공격을 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공격은 오지 않았다.
아스토리안은 그저 두 사람을 빠르게 지나갔다.
향한 곳은 당연하게도 구안이 있는 곳이었다.
“네놈 아직도…….”
지금 그의 모습을 보고 구안은 확신했다.
처음에는 황제를 죽이기 위해 자신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자신을 확실하게 죽이려고 한다는 것 깨달았다.
“정신 나간 놈!”
다른 육성 장군들이 있는 상황에서 도망갈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자신을 노린다.
구안은 어이가 없는 것을 넘어 경악을 느낄 정도였다.
“소울 스위퍼, 데스 스위퍼! 죽여버려!”
후웅!
촤악!
휘둘러지는 낫과 감싸듯이 다가오는 검은 형체.
아스토리안은 알고 있다.
닿기만 하지 않는다면 분명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검(二劍) 염옥(炎獄).”
두 번째로 사용할 수 있게 된 화염 속성을 부여하는 힘.
그것을 이용한 기술 일명 염옥.
검에 실은 화염의 힘을 땅 위로 퍼트려 그 누구도 화염의 안에서 함부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그렇기에 염옥이었다.
쾅!
화르르륵!
아스토리안의 검이 땅에 꽂힌 순간 화염이 파도를 치는 것처럼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마치 현재 서 있는 황성의 층 자체를 화염으로 가득 채우려는 것처럼 말이다.
덕분에 아스토리안의 모습은 화염에 가려졌고 두 고유마법의 공격은 방향을 잃게 되었다.
“이 정도의 범위라면… 폐하!”
퍼져가는 화염에 아데라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구현화 덕분에 멀쩡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황제가 공격의 범위가 들어가는 것을 확신했기에 그는 이곳을 이탈했다.
“쳇!”
“으 뜨거워라!”
다른 육성 장군들에게도 큰 피해는 없었다.
본인들의 무기로 화염을 막거나 밀어냈고 혹은 마법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아스토리안은.
후웅!
화염에 개의치 않고 다시 구안을 향해 나아갔다.
““……!””
본인이 사용한 기술이라도 본인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 뜨겁고 화상을 입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스토리안은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구안을 향해 나아갔다.
육성 장군이 5명이나 있었고 사살이 아닌 생포가 목적.
당연하게도 그들의 행동은 급하거나 절박하거나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의 틈을 노린 아스토리안의 의도는 아주 잘 먹힌 것이다.
타닥!
그렇게 아스토리안은 구안의 바로 근처까지 도달했다.
검을 강하게 쥐며 그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스릉!
촤악!
“크악!”
구안의 팔과 다리가 동시에 베어졌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인간도 아닌 리치라 불리는 해골만 남은 생명체.
철저하게 흔적도 없이 베어내야 했다.
촤자자자작!
멈추지 않고 그는 검을 휘둘렀다.
몇 번을 휘둘렀는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사납고 빠르게 말이다.
“구안!”
다른 육성 장군이 그 모습을 보며 구안을 불렀다.
하지만 구안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 그는 다른 생각으로 매우 바빴기 때문이다.
“건방진 자식!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수십 조각의 뼈로 조각난 그였지만 목소리는 똑바로 들렸다.
그리고 곧 그런 뼈들의 앞으로 갑작스럽게 지팡이 하나가 나타났다.
마치 투명하게 있다가 갑자기 보이게 된 것처럼.
‘지팡이?’
특이한 문약이 끝에 그려진 쇠로 된 지팡이였다.
아스토리안은 이것이 아티팩트라는 것을 눈치챘다.
우웅!
그는 빠르게 아티팩트를 베어내려고 하였지만, 그보다 먼저 지팡이의 힘이 발동했다.
달그락! 달그락!
조각난 뼈들이 자기들끼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향해서 말이다.
아스토리안은 불길함을 느끼고 이어서 공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그 이유는 구안의 두 고유마법과 다른 육성 장군들 때문이었다.
우웅!
구안의 고유마법은 아스토리안을 가로막듯이 움직였고 육성 장군의 공격들도 뒤이어 날아왔다.
후훙!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아스토리안은 그 자리를 벗어나며 물러났다.
타닥!
화염이 조금 약해진 곳을 보고 그곳으로 몸을 피한 그는 고개를 들어 구안을 바라보았다.
우웅!
그가 꺼낸 지팡이를 중심으로 그의 뼈, 그리고 그의 고유마법이 합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