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52)
◈ 052화
“흐음…….”
“아스토? 왜 그래?”
다음날 아침.
제니온과 아스토리안은 식당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따라 시선이 평소보다 더 느껴지는데?”
“그, 그래?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래? 그런데 제니온 어제 대련했다면서? 누구랑 한 거야?”
“어? 아…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무언가 느껴지는 시선으로 불편한 건 아스토리안이었다.
하지만 행동으로 보면 제니온이 불편한 사람 같았다.
“흐음…….”
제니온의 행동이 의심스러웠지만 일단은 식사가 먼저기에 넘어가기로 했다.
그 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두 사람은 등교를 했다.
“역시 뭔가 이상해.”
“어?”
학교 앞에 도착한 아스토리안은 잠시 멈추어 섰다.
“평소보다 시선이 더 많이 느껴져. 이건 뭔가 있어.”
평소에도 시선은 많이 느껴졌다.
하지만 평소랑은 확실하게 달랐다.
적의도 악의도 아닌 뭔가 묘한느낌으로 계속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기, 기분 탓일 수도 있잖아 아스토?”
“역시 뭔가 알고 있지 제니온?”
“아, 알고 있다니? 무슨 말이야?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는 눈동자, 목을 긁적이는 손가락, 어색하게 휘파람을 불려고 하는 입술모양 등등.
누가 봐도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게 분명했다.
‘젠장! 나였던걸 밝혔어야 했는데!’
바로 어제 제니온은 갈레와 대련을 하였고 그 대련은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2학년을 이긴 1학년에 대해 궁금해했고 곧 그 1학년의 이름이 퍼지게 되었다.
아스토리안 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제니온의 이름이 아니었다.
‘어제 잊은 것 같은 게 이거였어!’
아스토리안 행세를 하였던 제니온은 대련 명부에 이름을 적을 때에도 아스토리안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쓰러트린 갈레와 사리사드에게 조차 자신이 제니온이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대련을 직접 보지 못한 이들은 1학년에 대한 정보를 대련 명부로 보거나 갈레와 사리사드에게서 듣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 결과 갈레를 쓰러트린 것이 아스토리안이라고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으으.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제니온은 다른 학생들의 시선과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아스토리안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이야기 해야 하나?’
“제니온. 화 안 낼 테니까 솔직히 말…….”
“아 저기.”
그때 같은 1학년으로 보이는 어떤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다가와 아스토리안을 향해 말을 걸었다.
“아스토리안 맞지?”
“…맞는데 너는?”
“아 나는 1반의 하노이 세이크리라고 해. 그보다 이야기 들었어. 너 어제 2학년 갈레 라는 선배와 대련해서 이겼다면서?”
“…갈레? 대련?”
전혀 처음 듣는 이름이었고 자신은 어제 대련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생각을 해보니 바로 어제 제니온이 대련을 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잠깐만… 설마…….’
그리고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고 고개를 돌려 제니온을 보았다.
“제니… 온?”
자신의 옆에 서있던 제니온은 없었다.
이미 도망친 뒤였다.
‘…제니온!’
* * *
덜컥!
“아. 제니온 어서…….”
“숨을 곳!”
“어?”
빠르게 문을 열며 교실로 들어온 제니온은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왜, 왜그래 제니온?”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미네르바를 포함해 같은반 학생들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악마가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아, 악마?”
“이야기 할 틈이 없어! 나중에 하자!”
그렇게 제니온은 몇 번 더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교탁 밑에 있는 공간을 향해 숨어 들어갔다.
“…….”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끼익!
그리고 그때 교실의 문이 천천히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스토리안이었다.
하지만 평소와는 분위기가 살짝 달랐다.
지금 분위기는 누가 봐도 살짝 짜증이 나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악마구나.’
‘악마라니 무슨 말인가 했네.’
그 모습을 본 학생들은 조금 전 제니온이 소리쳤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있었다.
“아, 아스토 왔어?”
미네르바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며 아스토리안에게 인사를 했다.
“응. 미네르바 나왔어.”
아스토리안은 살짝 웃어주며 미네르바의 옆으로 와 인사를 받아주었다.
언제나 그렇듯 미네르바의 앞에서는 상냥한 모습이었다.
“저기 미네르바 물어볼게 있는데.”
“으, 응 뭔데?”
“제니온 어딨어?”
“…….”
미네르바는 아스토리안의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해줄수가 없었다.
만약 여기서 대답을 해준다면 제니온의 불쌍한 미래가 눈에 그려졌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자니 아스토리안을 속이는 것 같아 불편했다.
“그, 그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네르바가 고민하던 그때였다.
“저기 교탁 밑에 들어가 숨었어 그 녀석.”
“……!”
뒤에 앉아 있던 메이벨이 직접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제니온의 위치를 친절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걸 왜 이야기해!”
그리고 직후 숨어 있던 제니온이 모습을 드러냈다.
“…….”
“…….”
제니온과 아스토리안은 눈이 마주쳤다.
직후 제니온은 눈을 피하였고 아스토리안은 그 모습을 보고 살짝 웃을 뿐이었다.
“제니온?”
“…….”
“어제 아주 재밌는 일을 했더라.”
“하, 하하. 재미있었어? 다행이네.”
“일단 옆에 앉아서 이야기 해볼까?”
“그, 그럴까?”
쭈뼛쭈뼛 거리며 제니온은 그대로 아스토리안의 옆에 앉았다.
어차피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운명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흐음…….”
이어서 자리에 앉은 아스토리안은 살짝 웃으며 제니온을 쳐다보았다.
“제니온?”
“네?”
“변호 시작하시죠.”
“그, 그게 말이죠 재판장님.”
제니온은 차례대로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스토리안을 찾아온 두 명의 선배.
평민을 무시하는 듯이 이야기하는 건방진 모습.
그리고 그것을 참지 못해 아스토리안을 대신해 아스토리안인 척 선배와 대련을 해 혼내준 본인의 이야기.
이것을 끝으로 피고인은 변호를 마쳤다.
“흠…….”
꿀꺽
“…다친덴 없고?”
“어? 어, 없어.”
“확실하게 때려 줬어?”
“으, 응.”
“그럼 됐어.”
“어?”
아스토리안은 애초부터 제니온을 향해 화를 낼 생각이 없었다.
제니온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교실에 들어올 때에 짜증난 모습으로 들어온 것은 자신에게 아무 말도 안한 제니온을 그저 놀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나 원참. 내가 뭘 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네가 이유 없이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아… 그게.”
“다음부터 그런 일 있으면 미리 이야기 해줘. 갑작스런 상황에 대비는 해야 하잖아?”
“아, 아스토…….”
아스토리안에게 감동받은 듯한 제니온은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은 모습이 되었다.
“야 제니온. 너 그 이야기 빼먹었다.”
“음?”
“괴상한 말투로 아스토리안인 척하면서 멋있어 보이려고 등교할 때만 안대 쓴다는 이야기랑 멋진 친구를 동경하여 같은 머리색으로 염색했다는 이야기.”
“아.”
갑작스러운 메이벨의 폭로에 제니온은 당황하여 바로 부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여 주었다.
제니온은 살짝 떨며 아스토리안을 바라보았다.
“우리 제니온 그런 말도 했어?”
“아… 아하하. 가벼운 장난장난.”
“아하하. 정말 신기하네.”
“뭐, 뭐가?”
“내 주먹도 생각보다 가볍거든.”
“제니온 화이팅.”
미네르바가 제니온을 바라보며 명복을 빌어주고 그대로 뒤를 돌아앉았다.
“끼아악!”
그 직후 고통스러워 보이는 단말마가 울려퍼졌다.
* * *
“갈레가 1학년한테 지다니…….”
“작년에 있었던 일이 또 일어나는 건가?”
어두운 어느 방안.
그곳에 6명의 학생들이 각자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었다.
“말해봐 2학년들 이제 우리가 겪은 걸 이번에는 너희들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3학년 학생 3명과 2학년 학생 3명.
이 6명의 학생들이 이야기 하는 것은 1학년 학생이 2학년 학생을 이긴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저희도 오늘 알았어요. 그 녀석이 갑자기 대련을 신청한 것도 모자라 패배까지 하다니. 생각할 틈도 없었다고요.”
“그럼 빨리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 너희들이 작년에 우리가 겪었던 망신을 당하기 싫으면.”
“…….”
이곳의 6명은 3학년 중 강함의 순위가 2위, 3위, 4위인 3명의 학생들과 2학년 중 첫 번째로 강한 학생을 제외한 3명의 학생들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6명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말하자면 작년에 있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작년 말.
겨울 방학이 시작 되기 얼마전 어느 2학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떤 1학년 학생과 대련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 대련을 신청한 2학년이 압도적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그 2학년은 무려 6위인 학생이었고 그 대련은 더욱 이슈가 되어 금방 학교에 퍼지고 말았다.
이대로 있다면 기강이 무너진다고 생각한 다른 2학년들은 강한 순서대로 그 1학년에게 대련을 신청했다.
5위, 4위, 3위, 그리고 2위가 차례대로 대련을 했다.
4명의 2학년이 덤볐지만 그럼에도 2학년이 승리하는 일은 없었다.
그날 이후 1학년들은 대놓고는 아니지만 2학년을 살짝 무시하는 듯한 분위기가 생성되었다.
심지어 개인적인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운 1위의 2학년이 대련이 두려워 모습을 감추었다는 이야기마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런 소문을 말하고 다니는 1학년은 대련으로 혼이 나 입을 닫게 되었다.
그렇게 방학이 시작되며 그런 분위기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작년과 비슷한 일이 바로 어제 벌어지고야 말았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지금 1학년은 작년의 일은 모르니까요.”
“너 그게 무슨 헛소리냐. 1학년한테 무시당하려고?”
“그건…….”
“거기다가 이긴 녀석이 평민이라잖아? 니들 우리보다 더 우습게 보일걸?”
‘우습게 보인 건 당신들이 작년에 과민반응해서 그런 거잖아.’
3학년과 대화를 하고 있는 2학년인 가노르.
그는 이번에 2학년이 진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강한 사람이 이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나이와 신분은 상관없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3학년은 어째서인지 후배에게 지는 것을 혐오할 정도로 싫어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일에 큰 관심이 없는 가노르는 머리가 아팠다.
“나 원 참. 한번 얕보이면 끝인 걸 왜 모르는지. 너희들이 우리랑 같은 학년…….”
“…하아. 리에라나 도와줘.”
“나는 몰라. 그냥 적당히 맞장구쳐주다가 가자.”
“…졸탄 너라도 도와줘.”
“그냥 빨리 끝내줘. 오늘 아침 운동 못해서 빨리하러 가야 해.”
가노르, 리에라나 그리고 근육질의 주황빛 머리카락을 가진 헤르나 졸탄.
이 세 사람이 차례대로 현재 2학년 중 2위, 3위, 4위의 학생들이었다.
‘하아 진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가노르의 스트레스만 쌓이던 그때였다.
철컥!
“여! 여러분들.”
방 안으로 누군가가 밝은 모습으로 들어왔다.
작년 2학년들을 차례대로 이긴 주인공이자 현 2학년 1위인 아가레스였다.
“아가레스?”
“가노르랑 리에라나가 안보이더니 역시 여기 있었군.”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 아가레스는 친구들이 있는 곳을 찾아나섰고, 그곳이 바로 이곳 전당의 방이었다.
높은 순위의 2, 3학년이 모이는 일명 전당의 방.
졸업 준비 중인 4, 5학년을 제외하고 실력의 향상과 친목을 도모하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취지가 좀 달라져 있었다.
“너 이 자식…….”
아가레스를 본 3학년들의 눈빛이 살짝 날카로워졌다.
아가레스에게 패배하였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아이고 선배. 또 실없는 이야기 하려고 내 친구들을 이렇게 불러간 겁니까?”
“실없는?”
“1학년이 2학년 이겨서 기강 무너진다 어쩌구저쩌구 하셨겠죠.”
“…….”
“나 원. 좋아요. 그 문제 내가 해결해 드릴 테니 다 보내줘요.”
“…!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