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39)
◈ 039화
잠시 후 제니온이 돌아왔다.
“주문 잘했어?”
“아니 못했어.”
“…왜?”
“우리가 고른 거 다 품절이래!”
제니온은 당당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밖에서 함께 기다리면서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다.
그렇기에 두 사람도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그, 그래서 어떻게 했어?”
“기본 메뉴는 잔뜩 있다고 해서 그거 주문했지!”
“잘했어. 어차피 식사는 조금 전에 먹고 왔으니까 적당히 먹어야지.”
그렇게 제니온이 주문한 메뉴를 기다리며 잠시 후.
주문한 기본 메뉴인 밀크커피 3잔과 케이크 한 조각 짜리 3개가 테이블 위로 도착했다.
“맛있겠다!”
“헤에, 많이 달콤해 보여.”
“흠… 너무 달면 좀 그런데.”
각자의 첫인상을 말하며 커피와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으음!””
생각보다 더 괜찮은 맛에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먹는 것과 동시에 간단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때.
“…음?”
미네르바는 무언가 익숙한 얼굴의 사람을 보게 되었다.
“…아! 저 아이!”
그녀가 본 아이는 전날 제니온 경비관리소로 데려다 준 여자아이였다.
여자아이는 가게의 주방에서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 그리고 동생으로 보이는 아이와 기쁜 듯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여기 가게랑 관련 있는 사람의 아이였나 봐.”
“그러게 다행이다!”
자신들이 구해낸 아이가 무사한 모습과 웃는 모습을 보자 내심 안심되었다.
“…둘 다 너무 보지 마.”
““음?””
“우리를 알아보면 안 되잖아.”
““아…….””
아이는 자신들의 얼굴을 보았다.
만약 알아보게 된다면 말을 걸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어진다면 인질들을 구출한 것에 관련이 있다는 것이 금방 알려지게 될 것이다.
좋은 일이지만 그 결과가 좋은 일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내가 죽인 그 남자가 두려워하던 존재. 어쩌면 그 존재가 다크 엘프를 납치 명령한 것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보통 존재는 아니겠지. 알려지지 않는 게 좋아.’
거기다가 아직 불안한 부분과 확실하지 않은 부분까지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들이 관여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결론밖에 없었다.
“…그렇지.”
“미안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을 무사히 구했다는 걸로 만족하자.”
“…그래! 솔직히 나도 뭔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니까.”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는 제니온은 상당히 아쉬웠다.
하지만 친구들이 안전할 수 있다면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웃음이 끊이지 않네.”
“응?”
그때 미네르바가 쳐다보는 방향을 향해 보자 자신들이 구해준 아이와 동생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도 함께 웃고 있었다.
“우리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저 두 사람의 미소도 없었겠지?”
“…그렇지.”
“그러면 됐어.”
그곳에서 아이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둘의 미소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일이 자신이 원하던 결과로 이어졌다.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아도 이것으로 충분했다.
“미네르바…….”
이번 일을 하며 느꼈다.
제니온과 미네르바의 성격이라면 분명히 또다시 이런 비슷한 일에 관여를 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와중 예상치 못한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무언가 대책을 생각해 둬야 했다.
‘첫날부터 이런 일에 휘말리다니. 단순히 강해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겠어. 뭔가 대비책이 필요해. 그럼 그걸 생각하면서 같이 생각해야겠어. 오러 마스터 경지에 도달해 내가 구현화 할 ‘그것’을 말이야.’
* * *
“어이가 없군.”
어두운 밤.
어떤 남성이 넓은 방 안에서 주변을 둘러 보고 있었다.
“발르그를 죽인 것도 모자라 그 시체랑 내 물건들까지 가져가? 검은 엘프X한테 그런 부하가 있었다고?”
남성은 누가 봐도 짜증이나 보이는 모습이었다.
쾅!
“제기랄 일에 차질이 생기잖아. 망할놈 며칠 얌전히 있으라는 명령을 했는데 그거를 못 참고 부업을 해? 내가 그X을 어떻게 잡았는데. 하아… 정보를 통제하려면 그X을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화가나 보이는 남성은 주먹으로 벽을 강하게 쳤다.
그리고 감정을 잠시 추스르는 것 같더니 이내 주변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괜찮으십니까?”
아무도 없던 남성의 뒤로 자연스럽게 어떤 여성이 나타났다.
“아니 안 괜찮지. 발르그가 죽은 것도 모자라 검은 엘프X이 도망쳤는데 괜찮을 리가 없잖아.”
“더 빠르게 찾아보겠습니다.”
“그X 잡으려고 내 돈과 시간을 얼마나 썼는데 쉽게 되겠냐?”
그때 구름에 가려진 달이 나타나면 어두웠던 방안을 비추기 시작했다.
적당한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옷을 입고 있는 남성과 후드를 쓰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 달? 웃기는 이름이야. 하지만 그 웃기는 이름의 망할 조직이 정보는 더럽게 잘 모은단 말이야.”
방안을 달빛이 더 밝게 비추자 남성의 얼굴이 드러났다.
어두운 갈색빛 머리카락에 안경을 썼으며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그리고 큰 특징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목에 뱀문신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젠장할 2왕자 때문에 머리 아픈데 귀찮은 일이 또…….”
“선물을 준비해 둘까요?”
“아니 필요 없어. 그것보다…….”
뱀문신의 남성은 의자에서 일어나 무릎을 구부리며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도시에 있는 마스터의 경지… 정확히는 무기술이 마스터의 경지에 있는 인간들을 좀 조사해와 봐. 숨어 있는 존재들까지 포함해서.”
“어떤 것 때문에 그러십니까?”
바닥에 묻어 있는 피의 흔적과 발르그의 공격으로 생긴 흔적을 뱀문신의 남성은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발르그를 죽인 존재를 알아내야지.”
“어째서 무기술의 마스터가 죽였다고 판단하시는 건가요?”
“…소거법이다. 메이지가 한 짓이 아닌 이유는 마나를 사용했다는 흔적이 아주 조금 밖에 없어. 마법은 거의 사용 되지 않았다는 말이지. 암살자도 아니야. 남아 있는 피의 흔적은 무언가가 잘렸을 때나 나올법한 출혈량이야. 암살은 너도 잘 알듯이 빠르게 죽이고 도망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 불필요한 공격은 필요 없어.”
“…그렇게 해서 남은 것이 무기술의 마스터군요.”
“그래 맞아. 더 중요한 건 남아 있는 오러의 잔재가 발르그 것밖에 없다는 거고 상대는 오러의 구현화도 사용하지 않고 발르그를 이겼다는 거지. 나 정도 수준은 되야 할 수 있는 걸 말이야.”
뱀문신의 남성은 일어났고 앞에 서 있는 여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필요하다면 그놈들까지 써도 좋아. 어쩌면 이 존재를 찾다 보면 검은 엘프X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여성이 고개를 숙인 직후 살짝 바람이 불었고 그대로 여성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래 해보자 검은 엘프X아. 내가 이겨서 너를 죽이고 그걸 뺏어갈지, 네가 이겨서 복수를 할지 말이야.”
* * *
덜컹!
대륙년 2022년 4월 13일.
어느 곳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마차의 안.
그 안에는 네르 칼가인 학교의 교복을 입은 은색의 긴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눈매가 돋보이는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그녀와 똑같은 옷을 입은 갈색빛이 도는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있었다.
“…메이벨 왕녀님 아직 늦지 않았어요. 일반 학교인 게스만 학교로 가시죠.”
“아니 싫어. 나는 내가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할 거야.”
여성의 정체는 데미안 왕국의 제3 왕녀인 데미안 마르 메이벨이었다.
그리고 메이벨의 앞에 있는 여성은 호위기사이자 메이드인 네르하였다.
둘이 마차를 타고 가는 곳은 네르 칼가인 학교로 오늘 입학식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알겠어요. 저도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어요. 대신 절대로 위험한 일은 하시면 안 돼요.”
“…노력할게. 나도 내 위치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야.”
“자각은 하신다니 다행이네요.”
왕녀라는 위치에 있는 메이벨이 굳이 어째서 네르 칼가인 학교에 입학 하려고 하는 이유.
그 이유는 데미안 왕국의 왕의 자리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순수하게 무술이라는 것에 흥미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몸을 움직이며 사용하는 기술, 무기를 사용하는 기술 그 외에도 마법에 대항하는 기술 등.
메이벨은 왕녀라기 보다 천성이 전사였다.
그리고 그런 천성답게 그녀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불과 15살의 나이에 중급 소드 유저 이자 중급 오러 유저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학교에 다니면서 왕녀라고 차별 대우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건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왕녀신데 어떻게 함부로 하겠어요? 불경죄로 잡혀가요.”
“…에휴. 그냥 평범한 귀족가의 자식으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왕녀님 그런 농담은 그만 두…….”
덜컹!
“도착했습니다!”
그때 마차가 멈추었고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마차의 문을 열고 차례대로 내렸다.
“흠… 생각보다 크네, 네르 칼가인 학교.”
쇠로 이루어진 커다란 정문과 벽.
그 안에는 넓은 부지가 있었고 곳곳에는 기숙사처럼 보이는 건물과 여러 시설로 보이는 건물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부지 중심에 있으며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곳.
반듯한 5층의 건물 본관이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시야를 끄는 것은 네르 칼가인 학교로 향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자신과 똑같은 치마로 된 제복을 입은 소녀들과 바지로 된 제복을 입은 소년들.
누구는 마차에서 먼저 내려 걸어서 온 듯 보였다.
또 누구는 마차를 이곳까지 타고 와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긴장된 모습, 평범한 모습, 나른해 보이는 모습 등등 여러 모습의 소년, 소녀들은 네르 칼가인 학교의 정문을 넘어서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네르 칼가인 학교의 학생이 될 예정이었다.
“…아아. 모두 어떤 기술들을 사용할까? 어떤 식으로 싸울까?”
“왕녀님 제발…….”
네르하는 자중하기를 바랬지만 메이벨이 다른 학생들을 보며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그것뿐이었다.
덕분에 뭔가 하지를 않았는데도 피곤한 기분이었다.
“음?”
그때 어떤 1명의 남학생이 메이벨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남학생은 평범하지 않았다.
일단 외모부터 너무 잘생겼다.
주변의 여자 학생들이 한 번씩은 고개를 돌려 다시 보게 만드는 외모였다.
그리고 안대를 하고 있었다.
잘생긴 외모를 가려 좀 아쉬웠지만 주의 깊게 본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저 안대 하고 있는 남자애… 어느 가문의 사람이지?”
“네?”
“귀족이랑 그 자제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는데 저기 남자애는 처음 봐. 어느 가문이지?”
왕녀로서의 소양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여러 교육을 받았다.
그중 하나가 어떤 귀족들이 있는지 또 어떤 특성인지 기억하는 것이었다.
너무 어린 귀족 자제는 잘 모르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귀족 자제는 전부 기억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안대를 하고 있는 남학생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어느 귀족의 특성하고도 부합되지 않았다.
뭔가 살짝 자존심이 상했다.
‘난생처음 보는데…….’
그러다가 문득 그 남학생의 옆에 있던 여학생도 눈에 들어왔다.
그 여학생도 자신의 기억 중에 부합하는 게 없는 존재였다.
“…설마 제국의 스파이?”
“그건 아니겠죠 왕녀님. 그냥 왕녀님이 모르는 귀족 자제가 아닐까요? 바로 옆에 보세요. 저기 카빌레아 제스카로 백작님의 아드님이신 카빌레아 제니온님이랑 사이 좋게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네르하의 이야기대로 안대를 한 남학생과 바로 옆의 여학생은 웃으며 제스카로의 아들인 카빌레아 제니온과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있었다.
“…흠. 그러네 제니온도 있네. 진짜 오랜만이네.”
“그리고 최근에 귀족이 된 분의 자제일 수도 있잖아요? 이제 그만 보시고 빨리 들어가시죠. 입학식 늦겠어요.”
“그래 알겠어. 가자.”
메이벨은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 찜찜한 기분을 뒤로 하고 네르하와 함께 학교의 강당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