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59)
◈ 059화
콰앙!!!
““……!””
분위기가 험악해지던 그때 믹서가 회수한 자신의 창으로 바닥을 강하게 내려찍었다.
“내 결정에 불만이 있어?”
분위기가 변하며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자 믹서는 결국 무력을 행사하기로 했다.
“그럼 당장 내 앞으로 나와. 불만을 말해봐. 다 들어줄게. 대신 그 목이 붙어 있을지는 장담 못 하니까.”
관객석의 이들은 대부분 귀족이다.
하지만 높은 계급은 없었으며 거의 귀족의 작위를 받은 이들의 자식들이었다.
그들은 강한 권력을 가진 것도 아니며 강한 힘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남들의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느끼기 위해 투기장에 온 것이다.
하지만 믹서의 외침으로 그들은 현실을 자각했다.
본인들은 강한 권력과 힘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
투기장의 강한 권력의 힘으로 운영되는 것을 아는 관객석은 바로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그저 강한 힘이 무엇을 할지 지켜보았다.
“이제야 조용해졌군. 그럼 내 결정에 토 달지 말고 그냥 지켜나 봐.”
관객석을 한번 훑어본 믹서는 알베를 바라보았다.
“저년 죽여. 그리고 시체는 들개 먹이로 줘.”
“…네 보스.”
명령을 한 믹서는 투기장의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알베가 빠르게 움직여 슬레비나의 앞에 도착했다.
“죽어라 미XX.”
“하… 하하하하!”
“…진짜 미친 건가?”
자신의 앞에 도착한 알베를 보며 슬레비나가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난 여기 있는 인간들이 뭐 대단한 거 있는 인간인 줄 알았어! 하지만 그딴 게 아니었어! 전부 권력이랑 힘에 굴복한 나보다 못한 것들이었어!”
“…….”
“불합리에 대응하지 못하고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겁쟁이들! …내가 이딴 놈들 때문에 죽어야 한다니…….”
털썩!
“왜… 어째서? …불합리해.”
몸에 힘이 풀렸는지 슬레비나는 더 이상 서 있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하. 저 노예X 때문에 분위기 다 깨졌네. 보스새끼가 또 지X할 텐데.”
오히려 스트레스만 늘어난 믹서는 투기장의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덜컹!
“…? 뭐야? 왜 안 열려? 야 안에 누구야. 당장 문 안 열…….”
쿵!
“……?”
뒤에서 들린 의문의 소리에 믹서는 고개를 돌려 보았다.
“…뭐야 저놈은?”
알베와 슬레비나 사이에 가면을 쓴 남성으로 보이는 존재가 나타났다.
* * *
아스토리안은 관객석에 앉아 투기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지켜보았다.
용맹하게 싸우는 모습, 같은 상황인 사람의 뒤를 찌르는 모습, 누군가를 죽이는 모습 등등.
그 모습에 악의는 없었다.
공포가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그들은 그저 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더 기분이 나빴다.
‘그런 공포를 이용해 저딴 짓이 일어나게 만들다니. …악질적인 자식.’
“일단 대기하라고 해.”
루치아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림자를 향해 이야기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망할 자식. 갑자기 나와서 계획이 틀어졌잖아.”
“무슨 문제 있어?”
“아… 별건 아니에요. 그저 저 자식이 갑자기 돌발행동을 해서 잠깐 계획을 수정했어요.”
“…그런가.”
문제없다는 루치아의 대답을 듣고 아스토리안은 다시 고개를 돌려 투기장을 바라보았다.
그때 6번의 여성이 검을 던져 믹서에게 상처를 냈다.
‘끝까지 저항하는군. 검을 들고 창에 저항하는 건가…….’
이어서 상처가 난 믹서를 보고 관객석의 불만들이 나오기 시작하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쾅!
그리고 믹서는 협박하듯 관객들을 압박하여 힘으로 입을 다물게 했다.
‘하아 진짜 젠장할. 그때 기억이 떠올랐잖아.’
제국, 검을 든 자, 창을 든 자, 그리고 무력함.
과거 데아이안과 싸웠던 기억이 떠올라 버렸다.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기억이자 다시 검을 들게 만든 계기.
“…….”
눈앞의 상황은 불쾌하고 불편했다.
이성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하고 있었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자이니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이었다.
터벅!
하지만 마음은 그러지 못했다.
강한 동질감이 자신의 안에서 느껴졌다.
‘난 착하지 않아. 정의로운 인간도 아니야. 하지만… 제국이 또다시 이런 짓거리를 하는 건 도저히 못 보겠어.’
과거를 떠올리게 만드는 폭거와 무력함.
결국 그것은 자신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아스토리안 씨?”
“준비해. 저 자식 잡아 올 테니까.”
“네?“
후웅!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자리에서 점프했다.
그리고 철창을 넘어 투기장에 착지했다.
쿵!
“…어?”
“뭐, 뭐야 넌?”
알베와 슬레비나 사이에 착지한 아스토리안은 먼저 후드의 일부를 찢어 슬레비나에게 넘겨주었다.
“지혈해.”
“아…….”
“너 뭐냐고 묻잖아!”
자신에게 관심도 없어 보이는 아스토리안에게 화가 난 알베가 허리춤에 검을 뽑으려고 했다.
쾅!
“…어?”
어느새인가 아스토리안은 알베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오른발로 검의 손잡이를 내려쳐 뽑지 못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검집이 땅에 박히게 만들었다.
휘릭!
퍼억!
그 직후 아스토리안은 검을 밟은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알베의 얼굴을 후려 찼다.
“크윽!”
털썩!
강한 충격을 받았는지, 알베는 잡고 있던 검을 놓치며 바닥에 쓰러졌다.
스릉!
땅에 박혔던 검을 꺼낸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당장 내놔!”
어느새 정신을 차린 알베는 검을 들고 있는 아스토리안에게 팔을 뻗으며 덤벼들었다.
촤악!
투둑!
“…어?”
아스토리안에게 덤벼들던 알베는 팔에서 느껴진 날카로운 고통 때문에 멈추며 양팔을 보았다.
자신의 양팔은 베어져 떨어져 있었고, 잘린 부위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으, 으아!!!”
알베는 절규했다.
휘릭!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른손에 있는 검을 살짝 높이 던졌다.
그리고 검집을 양손으로 잡았고 강하게 힘을 주었다.
뻐어억!
그의 양손의 검집은 그대로 알베의 복부를 후려쳤다.
“크어억!”
강렬한 충격에 알베는 그대로 뒤를 향해 날아갔고 그곳은 믹서가 서 있던 곳이었다.
뻐억!
자신을 향해 날아오던 알베를 믹서는 창으로 후려쳐 그대로 옆으로 날려버렸다.
그리고 멀리 서 있는 아스토리안을 바라보았다.
휘릭!
탁!
자신이 던졌던 검이 정확히 머리 위로 내려오자 아스토리안은 그것을 잡았고 그대로 믹서를 향해 겨누었다.
“가, 가면이…….”
“저게 무슨…….”
검을 겨눈 아스토리안의 새하얀 가면에는 날아간 알베의 피가 묻어 있었다.
마치 붉은 문양이 그려진 가면은 마치 피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투기장에서 죽은 사람들의 원한을 대신하는 듯이 말이다.
그런 가면을 본 관객들이 무서움을 느끼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넌 뭐냐! 뭔데 이딴 짓을 하는 거냐!”
“…….”
믹서의 질문에 아스토리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기 싫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석의 누구든 자신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않기를 원했다.
“이 망할 자식이…….”
갑자기 난입해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검을 겨누고 있는 아스토리안에 믹서는 상당히 화가 났다.
그렇기에 창을 고쳐잡고 그대로 아스토리안에게 다가가 공격을 시도했다.
후웅!
믹서는 먼저 아스토리안의 머리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차작!
“……?!”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고개 한번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검을 비스듬히 들어 그대로 창이 빗나가게 만들었다.
“…꽤 하는 놈인가 보군. 그럼 이건 어떠냐!”
이어서 믹서는 창을 연속으로 휘둘렀다.
후웅!
차작!
후웅!
차작!
“뭐야?”
아스토리안은 믹서의 공격을 막으며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손목을 조금 비틀어 조금 전처럼 그의 창을 빗나가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우, 웃기지마!”
자신의 공격을 계속해서 막아내는 아스토리안에 열이 받은 듯한 믹서는 창을 내지르는 속도와 힘을 올렸다.
차작! 차작!
수십 번의 창을 내지르는 공격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공격들은 마치 검에 빨려 들어가듯 믹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거기다가 검에 부딪혀 각도가 극단적으로 변하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튕겨졌다.
마치 아스토리안을 비껴가듯이 말이다.
‘도대체 뭘 한 거냐 이 자식은!’
아스토리안은 믹서가 움직이는 창과 팔의 흐름을 보았다.
어떤 식으로 어떤 방향에서 어느 정도의 위력의 공격이 올 것인지 미리 예측을 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간단했다.
공격이 빗겨나갈 정도의 각도로 검을 들고 힘을 주어 창을 막아낸다.
빨려 들어가거나 비껴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저 착각이었다.
아스토리안이 한 것은 그저 창을 막아내는 것 그것뿐이었다.
물론 전생부터의 단련으로 인해 엄청난 정확도를 가진 아스토리안의 검술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상급 스피어 유저라더니 그냥 무난한 창술이네.’
“묘한 짓을 하기는!”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자 이번에 믹서는 뒤로 크게 물러났다.
그리고 동시에 창을 아래에서 위로 크게 휘둘렀다.
“폭풍(暴風)!”
‘바람 속성의 오러 부여군.’
후웅!
믹서에게서 일어나는 흐름으로 아스토리안은 무엇을 할지 예상하였고 자세를 취했다.
그 직후 믹서만한 크기의 회오리 폭풍과도 같은 오러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은 앞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흠…….’
아스토리안은 공격을 피하려고 하였지만 자신의 뒤편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기로 말이다.
아스토리안은 그저 자신의 앞으로 온 소용돌이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검을 크게 휘둘렀다.
스릉!
그 직후 소용돌이가 과일을 자르듯 간단히 베어졌고 그대로 소멸하여 버렸다.
“…허어?”
믹서는 잠시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가 아는 바람 속성이 부여된 오러는 이렇게 베어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바람 속성이 부여된 오러를 벤다는 것은 단순히 오러를 베어내는 것과는 달랐다.
이것을 베어낸다는 것은 즉 바람 그 자체를 베어내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일반적인 수준의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흐름을 볼 수 있는 자에게는 둘 다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죽이지 않고 상처만 입힌 채 끝낸다.’
믹서의 생각은 관심없는 아스토리안은 검을 한번 고쳐잡았다.
죽여서는 안 됐다.
그렇기에 적당한 힘으로 빠르게 제압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생각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아르젠류와 권술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여기 귀족들이 만약 내 움직임을 기억하고 학교에 오게 된다면 골치 아파져. 일단 이렇게 정하고 행동해야겠어.’
순수하게 검만을 사용하여 믹서를 쓰러트린다.
그렇게 정하며 조금 전 믹서의 창술과 바람 속성의 공격을 기억해 보았다.
‘…딱히 어려울 거 없겠군.’
“이것도 베어내 봐라! 폭풍의 창!”
후웅!
어느새 정신을 차린 믹서가 이번에는 창을 뒤로 당기며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그러자 회전하는 오러의 폭풍이 직선으로 빠르게 아스토리안을 향해 날아갔다.
‘흐름의 방향이… 흠 이렇게 되는군.’
폭풍이라고 했던 기술과 날아오는 방향과 속도만이 다른 기술이었다.
이미 완벽하게 이해한 바람의 속성이 부여된 오러와 똑같은 두 번의 기술.
그것은 자신에게 좋은 먹잇감일 뿐이다.
‘이 정도 위력에 이 검이라면 이걸 몇 번 써봐도 되겠어. 아스토리안류 역류(逆流).’
스륵!
아스토리안은 자신의 앞으로 폭풍의 창이 온 순간 검을 그 중심으로 향해 내질렀다.
그리고 마치 검무를 추듯이 몸을 회전시켰다.
“무, 무슨?!”
믹서는 경악했다.
아스토리안이 검무를 춰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믹서가 경악한 이유는 자신이 쏘아낸 폭풍의 창이 형태를 유지한 채로 아스토리안의 검에 씌워진 듯 함께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간다.’
믹서가 경악하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본 아스토리안은 망설임 없이 믹서의 폭풍의 창을 그대로 되돌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