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37)
◈ 037화
마스터의 경지란 오러 마스터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검술을 사용하는 자는 소드 마스터, 창을 사용하는 자는 스피어 마스터 등 여러 무기에도 마스터의 경지가 존재했다.
하지만 오러 마스터에 도달한다면 무기술의 경지에 상관없이 보통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것으로 취급했다.
과거부터 마나나 오러를 더 잘 다루는 자를 우대했기 때문이었다.
무기의 기술로는 구현화 된 오러를 부술 수 없다.
그것이 과거부터 이어져 온 상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기술이 의미 없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기본이 되는 무기술이 있기에 오러를 다루는 것을 시작할 수 있고 마스터의 경지에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미네르바를 습격했던 제국의 인물 중 1명인 보포아 라우터.
그때 당시 그는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지 얼마 안 되었으며 채찍을 사용하는 기술은 이제 막 중급 정도였을 뿐이다.
그렇기에 상급 경지의 검술과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 제스카로가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거기다가 그는 몇 년 안에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받고 있었다.
참고로 무기술의 경지는 순수하게 무기만 들고 할 수 있는 일에 따라 결정이 된다.
예를 들어 검을 쓰는 하급 소드 유저는 오러를 사용하지 않고 무기를 든 5명의 사람과 동시에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지이다.
중급 소드 유저는 그런 하급 소드 유저 10명 이상과 동시에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지이다.
상급 소드 유저는 중급 소드 유저 50명 이상과 동시에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지이다.
마지막 소드 마스터.
100명 이상의 상급 소드유저와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지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되돌려 현재 아스토리안이 싸우고 있는 발르그.
그는 오러 마스터의 경지이며 중급 피스트 유저이다.
그리고 아스토리안은 경험 많은 소드 마스터이자 마스터에 가까운 상급 오러 유저의 경지였다.
그렇다면 이길 가능성이 높은 쪽은 어느 쪽인가.
답은 간단하다.
경험과 재능이 더 뛰어난 쪽이다.
“하울링…….”
맞대고 있던 발르그의 양 주먹에서 오러들이 모였다.
그 직후 주먹을 겹친 채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내질렀다.
“암즈!”
그리고 그의 주먹에서 늑대의 입 같은 형태의 커다란 오러가 직선으로 길게 뿜어졌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주먹에서 작은 늑대 형태의 오러들이 함께 쏘아졌다.
아우우!!!
그 결과 직선으로 나아가는 커다란 오러의 주변으로 작은 늑대 형태의 오러들이 함께 날아갔다.
하지만 단순히 함께 날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늑대들이 울부짖을 때마다 공명하듯 커다란 늑대의 입은 그 크기를 불려 나갔다.
스윽!
자신을 노리고 덤비는 거대한 늑대의 입처럼 느껴지는 공격을 본 아스토리안은 검을 고쳐잡았다.
“후우~”
‘전생 생각나네. 커다란 늑대가 날 잡아먹으려고 했던 그때 말이야.’
발르그의 기술을 보자 전생의 일이 떠올랐다.
그렇기에 그때 만들어냈던 기술을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강인성… 아니 아스토리안류…….”
아스토리안 즉 자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그렇기에 아스토리안류이다.
“사도(死道).”
생명체에는 약점이 존재한다.
그 약점을 아스토리안의 흐름을 보는 능력으로 볼 수가 있었다.
움직임이 있는데도 흐름이 극단적으로 약하거나 없는 곳.
그곳이 약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기술에도 포함되는 이야기다.
무기의 기술, 오러의 기술, 마법 등 전부 말이다.
그런 약점들을 베어내는 기술이 바로 아스토리안이 사용하는 ‘사도’.
순간적으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시야에 들어온 모든 생명체와 기술에 약점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 뒤 검에 두른 오러를 강하고 날카롭게 만들어 짧은 순간 안에 주변의 모든 약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베어낸다.
자신이 나아갈 길에 그 어떤 기술도 생명도 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도(死道), 죽음의 길이다.
후웅!후웅!후웅!
아스토리안의 검이 한번 휘둘러졌다.
하지만 들리는 것은 못해도 수십 번은 휘둘러지는 소리였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속도로 검을 휘둘러 한번 밖에 보이지 않은 것이다.
촤악!촤악!
휘둘러지는 소리 직후 기술을 강화해주며 날아오던 작은 늑대들은 일순간 소멸했다.
후우웅!
그리고 이어진 크게 휘둘러지는 소리.
“무슨…….”
그것은 발르그가 쏘아낸 커다란 늑대의 입이 베어지는 소리였다.
‘커다랄 뿐인 표적.’
발르그의 기술의 약점은 의외로 그 중심이었다.
그렇기에 간단하게 정확히 반으로 기술은 베어냈다.
콰광!
반으로 나뉜 기술은 아스토리안의 양옆으로 지나가며 소멸하기 시작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발르그는 경악했다.
자신의 최강의 기술을 오러 구현화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잘라내 버렸다.
구현화가 아닌 단순히 거대한 오러의 덩어리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상식에서 이렇게 쉽게 부서지는 기술이 아니었다.
“…….”
스윽!
아스토리안은 자세를 고쳤다.
다리를 벌리며 검을 자신의 품 안쪽으로 당겼다.
왜냐하면 아직 사도는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가야 하는 길에 남아 있는 하나의 생명.
그것을 처리해야 했다.
‘이런!”
철컥!
발르그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아직 팔에 남아 있는 암즈 울프즈를 이용해 육체의 급소를 보호하려고 했다.
아직 구현화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가 이것을 뚫어내며 자신을 공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타닥!
“…뭣?!”
하지만 아무리 뚫지 못하는 방패를 들고 있다고 한들 그것을 사용하기 전에 공격한다면 무의미한 것이다.
촤악!!!
발르그가 자신의 급소를 보호하기 직전 아스토리안이 그의 눈 앞에 나타났다.
그의 팔이 움직이려는 것을 눈치채고 재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대각선으로 그의 몸을 베어냈다.
“커억!”
털썩!
발르그의 피가 사방으로 튀기며 그는 무릎을 꿇었다.
동시에 암즈 울프즈 마저 해제 되었다.
방금의 공격은 상당히 깊게 들어가 그에게 치명상을 주었다.
“사, 살려줘.”
“…….”
“그, 그 남자가 보낸 거지? 이제 필요 없으니까 죽이라고. 얼마 받았어?”
눈앞의 남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다.
그는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고 품어서는 안 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 대가를 이제 치러야 했다.
“자, 잠깐 기다려! 돈이라면 나도 충분히…….”
스걱!
툭!
발르그의 목이 베어졌다.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노리려고 했던 이에게 그 대가가 치러졌다.
“허억 허억…….”
직후 아스토리안은 크게 숨을 골랐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정신적으로 살짝 지치며 숨이 찰 수밖에 없었다.
‘…그 남자?’
그리고 어느 정도 괜찮아지자 발르그의 떨어진 목을 보며 죽기전 했던 말이 살짝 신경이 쓰였다.
그 남자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에 대해 말할 때 눈동자에서 묘한 분노가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조금 전 그 남자라는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이곳에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그렇기에 그 남자에 대한 것은 더 이상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이 세계에서 첫 살인 인가?”
바닥에 있는 목을 한번 보고 손에 있는 금이 간 검을 보았다.
빠르게 베어내 피는 거의 묻어 있지 않았다.
고양되는 기분도 아니고 무덤덤한 기분도 아니었다.
그저 기분이 나빴다.
‘엿 같은 기분. 빨리 익숙해져야겠어.’
전생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람을 죽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무감각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누군가를 죽일 것이다.
절대로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이 남자는 악인이야. 그리고 어머니를 죽인다고 망언을 내뱉은 죽어 마땅한 범죄자.’
하지만 절대로 쾌락이나 욕심을 위해서는 아니다.
소중한 것을 위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얻은 이 기회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렇기에 죽이는 것이라 몇 번이고 속으로 되내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후우.”
철그럭!
마음을 다잡고 그는 들고 있던 검을 바닥으로 던져 버렸다.
그 뒤 건물에서 나가기 위해 계단 쪽을 향해 발을 돌렸다.
멈칫!
걸어가던 아스토리안은 문득 3층이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쓰러트린 사람의 숫자를 생각해보았다.
‘…1명이 없어.’
미네르바가 이야기한 사람의 숫자와 자신이 쓰러트린 사람의 숫자가 맞지 않았다.
그것은 아직 3층에 사람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스토리안은 빠르게 3층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타탓!
3층으로 올라와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책상들과 책들이 꽃혀 있는 책장, 돈으로 보이는 주머니들.
여러 물건들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철장이었다.
커다란 동물 한 마리는 들어 갈 것 같은 3m 정도 되는 크기의 철장.
보이지 않는 사람과 눈에 띄는 철창.
그 연관성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앞으로 다가갔다.
“후우.”
“……!”
철장 안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렸다.
더 가까이가 철장 안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이건…….”
살짝 검은 빛이 도는 피부, 뾰족한 귀와 은색에 가까운 하얀 머리 카락의 여성.
드워프와 더불어 희귀 종족이라 불리는 엘프였다.
그리고 철창 안에 있는 엘프는 그런 엘프 중 멸종 위기 종이라 불리는 다크 엘프였다.
‘왜 다크엘프가 이런 곳에?’
세상에 남은 엘프 종족은 8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중 다크 엘프는 7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륙에 있는 제국과 왕국들이 대대로 절대 건드리지 않기로 합의한 희귀 종족이다.
그 종족 중 1명인 다크엘프가 자신의 눈앞, 그것도 철창의 안에 갇혀 있었다.
‘미친 자식들 엘프를 납치해?’
당황스럽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경악스러웠다.
‘…어떻게 하지?’
눈앞의 다크엘프의 처리에 대해 잠시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고민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터벅!
빠르게 움직여 철창의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곳을 향해 손을 내려쳤다.
펑! 쾅!
간단한 폭발을 일으킨 아스토리안은 잠금장치를 부수며 철창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크엘프를 이곳에서 탈출시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만약 다크엘프가 이곳에 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단순한 조사가 아니게 된다.
단순한 납치 범죄에서 왕국의 문제로 일이 커지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들이 구해준 사람들에게도 심도 깊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고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좋은 일로 한 것이지만 조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그렇기에 애초에 이곳에 다크엘프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
잠들어 있는 다크엘프를 자세히 보았다.
목과 양 손목에 쇠로 된 구속구가 씌워져 있었다.
묘한 흐름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마법 같은 걸 사용하지 못하도록 특수한 마법이 걸린 구속구인 듯 보였다.
‘일단 부숴야겠어.’
누워있는 다크엘프에게 다가간 아스토리안은 먼저 팔에 있는 구속구를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동시에 흐름이 약한 부분을 향해 폭발을 일으켰다.
펑!
철그렁!
구속구를 반으로 쪼개는 것과 동시에 멀리 던져버렸다.
‘이어서…….’
그리고 이어서 반대편 손목에 있는 구속를 파괴하고 이번엔 목에 있는 구속구를 잡았다.
‘…그런데 보통 이런 소리가 났는데 일어나지 않나?’
문득 눈을 감고 일어나지 않는 다크엘프에 의문이 생겼다.
물론 폭발 소리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들린다면 잠결에라도 무언가 반응이 있어야 하는게 보통이었다.
만약 둔감한 것이라면 곰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면 마법? 아님 자는 척?’
확실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한번 확인을 해봐야 했다.
아스토리안은 목의 구속구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그 손을 그대로 다크엘프의 복부를 강하게 어루만져주었다.
“꺄핫!”
“…….”
“…….”
“…….”
“쳇, 들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