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43)
◈ 043화
“아스토한테 관심이 있어?”
“아? 당연하지. 그렇게 잘생겼는데. 귀족 중에서도 그렇게 잘생긴 사람은 손에 꼽는다고? 그러고 보니 너 애칭으로 부르네? 잘 아나 봐? 그럼 그 애 이야기 좀 해봐.”
자신의 생각대로였다.
눈앞의 여자애들은 아스토한테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느낌은 아니고 잘생겨서 관심이 생겼으니 한번 이야기나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스토였다.
그 어떠한 것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헙!”
“뭐?”
“아, 아니…….”
미네르바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던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덕분에 눈앞의 소녀들의 표정은 살짝 일그러졌다.
“뭐야 너? 알려주기 싫다는 거야?”
“그, 그게…….”
“아하. 너 그 남자애를 좋아하는구나? 하지만 너 같은 애를 그 남자애가 좋아하겠어?”
짜증이 난 듯이 보이는 소녀는 미네르바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어깨를 찌르며 이야기했다.
“그 정도로 잘생겼으며 곧 귀족 중에서 탐내는 사람들이 생길걸?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많은걸 약속할 수 있는 여자들이 나타날 텐데 그 남자애가 너를 왜 좋아하겠어?”
“…….”
“할 말이 없지?”
화가 났다.
아스토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권력이나 돈 때문에 간단히 움직이는 가벼운 남자처럼 말한 것은 도저히 넘길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아스토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위해 움직였고 행동했다.
지켜주겠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강해졌다.
그런 아스토를 가볍게 말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을 욕하는 것보다 더욱 모욕적인 일이었다.
“하아? 너 아직 권력이랑 돈의 무서움을 모르는…….”
“너야말로…….”
움찔!
소녀는 미네르바에게서 순간적으로 느껴진 한기에 몸을 움찔거렸다.
“누군가 휘두른 힘에 절망감을 느껴본 적 없으면서.”
“뭐, 뭔 소리야!”
“아! 여기 있다!”
그때 이들의 뒤로 누군가가 큰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드디어 찾았다!”
노란색에 갈색이 살짝 섞인 듯한 색에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
그리고 미네르바보다 조금 더 큰 키의 노란 빛 눈동자의 소녀였다.
그 소녀는 앞의 3명의 소녀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미네르바의 앞으로 걸어왔다.
“만나서 반가워 미네르바!
“…나?”
미네르바는 당혹스러웠다.
눈앞의 포니테일 소녀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자신을 친근한 모습으로 대하고 있었다.
‘서, 설마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건가? 하지만 기억에 없는데.’
“야 너.”
미네르바에게 말을 걸었던 소녀가 자신들의 눈앞에 끼어든 포니테일 소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끼어들…….”
후웅!
그때 포니테일 소녀는 몸을 돌렸다.
“어?”
그것 때문에 어깨에 손을 올렸던 소녀는 그대로 뒤에 있는 벽을 향해 넘어지듯 날아가고 말았다.
“꺄아…….”
그렇게 소녀의 이마가 벽과 부딪히려는 순간.
쿵!
“어어?”
“어이구야 괜찮아?”
포니테일 소녀가 이마를 향해 손을 내밀어 완충제 역할을 해주었다.
그렇기에 벽에 부딪히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내가 여기 미네르바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먼저 실례할게.”
포니테일 소녀는 손을 떼고 그대로 미네르바의 손목을 잡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
미네르바에게 말을 걸었던 소녀들은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저, 저기!”
포니테일의 소녀에 이끌려 가던 도중 미네르바는 눈앞의 소녀를 부르며 잠시 멈추었다.
“…어라?”
미네르바의 손목을 잡고 이동하던 포니테일 소녀는 갑작스럽게 멈춘 미네르바에 놀란듯한 모습을 보였다.
“역시 너도 힘이 엄청 강하구나?”
“어? 가, 강하기는 한데… 아, 아니 그보다 도와줘서 고마워. 그런데 너는 누구야?”
“나? 나는 너랑 방을 같이 쓸 룸메이트!”
포니테일 소녀가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303호라 쓰인 방이 있었다.
“저, 정말로? 어? 그런데 내가 미네르바라는 건… 아. 입학식 때 봤구나.”
“음? 그것도 있기는 한데 나는 전부터 알았어.”
“저, 전부터 알았다고?”
정말로 예전에 본적이 있지만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렇기에 당황스러움과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몰려왔다.
“아 그렇다고 본적이 있는 건 아니야. 나도 이야기로만 들었어.”
“…이름이 어떻게 돼?”
“내 이름은 마리아! 그랑 마리아야! 잘 부탁해 미네르바!”
“…그랑!?”
* * *
“흐암! 이제부터 등교해야 하는 현실이라니…….”
어제 학교를 돌아보고 아스토리안과 제니온은 기숙사에 배정된 방으로 들어갔다.
재밌게도 아스토리안과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은 제니온이었다.
그렇게 둘은 집에서 보냈던 짐들을 기숙사 방에다가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현재 기상하고 아침 식사까지 마친 두 사람은 함께 등교하고 있었다.
“…입 좀 가리고 하품해 제니온.”
“에이. 주변에 사람 없잖아? 아직 보는 사람도 별로 없고 들을 사람도 없는데 뭐 어때?”
학교에서 호칭에 대한 규칙을 정해 주었기에 아스토리안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니온도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고 좋은 모습이었다.
“이러니까 제스카로 백작님이 나한테 꼭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 하는 거지…….”
아스토리안은 학교로 출발하는 날 당일 제스카로의 제니온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늘어질 때마다 괴롭혀줄 생각이었다.
“조심해 자주 늘어지면 나한테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를걸?”
“하하하! 걱정 마 아스토. 나도 때는 가린다고?”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런데 미네르바는 혼자 괜찮으려나.”
자신들과 떨어져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이 걱정되었다.
그녀의 성격상 바로 새로운 사람과 사귀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신분이나 성격으로 괜한 괴롭힘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음? 저기 미네르바 아니야?”
그때 아스토리안과 제니온은 자신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걸어오는 미네르바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있는 처음 보는 여학생도 말이다.
“…옆에는 누구지?”
“미네르바가 새로운 친구를 사귄 건가? 바로 물어봐야지!”
제니온은 살짝 놀란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미네르바를 향해 빠르게 다가갔다.
그도 아스토리안과 비슷한 마음이었다.
그렇기에 옆의 여학생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같이 가.”
그리고 아스토리안도 그 뒤를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미네르바!”
“제, 제니온님… 이 아니라 제니온?”
“옆에 누구야? 새로 사귄 친구야? 나라는 친구를 두고 이렇게 간단히 다른 친구를 만들다니 너무해!”
“아, 아니 제니온…….”
일부러 장난스럽게 이야기한 제니온은 가까이 가자마자 눈물을 훔치는 듯한 시늉을 하며 장난쳤다.
덕분에 미네르바만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되었다.
“미네르바 너무 당황하게 만들지마 제니온.”
언제나 제니온의 장난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아스토리안이 제니온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낌새를 살펴보았다.
“미네르바 잘 잤어? 불편한 것 없었고?”
“으, 응! 잘 잤어. 침대도 좋아서 잠이 잘 왔어.”
미네르바는 걱정과 달리 불편해 보이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기분이 괜찮아 보였다.
자신이 생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아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여기는…….”
“만나서 반가워 친구들. 미네르바의 룸메이트인 그랑 마리아라고 해!”
“그랑…….”
“마리아?”
그랑 마리아.
그랑 가문 현 당주 그랑 바리아의 외동딸.
그것이 그녀의 정체였다.
본래 그랑 가문은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지 않는다.
학교 밖에서의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래 입학은 필수지만 그랑 가문과 몇몇 가문에 한해서 왕국은 그런 입학에 대한 예외를 두었다.
하지만 어째서 그녀가 이 학교에 들어온 것이냐고 묻는다면 노리아가 자신의 아들인 바리아에게 부탁을 했기 때문이었다.
“아들아 부탁 좀 한다. 딸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고.”
“아니 만들지도 않은 딸을 어떻게 생각해요.”
바리아는 미네르바라는 아이를 도와 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다 고민 끝에 자신의 딸인 마리아를 네르 칼가인 학교에 입학시키기로 했다.
외동이라 외로웠던 마리아는 그 의견에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 같은 기술을 쓰는 동갑의 자매 같은 친구가 생긴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물론 평민이라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랑 가문의 특성상 신분보다는 강함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연히도 마리아는 미네르바와 같은 방이 되었다.
이런 사정을 설명하며 어젯밤 잠들기 전까지 마리아는 미네르바를 향한 친밀감을 숨기지 않고 발산했다.
덕분에 미네르바는 신분과 피는 다르지만 같은 할머니를 둔 자매 같은 친구가 생겼고 어느 정도 친해질 수가 있었다.
““호오…….””
두 사람의 이야기에 아스토리안은 노리아가 했던 말을 기억해 냈다.
방금 그녀가 한 이야기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네르바가 기숙사에서 지내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안심할 수 있었다.
“너희 둘은 아스토리안이랑 카빌레아 제니온이지? 두 사람도 앞으로 잘 부탁해!”
미네르바의 친구라면 자신의 친구이기도 하다.
마리아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해.”
“…어라? 이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마리아는 학교에 붙어 있는 시계를 보았고 슬슬 교실의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쉽게도 마리아는 4반으로 반이 달랐기에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나는 먼저 실례하도록 할게! 미네르바 나중에 봐! 너희 둘도!”
“으, 응! 나중에 봐!”
마리아는 인사를 하며 먼저 학교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 보고 아스토리안도 두 사람을 재촉하여 교실을 향해 들어갔다.
잠시 후 5반의 모든 학생들이 등교를 완료했다.
그렇게 10시가 되자 5반의 담당 교사인 제나가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제나는 먼저 여러 안부나 간단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이야기를 끝낸 제나가 본론을 이야기했다.
“오늘은 먼저 대련을 할 거예요.”
“…대련?”
“갑자기요?”
의문을 품는 학생들을 본 제나는 빠르게 설명을 해주었다.
대련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처음 보는 학생들끼리 통성명을 하며 서로의 이름을 외우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본인이 어떤 수준인지 알게 하기 위한 일종의 친목도모라고 할 수도 있었다.
“오. 재미있겠다. 그치 아스토?”
“대련이라…….”
지금 눈대중으로 보았을 때 자신의 경험을 쌓아줄 만한 상대는 없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자신보다 높은 학년이나 다른 반의 학생들의 실력이 궁금했다.
“그럼 이제 학교 뒤편의 대련장으로 이동할 건데 가기 전에 질문 있는 학생 있나요?”
형식적으로 한 제나의 이야기에 아스토리안은 손을 들었다.
“아 네. 아스토리안 학생?”
“다른 반이나 다른 학년이 대련하는 건 못 보나요?”
“…네?”
예상하지 못한 아스토리안의 질문에 제나는 당황했다.
그리고 주변의 학생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뛰어난 재능으로 학교에 들어온 아스토리안이 그런 이야기를 했기에 학생들은 흥미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 글쎄요. 그런 일이 없어서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이따가 확인해서 알려줄게요.”
제나는 입학시험 때 그의 실력을 보았기에 그의 말이 장난이나 농담처럼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교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 질문에 해답을 알려줘야겠다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작 아스토리안 본인은 못 봐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학교에 다니게 된다면 좋든 싫든 보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다른 질문은 없으니까 이제 이동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제나를 따라 5반의 학생들은 대련장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