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9)
◈ 029화
아스토리안은 자신의 의도대로 그가 전력으로 싸우게 만들 수 있었다.
그를 전력으로 싸우게 만들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자존심이 높은 강자가 평소에 무시하던 존재에게 패배한다면 그것만큼 큰 굴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절대 멀쩡하게 두지 않겠다.”
촤악!
품속으로 양손을 넣었다가 뺀 알디로의 손 위에는 30cm 정도 크기의 단검 2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거리를 벌려라 평민. 그러면 내가 시험 시작하겠다는 말과 동시에 덤벼들겠다.”
“…알겠습니다.”
아무리 분노해도 시험의 형식은 지키려고 하는 모습에 아스토리안은 조용히 따랐다.
그렇게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저 소년 무언가 생각이 있으니까 저런 행동을 했겠지?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제스카로 백작님이…….’
“제니온. 오랜만에 아스토리안이 싸우는 걸 보겠구나. 더 강해졌겠지?”
“당연하죠 아버지. 친구인 제가 봐도 아스토는 너무 강해요.”
‘…음?’
뭔가 문제가 생기면 바로 행동할 것이라 생각한 제스카로는 긴장감 없었다.
오히려 무언가 재밌어 보이는 걸 보는 것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아들 제니온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스토 아무리 화가 나도 너무 심하게 하면 안 되는데…….”
‘심하게? 누가? 누구를?’
그리고 바로 옆에 있던 소녀인 미네르바조차 아스토리안을 걱정하는 모습은 없었다.
제나는 지금 이곳에서 그를 걱정하는 존재는 외부인인 자신뿐이라는 묘한 상황에 당혹스러웠다.
‘호, 혹시 저 남자애랑 사이가 나쁜 건가?’
그녀는 이런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는 하여도 상대는 상급 오러 유저인 마크로 알디로.
그는 왕국에서 괜찮은 잠재력으로 이름을 알린 존재였다.
‘…저기 앞의 소년이 조금 전 미네르바라는 여자아이가 보여준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아니 아무리 그래도 경험 있는 상급 오러 유저인데…….’
“시험 시작!”
쿵!
‘……!’
알디로의 시험 개시의 외침 직후 아스토리안이 땅을 강하게 밟았고 땅에는 살짝 금이 갔다.
‘무엇을…….’
시험 시작을 외친 직후 단검에 오러를 두른 알디로는 바로 덤벼들려고 하였지만 아스토리안의 행동에 놀라 잠시 멈추고 말았다.
퍼엉!
그때 당황하던 알디로의 바로 앞의 땅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모래 먼지와 흙먼지가 그곳에 있는 모두의 시야를 가렸다.
이 기술은 아르젠류 지폭(地爆).
본래 땅을 강하게 밟으며 밟은 곳을 기점으로 사방으로 폭발을 일으키는 광범위한 기술이었지만 아스토리안이 기술을 살짝 변형시켰다.
폭발을 약화시키는 대신 사정거리 안에 원하는 위치를 폭발시키는 아르젠류 지폭(地爆)·적(的)의 기술로 만들어냈다.
“시야를…….”
시야가 가려졌다.
그것은 눈을 사용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엄청난 불리함을 만들어낸다.
거기다가 알디로는 오러로 무기를 강화하는데 사용했다.
그것은 즉 오러를 사용한 자신의 위치는 시야가 보이지 않아도 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크로류 날카로운 바람!”
불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알디로는 기술을 사용했다.
마크로 가문은 오러에 바람의 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가 사용한 기술 ‘날카로운 바람’은 그런 오러를 무기를 휘두른 방향으로 쏘아내는 기술이었다.
바람의 속성이 부여된 오러는 휘두른 단검의 궤적 형태로 날아갔고 날아간 공격들은 마치 작은 태풍처럼 강렬한 바람을 일으키며 날아갔다.
후우웅!
빠른 속도로 사방을 향해 단검을 휘두른 알디로는 모든 먼지들을 날려버려 시야를 확보했다.
“이제야 보이는군. 그럼… 무슨?!”
쾅!!!
시야가 확보되고 공격을 하기 위해 움직이려던 알디로는 당황했다.
그 이유는 자신의 공격에 다가오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 아스토리안이 자신의 눈앞까지 다가와 주먹을 휘둘렀기 때문이었다.
“크윽!”
단검을 교차시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막은 알디로였지만 생각보다 강한 아스토리안의 주먹에 그대로 살짝 밀려나고 말았다.
“어떻게 날카로운 바람을 피해서 접근한 거지!”
“…….”
아스토리안은 집중을 위해서 전투 중에는 딱히 대화를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알디로의 의문에 대답은 없었고 다음 공격을 이어갔다.
“폭성(爆星)•제(制) 해방.”
아스토리안이 손을 앞으로 뻗었고 그 직후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우웅!
“무슨?!”
그러자 아스토리안의 공격을 막았던 알디로의 왼손에 있던 단검이 옅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손가락 마디만 한 크기의 구슬 같은 무언가가 붙어 있었다.
그것을 본 알디로가 오러라는 것을 눈치채고 단검을 아스토리안을 향해 던지려던 순간.
펑!
후우웅!
작은 폭발과 동시에 조금 전 알디로가 사용했던 날카로운 바람이 마치 뿜어져 나오듯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이게 대체?!”
폭발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단검을 던졌던 알디로는 뿜어져 나오는 공격들을 뒤로 물러나며 피해 크게 데미지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효과는 괜찮네.’
그리고 그런 알디로의 모습은 신경 쓰지 않는 아스토리안은 조금 전 사용한 기술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아르젠류 폭성(爆星).
본래 오러나 마나 같은 여러 에너지를 흡수해 그것을 연료 삼아 크기를 늘리며 거대하고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기술이다.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이 기술도 변형시켰다.
아르젠류 폭성(爆星)•제(制).
폭성의 본래 효과인 흡수 능력은 유지시키지만 연료로 삼지 않고 몇 초 동안 흡수한 것을 가둬 놓는다.
그리고 원하는 타이밍에 작은 폭발과 동시에 그대로 다시 해방시킨다.
방어와 반격을 동시에 고려하다가 본래 기술을 변형시켜 만들어낸 그만의 기술이었다.
‘종종 잘 쓰겠어. 그럼 계속 가볼까.’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핀 아스토리안은 다시 알디로를 향해 덤벼들었다.
‘…! 처음 보는 기술이라 놀랐을 뿐 집중해야 한다! 나를 무시한 저 평민을 가만둘 수 없다!’
덤벼오는 아스토리안을 본 알디로는 상급 오러 유저로서의 자존심인지 귀족으로서의 자존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덕분에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이번에는 내가 가장 자신하는 기술로!’
오른손에 남아 있는 단검을 살짝 뒤로 당긴 알디로는 단검에 오러를 두르고 그대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내질렀다.
“마크로류 바람의 창!”
후우웅!
알디로의 공격 바람의 창은 마치 기다란 창과 같은 형태의 오러가 되어 그대로 일직선으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 공격을 본 아스토리안은 적당히 고개를 꺾어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보더니 허리를 거의 90도에 가깝게 꺾으며 공격을 피했다.
후우웅!
촤악!
바람의 창은 단순히 오러로 이루어진 창이 아니었다.
‘회전하면서 날아가 범위가 조금씩 늘어나 주변으로도 피해를 주는구나. 그리고 바람이기에 눈에 보이지 않고.’
바람 속성의 특징은 바로 태풍과도 같은 날카로운 회전력이었다.
그리고 그 위협적인 회전력이 조금 전의 공격에도 있었다.
아스토리안의 생각대로 눈에는 보이지 않는 바람이 오러의 창 주변에서 회전하며 그 크기를 불리고 있었다.
하지만 흐름이 눈에 보이는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쳇! 운 좋게 피했군”
평민에 대한 무시가 박혀 있는 알디로는 아스토리안이 우연히 자신의 공격을 그런 방식으로 피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가기 위해 팔을 당겼고 연속으로 단검을 내질러 여러 개의 ‘바람의 창’을 쏘아냈다.
“…….”
아스토리안은 생각했다.
조금 전의 공격으로 범위와 속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했기에 전부 완벽하게 피하며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피하면서 접근한다면 알디로에게 다음 대응에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다면 대응할 생각도 나지 않게 철저하게 알디로를 무시하며 다가가 쓰러트릴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두 분이라면 분명…….’
어머니와 아버지가 해준 이야기를 생각 해보았다.
어머니는 겁을 줄 때 정면으로 적을 부수며 나아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적의 진심이 담긴 기술이나 준비한 것을 별것 아니게 만들면 자존심을 제대로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정면으로 기술을 부수며 나아간다.’
아스토리안은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리고 오러로 양팔을 강화하고 어떤 기술을 사용하며 팔을 내질렀다.
“그랑류 회전 찌르기.”
몇 년 전 노리아와 미네르바가 대련하는 것을 본 적이 있던 아스토리안은 그랑 가문의 기술 몇 가지를 보고 금방 습득했다.
회전 찌르기가 그 기술 중 하나였다.
본래 랜스를 이용해 사용하는 기술이었지만 그것을 양팔을 강화하여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으로 조절하여 자신에게 맞게 사용했다.
쾅!
아스토리안은 회전하며 날아오는 공격의 정확히 반대 반향으로 팔을 회전시켜 공격했다.
후웅!
그리고 그 결과 충돌한 바람의 창의 회전력이 사라지며 오러와 함께 그대로 소멸했다.
“…무슨?!”
알디로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 기술은 어릴 적부터 단련하여 자주 사용할 정도로 자신 있는 기술이었으며 평소보다 오러를 좀 더 담은 확신의 기술이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주먹질 한방에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소멸됐다.
실제로는 아스토리안이 힘의 흐름을 보고 정확히 중심을 공격해 회전을 약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충격을 주는 것으로 절대로 간단하게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마, 말도 안 돼! 내 기술이 이렇게 쉽게 소멸한다고?!’
하지만 알디로의 눈에는 간단히 소멸시키는 것처럼 보였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단순한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단련해온 자신의 기술이 눈앞의 평민, 그것도 이제 겨우 14살의 소년에게 간단히 파훼 당했다.
말 그대로 현재의 자신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쾅!
후웅!
그리고 그 기분은 알디로가 쏘아낸 기술이 차례대로 하나씩 파훼 되며 아스토리안이 다가올수록 점점 커졌다.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
알디로가 쏘아낸 5개의 바람의 창은 전부 파훼 됐다.
“…….”
모든 바람의 창을 파훼하고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아스토리안을 본 알디로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
아스토리안도 딱히 무언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빠르고 강하게 알디로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어억!
“크억!!!”
오러로 강화를 하지 않고 평범하게 휘두른 주먹이었다.
하지만 오러로 육체를 강화한 상태의 알디로에게 어느 정도 충격을 준 듯 허리가 꺾이며 고통스러운 듯한 모습이었다.
‘이런!’
알디로는 조금 전 아스토리안의 공격으로 인한 충격 덕분인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처음엔 건방지고 분수를 모르는 평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싸울수록 건방지고 분수를 모르는 것이 아닌 그저 정말로 이길 수 있기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그 생각을 부정했다.
만약 조금 전의 생각을 인정한다면 자신은 저 평민보다 약한 것이 되는 것이고 자신이 무시하던 평민에게 패배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알디로의 자존심, 모든 가치관에 있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마크로 알디로다! 절대로 평민에게 지지 않는다!”
오른손에 있는 단검을 고쳐 잡고 알디로는 자신의 오러로 육체를 강화할 수 있는 한도까지 강화를 했다.
오러를 사용한 기술이 아닌 자신의 검술과 낼 수 있는 육체의 최고 속도로 아스토리안을 쓰러트리기 위함이었다.
“죽어라 평민!”
더 이상 시험관으로서의 알디로는 없었다.
자신의 패배를 용납할 수 없는 여유를 잃은 귀족뿐이었다.
“…….”
후웅! 후웅!
아스토리안은 생각보다 빠른 알디로의 움직임과 공격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어느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검술인지 정확히 파악했다.
‘…생각보다 볼게 없군.’
뻐억!
알디로의 발악에 가까운 모습을 본 아스토리안은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 직후 자신의 눈앞까지 다가온 알디로가 단검을 휘두르기 직전, 먼저 움직여 안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
강한 고통에 알디로는 안면을 잡고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다시 아스토리안을 향해 덤벼들었다.
뻐억!
마치 시간이 되돌아간 것처럼 조금 전과 같이 알디로는 아스토리안의 주먹에 안면을 맞았고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