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60)
◈ 060화
후웅!
역류(逆流).
전생에 만들어낸 아스토리안이 자부하는 최강의 반격기였다.
상대의 기술을 이해하고 흐름을 파악하며 마스터 이상의 검술의 경지에 도달해서야 쓸 수 있게 된 기술.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의 기술을 이끌기 위해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정확하게 휘둘러지는 검격.
시야에 보이는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움직여 검무처럼 보이는 움직임.
그것이 역류이다.
“이, 이런!”
콰앙!
“크윽!”
아스토리안의 기술에 경악하던 믹서는 반응이 늦어졌고 되돌아간 폭풍의 창에 그대로 맞고 말았다.
‘흠… 검은 다행히 아직 멀쩡하군. 역시 좋은 검인가 보네. 아무튼 앞으로 바람의 속성에 사용 할 때는 역류•풍반(風返)이라고 이름 붙여 사용해야겠어. 속성 때문인지 기술의 감각이 미묘하게 달라.’
역류의 단점은 엄청난 정확도와 집중력 그리고 상당한 내구도의 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역류는 검에 오러 대신 기술을 씌우는 비상식적인 기술이었다.
알베가 사용하던 검은 좋은 검이기는 하지만 만약 믹서가 마스터의 경지였다면 이미 검에 금이 갔거나 부서졌을 것이다.
“쿨럭! 이… 망할 자식이!”
강렬한 공격에 상처를 입은 믹서는 분노 때문인지 개의치 않고 창을 휘두르며 아스토리안을 향해 뛰어갔다.
‘뭐야 이건?’
믹서가 휘두른 창의 궤적에 휘두른 창과 똑같은 형태의 오러의 창이 생성되고 있었다.
아스토리안은 창이 바로 날아올 것이라 생각해 믹서의 공격에 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흐름을 보고 이것이 바로 날아오는 공격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구현화는 아니야. …그럼 설마 바람 속성의 힘으로?’
상급 오러 유저가 무기를 통해 날리는 오러의 공격은 방향이나 위치만을 지정할 수 있을 뿐이었다.
본인의 의지로 조종하지 못했다.
오러를 의지로 조종하는 것은 오직 구현화뿐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믹서의 주변에 떠 있는 창은 무엇일까?
그 답은 간단했다.
이것은 바람 속성의 회전력을 이용해 공중에 띄워 자신의 주변에 고정시킨 것이었다.
‘설마 속성이 부여된 오러는 어느 정도 본인이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건가?’
구현화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속성부여의 능력.
그것을 알게 되자 포기했던 이 능력에 대한 욕심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두근!
‘심장이? 갑자기 왜?’
그때 자신의 가슴에서 이상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착각이 아니었다.
확실하게 느꼈다.
그렇다면 전에 느꼈던 두근거림도 착각이 아니었던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단 이놈부터 막고.’
하지만 지금 신경 쓸 수는 없었다.
믹서를 제압하는 것이 먼저였다.
“죽어라!”
분노한 표정의 믹서는 아스토리안의 앞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앞에 생성된 창들을 자신의 창의 끝부분으로 모았다.
마치 뼈만 남은 우산의 형태였다.
우스운 형태였지만 창들은 스스로 회전하는 동시에 중심의 창을 기준으로 크게 회전했다.
지금까지 와는 다른 강렬한 회전력의 날카로운 폭풍이었다.
‘꽤 강한 공격이야. 마스터라도 쉽게 무시하지 못하겠어.’
강렬한 흐름으로 믹서의 공격이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 예측했다.
그것은 상급의 경지가 낼 수 있는 최강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위력이었다.
‘오러의 속성부여…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네. 이런 위력을 낼 수 있게 만들다니.’
이런 생각을 할수록 능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던 자신의 욕심과 갈망이 다시 커졌다.
그리고 검에 오러를 둘러 대응하기 직전.
두근! 두근!
‘심장이 또…?! 뭐야 이 감각은?’
자신의 몸에서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각을 느꼈다.
알 수 없는 힘이 몸에서 자신의 검을 향해 흘러 들어가는 감각.
오러를 부여할 때와는 다른 감각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그렇기에 아스토리안은 믹서의 창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손목을 회전시키며 검을 내질렀다.
후웅!
그랑 가문의 기술인 회전 랜스 찌르기.
노리아와 미네르바가 사용하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는 기술.
그 기술을 검을 이용해 사용했다.
본인이 명명하기를 일명 회자검(回刺劍) 이었다.
‘…잠깐 이건?’
창을 향해 내지른 자신의 검에 흐름을 보았다.
수만 번은 우습게 휘두른 검이었기에 어떤 흐름인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공격 흐름은 명백히 달랐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의 공격 흐름과 다른 흐름이 섞여 있었다.
‘바람의 속성?‘
오러를 부여하여 내지른 자신의 검에는 바람 속성이 부여되어 있었다.
* * *
“미안해 아스토! 너를 살리려고 한 행동이 그렇게 위험한 행동인 줄 몰랐어…….”
“아니야 괜찮아 미네르바. 덕분에 나는 살았잖아?”
제니온을 포함해 서로를 지키며 강해지기로 결심한 며칠 뒤.
자신의 피를 다른 생명체에게 주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 행동이었는지에 대해 알게 된 미네르바가 아스토리안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하고 있었다.
아스토리안이 미네르바의 용의 피에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스토리안이 드래곤 이터라는 특이체질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죽었을 수도 있었다.
“설마 용의 피가 그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은…….”
“미네르바 진정해.”
자신이 오히려 아스토리안을 위험하게 했을 수도 있었다.
그런 사실을 다시 떠올리자 미네르바는 상당히 충격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내가 그때 판단이 잘 서지 않는 상황이기도 했고 아스토가 죽는 게 싫어서…….”
“흐음…….”
아스토리안은 미네르바를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고민했다.
문득 아버지가 알려준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기에 고개를 털어 떨쳐냈다.
하지만 이대로 놔둘 수 없었기에 그 방법은 아니지만 조금 덜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 아, 아스토?”
아스토리안은 미네르바를 꼭 안아주었다.
“미네르바 내 심장소리 들리지?”
“…으, 응. 들려.”
“이렇게 뛰는 건 미네르바 네 덕분이야. 네가 나를 위해 행동해줘서 네가 나에게 피를 줘서. 나는 이렇게 살아 있어.”
“…….”
“다시 한번 말할 게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었다.
미네르바에게 몇 번의 감사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진정 됐어 미네르바?”
“…응. 진정 됐어.”
“다행이네.”
아스토리안은 미네르바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떨어졌다.
“…….”
아스토리안의 품에서 천천히 벗어난 미네르바는 진정된 듯이 보였다.
하지만 표정은 무언가 상당히 아쉬운 듯 보였다.
“미네르바? 왜 그래?”
“어?! 아, 아니야! 그냥 뭔가 아스토의 품은 뭔가 포근한 것 같아서.”
“그, 그래?”
“마, 맞아! …그런데 아스토 궁금한 게 있는데.”
“궁금한 거? 어떤 건데?”
뭔가 민망한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질문을 했다.
“내 피를 받아들이고 뭔가 변하게 있었어?”
“변한 거라… 뭔가 전보다 좀 더 튼튼해진 것 같기는 해.”
“그래? 다른 거는? 아픈 곳이나 그런 건 없어?”
“아픈 곳은 없어 오히려 쌩쌩해.”
“흐음… 다행이야. 우리 아빠가 백룡왕이라는 대단한 용이라고 들어서 혹시 무언가 영향이 있을까 했는데 없나보다 다행이야!”
일반적인 용의 피도 아닌 백룡왕이라 불리는 존재의 딸인 자신의 피였다.
아스토리안에게 악영향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별문제는 없어 보여 안심할 수 있었다.
‘어쩌면 영향이 있는 게 좋았을 텐데. 용의 힘이든 속성을 다루는 힘이든 있으면 강해지면서 너를 지키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
안심하며 미소를 짓는 미네르바의 표정을 눈에 들어왔다.
그 표정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녀를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두근!
“음?”
“왜, 왜애 아스토? 어디 아파?
“…아니야 잠시 다른 생각 했어. 그런데 막 내가 입에서 불이라도 뿜을까 봐 걱정돼?”
“아이 진짜.”
아스토리안의 농담에 미네르바는 장난치지 말라는 듯 그의 등을 향해 살짝 손을 휘둘렀다.
파앙!
“흐읍!”
“아, 아스토!?”
순간 강렬한 충격에 아스토리안은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간신히 참아냈다.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미네르바는 아직 힘 조절을 하는 것에 미숙했다.
“미, 미안해 아스토! 살짝 건드리려고 한 건데…….”
“…미네르바.”
“으, 응.”
“우리 힘 조절 하는 연습부터 하자.”
“그, 그럴까?”
그렇게 아스토리안은 미네르바와 함께 수련을 하러 이동했다.
강렬한 충격으로 전조를 잊은 채 말이다.
* * *
아스토리안이 내지른 공격에는 특별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검의 주변에서 믹서가 내지르는 창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회전하는 바람이 일렁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쾅!
“무, 무슨?!”
검과 부딪힌 믹서의 오러 창들은 그대로 공멸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스토리안은 자신이 오러를 둘러 공격을 하려던 상황을 기억해 보았다.
갑작스럽게 어떤 감각 느낀 직후 자신의 오러에 무언가 덧씌워진 것 같았다.
그리고 내지른 공격의 흐름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눈치챘다.
그것은 바람의 속성이었다.
자신의 공격에는, 오러에는 바람의 속성 부여가 되어 있었다.
‘어째서? 왜?’
결과는 존재했지만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의문들이 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 이 자식 설마 너도 마크로 가문의 사생아였던 거냐?!”
여러 의문들에 생각이 많았던 아스토리안이었지만 믹서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데 마크로 가문의 사생아?’
익숙한 마크로란 단어에 그것이 입학시험에서 싸웠던 교사의 성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동시에 그도 바람의 속성부여를 사용하는 남자라는 것까지 기억해냈다.
두 가지 기억으로 사생아라는 단어를 연관시키자 어째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이 자식은 마크로 가문의 인간이었군.’
입학시험 때 싸웠던 교사 알디로는 귀족 우월주의 그 자체의 인간이었다.
만약 그런 성향이 가문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마크로 가문은 평민과의 자식은 절대로 가문에 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눈앞의 믹서는 마크로 가문에서 쫓겨난 사생아라는 것이다.
‘그래서 바람의 속성부여를 쓸 수 있었던 거군.’
어째서 귀족이 아닌 믹서가 속성의 부여를 사용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딱히 필요 없는 정보이기도 했고 알아도 믹서를 대하는 것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무래도 빨리 제압해야겠어.’
자신에게 예상외의 일이 일어났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후웅!
검을 한번 털어주듯 아스토리안이 위에서 아래로 검을 휘둘렀다.
쾅!
그 직후 강하게 땅을 디디며 뒤로 물러났던 믹서를 향해 덤벼들었다.
“이 망할 자식이…….”
자신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죽일 생각으로만 보이는 아스토리안.
믹서는 또다시 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렇기에 더 이상 뭔가를 묻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믹서는 똑같이 덤벼들며 창을 내질렀다.
차자작!
“…어?”
믹서가 창을 내지르고 난 소리는 검과 격돌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쇠와 쇠가 스치며 나는 소리였다.
아스토리안은 자신을 향해 공격이 다가오지 않도록 검을 비스듬히 든 채로 파고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창을 잡고 있는 믹서의 양손 사이를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팅!
그리고 직후 쇠가 울리는 소리가 났다.
아스토리안이 믹서의 창을 날려버린 것이다.
“마, 말도 안 되는…….”
흐름이 약한 부분을 노려 강한 힘으로 아스토리안이 창을 쳐내었다.
이어서 공격해 믹서를 무력화시키려고 했다.
“푸, 풍갑!”
자신을 향해 공격이 올 것을 예상한 믹서는 빠르게 바람의 갑옷을 몸에 만들었다.
‘귀찮게 하기는.’
아스토리안은 속으로 귀찮아하며 풍갑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퉁!
움직이는 공격기술도 아니며 자신의 시야에서 두 번이나 사용한 기술이었다.
원리조차 간단한 이 기술은 역류의 아주 좋은 먹잇감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