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45)
◈ 045화
아스토리안은 두 번의 공격으로 메이벨이 휘두르는 검술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양손을 이용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검을 박수치듯이 잡아내 보려고 했다.
짝!
스윽!
하지만 검이 완전히 잡히기 직전 메이벨은 망설임 없이 검을 당겨 뽑았다.
‘반응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네.’
메이벨은 당기던 힘을 이용해 몸을 회전시키며 아스토리안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진짜인가?’
힘을 중심으로 하거나 속도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검술.
빗나가거나 막히더라도 잠시에 틈을 주지 않고 몸을 움직여 공격을 이어가는 검술.
그런 검술이 맞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검술은 전생의 자신이 만들어내 보고 싶어 하던 검술 중 하나와 비슷하였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상대가 죽거나 패배할 때까지 이어지는 무한한 검격.
자신은 그런 검술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전생에서의 자신은 그 검술은 포기했었다.
체력이나 시간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 머리로는 그런 검술을 만들어 낼 수가 없었어.’
공격 한 번, 한 번에 엄청난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야 했다.
일반적인 싸움에도 수 싸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검술을 만들어낸다면 생각하여야 하는 것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검술의 특징은 멈추지 않는 공격이었다.
초보다 빠른시간 안에 상대의 자세부터 공격을 막는지 피하는지, 자신의 자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 공격 방식 등등.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해야 했다.
그것도 싸움이 끝날 때까지 말이다.
그렇기에 포기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머릿속이 기계가 아닌 이상 그 많은 최선의 경우의 수를 끝도 없이 엄청난 속도로 생각해 결과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귀족들이 애용하는 체스라는 게임을 예로 들 수 있다.
상대가 말을 움직이는 순간 1초 안에 그것이 어디로 갈지 예상하고 반응하고 대처법까지 생각해야 했다.
‘그걸 하고 있는 건가 지금?’
아스토리안은 자신이 생각한 것이 정말로 맞는지 확인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움직임을 크게 하지 않고 메이벨에게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후웅!
메이벨이 사선으로 검을 휘두른다.
아스토리안은 허리를 숙이며 공격을 피했다.
휘둘러진 상태에서 멈추지 않고 메이벨은 자연스럽게 다리를 노리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그것을 본 아스토리안은 점프하여 공격을 피했다.
‘힘과 체력의 안배를 위해서 반발력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움직임. 손과 손목을 조금씩 움직여 공격을 이어가는 자연스러움. …이건 재능의 영역은 아니야.’
메이벨이 점프한 아스토리안의 복부를 노리고 검을 내질렀다.
아스토리안은 왼발을 들어 내지른 검을 향해 그대로 발을 내질렀다.
퉁!
몸무게를 실어 내지른 아스토리안의 공격은 내지른 검을 그대로 뒤로 미는데 성공했다.
후웅!
그리고 메이벨은 뒤로 밀려버리며 생긴 반동을 이용해 몸을 크게 회전시켜 착지하는 아스토리안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내려쳤다.
‘그리고 불완전해. 무엇보다 최적의 검격도 아니고… 설마…….’
지금 상황에서 이 검술의 장점을 살리려면 자신이라면 다른 공격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눈앞의 검술에 어떤 가설이 떠올랐고 그것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후웅!
아스토리안은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대로 메이벨의 손을 강하게 쳤다.
빠악!
“……!?”
순간 메이벨이 휘두르던 힘과 손아귀의 힘이 약해졌고 아스토리안은 그 틈을 노렸다.
탁!
“…어?!”
아스토리안은 목검을 강하게 잡아 그대로 그것을 빼앗아 버렸다.
““어어?””
메이벨 그리고 주변에서 관람하던 학생들조차 아스토리안에게 너무 깔끔하게 빼앗긴 목검에 멍하니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돌려… 아, 아니!”
메이벨은 순간적으로 돌려달라 말할 뻔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련을 하는 상황이었다.
무기를 빼앗겨도 대련에서 진 것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대련을 이어가야 했다.
“흡!”
메이벨은 주먹을 강하게 쥐고 그대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뻗었다.
퉁!
아스토리안은 목검을 내려 그 공격을 막아냈다.
“조금 전에 휘두르던 검술. 누구한테 배운 거야?”
“…그건 왜 궁금해하는 거야?”
“궁금하니까.”
후웅!
아스토리안은 당연한 대답을 하며 메이벨을 살짝 밀어낸 다음 목검을 던져 다시 돌려주었다.
“…?! 너 뭐 하는 거야?”
“상대에게 대응할 틈을 주지 않고 죽거나 패배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 검술.”
“……!”
아스토리안이 자신이 배운 검술의 특징을 정확히 설명했다.
그녀는 당혹감을 숨길 수가 없었다.
아스토리안은 자신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오늘 처음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는 자신의 검술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
“대단한 검술이야. 하지만 이런 검술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판단력과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 내야 하지.”
“…그래서?”
“네가 아무리 대단한 재능이 있다고 해도 그건 무리라고 생각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너는 그 부분을 경험과 연습으로 메꾼 거지?”
메이벨의 움직임으로 이 검술을 어떤 식으로 실현 시켰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경험, 연습, 연습,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연습.
수많은 무기, 수많은 움직임, 수많은 상대.
그들을 상대로 검술을 사용하여 여러 경우의 수를 알아내 그것을 머리와 몸에 기억하도록 만든다.
무식할 정도로 정직한 방법이었다.
‘대단한 재능이 넘친다고? 아니야. 그것보다 대단한 건 이 메이벨의 노력이야. 이 검술은 재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의 검술이 아니야.’
대단하고 경외감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자 과연 이 검술을 만들어낸 존재가 누구인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
메이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 검술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인 데미안 왕국의 왕은 수많은 연습을 시켰다.
남매인 다른 2명의 왕자도 이 검술을 배웠지만 그들은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딱히 배우지 않아도 왕위 계승에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답이 없으면 맞는 걸로 생각할게.”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존경스럽다고 그 노력들이.”
“…….”
“그저 그 말이 하고 싶었어.”
그 말을 끝으로 아스토리안은 자세를 잡았다.
순간 흥미가 생겼었지만 관심은 거기까지였다.
전생에 포기했던 검술과 비슷한 검술을 이런 식으로 재현한 것을 보았다.
물론 검술을 만든 사람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기술의 원리와 움직임 그것들은 조금 전의 메이벨의 움직임을 보고 분석해 전부 파악했다.
아스토리안은 지금이라도 세이렌류 검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이렌류 검술은 기술의 단련보다는 연습과 경험을 통해 천천히 강해지는 것이 중요한 검술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검술과는 달랐다.
물론 검술의 장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검술의 발전을 위해서 재활용될 것이다.
그저 그뿐이었다.
“…세이렌류 검술.”
“음?”
“물어봤잖아 검술의 이름. 데미안 왕국의 초대 왕인 세이렌이 만들어낸 검술이야. 누구한테 배웠는지는 말 안 해도 알 거라고 생각해.”
“그렇구나.”
아스토리안은 메이벨의 답변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조사 해봐야 하는 인물의 목록으로 마음속에 추가해 두었다.
‘…정체가 뭘까?’
메이벨은 아스토리안이 그저 재능있고 좀 강한 잘생긴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잠깐의 대련으로 자신의 검술을 파악해냈다.
아버지밖에 모르는 자신의 노력을 알아챘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을 고칠 수밖에 없었다.
아스토리안에 대한 흥미가 점점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단 지금은…….’
하지만 두 사람은 아직 대련 중인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메이벨은 아스토리안을 노리고 다시 한번 목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세이렌류 휘몰아…….”
후웅!
“……?!”
메이벨이 기술을 사용하려고 한순간.
아스토리안의 몸이 살짝 흔들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메이벨의 옆으로 이동해 왔다.
툭!
그리고 정확히 목젖이 있는 부분을 향해 손가락으로 살짝 찔렀다.
“제나 교사님 제 승리죠?”
“아… 으, 응! 대련은 아스토리안의 승리!”
“…….”
허무할 정도로 간단한 승리.
메이벨은 살짝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금방 깨달았다.
아스토리안은 강하고 절대로 지켜봐야 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말이다.
“수고했어 메이벨.”
“…그래 고마워 아스토리안.”
두 사람은 손을 내밀며 악수를 했다.
그렇게 초반만 화려했던 두 사람의 대련이 허무하게 끝이 났다.
* * *
“간다 미네르바!”
“으, 응. 제니온!”
5반의 마지막 대련.
그 주인공들은 제니온과 미네르바였다.
이 두 사람이 대련을 하게 된 이유는 제나가 미네르바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급 오러 유저 정도의 실력을 가진 미네르바를 다른 학생과 싸우게 하는 것은 대련에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기에 타입이 비슷해 보이며 친해 보이는 미네르바와 제니온을 대련하게 한 것이다.
“으랴!”
두껍고 살짝 크기가 있는 목검을 휘두르는 제니온.
그리고 그에 대항해 봉을 휘두르는 미네르바.
두 사람은 예전부터 아스토리안과 함께 여러 대련을 해왔었다.
그리고 그 대련에서 이기는 것은 대부분 미네르바였다.
그 이유는 미네르바의 육체 능력 자체가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하앗!”
쾅!
제니온의 목검과 미네르바의 나무봉이 부딪혔다.
일반적으로 나무끼리 부딪혔을 때 나는 소리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큰소리였다.
“으윽!”
충돌 후 밀린 것은 제니온이었다.
하프 드래곤인 미네르바는 기본적으로 중급 오러 유저가 육체 강화를 하는 정도 수준에 가까운 육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제니온이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간다 제니온!”
미네르바의 창술 실력은 아직 하급 스피어 유저 수준이었다.
하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질 수 없지!”
육체 능력의 차이에도 제니온은 개의치 않았다.
힘이 강한 상대가 무조건 이긴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제니온은 아스토리안이 자주 하던 그 말을 생각하며 검을 고쳐 잡았다.
후웅!
미네르바는 제니온을 향해 봉을 내질렀다.
촤아악!
그것을 본 제니온은 내지른 봉에 목검을 가져다 대며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게 함과 동시에 미끄러지듯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
파고든 제니온은 그녀의 목을 향해 그대로 목검을 휘둘렀다.
덥썩!
제니온의 공격 방식을 예상한 미네르바는 자신의 목을 향해 오던 목검을 잡아냈다.
“하앗!”
그리고 그대로 목검을 잡고 있는 제니온을 던져버렸다.
““……?!””
그 모습을 보고 제니온을 포함 5반의 학생들과 제나가 놀라고 말았다.
사람이 이런 식으로 날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광경은 아니니까 말이다.
타닥!
하지만 다행히도 제니온은 자연스럽게 바닥에 착지했다.
“하! 이 정도는…….”
“내가 이겼어 제니온.”
“뭐?”
“대련 종료. 제니온의 장외 패로 미네르바 학생의 승리!”
“…아?!”
뒤늦게 자신의 발밑을 보니 그어진 선의 밖에 서 있었다.
“이러려고 나를 던진 거야?”
“내가 힘은 강해도 기술로는 좀 밀리니까 확실한 방법을 썼어.”
“쳇. 이건 예상 못 했네.”
제니온과 미네르바의 대련 결과는 미네르바의 힘의 승리였다.
“여러분 모두 수고했어요. 대련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어요. 어때요? 자신의 실력이나 다른 친구들에 대해 알게 어느 정도 알게 됐죠?”
“…네.”
아직 초반이기에 반은 전체적으로 아직 어색한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제나의 질문에도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크흠. 아직 많이 어색한가 보네요. 어쩔 수 없죠. 그럼 일단 대련이 끝났으니 반으로 돌아가 보도록 할게요!”
그렇게 5반의 대련이 끝이 났고 제나는 학생들을 인솔하여 교실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