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41)
◈ 041화
카빙 제나.
그녀는 본래 마크로 알디로 라는 교사의 보조 교사였다.
제스카로는 평민을 무시하던 알디로의 행동과 언행 그리고 그가 벌였던 일이 교사로서 더 이상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징계 위원회를 열어 알디로를 해임 시켰고 그 자리를 제나가 대신하게 되었다.
‘드디어 교사로서의 첫 업무인데 왜 부담스러운 위치에 있는 학생이 이렇게 많아?!’
제나는 학생들의 반 배정표와 여러 정보들을 확인하고 충격과 동시에 암울함을 느꼈다.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는 귀족의 자제들과 귀족 학교에 입학한 평민.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쓸만한 존재들이 자신의 반에만 이상하리만큼 많았다.
‘…설마 내가 신입 교사라고 부담스러운 학생을 전부 내가 담당하게 된 반에 넣은 건 아니겠지?’
제나의 예상은 정확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신입생들을 담당하게 되는 각 반의 교사는 학생들을 어느 정도 선택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다른 선임 선생들은 알려주지 않았다.
일종의 신입 교사의 신고식이었다.
덕분에 제나는 다른 교사가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 위주로 자신의 반으로 모이게 되었고 이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어쨌든 반 배정이 완료되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그녀는 자신이 담당할 1학년 학생들이 모여 있는 교실의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뵙네 저 분. 아니 이제는 교사님이신가?”
“그러게 아스토. 오랜만에 뵙는다.”
“몇 개월 사이에 보조 교사에서 교사가 되셨다니. 설마 아버지가 또…….”
“제니온님 이제 그건 그만하시죠.”
“아. 이제 재미없나?”
아스토리안은 제니온의 농담을 넘기며 교탁에 선 제나를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배우게 될 것들에 대해 저는 여러 가지 보조를 하면서 가르쳐 줄 거예요. 그러니까 함께 1년 동안 잘 지내보도록 해요.”
제나는 최대한 밝은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신의 눈에 그녀는 억지로 웃으며 무리하고 있는 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누가 봐도 제나는 긴장을 억누르고 있었다.
‘처음 담당 교사가 되어서 그런 건가? …잘하시겠지.’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딱히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뭔가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무엇보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고 자신은 배우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럼 먼저 일단 이걸 나누어 줄게요.”
제나가 나누어 준 것은 무엇인가 길게 쓰여져 있는 종이와 작은 책이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학교의 규칙들이나 생활하면서 신입생들이 알아야 하는 것들 그리고 시간표 같은 여러 중요한 정보들이 쓰여 있었다.
“1학년으로서 알아야 하는 정보들이에요. 제가 간단히 몇 가지를 설명해 주자면…….”
앞으로 1학년이 지내게 될 기숙사는 지금 있는 학교 본관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것이 남자 기숙사 오른쪽이 여자 기숙사로 학년 별로 총 5개가 존재했다.
기상 시간은 주말을 제외하고 7시이며 아침 식사는 8시부터 남학생 기숙사와 여학생 기숙사 근처의 총 2개의 식당에서 따로 할 수 있다.
등교 시간은 10시까지이며 등교 전까지는 자유시간이었다.
또 1학년은 초반에 이론 위주의 수업을 시작하고 점점 실기를 늘려 간다는 이야기.
마법 학교인 제노 사이퍼 학교와 1년에 2번 정도 친선전을 한다는 이야기.
학교 외부에서도 가끔 체험 학습 느낌으로 수업을 한다는 등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호칭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같은 학년끼리는 말을 높이지 말고 이야기하라고 했다.
학교 안에서는 나이가 같은 학년끼리는 평등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규칙이었다.
“일단 당장 필요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른 이야기는 내일 등교하면 해줄게요. 그리고 별일 없다면 못해도 5년 동안 같은 반의 동기로써 지내게 될 테니까 모두 사이좋게 지내 주시고요. 혹시 따로 질문 있나요?”
제나의 이야기에 누군가가 손을 들며 질문을 했다.
“그럼 저희는 이제 무엇을 하나요?”
“…! 이, 이제부터는 자유시간 입니… 아니 이에요. 오늘은 아직 학교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기숙사 통금 시간 10시 전까지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지내도 돼요. 왕… 아, 아니 메이벨 학생.”
“…네 알겠습니다 제나 교사님.”
질문을 한 사람은 메이벨이었다.
그녀는 그녀의 기사인 네르하와 함께 5반으로 배정되어 이곳에 있었다.
덕분에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할지 고민하던 제나의 말투가 괴상해졌다.
“그, 그럼 질문은 더 이상 없는 걸로 보고 여기서 마치도록 할게요. 그럼 학생들 모두 내일 봐요!”
마지막 메이벨의 질문에 놀라 몸이 굳은 듯 제나의 움직임은 들어올 때보다 더욱 뻣뻣했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으로 인사를 한 그녀는 문을 열고 교실을 나갔다.
“나가셨다.”
“그러게.”
“미네르바, 아스토!”
교실을 나간 제나를 보고 있던 두 사람은 자신들을 부른 제니온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학교 돌아다니면서 구경하자!”
활기차 보이는 모습과 동시에 반짝이는 제니온의 눈동자를 본 둘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세 사람이 함께 교실을 나갔다.
* * *
“여긴 우리가 입학식을 한 강당! 보통은 대련 장소로 쓴대!”
“흐음.”
“여긴 생활하면서 필요한 간단한 물건이랑 간식거리를 파는 상점!”
“와아.”
“그리고… 잠깐. 왜 나만 신난 것 같지?”
나눠준 종이를 보며 3명은 학교 부지 내의 건물들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같이 다니는 남은 두 사람의 표정은 미묘했다.
“그, 그게…….”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제니온은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려 남들의 시선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기에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나다닐 때마다 주변의 학생들은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아스토리안과 미네르바를 말이다.
“아… 혹시…….”
“아마 평민이라는 이야기가 다 퍼졌겠지. 교실에서도 그렇게 쳐다봤는데.”
소문은 금방 퍼진다.
거기다가 대상의 특징이 특정하기 쉽다면 소문의 주인은 더 빠르게 찾을 수가 있다.
“귀찮은 일만 안 생기면 좋을 텐데.”
같은 입학생들과 선배로 보이는 높은 학년의 학생들 등 많은 이들이 여러 눈빛으로 자신들을 쳐다보았다.
호기심, 불편함, 놀라움 등등.
그리고 그중에는 분명 좋지 못한 눈빛도 존재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적의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왠지 귀찮아질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흠… 어떻게 하지? 일단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하나?”
“나는 괜찮지만 미네르바한테는 별로 안 좋으니까 그렇게 하자.”
“나, 나도 괜찮…….”
“안녕 친구들.”
그때 이들의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2명의 인원을 등 뒤에 거느린 푸른 빛의 머리카락을 지닌 남성이었다.
“나는 2학년인 엔타 브랄이라고 해.”
그는 옷깃에 2라고 쓰여 있는 뱃지를 하고 있는 2학년의 엔타 브랄이었다.
브랄은 어째서인지 아스토리안이 있는 방향을 보며 인사를 했다
“…무슨 일이시죠?”
왠지 자신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 같아 아스토리안이 살짝 앞으로 나가 대답했다.
“아아. 별건 아니고 너희들이 평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이야. 맞니?”
“네.”
“뭐야 진짜로?”
“가짜 평민도 있나요?”
“하…….”
브랄은 머리를 한번 쓸어 넘겨주고는 사나워진 눈빛으로 아스토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고개를 그렇게 꼿꼿이 하고 당당히 이야기를 해? 평민이?”
“입학 첫날부터 찾아오네.”
“뭐?”
아버지가 이야기한 상황이 찾아왔다.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기에 딱히 짜증이 난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냥 조금 귀찮은 느낌만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
이곳에서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이 달라진다.
찍어 누르느냐, 비굴하게 가느냐.
둘 다 리스크와 리턴은 존재했다.
“아, 아스토…….”
“괜찮아 미네르바.”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딜…….”
브랄은 아스토리안이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려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손을 들어 아스토리안을 때리려고 했다.
‘…일단 맞고 때리는 게 명분이 서겠지.’
브랄이 손을 든 순간 정했다.
아스토리안은 정당방위인 척 맞은 다음 그를 찍어 누르는 방향으로 가기로 말이다.
그렇기에 뺨을 향해 오는 주먹을 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덥썩!
“아.”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제니온이 그 주먹을 잡았다는 것이다.
“너, 넌 또 뭐…….”
“지금 내 친구 때리려고 한 거죠?”
“뭐?”
“지금 내 친구인 아스토를 때리려고 한 거 맞죠?”
“그렇다면 어쩔… 그악!”
제니온은 오른손으로 잡고 있던 브랄의 주먹을 더욱 강하게 쥐었다.
‘…제니온을 생각했었어야 했는데.’
미네르바라면 자신의 의도를 예상하고 막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제니온이 이렇게 빠르게 반응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생각보다 강해진 것 같아 뿌듯하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 없었다.
“이, 이거 놔!”
브랄은 몸을 흔들며 잡힌 손을 뽑으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뭐, 뭘 보고만 있어! 안 도와주고 뭐해!”
그때 브랄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2명을 향해 도움을 청했다.
““네!””
왼편에 있던 소년과 오른편에 있던 소녀가 동시에 제니온을 향해 덤벼들었다.
“그렇게 나온다면…….”
그것을 본 제니온은 브랄의 주먹을 잡은 채로 왼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하지만 이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아스토리안이 다가오는 이들을 막으려는 순간.
“그만두지.”
“……!”
어떤 소녀가 제니온의 앞에 나타나는 바람에 다가오던 이들까지 멈추었다.
“첫날부터 싸우는 건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좋지 않으니까.”
그 여성은 메이벨이었다.
“당신은…….”
“왕녀… 아니 메이벨님!”
제니온이 무언가 말하려던 그때 메이벨의 기사인 네르하가 실수로 그녀의 정체를 말하며 다가왔다.
그리고 그 말실수 때문에 그녀의 정체를 주변의 모두가 다 알게 되었다.
‘왕녀라고?’
‘저분이 입학하셨다는 소문의 3왕녀님?’
‘메이벨님이라고? 어쩐지 이름이 익숙하더라니.’
주변은 점점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고 덕분에 네르하만 당황하고 있었다.
“괜찮아 네르하 어차피 숨기고 입학한 것도 아니었잖아?”
“메, 메이벨님…….”
“그것보다… 이제 그 손을 좀 놓아주는 게 어때 제니온?”
메이벨은 정체를 숨기고 입학한 것도 아니었기에 딱히 개의치 않았다.
그저 지금은 이 싸움을 빨리 말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제가 왜 그래야 하죠 메이벨님.”
“…제니온 너의 성격이 내가 알기로는 원래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뭔가 무섭네.”
“이 사람은 제 친구를 공격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왜 가만히 있어야 하죠?”
“…….”
상당히 화가 난 상태의 제니온은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든 자신의 행동을 쉽게 굽히지 않았다.
그런 그의 상태를 눈치챈 메이벨은 고민이 되었다.
싸움을 말리기 위해 왔지만 정작 말리려면 제니온과 싸움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오랜만에 만난 인연과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정말. 일이 생각대로 안 되네.”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교사가 올 것이고 상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모든 빠르게 해결해야 했다.
“어쩔 수 없나.”
그렇게 메이벨이 무언가 행동하려던 그때였다.
찰싹!
누군가가 맞는 소리가 커다랗게 울려 퍼졌다.
“앗 따거!”
피부의 주인은 제니온이었다.
브랄을 잡고 있던 손의 손등을 맞은 그는 상당히 따가웠는지 연신 자신의 손을 문지르고 있었다.
‘누가?’
“그, 그럼 안 되지 제니온!”
제니온의 손등을 때린 것은 다름 아닌 미네르바였다.
“와, 왕녀님한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어떡해?”
“어, 어?”
“빨리 사과드려!”
“죄, 죄송해요 메이벨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