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30)
◈ 030화
알디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최고의 속도로 덤벼들려고 했지만 아스토리안은 정확히 공격을 하기 직전에 주먹을 휘둘렀다.
아스토리안이 그가 공격을 하기 직전 힘의 흐름을 보고 공격을 눈치 채 먼저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알디로가 일방적으로 맞는 이유는 그것이었다.
뻐억!
더 이상 먼저 공격하지 않는 알디로를 본 아스토리안은 먼저 다가가 안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뻐억!
이번에는 알디로가 뒤로 빠져 도망가려 하자 먼저 움직여 계속해서 안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뻐억!
넘어진 알디로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뻐억! 뻐억!
그렇게 아스토리안의 주먹이 알디로의 안면을 향해 몇 번이고 휘둘러지던 어느 순간.
“자, 잠시 멈춰!”
알디로가 양손을 들며 살짝 비굴해 보이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내, 내가 졌다! 너에게 내가 졌다고 평민! 합격이다!”
오러가 강하게 실리지 않은 주먹이었지만 확실하게 알디로에게 고통을 주었다.
그 고통은 쌓여 결국에는 자존심 높은 그가 패배를 인정하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힘으로 굴복시킨 것이다.
“아뇨 아직 제가 이기지 않았습니다.”
“…뭐? 그게 무슨…….”
“제가 아직 제 스스로 승리를 인정하지 못했다고요. 그러니까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합격을 한 것도 아니죠.”
궤변이었다.
한쪽이 패배를 인정한다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승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아스토리안의 이야기를 잠시 생각하던 알디로는 그 말의 뜻을 뒤늦게 이해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좀 더 때리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의미를 이해하자 그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시험 계속하시죠. 시험관님.”
표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눈 앞의 남자에게 기억에 각인될 만한 추억을 남겨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 잠깐…….”
“내가 바로 당신이 무시하던 평민이라는 걸 잘 기억해둬.”
귀족으로 살면서 또 오러 유저로서 살면서 무섭다는 감각을 느껴본 적 없던 알디로가 처음으로 절망감이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 * *
“수고했구나 아스토리안.”
“감사합니다 백작님.”
시험이 종료되고 아스토리안은 상처 하나 없이 시험관을 이겼다.
그리고 거칠었던 시험 과정 때문에 기절한 알디로를 끌고 제스카로 백작의 앞으로 이동해 그의 앞에 놔두었다.
“그나저나 알디로 교사가 기절을 해버리다니… 하하. 오는 길이 많이 피곤했나 보군.”
“그런 것 같아요 백작님. 안 그러면 14살인 제가 어떻게 이길 수 있었겠어요.”
실컷 주먹을 휘둘러서 그런지 아니면 알디로를 때려서 그런지 아스토리안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지. 상급 오러유저를 이렇게 쉽게 이기다니 말이 안 되지. 그렇지 않나 제나 보조교사?”
“마, 맞습니다 제스카로 교감님.”
자연스럽지만 살짝 어색함이 느껴지는 대화.
그것으로 그녀는 조금 전에 있던 시험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는 경고로 느꼈고 그 감은 정확했다.
“흠… 그런데 시험의 합격 여부를 이야기해줄 알디로 교사가 이렇게 기절을 해버렸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제나 보조교사.”
“네? 무슨 일이시죠?”
“알디로 교사가 기절하기 전 아스토리안에게 패배를 인정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자네도 들었는지 확인하고 싶군.”
“…….”
알디로가 기절하기 전의 이야기를 자신도 듣기는 들었다.
하지만 시험의 합격 여부에 대해 이야기할 알디로는 기절했고 판단을 내릴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렇다면 시험의 결과를 보류하는 것이 맞았다.
그런 정론을 생각하며 잠시 알디로를 바라보았다.
기절한 그는 얼굴이 퉁퉁 부어 알디로라 이야기하지 않으며 알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속이 시원했다.
‘아 이런 생각 하면 안 되는데…….’
알디로의 얼굴을 보고 평소 쌓였던 화가 풀리자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누가 봐도 대결에서 이긴 것은 아스토리안이었다.
그것은 그가 깨어나도 바뀌지 않는 결과였다.
그리고 시험관이 현재 본인의 일을 하지 못한다면 시험관 보조나 높은 직급의 인간이 일을 대신 처리하는 것도 맞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 생각의 전환들로 그녀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었다.
“맞습니다 제스카로 교감님. 알디로 교사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시험의 결과는 정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결코 알디로를 주먹으로 때려주어 스트레스가 풀렸기에 아스토리안의 편을 들어준 것이 아니었다.
시험관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판단한 것이라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하하.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군. 그렇다면 여기 아스토리안의 시험의 결과를 내가 발표해도 괜찮겠는가?”
“네 교감님.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알겠네.”
고개를 돌린 제스카로는 아스토리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어서 그의 사무적이지만 살짝 어색한 목소리가 선포하듯 울렸다.
“축하하네 아스토리안 시험생. 자네는 네르 칼가인 학교의 입학시험에 합격을 했네. 정말 축하하네.”
그의 목소리는 묘하게 안심과 동시에 기쁨이 느껴지는 듯한 말투였다.
“감사…….”
“우와! 축하해 아스토!!!”
아스토리안이 감사 인사를 하기도 전에 옆에서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니온이 큰소리로 외치며 어깨동무를 했다.
“감사해…….”
“축하해 아스토!!!”
그리고 이어서 미네르바가 다가와 아스토리안의 손을 잡아주며 함께 축하해주었다.
“내 친구들이 전부 합격하다니 정말 기쁘다!”
“응! 정말 다행이야.”
‘미네르바도 합격했구나. 하긴 당연한 건가?’
제니온과 미네르바가 한 이야기로 그녀도 합격한 것을 아스토리안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축하받을 사람은 본인만이 아니었다.
아스토리안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잡으며 이야기했다.
“늦었지만 미네르바도 합격 축하해. 수고했어.”
“으응, 아니야. 시험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어.”
‘…별거 아닌 게 아니었는데.’
아스토리안이 오히려 손을 잡자 미네르바는 살짝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제나는 방금 한마디를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고마워요 제니온님. 이렇게 축하해주셔서.”
“친구가 합격했는데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이따가 파티 하자!”
“알겠어요 그렇게 하시죠. …그리고 미네르바.”
“응? 왜?”
“괜찮아?”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아스토리안의 눈빛은 걱정을 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잠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
그리고 경비병과 함께 온 모습을 기억해 내며 그 이유를 눈치챘다.
“…다 들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짜증이 났던 거였어?”
“응.”
“…난 괜찮아 아스토. 나도 몰래 어느 정도 화풀이는 했지만 아스토가 크게 혼내줬잖아?”
‘역시 저 여자아이 일부러 활을 그렇게 쏜 거 였구나…….’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였지만 미네르바도 알디로의 행동에 상당히 짜증이 났었다.
하지만 알디로가 오늘 아스토리안과 함께 시험을 봐줄 시험관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최대한 참으며 모르는 척 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따지기라도 한다면 그의 괴팍한 성격은 분명히 시험에 불이익을 줄 것 뻔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참는 것은 싫었기에 시험 중 일부러 화살을 알디로가 있는 방향을 향해 쏘아 어느 정도 화풀이를 했다.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그런 사실을 알자마자 시험의 내용을 바꿔 버리고 대놓고 도발을 해 알디로가 전력으로 덤벼들게 만들었다.
그를 철저하게 쓰러트려 혼내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만큼 생각하고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자 미네르바는 감동을 받았고 동시에 기뻤다.
“헤헤. 아스토 고마워. 진짜 좋아.”
“어, 어? 고, 고맙기는.”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국의 습격 이후, 자신은 무언가를 표현하는데 거침없어진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당황하는 그런 아스토리안의 모습을 조금 재미가 있었다.
자신의 변화가 용의 피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이 성장을 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변화 덕분에 좀 더 아스토리안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남들과도 조금은 어울릴 수 있는 성격이 되었다.
‘미네르바… 요새 말하는 게 뭔가 당당하단 말이야. 부끄럽게 말이야.’
“뭐야? 미네르바 무슨 일이 있었는데? 누가 미네르바 괴롭혔어? 나도 알려줘!”
당황하는 아스토리안을 도와주듯 제니온이 끼어들었고 미네르바는 이야기해도 괜찮은지 잠시 고민했다.
“…저 잠시 말씀 드릴 것이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제스카로 교감님?”
그때 제나가 제스카로의 옆에 섰다.
그녀의 표정은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이었다.
“제나 보조 교사 개인적인 이야기라면 나중에…….”
“그게 백작님. 제가 이야기 드릴 건 저기 오늘 시험 본 미네르바라는 아이와도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서요.”
“…흠. 그렇다면 지금 한번 들어보겠네.”
“네. 그게…….”
미네르바와 아스토리안이 하던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알디로가 하였던 행동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늦게 왔던 아스토리안은 미네르바와 있었던 모든 일을 알고 행동을 했다.
그것은 곧 제스카로가 알게 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그녀는 어느 정도 눈치가 있는 성격이었다.
그렇기에 알디로와 함께 죄를 뒤집어쓰거나 본인의 이미지마저 나빠지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
제나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제스카로는 불쾌한 듯 잠시 눈썹을 찌푸렸다가 무언가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돌려 미네르바를 바라보았다.
“전부 사실이니 미네르바?”
제스카로는 진지한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미네르바는 자신의 대답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걸 바로 알았다.
“네 백작님. 사실이에요.”
어릴 적이었다면 대답할 때 고민을 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었다.
자신을 무시하고 심지어 같은 평민인 아스토리안까지 함께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한 그를 절대로 용서해 줄 생각이 없었다.
“…그렇군.”
한숨을 크게 한번 쉰 제스카로는 기절한 알디로를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렸다.
“제나 보조교사 잠시 따로 이야기할 수 있겠나?”
“…네 백작님.”
알디로의 사상을 자신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큰 문제를 만들거나 하지 않았기에 따로 무언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
네르 칼가인 학교에 학생들은 전부 귀족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2명의 평민이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거기다가 지금은 평민과 귀족들의 인식이 조금씩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는 시대였다.
거기다기 왕국에서는 어떤 계획을 준비 중이었다.
그렇기에 조금 전의 이야기를 듣고 이대로 놔둘 수 없었다.
‘이 기회에 학교를 한번 정리해야겠어.’
“…아스토리안 그리고 미네르바 너희 둘은 제니온과 함께 저택에서 쉬고 있거라. 학교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내가 이따가 불러서 이야기 해주마.”
“알겠습니다 백작님.”
“네. 백작님. …아 백작님 잠시만요.”
떠나려던 제스카로를 멈추게 하고 미네르바는 품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알디로의 품안에 넣어 버렸다.
“미네르바야 뭘 넣은거니?”
“이 사람의 물건을 돌려 줬어요.”
그녀가 품 안에 넣은 것은 알디로가 던졌던 돈주머니였다.
정신을 차린 그가 어떤 돈주머니인지를 눈치채고 자신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더 후회하기를 원했기에 넣은 것이었다.
“그렇구나. 그럼 나는 이제 가보마. 제나 보조교사.”
그렇게 알디로를 어깨에 올린 채로 제스카로는 제나와 함께 저택의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저 알디로라는 교사 절대 용서 안 해! 나중에 만나면 나도 대련 신청해서 혼내주겠어!”
옆에서 알디로가 미네르바에게 하였던 행동들에 대해 들은 제니온은 분개했다.
제니온은 알디로가 했던 행동에 크게 화가 났다.
하지만 화가 난 더 큰 이유는 제일 친한 친구가 그런 일을 당하는 데 자신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제니온… 은 지금 살짝 힘들 텐데?”
슬쩍 주변을 둘러본 아스토리안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말을 편하게 했다.
“뭐?! 아스토 나 무시해? 나 제니온이야! 아스토하고도 대련이 가능한 제니온!”
“그건 내가 검을 안 쓰고 맨주먹으로 했으니까 가능한 거였지. 내가 검을…….”
“아아아아! 안 들린다. 아무튼! 그것보다 더 중요한 합격 축하 파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뭔가 말을 돌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런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친한 동생이 생떼를 부리는 것 같아 그저 귀엽게 보일 뿐이었다.
“저, 저기 나 의견 이야기해도 괜찮아?”
“미네르바? 당연하지 뭐든 말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