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54)
◈ 054화
““……!””
일행들의 앞으로 후드를 쓴 누군가가 지나가다가 넘어졌다.
“괜찮으세요?”
제일 먼저 미네르바가 다가가 넘어진 사람을 부축하여 주었다.
“아아. 고마워요 학생.”
미네르바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사람은 감사 인사를 하며 후드를 벗었다.
“……!”
아스토리안은 후드 벗은 사람의 얼굴을 보며 놀라고 말았다.
살짝 검은 빛이 도는 피부와 은색에 가까운 하얀 머리카락의 아름다운 여성.
그 외모는 분명히 자신이 구해준 다크 엘프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귀는 일반 사람과 똑같은 형태였다.
“서두르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네요. 고마워요. 이만 실례 할게요.”
“아… 네.”
여성은 묘한 표정의 미네르바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일행들을 떠나려고 했다.
그리고 아스토리안의 옆을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잠시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그 다크엘프야.’
지금 지나간 여성은 분명히 자신이 구해준 다크엘프가 확실했다.
나타난 것도 넘어진 것도 절대로 우연이 아닌 고의일 것이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자신의 앞에 나타났는지 말이다.
‘내 앞에 다시 나타나?’
그렇지만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앞에 다시 났다.
친구들의 앞에 일부러 넘어지며 나타났다.
적인지 아군인지 확실하지 않은 존재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
그것은 자신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 미안 얘들아.”
“어 왜?”
“나 노트를 두고 온 거 같아. 금방 찾아올 테니까 먼저 가고 있어!”
“아스토!”
미네르바의 외침에도 아스토리안은 빠르게 다크엘프가 이동한 방향을 향해 움직였다.
‘어디로 가는 거지? 그보다 나를 어떻게 찾아낸 거야.’
아스토리안은 빠르게 움직이는 다크엘프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내 그 다크엘프는 골목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타닥!
아스토리안은 살짝 속도를 올려 골목으로 들어갔고 다크엘프를 빠르게 추적했다.
그렇게 잠시 후 어느 정도 골목을 들어가던 다크엘프는 제자리에 멈추었다.
휘릭!
후드를 벗은 다크엘프는 몸을 돌려 아스토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은색 문양이 있는 짙은 검은색의 전신 타이즈에 허리와 어깨 부분에 경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어머 스토커이신가요? 그런 건 질색인데.”
“…….”
“어… 저기요?”
살짝 농담처럼 던진 말에 아스토리안이 아무 말이 없자 다크엘프는 뻘쭘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내가…….”
“네?”
“당신을 공격하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해봐.”
“아… 네?”
“당신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해보라고.”
움찔!
‘이건…….’
다크엘프는 아스토리안에게서 강렬한 살기를 느꼈다.
이 정도의 살기를 내뿜을 수 있는 존재는 자신이 아는 존재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저, 저기 일단 진정…….”
“모르는 척하자고 했다. 서로 갈 길 가자고 했지. 그런데 다시 모습을 드러내? 그것도 내 친구들의 앞에서? 협박하는 건가? 내 친구들을 건드릴 수 있다고?”
학교에서 그랜드 마스터에 대한 정보를 찾을 때 함께 다크엘프에 대한 정보도 잠시 알아보았다.
그곳에 좋은 설명은 별로 없었다.
과거에 그들은 같은 편이 되어서는 안 되는 종족, 희귀종만 아니었다면 절반은 사라졌을 종족, 언제나 뒤통수를 노리는 종족 등등 그런 식으로 불려 왔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을 보고 그때 그냥 보낸 것에 살짝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불안감에 대답해주듯 그 다크엘프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소중한 친구들과 있는 자신의 앞에.
“…! 아, 아니에요! 오해예요! 기다려 주세요. 설명을 해드릴… 안 돼 멈춰!”
다크 엘프의 말이 끝난 직후 골목의 벽에 그림자가 생기더니 이내 후드를 쓴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드를 쓴 존재는 단검처럼 날카로워 보이는 손톱을 꺼내며 아스토리안을 향해 빠르게 내질렀다.
펑!
후웅!
“……!”
폭발 소리 직후 아스토리안은 사라졌다.
그것에 손톱을 내지른 존재는 두리번거리며 당황하고 있었다.
탁!
“이…….”
콰앙!
사라졌던 아스토리안은 폭신을 사용해 위로 이동해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머리를 발로 밟아 땅에 처박아 버렸다.
“크윽!”
쾅!
“크악!”
땅에 박아 버린 후 아스토리안은 그 존재를 강하게 발로 밟아 버렸다.
그러자 고통스러운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르릉!
고통스러운 듯한 소리가 퍼진 직후 아스토리안의 주변으로 후드를 쓴 존재들이 나타나 둘러쌌다.
그리고 각자의 무기로 보이는 것들을 들고 아스토리안을 겨누었다.
“…많이도 나왔네 죽을 것들.”
움찔!
아스토리안의 살기에 후드를 쓴 이들은 살짝 몸을 떨었다.
하지만 절대로 물러나지는 않았다.
“다 죽…….”
“전부 무기 치워!”
아스토리안이 주먹을 강하게 쥐려는 그때 다크엘프가 큰소리로 외쳤다.
“보스…….”
“내 명령 안 들려? 무기 집어넣고 당장 물러나!”
“…….”
다크엘프의 외침에 후드를 쓴 이들은 빠르게 무기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듯이 벽에 그림자 같은 것을 만들어냈고 그 안으로 스며들 듯이 사라졌다.
“…….”
툭!
“……?”
잠시 그 모습을 보던 아스토리안은 무언가 둔탁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곳에는 무릎을 꿇은 다크엘프가 있었다.
“죄송합니다. 저의 부주의로 저의 판단 때문에 당신이 불편함을 느끼셨고 위협을 느끼셨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물어보겠어.”
자신이 밟고 있던 존재에게서 발을 뗀 아스토리안은 천천히 다크엘프를 향해 걸어갔다.
“내가 당신에게 적의를 가지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해봐.”
“…저는 찾고 있던 당신을 발견하고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저 당신에게 어떤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있던 것뿐입니다. 결단코 당신에게 해가 되거나 당신 주변에 있던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절대로 없었습니다.”
“…….”
“방금 공격도 저의 부하들이 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행동한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저에게 당신을 공격할 이유도 당신의 주변 인물을 건드릴 의도 같은 것 없었다고 믿어주세요.”
조금 전의 이야기로 다크엘프는 아스토리안이 어떤 인물인지 어느 정도 파악했다.
‘산란기의 해수와도 같은 존재야. 자신의 소중한 것에 다가오는 모든 불확실함에 절대적인 적의를 가져. 정말 조심히 접근해야 하는 인물. …너무 성급하게 접근했어.’
저벅!
아스토리안은 다크엘프의 앞에 도착하였고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믿어야 할까? 죽여야 할까?’
아스토리안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는 듯한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믿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생각을 해보았다.
‘다크 엘프를 포함한 나에게 적의를 들어냈던 존재들을 전부 죽일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답은 ‘아니요’였다.
그림자를 이용하는 듯한 처음 보는 기술은 마음만 먹으면 자신에게서 도망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험해지는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친구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선택은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이었다.
‘…어쩔 수 없나.’
아스토리안은 지금까지 내뿜던 적의와 살기를 멈추었다.
“…후우~”
살기가 사라지자 무언가 편해진 다크엘프는 숨을 한번 크게 내뱉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며 아스토리안은 손을 내밀었다.
“말해봐. 날 찾은 이유와 중요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선 다크엘프는 아스토리안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일단 제 소개부터 하죠. 제 이름은 루치아입니다.”
정보조직 검은 달.
그곳의 리더인 다크엘프 루치아, 그것이 그녀의 정체이자 이름이었다.
“…….”
“본인의 이름을 직접 말해주실 생각이 없으신가 보군요. 알겠습니다. 조사해서 알고는 있지만 일단 은인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은인.”
아스토리안은 아직 루치아에 대해 잘 모르기에 신용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에 대한 어떤 정보도 주지 않기 위해 이름조차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루치아는 아스토리안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가 끝난 상태였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은인. 당신을 노리는 인간이 있습니다.”
“…뭐?”
* * *
“안 돼… 이럴 수 없어!”
어떤 불타는 마을을 보며 루치아는 고통스럽게 절규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여기 있었나?”
“……!”
루치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후드를 쓰고 있는 어떤 존재가 창을 들고 루치아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진작 넘겨줬으면 이렇게 죽을 일은 없었을 텐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어!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다고!”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네가 이곳에 숨어서 저들이 피해 본 거잖아.”
“개소리 집어치워.”
“그래 집어치우지. 그러니까 이제 그 구슬을 넘겨. 그럼 편하게 죽여줄 테니까.”
후드를 쓴 존재가 손을 내밀었고 그와 동시에 불길이 강해지며 후드 안의 모습이 살짝 보였다.
갈색빛의 머리카락과 목에 뱀의 문신이 있는 남성.
“내가 반드시 너를 죽여주겠어.”
“그딴 게 가능하겠냐.”
“…더러운 제국의 개놈.”
“…! 너!”
“잠영(潛影)”
루치아는 뱀문신 노려보며 중얼거렸고 그 직후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이런!”
루치아가 도망가는 것을 눈치채고 뱀문신은 창을 빠르게 휘둘렀다.
콰앙!
“…….”
커다란 소리 직후 모래 먼지가 일어나 시야를 가렸다.
후웅!
바람을 일으켜 모래먼지를 걷어낸 뒤 루치아가 어떻게 됐는지 빠르게 확인하여 보았다.
“…제기랄!”
그곳에는 어떤 생명체도 없었다.
그저 강한 충격에 파여 있는 땅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젠장할! 그년이 어떻게 알아낸 거지? …제기랄 이년을 꼭 찾아야 하는 이유가 하나 늘어나 버렸잖아.”
땅을 차며 뱀문신의 남성은 화를 냈고 이내 그곳을 떠났다.
* * *
“나를 노린다고?”
“네 당신을 노리는 인간이 있습니다.”
“누가?”
“은인이 그때 죽인 발르그. 그가 속한 조직의 보스입니다.”
‘…발르그?’
처음 듣는 이름에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정황상 그 이름이 눈앞의 다크엘프를 구하기 바로 전에 죽인 남성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이름이 발르그였군. 그럼 그 자식이 죽기 전에 말한 그 남자가 나를 노리는 건가?’
죽기 전 발르그는 신경 쓰이는 말을 하고 죽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은 없었다.
일단 자신의 생각은 미뤄두고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지?”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당신이 노려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대부분 믿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아스토리안도 마찬가지이다.
“압니다. 바로 믿지 못하시겠죠. 하지만 증거를 바라신다면 아쉽게도 지금 바로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저희 정보원에게서 들은 정보를 말씀드리는 거니까요.”
“…….”
증거도 없고 지금 당장 증명할 방법도 없다.
살짝 짜증이 올라왔다.
하지만 혹시 몰랐다.
자신을 만나러 이렇게 온 것이라면 정말로 무언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나를 노리는 조직이 나에 대해 알고 있나?”
“아직 모릅니다. 그저 발르그를 죽인 인간에 대해서 찾고 있죠. 그들은 정보조직이기도 해요. 저희가 발르그의 시체를 치우면서 간단히 증거들을 없애기는 했지만 그의 부하들은 살아 있으니까요.”
‘…제기랄.’
눈앞의 루치아라는 다크엘프의 이야기대로 그들이 조직에 속해 있다는 가정하에 생각을 해보았다.
발르그의 부하들은 아직 살아 있다.
감옥에 말이다.
하지만 그 조직이 큰 조직이라면 감옥에서 충분히 사람을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제일 문제는 그 여자야.’
납치된 사람들을 구할 때 얼굴을 가려 정체를 숨겼지만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
그것은 도망친 아이와 부딪쳤을 때 자신을 포함해 미네르바와 제니온의 얼굴을 본 어떤 여성이었다.
‘만약 그 여자의 기억력이 좋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