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87)
◈ 287화
“하아.”
왕국 대표 3명이 떠나고 난 뒤에 회의장의 안.
아스토리안은 그곳에서 이마에 팔을 올린 채 잠시 휴식 중이었다.
“수고했어 아스토.”
미네르바가 앉아 있던 나의 뒤로 다가와 그대로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응… 수고하기는 했지.”
“세 분 모두 수락해 줘서 다행이야.”
“수락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까.”
“응, 그것도 그렇네.”
3왕국의 대표들은 결국 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수락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흑룡왕 때문에 각 왕국의 병사, 기사, 심지어 백성들까지 느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방법을 내가 제시한 것이고 말이다.
“일단 나갈까?”
“응 그러자.”
스윽!
의자에서 일어난 나는 그대로 손을 내밀었고 미네르바는 그것을 잡았다.
“텔레포트.”
우웅!
손을 잡은 미네르바는 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우리가 이동한 곳은 방금 전까지 있던 회의장의 위, 뇌룡왕 유피의 은신처였다.
은신처는 마치 거대한 공동 안에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있는 묘한 곳이었다.
“아스토리안 씨.”
네이트였다.
텔레포트로 먼저 올려보냈던 그녀가 우리 둘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그녀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바안 왕에게 부탁하여 이곳에 남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이군요.”
“네 오랜만이에요. 일은… 잘 처리했으니 미네르바님이 이렇게 일어나 있는 것이겠죠?”
“…그렇다고 봐야 하죠.”
“음? 뭔가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데 무슨 일 있었나요?”
“…….”
티가 났나 보다.
그녀에게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불칸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불칸이 네이트가 정을 떼도록 냉혹하게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은인이라는 마음은 남아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그녀의 성격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충격을 받을 것이고 말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다면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 건가?’
잠시 고민을 해보았다.
하지만 결론은 금방 나왔다.
‘결국 우리들과 함께 있다 보면 좋든 싫든 알게 돼.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 거야.’
“일이 있기는 했죠. 그건 이따가 설명하면서 같이 이야기하죠.”
“아, 네.”
“같이 온 둘은 저기 집에 있나요?”
“네 안에 있어요.”
“같이 가죠.”
두 사람은 당연히 아나트와 유피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왕들과의 회의는 끝났다.
이제 앞으로 우리가 해야 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터벅! 터벅!
눈앞에 있는 집으로 걸어가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거기서…….”
“아! 이렇게 하는 것이군요.”
그렇게 들어간 유피의 집 안은 꽤나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보통에 돈이 많은 인간들이 집에 둘만 한 것들은 전부 안에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장소에서 유피는 아나트를 가르치고 있었다.
“마법에 대한 이야기 중이었나 보군.”
“아스토리안! 왔군요.”
“…그래 왔어.”
둘은 한창 마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었던 것 같았다.
그녀는 미네르바와 다르게 드래곤의 힘을 각성한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아나트가 드래곤의 힘을 제대로 쓰기 위해선 피의 기억을 좀 더 읽어야 하며 드래곤이 사용하는 마법이라는 것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유피가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이다.
“수고했어. 모두를 설득하느라고요.”
스윽!
나에게 다가온 아나트는 부드럽게 나의 손을 잡았다.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
등 뒤에서 미네르바의 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딱히 별다른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미리 상황을 정리하고 이야기가 끝나서 다행이었다.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때 벌어질 상황을 생각하면 정말 암울했다.
‘아니지 처음 봤을 때를 생각하면…….’
* * *
아나트와 내가 용왕들이 모여있던 회의장에 도착하고 다음날.
우리는 유피의 은신처로 위치를 옮겼다.
유피는 우리들이 지낼만한 곳을 마법으로 만들었고 그곳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상황이 터졌다.
아나트가 미네르바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방금 뭐라고 하셨죠?”
“아스토리안을 저도 사랑한다고요.”
“되게 이름을 편하게 부르시네요?”
“아스토리안이 편하게 부르자고 했거든요.”
‘하… 이걸 어쩌지?’
내 잘못이다.
아나트를 완강히 거절하지 못했다.
작지만 그녀에 대한 감정도 마음속에 작게 생겨났다.
거기다가 아나트는 제국을 적으로 돌리고 어머니를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나의 편을 들며 곁에 있어 주었다.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외면할 수도 잊을 수도 없다.
이렇게까지 나를 원하고 위해주는 여성이다.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나는 미네르바와 아나트 둘이 싸우거나 다치지 않는 것을 원했다.
내가 이 상황을 정리해야 했다.
“두 사람 일단 진정…….”
“아스토는 가만히 있어.”
“아스토리안은 잠시 기다리세요.”
“으, 응…….”
자신있게 두 사람을 불렀지만 멈출 수밖에 없었다.
둘의 분위기와 감정이 너무 강했다.
일반인은 함부로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무섭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후폭풍이 두려웠다.
나는 잘한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사랑이라고요? 아스토는 이미 저의 연인이에요.”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죠?”
“뭐라고요?”
“한 번에 한 사람만 연인이 되거나 결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
“그리고 저희들은 드래곤이에요. 무리하게 인간들이 정한 법과 통념을 따를 필요는 없죠.”
아나트는 제국에서 별다른 제제나 문제없이 살다 보니 생각하는 것이 자유로운 것 같았다.
누군가의 밑에 있거나 황제 외에는 명령을 받을 일도 없으니 충분히 그럴만했다.
‘미네르바… 설득당하고 있는 건가?’
미네르바가 대답이 없었다.
살짝 걱정이 되었다.
저러다가 갑자기 폭발하거나 그런 것은 아닐지 말이다.
“…아스토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거죠?”
“저를 위해 목숨을 걸고 행동해준 것이나, 저를 순수하게 대해 줬던 점, 강하다는 점, 상냥한 사람이라는 점, 소중한 것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다는 점. 그 외에도 있지만… 아 잘생긴 얼굴도 있네요.”
“이해는 잘하고 있네요.”
‘좀 부끄럽군…….’
면전에서 이렇게 칭찬을 들으니 뭔가 좀 부끄러웠다.
이렇게까지 칭찬을 받을 일이 거의 없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미네르바까지 별다른 말 없이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부끄러운 기분이 더 커진 듯한 기분이다.
“알겠어요. 좋아한다는 데 어쩔 수 없죠.”
“…화내지 않으시는 건가요? 저는 당신의 연인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아마 당신이 계속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건 아스토가 크게 밀어내지 않아서 그랬을 거예요. 아스토도 당신에게 어느 정도 감정이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저는 제 감정보다 아스토의 감정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
미네르바가 저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분명 싸우기 전까지 가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미네르바가 변했다? …아니야, 인간의 성격이 다시 강해진 거야.’
어쩌면 용결정이 드래곤의 힘을 억제해 본래의 모습이 되돌아온 것일지도 몰랐다.
상냥했던 본래의 성격이 말이다.
다행이었다.
드래곤의 성향이 너무 강해진 최근의 모습은 조금 위태롭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싸우는 것까지 각오했거든요.”
“아뇨 싸우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애초에 싸울 이유가 없어요.”
“이유가 없다고요?”
“네 왜냐하면 당신은 아스토리안이지만 저는 아스토이거든요.”
“…….”
그래 인간의 부분이 돌아온 거지 드래곤 부분도 그대로였다.
내가 더 친밀하니 너는 나의 상대가 아니라 돌려 말하고 있었다.
내 연인이지만 정말 엄청난 당당함이다.
“아… 그런가요? 그럼 제가 무슨 짓을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겠네요.”
“뭐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알겠어요.”
스윽!
꽈악!
이야기하던 아나트가 빠르게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뼈가 부서질 것처럼 강하게 끌어안았다.
“아나트 일단…….”
“제가 싫으신가요 아스토리안?”
“아니 그건…….”
이런 분위기에 이런 상황에 그런 질문이라니.
도대체 날 얼마나 곤란하게 만들 생각인 것인가?
“야.”
나지막이 날카롭고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미네르바였다.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 감정이 가득 담긴 미네르바의 목소리였다.
“팔 풀어.”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요? 진심이 나오셨네요.”
“후우… 세 번은 이야기하지 않을 거야. 풀어.”
“아스토리안이 저를 싫어하면 풀게요. 아스토리안 대답해 줘요. 저를 싫어해요?”
“일단 팔을 놓고…….”
“부정하지는 않으시네요?”
영악하다.
흑룡이기에 그런 건지 황성에서 배워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미네르바는 아나트든 두 사람에게 나는 더 이상 모진 말을 하지 못한다.
두 사람의 피를 마신 탓도 있지만 감정이 무슨 말이든 거절하지 못하게 하니까 말이다.
정말이지 아주 곤란했다.
“그래 그럼 직접…….”
“둘 다 그만두지.”
그때 유피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미네르바의 기운을 느끼고 확인하기 위해 온 것 같았다.
다행이다.
이 뇌룡왕이라면 중재해줄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싸우면 은신처가 무너지잖니. 따라오렴 둘이 싸울만한 곳을 알려줄게.”
중재자가 아니었다.
기름 덩어리였다.
그래 지금 저 어린 소녀의 모습의 존재는 드래곤 그것도 용왕이다.
외형 때문에 생각하는 것과 여러 관념이 인간과 다른 것을 잠시 망각했다.
정말이지 머리가 아팠다.
“잠시만 기다…….”
“알겠어요. 그렇게 해주세요.”
“저도 불만은 없어요.”
“그래 그럼 따라오렴.”
나의 의견이 묵살 당했다.
슬프지만 어쩌겠는가.
이들은 내가 어쩔 수 있을 만한 존재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막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제발 둘 다 다치지 말아줘.”
“응! 알겠어 아스토.”
“명심할게요 아스토리안.”
이건 또 제대로 대답해 줬다.
정말이지 말괄량이들이다.
우웅!
그렇게 세 드래곤은 나의 눈앞에서 텔레포트를 하며 사라졌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이겠군. 아나트 덕분에 미네르바가 불칸에 대한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으니까.’
미네르바는 어제 하루 종일 슬퍼했다.
나의 곁에서 눈물을 흘리며 우울해했다.
하지만 조금 전 아나트의 선전포고를 듣고 그 슬픔이 약해진 것이 느껴졌다.
아나트가 알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미네르바가 나아졌다.
아무래도 다음에 감사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일단 나도 휴식 좀 이어서 해야겠어. 몸 상태가 완전히 나은 건 아니니까.’
* * *
유피의 은신처 안에 있는 집안.
회의장에서 은신처로 올라오고 휴식을 취해 조금 시간이 흘렀다.
나와 미네르바, 아나트, 네이트, 그리고 유피는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 중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네이트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울었던 모양이었다.
‘불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나 보군.’
아마 유피가 이야기해준 것일 것이다.
차라리 미리 이야기해두어 다행이었다.
네이트가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만들 수 있기도 했고, 괜히 나중에 내가 이야기할 수고를 덜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제 어쩔 거지?”
앞으로의 계획을 짜야했다.
“그래 정리할 겸 처음부터 이야기하지.”
스윽!
의자에서 일어난 나는 유피가 준비한 무언가를 적을 수 있는 판, 전생에 칠판과도 같은 기능을 하는 물건의 앞에 섰다.
그리고 차례대로 생각한 것을 적었다.
“먼저 우리가 첫 번째로 할 일. 그것은 단련이지.”
흑룡왕과 싸운다.
그것이 우리가 정한 일이다.
이것이 운명 때문인지, 아님 우연이 만들어낸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제국을 공격하면 흑룡왕이 움직이고 흑룡왕과 싸우려면 제국을 넘어야 한다.
결국 둘은 연결되어 있었다.
둘 중 하나를 건드리면 다른 한쪽은 빠르게 반응하며 움직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 번에 덤비는 것이 아닌 분담하여 싸우는 것이 좋다.
흑룡왕은 강하다.
하지만 동시에 제국도 강하다.
함부로 다른 왕국에 병력을 지원해 달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웬만한 힘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차라리 최소의 인원으로 싸울 생각이었다.
‘제국을 쓰러트리기 위해서, 미네르바가 아나트가 안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불칸의 복수를 위해서.’
흑룡왕과 싸울 명분은 차고 넘쳤다.
그렇다면 이제 확인할 것은 우리들이 그들과 싸울만한 실력이 되는 가 이다.
직접 싸워본 유피는 우리들에게 결론을 내렸다.
“그래 단련 필요하지. 일단 아나트는 아직 무리고, 미네르바는 조금 부족하고, 너는… 가능하다고 봐. 그때 네가 보여줬던 힘. 그것을 좀 더 너의 의지대로 사용한다면.”
나는 내가 단련할 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은 상태였다.
문제는 아나트와 미네르바였다.
둘이 빠르게 강해질 만한 방식을 나는 모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둘을 강해지게 만들 수 있는 물건과 그 물건을 적절하게 사용할 존재가 눈앞에 있었다.
“이제 알려주지? 미네르바와 아나트를 무슨 수로 강하게 만든다는 거지?”
“…그래 이제 보여줄 때가 됐지.”
스윽!
유피가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그녀가 꺼낸 것은 한 손으로 잡히는 붉은 빛의 유리구슬이었다.
“그건?”
“…불칸이 품고 있던 화룡왕의 보주. 그가 미래를 위해 남긴 물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