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58)
◈ 058화
“오오 알베다!”
“투사 알베!”
투기장의 투사이자 이제 6명이 사람들이 상대해야 될 존재인 알베였다.
“중급 오러 유저의 힘을 보여줘 알베!”
“하하하! 여러분 아주 저한테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군요!”
검을 든 알베는 팔을 흔들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러분 주인공은 제가 아닙니다!”
“무슨 말이지?”
“뭐가 있나?”
“자 그럼 깜짝 손님을 소개합니다!”
알베는 자신이 나온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투기장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점점 커지며 그 안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2m 정도 되는 키와 커다람 몸집.
그리고 날카로운 인상에 스킨 헤드와 창을 들고 있는 남성.
투기장의 주인 믹서였다.
“우오! 나다!”
“믹서?”
“믹서다!”
“왜 지금 나오는 거야?”
믹서의 등장에 환호하는 관객도 있었지만 대부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하하하! 깜짝 놀랐겠지! 오늘 내가 지금 등장한 이유는 기분이 엿… 아니 내가 이벤트를 준비했거든!”
“이벤트?!”
“그게 뭐냐 믹서!”
“그건 바로 이 믹서님에게 ‘공격을 맞춰라’ 다!”
본래의 진행을 무시하면서 난입한 믹서.
그의 목적은 관객들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내 몸에 공격을 한 번이라도 맞추면 그 노예의 승리다! 그럼 그 노예만 살아남고 나머지 녀석들은 전부 죽는 거지! 물론 한 번도 맞추지 못한다면 투사의 승리다.”
“뭐야 그거 괜찮은 거야?”
“평소랑 크게 다를 거 없네!”
“애매하게 여러 명 살아남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몰아주는 게 좋지!”
믹서의 말이 납득이 간다는 큰 목소리에 관객들은 점점 동조하는 분위기가 되기 시작했다.
물론 큰 목소리를 낸 관객은 믹서의 부하들이었다.
갑작스러운 이벤트는 불만이 나올 수 있기에 그것을 분위기로 억누르려고 부하를 준비시켜 놓은 것이다.
“그럼 6번한테 한 대만 맞아라 믹서!”
“아니다 4번!”
투기장의 분위기는 점점 믹서가 이야기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그럼 시작해 보겠다! 이벤트의 시작이다!”
““와아!!!””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분위기에 믹서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먼저 누구부터 덤비겠어?”
알베를 자신의 뒤쪽으로 물러나게 한 그는 창을 고쳐 잡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와도 내가 가고 안 와도 내가 가니까 선택 잘하는 게 좋을 거야~”
기분이 좋은지 믹서의 말투는 상당히 요상했다.
하지만 그를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똑같이 공포스러운 목소리일 뿐이었다.
“망할 자식!”
그때 6번이 검을 들고 믹서를 향해 덤벼들었다.
“오! 첫 번째 희생자인가!”
믹서는 웃으며 6번을 맞이했다.
챙! 챙!
“으아!”
6번은 분노하며 덤벼들었다.
하지만 믹서는 그저 간단히 창을 휘두르며 6번의 공격을 막아낼 뿐이었다.
“하급 수준의 오러와 검술이군. 외모는 이쁘장한데 얼굴의 긴 상처 때문에 이곳으로 온 게 아쉽군! 그 상처만 아니라면 내가 귀여워 해줬을 텐데!”
믹서가 납치한 이들 중 남성은 이곳 투기장으로 오거나 대부분 다른 힘쓰는 일과 관련된 곳으로 팔려갔다.
그리고 여성은 대부분 라비린스가 운영하는 유곽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외모가 유곽에서 일하기 부적합하거나 살짝 강하다면 이렇게 투기장으로 보내지기도 했다.
“닥쳐! 닥쳐! 닥쳐!”
믹서의 조롱에도 6번은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살아남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자신을 살려 보낼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한 번이라도 믹서에게 상처를 내겠다는 마음으로 휘두르는 것이었다.
“하하! 이거, 이거 아주 살고 싶어서 작정을 했네!”
“닥쳐! 나는…….”
“그럼 소원대로 해드리지!”
팅!
믹서는 순간 창을 밀어내듯 휘둘러 6번을 뒤로 밀어냈다.
푹!
그리고 창을 바닥에 꽂고 양팔을 활짝 폈다.
“자 공격할 기회를 드리지!”
“이, 이게 무슨…….”
믹서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6번은 당혹스러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믹서의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스스로 약점을 만들며 무기를 버리는 말도 안 되는 행위.
잠시 공격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뭐 하고 있어? 공격해야지? 내가 이렇게 무기까지 내려놨잖아? 물론 네가 나의 몸에 검을 휘두르는 순간 뒤에 5명은 죽지만 말이야!”
“……!”
6번은 어째서 믹서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 깨달았다.
‘이 자식 나를 동요하게 만들고 검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하려고!’
‘자신을 공격하면 뒤에 있는 5명을 죽일 것이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
아주 악질적인 수법이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6명 모두를 죽일 것이 뻔했다.
투기장에 대해 아는 민간인을 이들이 살려둘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6번은 그런 수법에는 넘어가지 않기로 했다.
“헛소리하지마!”
“헛소리일까? 약속할 수 있다고? 공격을 당할 때까지 나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야. 너든 아니면 뒤에 5명이든 말이야!”
“…….”
믹서의 이야기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6번은 그저 실력 차가 있는 자신이 방심하는 믹서를 죽일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심장을 노려보자.’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인 심장.
만약 심장을 정확히 찌를 수 있다면 아무리 믹서라도 사망할 것이다.
‘절대로 혼자 죽지 않을 거다!’
그렇게 각오를 다진 6번은 양손으로 검을 강하게 고쳐잡았다.
“오는 건가? 오는 거야? 공격할 생각인 것 같은데!”
‘죽여주마 믹…….’
푹!
“크윽?!”
믹서를 향해 달려나가려고 하였던 6번은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고통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조금 전 자신이 구해주었던 2번이었다.
2번이 들고 있던 칼로 자신의 옆구리를 찌른 것이다.
“왜, 왜 나를?”
“나, 난 죽기 싫다고! 왜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
“죽이다니? 서, 설마 저 자식의 말 때문에… 으윽!”
털썩!
강한 고통 때문에 6번은 더 이상 서 있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촤악!
“으, 으아아!”
2번은 6번을 찔렀던 검을 들고 그대로 믹서를 향해 덤벼들었다.
“이번에는 진짜 오는 건가? 오는 건가!”
퉁!
“크윽!”
하지만 이번에는 1번이 태클을 걸어 2번을 막아냈다.
“누구 마음대로!”
“저, 저리 가!”
1번과 2번이 몸싸움을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던 다른 번호의 사람들도 그 싸움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죽어!”
“저리 가!”
“나는 살 거다!”
죽음의 공포와 믹서의 외침으로 인해 그들은 그저 살고 싶다는 욕구만이 남아 있었다.
그 결과 이것이었다.
서슴없이 남을 찌르고 죽이는 광기 가득한 비정한 현장.
“크, 크억!”
“으아아!”
그렇게 서로를 죽이며 싸우던 이들 중 살아남은 것은 2번이었다.
“난 살아남는다!”
“와라!”
상처투성이의 2번은 검을 들고 믹서에게 달려갔고 믹서는 그런 그를 웃으며 반겨주었다.
“흐아!”
믹서의 바로 앞에 도착한 그는 검을 강하게 잡았다.
그리고 믹서의 어깨를 향해 검을 크게 휘둘렀다.
팅!
“…어?”
어깨에 검이 닿기 직전, 마치 강한 힘이 밀어내듯 2번의 검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버렸다.
“크, 크하하하하!!!”
믹서가 2번의 모습에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저걸 속네!”
“믹서 최고다!”
그리고 관객들도 웃기 시작했다.
“어때 내 풍갑? 대단하지?”
바람 속성의 오러 부여를 이용한 기술인 풍갑.
몸에 회전하는 바람을 둘러 공격을 막아내는 기술이었다.
믹서는 처음부터 공격에 맞아줄 생각 따위 없었다.
그저 눈앞의 인간들을 가지고 놀고 관객들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
“정말 최고의 표정이야! 살기 위해 다른 사람까지 찌르고 죽였지만 그 끝이 무의미한 것을 알게 된 표정! 하하하!”
“아아… 아아아!”
뒤늦게 상황을 판단한 2번은 뒤를 돌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믹서의 거짓말, 비웃음 그리고 관객들의 웃음소리 그것들이 모두 죽음의 공포로 다가오며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그럼…….”
후웅!
푹!
“크억!”
도망가던 2번은 아무것도 못한 채 그대로 믹서의 창에 찔리며 사망했다.
“5명 사망! 나머지 한 명도 아무것도 못할 것 같으니까 승리는 투사인 이 몸이다!”
“와아! 믹서가 이겼다!”
“이거 짜고 치는 거 아니야?”
“그럼 투사한테 걸었어야지!”
믹서의 승리로 결정이 되는 듯하자 관객석에서는 여러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6번은 이 모든 것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의미했어. 내가 했던 저항도 살기 위해 움직인 것도…….’
상처를 누르고 있는 그녀의 눈에는 눈물을 흐르고 있었다.
곧 자신의 끝을 예감했기 때문이었다.
관객석의 인간들은 이제 다음 경기를 기다리며 자신들을 잊을 것이다.
그리고 눈앞의 믹서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납치해 이런 일을 벌일 것이다.
“…억울해.“
저들의 재미를 위해 태어난 게 아니었다.
저들의 장난감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었다.
이대로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았다.
6번의 여성 슬레비나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떨어진 검을 들었다.
‘스치기라도…….’
믹서는 뒤를 돌아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런 그를 향해 그녀는 팔에 오러 강화를 한 뒤 그대로 검을 던져버렸다.
후웅!
검은 회전하며 그대로 믹서가 있는 방향을 향해 날아갔다.
“어어?!”
그때 관객들이 그것을 보고 반응을 했다.
그리고 묘한 반응이 일어나자 이상하게 생각한 믹서가 몸을 돌렸다.
“……!”
믹서는 자신의 눈앞으로 날아오는 검에 놀라며 그대로 고개를 옆으로 숙이며 피하려고 했다.
촤악!
하지만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볼에 검이 살짝 스치고 말았다.
“하하 맞았다.”
믹서가 자신의 검에 맞은 것을 본 슬레비나는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만족했다.
죽기 전에 자신의 목적 하나는 달성해냈다.
“이 망할 노예가…….”
“어? 저거 맞은 거 아니야?”
“이러면 6번이 이긴 거지 맞췄잖아!”
“그치만 믹서가 승리 확정을…….”
“그건 저 6번이 못 움직일 거라 방심해서 그런 거지! 움직였잖아!”
“야! 이건 믹서가 이긴 거지!”
“너 투사한테 걸었냐!?”
믹서가 공격에 맞았다.
그것으로 6번에 돈을 건 자와 투사에게 돈을 걸었던 관객들이 말싸움을 시작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염병할 곱게 갈 것이지 검을 던져?’
이대로 자신의 승리로 끝내며 기분 좋게 첫 번째 게임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상황에 방심하고 있었고 뒷수습을 해야 했다.
스트레스를 풀러 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제기랄 나도 투사한테 걸었는데… 일단은…….’
“하하 이렇게 일어나다니. 대단한 노예군! 그렇지만 상황이 애매해 졌으니 일단 우리 심판의 역할도 있는 사회자가 판단을 내려보도록 할까?”
‘이걸 나한테 넘긴다고?’
이 상황을 멍하니 지켜보던 사회자는 머리를 빠르게 굴려야 했다.
믹서의 표정은 아무리 봐도 자신의 승리로 만들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렇다면 관객들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당장 생각해 놔야 했다.
‘이 망할 진짜로…….’
“하하하. 그렇죠. 그게 심판의 역할이죠. 애매하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그렇다면 지금 이 묘한 상황을…….”
“내가!”
“……!”
“이긴 거지!”
그때 슬레비나가 모든 관객들이 들을 정도로 크게 이야기했다.
“저놈의 얼굴에 상처를 냈고! 나는 아직 살아 있는데 저놈이 이겼을 리가 없지!”
“…맞아! 6번이 이긴 거지!”
“6번의 승리지! 믹서 당신이 졌잖아!”
슬레비나는 미소를 지었다.
관객들이 동조하며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대로 되었다며 만족하고 있었다.
죽기 전 믹서에게 한방을 먹여주었다.
이제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