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306)
◈ 306화
“하아…….”
붉은빛이 도는 거대한 나무의 아래.
그곳에서 커다란 검은 드래곤 한 마리가 땅 위에 엎드려 있었다.
흑룡왕 가르간티아였다.
‘불칸, 아주 깊은 저주를 남겨주었어. 정말이지 상처의 치료가 이렇게 더디다니.’
그녀의 어깨 부분에는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불칸이 남긴 이빨 자국이었다.
그의 저주가 담긴 상처는 바로 회복되지 못하였고 그녀에게 주기적으로 고통을 주었다.
‘너무 우습게 봤어. 명색에 왕인데 목숨을 걸고 이런 저주를 남길 거라고 예상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녀는 조금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힘에 한참 못 미칠 거라고 생각했던 존재가 자신에게 꽤나 깊은 상처를 남겼다.
심지어 상대는 이미 죽어버렸기 때문에 화풀이도 하지 못한다.
‘제로 네르바가 있는 곳의 권속이 죽어서 확인해 보고 싶은데, 치료에 전념해야 해서 움직이지도 못하니까 더 짜증나.’
상처 때문에 생긴 고통 때문에 어떤 일을 하려고 하여도 방해가 됐다.
그렇기에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상처를 회복 중이었다.
지금 가진 힘이라면 무슨 일이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이렇게 행동할 수 있던 것이었다.
‘일단 계속 힘을 흡수하면서… 음?’
다시 치료에 전념하려던 그때 그녀는 어떤 기운을 느꼈다.
주변에서 느껴지는 그런 기운이 아닌 정확하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강력한 기운을 말이다.
“…설마.”
콰과과광!!!
그녀가 그 기운을 느낀 직후 눈앞으로 강력한 공격이 날아왔다.
마치 거대한 브레스를 먼 곳에서 쏘아낸 것 같은 공격이었다.
“정말로 탈출했나 보네.”
하지만 흑룡왕은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공격이 닿기 전 방어막을 만들어 전신을 보호한 덕분이었다.
후웅!
날개와 꼬리를 움직인 그녀는 날아온 공격으로 인해 생긴 모래 먼지를 전부 날려 버렸다.
그리고 공격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정확히 백룡왕이 갇혀 있던 성이 있던 방향이었다.
“오랫동안 갇혀 있어서 약해진 걸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런데도 도망가지 않고 공격을 했다는 것은 뭔가 있다는 것이겠지?”
흑룡왕은 멍청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악한 편이었다.
그저 강하기 때문에 머리를 쓰지 않고 대부분의 일을 힘으로 처리하는 것뿐이었다.
“신역으로 누군가가 들어왔군. 그리고 백룡왕을 풀어주었고 말이야. 꽤나 강하겠어 거길 통과하고 내 권속을 죽인 것을 본다면.”
스윽!
엎드려 있던 그녀가 그대로 몸을 일으키며 날개를 움직였다.
이어서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른 그녀는 그대로 공격이 날아온 방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래 봤자 내가 가진 힘을 이길 수 없어. 이 대륙의 누구라도!”
후우웅!
날아가기 시작한 그녀의 이동 속도는 순식간에 빨라졌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미터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수준이었다.
“찾았다.”
비릿한 미소를 지은 그녀는 곧 공격을 쏘아냈던 백룡왕을 발견했다.
드래곤의 형태로 변한 그는 모습을 숨긴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다가오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후웅!
이동을 멈춘 그녀는 그대로 공중에 뜬 채로 땅 위에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가르간티아!”
“안녕 우리 제로 네르바. 왜 진열장 안에 있지 않고 나온 거야?”
“오늘 반드시 너의 죄를 심판하겠다.”
“흠… 너를 꺼내준 돌멩이가 꽤나 쓸모 있나 보네? 이렇게 도망가지 않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다면 말이야.”
“…….”
“하하하하! 거짓말 못 하는 드래곤. 당신은 예전부터 그랬어. 거짓말을 더럽게 못 했지.”
그녀의 비웃음에도 제로 네르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날카롭게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보여. 당신이 나를 상대하다가 틈이 생기면 누군가가 중간에 나를 노리고 공격을 하겠지. 정말로 그런 단순한 작전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할말은 그것이 끝인 건가?”
우웅!
백룡왕은 그녀의 질문에 그 어떤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저 마나를 모으며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대답할 생각이 없나 보네… 그래 놀아줄 게 제로 네르바. 너의 생각대로 놀아주고 너를 꺼낸 누군지 모를 존재들을 죽여서 너를 다시 한번 절망에 빠뜨려 줄게.”
“…….”
표정을 일그러트리는 백룡왕과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마나를 모으기 시작한 흑룡왕.
둘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유 마법 트리 오브 세피로트.”
“고유 마법 보이드 이터.”
우웅!
동시에 사용한 둘의 고유 마법은 그대로 그들의 앞에 현현했다.
열매가 달린 거대한 나무에서 나타난 9체의 환상체들.
그리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공허의 괴물.
기본적으로 5m가 넘는 이 존재들은 서로를 보는 순간 망설임 없이 덤벼들었다.
콰아아앙!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괴물과 질량으로 이루어진 괴물들.
격돌하는 이들은 처음에는 막상막하였다.
어느 쪽 하나 쉽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그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워어어어!
콰아앙!
그녀의 고유 마법 보이드 이터가 내는 소멸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무언가 힘이라도 주입 받은 것처럼 말이다.
‘…역시 이대로는 안 되겠군.’
짝!
백룡왕은 갑작스럽게 본인의 두 손을 모았다.
그 직후 그의 환상체들에게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엘리멘탈 퓨전.”
우우웅!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던 환상체들은 곧 연기처럼 변하더니 보이드 이터의 앞에 모이며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뒤 뭉친 그것은 하나의 형태를 이루었다.
엘리멘탈 퓨전.
이 기술은 9체의 환상체들을 합쳐 하나의 환상체로 만드는 기술이었다.
쿠웅!
쿠오오오!
사족 보행을 하는 육식 몬스터를 떠올리는 형태의 괴수였다.
전신은 단단해 보이는 나무와 흙, 4개의 다리에서는 번개가 일렁거리며 꼬리에서는 화염, 날카로운 이빨은 얼음, 입가에서는 강한 바람, 두 안광에서는 빛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모든 원소가 합쳐졌지만 뒤섞이지는 않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질량으로 이루어진 존재였다.
“와 이런 기술도 있었구나 제로 네르바.”
“너를 죽이기 위해 몇 번이고 고심하며 만들어낸 기술이다.”
“그래? 그럼 이걸 부수면 네가 어떻게 되는지 볼까? 보이드 이터 소멸시켜.”
우워어어!
“부숴버려라 카발라여!”
쿠오오오!
퍼어어엉!!!
두 고유 마법은 격돌하는 순간 엄청난 충격을 만들어냈다.
땅이 갈라지며 주변의 있는 모든 것을 부숴버릴 수 있을 정도의 폭발을 동반하면서 말이다.
만약 이곳이 도시의 한복판이었다면 그 도시는 완전히 소멸하여 다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우워어어!
쿠오오오!
그런 장소의 위에서 전투는 이어졌다.
화염이 일렁거리는 꼬리가 휘둘러지자 도시 하나는 가볍게 덮을 화염의 파도가 일어났다.
순간 공기가 사라진 것처럼 소멸되었다.
눈에서 모든 것을 꿰뚫을 것 같은 빛이 쏘아졌다.
증발한 것처럼 소멸되었다.
일렁이는 앞발로 셀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번개의 공격이 이어졌다.
휘둘러진 충격과 함께 소멸되었다.
“계속해봐 제로 네르바 부족하다고!”
“계속 공격해!”
백룡왕 그의 공격은 끝없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모든 공격은 소멸되어 사라져 버렸고 서로 부딪히며 생겼던 충격 외에는 그 어떤 충격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치 그가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말이다.
“그게 다야? 당신의 절망과 분노는 그것밖에 되지 않는 거야? 그럼 실망인데?”
“아니 이제 시작이다.”
“하하! 그럼 어디 한번 보여… 위?”
비웃듯이 이야기하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강력한 기운이 하늘에서 갑작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우웅!
그녀는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하늘의 강력한 기운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결국 피하는 것이 늦었다고 판단한 그녀는 오른손을 들며 소멸의 힘을 사용했다.
콰가가가광!
“큭! 이건…….”
압도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열기와 눈이 부실 정도의 강한 빛.
그녀는 순간 빛 속성의 마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나가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자연의 힘.
그렇기에 그녀는 오히려 이 공격의 정체를 빠르게 눈치챌 수 있었다.
“태양의 힘! 하하하! 이건 태양의 힘을 이용한 기술이구나! 그렇다면 감바로 왕국의 인간이겠네! 그쪽에 요상한 기술이 많으니까!”
흑룡왕의 머리 위쪽 높디높은 하늘의 위.
거의 구름이 있는 위치에 골렘인 라의 날개를 활짝 편 채 모은 태양의 힘을 쏘아내는 네이트가 있었다.
네이트의 골렘 라의 힘 중 하나는 태양의 열을 모아 그것을 동력이나 공격의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나라는 만능에 가까운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태양열이라고 하는 순수한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 덕분에 마나를 이용할 공격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던 흑룡왕에게 걸리지 않고 모은 태양열을 쏘아내는 강력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성공했다.
“잘 아시네요.”
우웅!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격으로 생긴 흑룡왕의 복부 쪽의 그림자.
그곳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는…….”
“처음 뵙네요, 어머니. 딸의 인사 받아주시겠어요? 보이드 라이트닝 보텍스.”
우우웅!
아나트였다.
그림자의 힘을 이용해 복부 쪽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그대로 소멸의 힘이 담긴 번개를 일으키며 소용돌이처럼 한데 모았다.
그리고 직후 그것을 쏘아냈다.
지이잉!
파지지직!
뭉쳐진 번개는 마치 일정한 형태의 브레스를 쏘아내는 것처럼 나아갔다.
강력한 공격이기는 하지만 평소의 흑룡왕이라면 막아낼 수 있을 만한 공격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그녀는 고유 마법을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강력한 공격을 막느냐고 바쁜 상태였다.
“쿨럭!”
아나트의 공격은 그대로 그녀의 가슴팍을 꿰뚫었다.
흑룡왕의 입에서 피가 흘렀다.
그것을 보며 아나트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우리 딸 꽤 강해졌네? 위험했어, 과거의 나라면 죽을 정도로.”
“그게 무슨…….”
흑룡왕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곧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아나트는 이해할 수 있었다.
구멍이 난 그녀의 가슴팍이 회복되고 있었다.
“…! 소멸의 번개를 맞았는데 이렇게 멀쩡히 회복을?”
회복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아나트 놀란 것은 육체를 내부에서부터 소멸시키는 번개를 퍼트렸음에도 멀쩡한 흑룡왕 때문이었다.
“잘 모르는구나? 그럼 알려줘야지. 소멸의 힘은 서로 부딪치면 공멸한단다.”
“몸속에 직접 소멸의 힘을 사용했다고? 어떻게 그런 미친 짓을…….”
“딸… 말이 험하네?”
스윽!
흑룡왕은 마나를 모으며 왼손을 움직여 그대로 아나트를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우웅!
그녀의 등 뒤로 또다른 누군가가 나타났다.
“후우.”
그것은 흑천을 들고 있는 아스토리안이었다.
‘베어낸다. 반드시.’
백룡왕의 고유 마법, 네이트의 하늘에서의 공격 그리고 아나트의 공격.
이것들은 모두 아스토리안이 흑룡왕 그녀를 베어내기 위한 초석이었다.
그녀의 신경을 완전히 분산시켜 아스토리안의 공격의 반응이 늦게 만들기 위한 작전.
그리고 그 작전대로 아스토리안은 지금 그녀의 등 뒤에 나타난 것이다.
스릉!
이치를 베어내는 힘이 실린 그의 검은 그대로 흑룡왕을 베어냈다.
정확히 어깨에서 골반까지 절반으로 말이다.
촤악!
피가 사방으로 튀기며 베어진 흑룡왕의 신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베어진 형태 그대로 말이다.
“아 이걸 위해서였구나?”
베어진 흑룡왕은 떨어져 나가는 하반신을 보고 있음에도 큰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의 작전을 알았다는 것에 재밌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그걸론 부족 하거든?”
우웅!
흑룡왕은 베어진 부분을 향해 본인의 왼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그 직후 아스토리안의 공격으로 생긴 절단 부분이 소멸되었다.
‘설마…….’
그에게는 조금 익숙한 광경이었다.
전에 싸웠던 그랜드 킬러가 사용하였던 자신의 공격에 대한 대처법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