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61)
◈ 061화
후우웅!
풍갑이 아스토리안의 검에 덧씌워진 듯한 모습으로 믹서의 몸에서 끌려 나왔다.
마치 옷을 뜯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이, 이럴 수가!”
자신의 기술이 부정이라도 당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믹서는 그것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아스토리안은 그런 그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고 팔을 크게 휘둘러 떼어낸 풍갑을 되돌려 주었다.
콰앙!
“커어억!”
방어로 사용했다고 해도 결국 회전하는 바람 속성이 오러가 담긴 것이었다.
회전력만 덜 할 뿐 풍갑도 결국 공격기술과 같았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믹서는 근거리에서 정통으로 맞고 말았다.
털썩!
공격을 맞은 믹서는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빠악!
아스토리안은 쓰러진 믹서에게 다가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검집으로 그의 머리를 강하게 후려쳤다.
“커억!”
잠시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던 믹서는 그대로 기절을 했다.
너무 강하게 쳐서 피가 나는 듯 보였지만 아스토리안은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꺄, 꺄아악!”
“미, 믹서가?!”
그 직후 관객석의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다.
가면의 남자는 믹서를 쓰러트리자마자 자신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에게 있어 그건 다음은 너희들 차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도, 도망쳐!”
“비켜!”
그리고 이내 서로를 밀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루치아였나. 이 엘프 어디 간 거야?’
관객석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아스토리안이 고개를 돌린 이유는 루치아를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루치아가 앉아 있던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쾅!
“……?”
그때 출구 쪽에서 들리는 큰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아무도 나가지 못한다!”
그곳에서는 창을 들고 있는 어떤 남성이 귀족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비, 비켜! 너도 큰일나기 싫으면 헛짓 말고…….”
“큰일? 큰일 난건 너희들이지.”
촤악!
창을 든 남성은 본인이 쓰고 있던 가면과 후드를 벗어던졌다.
그 안에는 갑옷과 녹색의 머리카락의 40대 정도 되는 강인해 보이는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 설마?!”
“마, 마창의 데이노스?!”
“어째서?”
“어째서긴 니들 잡으러 왔다 범죄자 놈들아!”
남성의 정체는 데미안 왕국 불굴 기사단의 기사단장인 아구라 데이노스.
통칭 마창의 데이노스였다.
‘저건 또 뭐야?’
촤아!
“이렇게 간단히 제압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아스토리안 씨.”
그떄 아스토리안의 옆에서 루치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남자는?”
“왕국의 기사단장인 데이노스예요.”
“왜 여기 있는 거야?”
“제가 불렀으니까요.”
“왜?”
“여기를 정리 해버리고 싶어서요. 그래서 인맥을 사용해 저 남자에게 미리 신고를 해뒀어요. 하지만 잠입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루치아의 대답을 들은 아스토리안은 데이노스를 잠시 바라보았다.
아스토리안은 심상치 않은 기운으로 그의 수준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마스터의 경지였다.
‘못해도 오러 마스터의 경지야.’
“…그래서 나는 어떻게 탈출하지?”
자세한 이유는 나중에 들어도 됐다.
지금은 탈출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
“탈출 방법은 다 준비해 놨죠. 저의 텔레포트 마법으로 말이죠.”
“그래? 잘 부탁할게.”
“…텔레포트라고요. 아스토리안 씨? 좀 더 우와! 같은 반응 없어요?”
공간이동 마법 중 하나인 텔레포트.
텔레포트는 까다로운 마법 중 하나였다.
공간이동 마법 자체가 어느 정도 적성도 있어야 하며 위치를 잘 감지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기에 대륙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는 10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출.”
“…어휴 바랄 걸 바라야지.”
고개를 저으며 포기한 루치아는 옆에 누워 있는 믹서의 옷깃을 잡고 끌고 온 뒤 아스토리안의 뒤에 섰다.
“그럼 잠시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누가 오면 막아주세요.”
“…? 준비라니? 바로 사용하지 못하는 건가?”
“…? 준비해야죠? 제가 드래곤이나 아크 메이지도 아니고 텔레포트 같은 마법을 어떻게 마음먹자마자 바로 사용해요?”
‘…텔레포트는 그런 마법이었군. 역시 미네르바는 대단해.’
아스토리안은 텔레포트 마법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정보를 깨달으며 새삼 미네르바의 대단함을 느꼈다.
“몇 초 안 걸리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루치아의 이야기를 듣고 아스토리안은 주변을 경계했다.
촤악!
‘음?’
그때 관객석에 있던 데이노스가 나타나 아스토리안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쾅!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몸을 트는 것과 동시에 오른 다리를 들어 정확히 창의 날 부분을 밟아 공격을 막아냈다.
“이거, 이거 아까의 싸움으로 굉장하신 분이라는 걸 눈치는 챘지만 이 공격을 이렇게 막을 줄은 몰랐는데?”
“…….”
“묵비권이신가? 그걸 행사하실 권리는 있지. 하지만 나는 당신이랑 뒤에 두 사람을 체포할 권리가 있다고. 협조적으로 나오는 게 좋으실 텐데?”
확실히 데이노스는 범죄현장에 있는 자신을 체포할 권리가 있었다.
혼자였다면 그와 싸우는 척을 하며 도주 경로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혼자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기절한 믹서를 데리고 가야 했다.
‘귀찮네 기절한 놈 챙겨서 움직여야 되고 일단 시간도 끌어야 하니…….’
“…끝까지 말을 하지 않으시는 건가? 그럼 어쩔 수 없지. 힘으로…….”
툭툭!
그때 아스토리안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팍 부분을 쳤다.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기억해서는 안 됐다.
그렇기에 말을 못 하는 척을 하기로 했다.
“갑자기 왜… 서, 설마 말을 못하는 건가? 미, 미안하네. 미리 말을 좀 하지.”
“…”
다행히 데이노스는 자신의 생각대로 판단을 해주었다.
아스토리안은 뭔가 묘한 기분을 느끼며 손으로 제스처를 이어갔다.
탁!
스윽!
“가슴팍을 한번 치고 출구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네가 나간다는 뜻인가?”
끄덕! 끄덕!
“…….”
“…….”
아스토리안이 고개를 끄덕인 직후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개소…….”
쾅!
데이노스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검집을 휘둘렀다.
“이 자식이.”
순간 방심했던 데이노스는 아슬아슬하게 팔의 건틀릿을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스윽!
마치 막을 것을 예상했다는 듯 아스토리안은 검을 들고 있는 손의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건틀릿에 닿아 있는 검집을 향해 적당한 힘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투웅!
주먹이 검집에 닿은 순간 충격파가 퍼져 나와 그대로 데이노스를 밀어냈다.
오러를 이용해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기술.
그래노리가 사용했던 기술인 쇼크 웨이브였다.
아스토리안은 이름까지 몰랐기에 적당히 음파격이라 불렀다.
촤악!
“칫!”
충격에 밀려난 데이노스는 혀를 한번 차고 창을 바닥에 박아 넣었다.
그렇게 그는 더 이상 밀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다.
“이 자식!”
음파격의 위력이 사라지자 다시 창을 들어 데이노스는 아스토리안을 향해 겨누었다.
그리고 아스토리안 본인은 루치아가 있는 곳까지 물러나 있었다.
“왜 거기… 설마!”
아스토리안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믹서의 옷깃을 잡고 있는 루치아.
그런 그녀에게서 강한 마나를 느낀 데이노스는 텔레포트를 사용하려는 것을 눈치챘다.
“텔레포트라니… 멈춰라!”
쾅!
그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데이노스는 창을 내지르며 다가갔다.
그 움직임은 확실히 믹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빨랐다.
후웅!
아스토리안은 달려오는 그를 향해 오른손의 금이 간 검을 던졌다.
챙!
‘오러를 어떻게 실으면 검이 이렇게 무거워?’
아스토리안의 강한 오러가 실린 검을 아슬아슬하게 쳐내며 데이노스는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그리고 이어서 아스토리안은 검집까지 던져버렸다.
검집에서까지 강한 오러가 느껴지자 데이노스는 힘을 더 주어 검집을 쳐내려고 했다.
쩌적!
“뭐?”
하지만 창으로 쳐내기 전 검집은 이미 금이 가고 있었다.
파자작!
데이노스의 눈앞에서 검집이 폭파하듯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각각에 오러가 실린 파편들이 말이다.
“큭!”
팅! 팅! 팅!
데이노스는 자리에서 멈추어 창을 잡고 마치 풍차처럼 회전시켜 공격을 막아냈다.
우웅!
그 직후 자신의 눈앞에서 그들은 텔레포트를 하며 사라지고 말았다.
“젠장!”
쾅!
쩌적!
눈앞에서 놓쳐 화가 난 데이노스는 바닥을 향해 창을 강하게 찍었다.
그러자 바닥에는 사방으로 금이 갔다.
“정체가 뭐지?”
검을 던졌던 아스토리안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의 왼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왼손은 미세하지만 떨리고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오러야. 이 왕국에 이런 오러의 느낌을 가진 오러 마스터는 존재하지 않아.’
데이노스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왼손을 강하게 쥐었다.
‘새로운 강자라… 반드시 찾아내 주마.’
* * *
“오오! 저거 봐봐! 푸라페노래! 이거 마셔 볼래?”
“너 많이 마셔.”
“아스토가 말 안 해도 그럴 거거든!”
일요일 오후.
점심을 먹은 아스토리안, 미네르바, 제니온, 마리아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리고 제니온의 눈에 들어온 가게는 커피를 이용해 만든 음료 푸라페노를 파는 가게였다.
“살찌면 안 되니까 대신 먹은 칼로리만큼 나랑 수련해야 돼.”
“…1000칼로리는 몇 수련인가요?”
“안 먹는 다는 선택지는 없는 거야?”
“없어요.”
“있기는 했어?”
“아뇨 없어요.”
“…….”
“…….”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아스토리안과 생글생글하게 웃고 있는 제니온.
건강을 위해 반대하고 싶었지만 기껏 놀러 나온 상황에 굳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 수련은 봐 줄게 마음대로 해.”
“앗싸! 너희 둘은 뭐 마실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웃고 있던 미네르바와 마리아는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니온이랑 같은 걸로 마실게.”
“나도!”
“좋아! 그럼 아스토꺼만 제일 쓴 걸로 사다줘야겠어!”
“아니 나는 안 마…….”
“기다리고 있어!”
“…돈 좀 아껴 쓰지.”
아스토리안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제니온은 그대로 가게로 달려가 버렸다.
참고로 돈은 일주일마다 제스카로가 세 사람에게 보내주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돈을 보내주었지만 아스토리안과 미네르바는 필요한 일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평민이 보통 한 달 일해서 버는 돈이 200실버인데 일주일마다 40실버 씩 보내주시니 돈 걱정할 일은 없기는 하지만 말이야.’
“아스토 우리 저기 앉아서 기다릴까?”
그때 미네르바가 분수 쪽을 가리켰다.
그렇게 세 사람은 분수 앞에 걸터앉을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으음! 좋다 평화로워서!”
“그치 마리아? 그런데 내일부터 뭔가 체력 단련도 시작한다고 해서 힘들어질 것 같아.”
“그래도 우리 할머니가 수련시키는 것만큼은 힘들지 않을 거야!”
“흐음… 그러네. 노리아 할머니는 언제나 전심전력으로 단련을 시키시니까.”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아스토리안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미네르바가 웃으며 평범하게 지내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여! 친구들 나왔다고!”
잠시 후 기다리던 이들의 앞으로 제니온이 4개의 음료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대로 음료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두 사람은 나랑 같은 푸라페노! 그리고 아스토는… 점원 추천 음료! 언제나 고고한 척하는 당신을 위한 디럭스 친화력 플러스 푸라페노!”
“…….”
“…….”
미묘한 분위기의 눈동자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지금 점원한테 가서 물어봤는데 그런 메뉴는 없다 그러면 너 오늘…….”
“는! 농담이고 덜 달게 만든 푸라페노!”
“그럴 줄 알았어.”
아스토리안은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자신을 위한 음료를 가져온 제니온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한 뒤 음료를 받았다.
그리고 뒤이어 두 소녀도 감사 인사를 하며 제니온에게서 음료를 받았다.
“음! 맛있다.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음료 받는데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 하더라.”
“뭔데.”
“사람을 납치해서 죽을 때까지 싸우게 만드는 투기장이 있었는데 오늘 새벽인가? 왕국 기사단이 투입돼서 거기 있던 사람 전부 체포했데.”
“그런 반인륜적인 짓을 하다니 무섭네.”
“어떻게 그런 짓을…….”
마리아는 분개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미네르바는 안타까워하는 듯한 모습, 제니온은 살짝 소름이 끼친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투기장의 관리자를 잡아낸 주인공인 아스토리안은 제니온의 이야기를 듣고 투기장의 탈출한 이후의 일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