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308)
◈ 308화
후우우웅!
콰아아앙!
미네르바와 백룡왕의 힘을 합친 공격에 흑룡왕은 그대로 땅을 향해 추락했다.
추락한 주변의 대지가 말 그대로 뒤집히며 강력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졌다.
압도적인 질량과 힘이 담긴 공격이다.
아무리 흑룡왕이라고 하여도 멀쩡하지는 못할 것이다.
주르륵!
“크윽.”
그리고 아쉽게도 나도 멀쩡하지는 않았다.
특히 눈이 말이다.
피눈물 수준이 아닌 그 이상의 피가 눈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아스토!”
후웅!
나의 구현화에 달린 그림자에서 나오는 미네르바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괜찮아? 많이 아파?”
“…흑룡왕을 확실하게 처리해야 해 미네르바.”
나를 걱정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아직 흑룡왕이 죽은 것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확실하게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지금 추락한 저 땅 위에서 태연하게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치만 아스토 네가…….”
“미네르바!”
“……!”
“아버님이랑 같이 가서 빨리 확인해줘.”
내 상태나 살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조금 강하게 이야기하고 말았다.
거기다가 눈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생각보다 심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대해 버렸다.
“…알겠어.”
내 마음을 이해해 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흑룡왕의 죽음을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은 전해진 것 같았다.
“다녀올게.”
후웅!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나나 느껴지는 바람으로 보아 빠르게 공중으로 이동하여 날아간 듯했다.
“…후우.”
[자네답지 않군. 그 정도로 눈 상태가 심각한가?]마하트 역시 눈치가 빨랐다.
하긴 근처에서 나를 실컷 보아 왔으니 그 정도는 쉽게 눈치챌 만했다.
“응. 최악의 경우… 시력을 잃을지도 모르겠어.”
[의사도 아닌데 잘도 판단을 내리는군.]“내 몸이니 내가 잘 알지. 느껴지는 고통을 본다면… 신경 쪽에도 손상이 간 게 분명하니까.”
[…뭐 반대로 생각하면 흑룡왕을 죽이는데 그 정도의 대가는 싼 편인가?]“아직 확실하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지마.”
죽은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
섣부른 판단은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드니 아직 긴장을 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 내가 실수했네. 아무튼 눈 좀 잠시 감고 있게. 내가 주변을 봐줄 테니.]“그래 고맙군…….”
잠시 눈을 감고 있을 휴식이 필요했다.
공중에 떠 있어야 하기에 공간안의 힘을 완전히 걷을 수는 없지만 잠시 휴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아스토 괜찮아요?”
“아나트?”
그때 다가오는 아나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나트가 오고 있네 네이트와 함께. 아무래도 정신을 차렸나 보군.]“다행이네.”
다행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이동을 한다는 것을 본다면 본체에는 그리 큰 피해는 입지 않은 것 같았다.
“아스토 왜 대답을… 아스토!”
[아스토리안 검을 들게!]갑자기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 외침과 미세한 바람, 그리고 갑작스럽게 생겨난 커다란 기척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
콰앙!
“크윽!”
무언가가 위에서 나를 내려쳤다.
검을 들어 막아내기는 했지만 반동으로 인해 그대로 땅을 향해 추락했다.
후우웅!
콰아앙!
“커억!”
육체를 강화하고 폭발의 힘을 이용해 떨어지는 순간 추락의 위력을 줄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데미지는 약하지 않았다.
뼈가 울리고 숨쉬기 힘들며 머리가 어지럽고 입에서는 피가 흘렀다.
후웅!
“너희들을 놀이가 아닌 나의 적으로 간주하겠어.”
흑룡왕의 목소리다.
고통이 조금 진정 된 눈을 뜨며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일단 너는 확실하게 처리할 거야.”
처음 싸울 때보다 조금 작아진 몸체와 전신에 일렁거리는 불길하며 흉흉한 검은 기운.
마치 검은 안개가 형태를 가지며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이게 그 창조주 힘의 일부인 건가? 말도 안 되잖아.’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압도적인 기운이다.
베어낼 수 있는지, 같은 생명체인지조차 의심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기운.
그랜드 몬스터?
아마 그 몬스터들도 이것을 본다면 싸우지 않고 도망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상태를 보면 다른 녀석들 먼저 끝내도 괜찮겠네.”
“그만…….”
“기다리고 있어.”
우웅!
눈앞에 있던 흑룡왕이 사라져 버렸다.
방금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목적지는 뻔하다.
다른 이들을 죽이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염병.”
꽈악!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몸은 내 생각만큼 잘 움직이지 않았다.
간신히 일어나기는 했지만 고장 난 로봇마냥 삐걱거리면서 말이다.
“…마하트. 피와 알약 꺼내줘.”
[자네 진심인가? 아니 죽을 생각인가?]“너라면 가만히 있을 건가?”
“마하트 꺼내줘.”
[…알겠네.]우웅!
발밑의 그림자가 일렁거리며 곧 2개의 물체가 튀어나왔다.
붉은 액체가 담긴 플라스크와 자그마한 노란빛의 알약이었다.
* * *
“흑룡왕!”
“어머니.”
조금 전까지 아스토리안이 있던 하늘의 위.
아나트와 네이트는 지금 다시 나타난 흑룡왕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너희 둘 먼저 처리해야겠다. 그리고 딸은 걱정하지마 죽이지는 않을 거야.”
스윽!
흑룡왕은 한 손을 들어 그대로 두 사람이 서 있는 곳을 향했다.
“일단 둘이 떨어져 봐.”
우웅!
“윽!”
“이런!”
소멸의 힘.
그것이 두 사람의 사이에 갑작스럽게 생겨났고 그대로 거리를 벌리며 좌우로 떨어졌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아나트는 같은 힘을 사용하기에 바로 눈치챌 수 있었고 네이트는 라의 탐지 기능에 무엇인가 걸려 빠르게 반응하여 움직인 것이었다.
“그럼 너부터.”
우웅!
두 사람이 떨어진 순간 텔레포트를 이용해 흑룡왕은 네이트의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대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쉴드!”
전신에 마나를 두르며 네이트는 공격에 대비했다.
공격할 때와 마찬가지로 마나를 진동시켰기에 어떤 공격이 오더라도 대부분은 상쇄하는 것이 가능했다.
콰앙!
“으윽!”
하지만 흑룡왕의 공격은 달랐다.
상쇄는커녕 둘렀던 방어막은 그대로 소멸되어 사라져 버렸고 강렬한 충격이 그녀를 덮쳤다.
“날아가라.”
우웅!
콰아앙!
흑룡왕이 다시 한번 손을 움직인 직후 또다시 강력한 충격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충격에 네이트는 그대로 뒤로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지금 흑룡왕이 사용한 힘은 마법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마나 자체를 다루고 있었다.
마나를 사용해 마법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따지자면 지금 그녀의 힘은 마나에 명령을 내려 일종의 물리법칙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네이트가 날아간 이유는 마나를 폭발시켜 강력한 충격을 만들어냈기 때문이고 말이다.
창조주가 남긴 힘을 이용해 사용하는 기술, 탐지조차 불가능한 그녀의 힘이었다.
“네이트 씨!”
“딸 어디 봐, 나를 봐야지.”
우웅!
“큭!”
갑작스럽게 전신을 휘감는 듯한 힘에 아나트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였고 그대로 끌려갔다.
“왜 엄마를 귀찮게 해 아빠한테 있지 않고.”
“나는 그저 실험체일 뿐인데 말을 따라야 할까요?”
“뭐… 틀린 말은 아니네. 그런데 자각은 하고 있었구나 잘됐네.”
스윽!
눈앞까지 다가온 아나트를 향해 흑룡왕은 한 손에 손톱을 날카롭게 들었다.
“실험체로 도망치지 못하게 다리만 좀 자르자.”
후웅!
그렇게 흑룡왕의 날카로운 손톱이 아나트의 다리를 향해 휘둘러진 그 순간이었다.
“멈춰!”
흠칫!
휘둘러지던 흑룡왕의 팔이 그대로 멈추었다.
그 틈에 벗어난 아나트는 네이트를 향해 날아갔다.
“이 힘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그녀는 간신히 고개를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보았다.
미네르바와 백룡왕이 함께 다가오며 마법을 쏘아내려고 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그래 알겠다. 너 제로 네르바의 딸이구나?”
다가오는 두 명에게서 똑같이 느껴지는 여러 속성의 힘.
그것으로 흑룡왕은 미네르바가 백룡왕의 자식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안 죽었구나? 네 엄마랑 같이. 그럼 여기서 죽으면 되겠네.”
우우웅!
후웅!
흑룡왕의 주변으로 강력한 기운이 모였다.
그리고 몸을 천천히 움직이던 그녀는 조금 뒤 묶여 있던 것을 풀어내는 것처럼 몸을 펼쳤다.
미네르바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언령의 힘을 억지로 떨쳐낸 것이다.
“오리진 파이어! 오리진 라이트닝!”
“오리진 아이스! 오리진 윈드!”
고유 마법을 제외한 최고위의 9위계 마법.
원초의 속성이라고도 불리는 그 마법들을 미네르바와 백룡왕은 흑룡왕을 향해 사용했다.
화르르륵!
파지지직!
하늘을 가득 채울 것 같은 화염과 번개가 흑룡왕의 위에서 일렁거렸다.
그리고 대지를 가득 채울 것 같은 수많은 얼음의 파편들과 강렬한 바람이 흑룡왕의 아래에서 생겨났다.
마치 인간이 사는 세계가 아닌 모든 것이 파괴되어버린 후의 멸망한 세계의 광경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오리진 마법 4개는 나도 조금 무리인데 말이지. …조금 전까지였다면.”
촤악!
우웅!
양손을 핀 흑룡왕은 그대로 하늘과 땅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를 향해 날아가려고 하던 마법들은 그대로 제자리에 멈추었다.
시간이라도 멈춘 것처럼 말이다.
“사라져.”
파직! 파지직!
촤아아악!
“어?”
“오리진 마법이?”
하늘과 대지에서 흑룡왕을 압박하던 마법들은 유리가 깨지는 것처럼 부서지며 그대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나로 이루어진 마법.
그것을 다시 마나로 되돌린 것이다.
우웅!
“안녕.”
“윽!”
“미네르바!”
한창 놀라고 있는 미네르바의 앞으로 흑룡왕이 텔레포트를 하며 나타났다.
그리고 그대로 손을 뻗었다.
후웅!
콰아앙!
파스스!
“크으윽!”
네이트에게 했던 공격과는 조금 달랐다.
소멸의 힘 그리고 마나를 이용한 폭발.
두 개의 힘을 동시에 사용하였고 그것을 백룡왕이 미네르바를 보호하며 대신 맞았다.
“아빠!”
백룡왕의 등 뒤에는 커다랗고 깊은 상처가 생겼고 날개가 소멸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 치명상이었다.
“괜찮니?”
“아빠 어떻게…….”
“아빠는… 윽!”
후우웅!
깊은 상처와 고통으로 인해 버티지 못한 백룡왕은 그대로 땅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따라 미네르바가 함께 내려갔다.
“어디 가려고? 너는 내가…….”
스릉!
촤악!
그녀가 움직이려던 그때 그녀의 눈앞으로 어떤 공격이 날아왔다.
검으로 생겨난 참격이었다.
“너는… 어떻게 멀쩡하게 움직이는 거야?”
아스토리안이었다.
그가 상처 하나 없는 상태로 흑룡왕의 근처에 나타나 있었다.
“알겠어, 시작해.”
“음? 뭐라는 거야?”
촤악!
콰앙!
그녀의 의문에 아스토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검을 한 번 더 휘둘렀을 뿐이었다.
물론 마나를 이용해 막은 흑룡왕에게 막혔지만 말이다.
“그런데 너… 뭔가 이상하네? 왜 아까 전보다 기운이 더 강해진 거 같은 거지?”
“…흑룡왕 가르간티아.”
스윽!
검을 고쳐잡은 아스토리안이 자세를 취했다.
바로 앞으로 나아가 흑룡왕을 공격할 수 있는 자세 말이다.
“세계를 위해 죽어라.”
“난 자기 할 말만 하는 자는 싫더라.”
* * *
“아빠! 아빠 괜찮아요?”
백룡왕과 미네르바가 떨어진 땅 위.
“으윽. 미네르바야 나는 괜찮단다.”
백룡왕은 어떻게든 미소를 지으려고 하지만 고통 때문인지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소멸의 힘 때문에 날개를 잘라내고 등의 상처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는 중이었다.
거기다가 상처 안에 사라지지 않은 소멸의 힘이 조금씩 그를 좀먹고 있었다.
상처를 치료하지 않는 한 지금 죽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아빠 내가 회복 마법으로 치료할게요!”
“그것으로는 부족할 것 같구나. 상처가 너무 깊고 소멸의 힘이 너무 깊은 곳에 남아 있구나.”
“그래도 아빠 뭔가 방법이…….”
[미네르바.>그때 진지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미네르바를 불렀다.
바론이었다.
오톤과 함께 그는 미네르바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론! 오톤! 잘 왔어 우리 아빠를 회복하게…….”
[미네르바 잘 들어. 이대로는 흑룡왕을 이기지 못해.>“…갑자기 무슨 말이야 바론?”
[바론의 말대로야 미네르바. 흑룡왕의 힘이 우리 예상보다 너무 강력해. 이기기 위해서는 그에 준하는 힘이 필요해.>“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우리를 흡수해 미네르바.>“…뭐라고?”
순간 바론이 한 이야기를 미네르바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생각을 하니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흑룡왕이 힘을 얻은 것과 비슷하게 요정들을 흡수한다면 흑룡왕과 똑같이 창조주의 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니 그것으로 상대하라는 의미였다.
“이상한 말하지 마!”
그리고 그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두 요정은 미네르바에게 친구이자 은인이었다.
몇 년 동안 함께 지내온 소중한 존재이다.
그런 존재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선택지는 그녀로써는 절대로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런 선택은…….”
[아스토가 지금 시간을 끌고 있어.>“어……?”
[아스토가 너와 아나트, 그리고 네이트가 우리 요정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고 있다고.>“…….”
미네르바 아니 운명이 인도한 세 사람의 앞에 있는 것은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선택지 같은 것이 아니었다.
아스토리안을 위해서 또 대륙을 위해서 해야 하는 하나의 길밖에 없었다.
“너희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그런 희생을…….”
[너를 위해서라면 괜찮아. 다른 요정들도 대상은 다르지만 생각은 똑같아. 이 대륙에서 너희들이 살아가줬으면 좋겠어.> [우린 오래 살았어 미네르바. 너희들이 죽은 고통스러운 세계보다는 너희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게 나아. 그리고 너희 아빠도 회복시킬 수 있을 거야!>“…….”
미네르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심정은 일그러진 표정과 너무 강하게 주먹을 쥐어 흐르는 피에서 알 수 있었다.
소중했던 친구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그녀의 상냥한 마음은 찢어지며 힘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은 없었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론, 오톤…….”
[응 미네르바.> [응! 미네르바.>“난 절대로 너희 둘을 잊지 않을 거야.”
[고마워… 기억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미네르바.>자리에서 일어난 미네르바는 그대로 두 요정에게 다가갔고 그대로 강하게 끌어안았다.
“반드시… 반드시 흑룡왕을 쓰러트릴게.”
[믿을게 미네르바.> [너희라면 할 수 있어!>우웅!
직후 두 요정에게서는 강렬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