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64)
◈ 064화
방 안에는 여러 책이 꽂혀 있는 책장, 평범한 책상과 의자가 있었다.
하지만 이 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많은 종류의 운동기구들이었다.
이어서 방안으로 함께 들어온 아스토리안과 미네르바가 방의 주인의 바라보았다.
30대에서 30대 중반 사이로 보이는 외모와 20대라고 생각될 정도의 피부.
짙은 눈썹과 적당한 길이의 단발머리를 가진 여성이었다.
“…? 어떤 분과 대화 중이시던 거 아니셨나요?”
“그런 적 없어. 착각이야. 그것보다 무슨 일이야?”
“아. 저 그게 말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여성의 눈에 띄는 특징은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도 보이는 터질듯한 근육들이었다.
“여기 두 학생을 가르치기에는 제 실력이 부족해서요. 도움을 좀 받으러 왔습니다.”
“도움? 나 바쁜 사람인 거 알면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가?”
“그, 그게…….”
“됐어. 대답하지마.”
니콜먼은 고개를 돌려 같이 들어온 두 학생을 자세히 보았다.
“…특별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잖아? 뉴록 교사 설마 두 사람의 신분 때문에 불만 같은걸…….”
“아,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저희 가문의 모토가 ‘근육 앞에 평등하다’라는 걸요.”
“…그래?”
살짝 미심쩍은 눈빛으로 본 니콜먼은 그대로 아스토리안의 앞으로 다가갔다.
“별거 아니라면 문제가 커질 거야 뉴록교사.”
“네, 넵!”
“잠시 확인 좀 할 게 학생.”
“…네.”
아스토리안의 몸을 만지며 근육과 몸 상태를 확인한 그녀의 눈동자는 점점 커졌다.
“…이게 뭐야? 학생 조각상이야?”
“에?”
“얼굴부터 시작해서 육체의 밸런스가 뭐가 이렇게 완벽하게 발전해 있어?”
“…열심히 했으니까요?”
“잠깐 기다려 봐.”
그리고 이어서 미네르바에게 다가간 니콜먼은 미네르바의 몸도 만져보기 시작했다.
“…이건 또 뭐야? 학생 정말 15살 맞아?”
“마, 맞아요.”
“약 같은 건 먹은 적 없지?”
“야, 약이요?”
“…아니 이건 약으로 생기는 건 아니야. 결국 이건 타고난 건데… 하, 하하하!”
미네르바의 몸에서 손을 뗀 니콜먼은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조금 전의 분위기와 다르게 어이가 없다는 듯 가볍게 웃기 시작했다.
“…뉴록 교사 돌아가 봐. 두 학생은 내가 담당할 테니까.”
“저, 정말인가요?”
“그래. 자네가 왜 데려왔는지 잘 알겠으니까 말이야.”
“네. 그럼 저는 학생들을 계속 봐줘야 해서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래. 돌아가 봐.”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니콜먼과 아스토리안, 미네르바에게 간단한 인사를 한 뉴록은 그대로 문을 닫고 돌아갔다.
“…일단 내 소개를 하지. 나는 엔디미아 니콜먼. 원래는 졸업반인 5학년의 육체 단련을 맡고 있어.”
엔디미아 니콜먼 교사.
조금 전 뉴록의 고모가 되는 사람이다.
육체에 대해 연구하고 단련을 한지 30년 가까이 된 상당한 전문가이기도 했다.
참고로 니콜먼의 나이는 50세이다.
“아스토리안입니다.”
“미, 미네르바입니다.”
“그래그래 잘 부탁한다. 일단 다 제쳐놓고 너희들 테스트 좀 해봐야겠어.”
* * *
타다닷!
“대단하군 미네르바 학생.”
니콜먼과 미네르바.
두 사람은 지금 대련장을 달리고 있었다.
전력 질주로 말이다.
‘대단하군.’
아스토리안은 그 모습을 살짝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니콜먼에게 말이다.
‘미네르바 보다 뛰어난 육체 능력이라니.’
아스토리안과 미네르바는 무거운 것 들기, 던지기 등등 수많은 육체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를 했다.
그 과정에서 미네르바보다 니콜먼이 좀 더 뛰어난 육체 능력을 보였다.
그 결과에 미네르바와 아스토리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네르바는 하프 드래곤이다.
물론 성장 중이기 때문에 용의 힘이나 육체 능력은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용이었다.
태생부터가 다른 존재였다.
니콜먼은 그런 존재와 비슷한 육체 능력을 가진 것이다.
‘도대체 어느 정도로 육체 단련을 한 거지?’
촤악!
“…여기까지.”
그때 니콜먼이 멈추자 미네르바도 따라서 멈추었다.
“숨은 안 차나 학생?”
“네. 아직 괜찮아요.”
“…그럼 체력 단련도 크게 필요 없겠어.”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던 니콜먼은 생각을 정리한 듯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네르바 학생. 혹시 조상 중에 거인족이나 드워프 같은 이종족이 있었나?”
“아, 아니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몇십 년 동안 육체 단련을 해온 자신과 어느 정도 비슷한 육체 능력을 가진 15살의 소녀.
타고났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니콜먼은 미네르바의 육체에 강함의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 아님 가족 중에 특출나게 힘이 강하신 분은 있었나?”
“…아마 아빠가 힘이 강하셨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볼 수 없지만요.”
“그렇군.”
아스토리안과 상의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물으면 이야기하려고 만들어 놓은 대답이었다.
미네르바는 스스로가 거짓말을 잘 못하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예전부터 연습을 해두었다.
“아무튼, 어떤 단련을 해야 하는지 대충 구상이 그려졌어. 가서 앉아서 쉬고 있어.”
“네!”
미네르바는 아스토리안의 있는 쪽으로 가 앉았다.
무언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기분이 좋아 보여 미네르바.”
“어? 그, 그래? 아마도 오랜만에 이렇게 전력으로 움직여서 그런가 봐! 스트레스가 풀린 것 같아!”
“누가 스트레스 쌓이게 했어?”
“아, 아니야! 그냥 환경이 바뀌어서 적응하냐고 그런 거야!”
언제나 미네르바 과보호인 아스토리안은 속으로 살짝 안심했다.
“…그럼 다행이네.”
“아스토리안 학생!”
“다녀올게 미네르바.”
미네르바의 인사를 받으며 니콜먼의 앞에선 아스토리안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180 정도 되는 키였기에 살짝 올려보아야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한가지 신경 쓰인달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니콜먼의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시기와 질투였다.
‘…내 재능을 시기하던 존재들이 나에게 보내던 눈빛. 어째서 이 사람은 나와 미네르바는 이런 눈빛으로 보는 거지?’
그녀의 그런 눈빛은 미네르바를 테스트할수록 점점 강해졌다.
악의까지는 느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착각일 수도 있기에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지금은 지켜보기로 했다.
“흠…….”
아스토리안을 앞에 세운 니콜먼은 무언가 고민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니콜먼 교사님?”
“잠시만 기다려 보게나 아스토리안 학생.”
니콜먼의 고민은 잠시 동안 이어졌다.
“…솔직히 이야기하지 아스토리안 학생. 자네가 제일 고민이야.”
“무엇을 말인가요?”
“단련시키는 거. 학생 육체는 밸런스가 너무 잘 잡혀 있어. 몸에 불균형도 없고 학교에는 이런 육체를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기구도 거의 없고 말이야.”
완벽한 요리는 더 이상 손댈 수 있는 것이 없다.
가능한 것은 그릇의 크기를 늘려 양을 늘리는 것뿐.
하지만 본래 있는 요리의 맛을 유지시키며 늘리는 것은 오직 레시피를 알고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에 니콜먼은 어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
“일단 어떤 단련을 위주로 했는지 좀 알려주겠나?”
“…팔굽혀 펴기 1000번, 달리기 30km, 주먹 내르지기 1000번…….”
“확실히 많이 했군.”
“발차기 1000번, 무거운 거 들고 버티기 1시간, 대련 2시간, 윗몸일으키기 500번…….”
“…잠깐 혹시나 해서 묻는데 그걸 하루에 다 하는 건가?”
“네.”
사용할 줄 아는 모든 무기들을 휘두르기도 있었지만 거기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니콜먼의 표정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그녀의 표정은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이지?’라는 표정이었다.
전생의 육체 능력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를 매일매일 한계까지 단련을 했었다.
현재 나이에 육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단련.
그것이 조금 전에 이야기한 것들이었다.
“…흠. 누가 그렇게 시킨 건가?”
“아뇨. 제가 원해서 하는 거예요.”
아스토리안의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둘째치고 그런 단련들로 이런 밸런스 잡힌 몸이 만들어지는가 말이다.
“…….”
일단 아스토리안의 육체 상태를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어깨를 풀어주었다.
“일단 먼저 나를 향해 간단히 공격해보게나.”
“…알겠습니다.”
니콜먼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 아스토리안의 솔직한 속마음은 이러했다.
‘육체 단련은 적당히 하고 속성 부여를 연습하고 싶은데…….’
바람 속성의 오러 부여.
아스토리안은 오히려 그것에 대한 연습을 하고 싶어 했다.
육체 단련은 아직 더 필요하지만 굳이 가르침을 받으면서 할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효율적으로 육체 단련을 하는 법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러를 다루는 것에 조금 더 시간을 사용하고 싶었다.
‘…일단 상황을 보면서 생각을 해볼까?’
하지만 지금 당장은 눈앞의 니콜먼의 말을 따라야 했다.
그녀는 교사이고 자신은 학생이니까 말이다.
“그럼… 시작하겠네.”
니콜먼이 이야기하며 양손을 까닥거렸다.
그 직후 아스토리안은 니콜먼을 향해 파고들어 주먹을 휘둘렀다.
후웅!
니콜먼은 몸을 틀어 아슬아슬하게 주먹을 피했다.
“계속 공격하게나, 쉬지 말고.”
“네.”
주먹을 내지르고 다리를 휘두르고 점프하며 발등으로 내려찍고 수많은 공격이 이어졌다.
뛰어난 육체 능력을 지닌 그녀답게 그 공격들을 전부 대응하며 막아냈다.
‘육체 능력도 대단하지만 반응 속도도 굉장하군. 만약 여기서 오러 강화까지 한다면… 정말 부럽군. 오러에 축복받은 재능 있는 존재들이란.’
니콜먼은 미네르바와 아스토리안을 상대할수록 부러움과 더불어 작은 박탈감까지 느꼈다.
자신에게 없는 재능있는 수많은 학생들을 보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도 독보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 하지 아스토리안 학생.”
끼익!
이어서 공격을 하려던 아스토리안은 빠르게 발을 내디뎌 공격을 멈추었다.
“공격들이 전부 날카롭더군. 대단해, 15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
“…감사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내가 공격해볼 테니 막거나 피해 보게나.”
“네.”
공수전환.
아스토리안이 자세를 잡은 직후 니콜먼이 공격을 시작했다.
후웅!
니콜먼이 주먹을 내지르고 발차기를 한다.
어느 순간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예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움직임.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공격.
아스토리안의 육체가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아스토리안의 눈에는 전부 보였다.
전부 피하고 막아낼 수 있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지.’
그렇지만 흐름을 의식하지 않았다.
자신의 육체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였다.
전부 완벽하게 막고 피한다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적당히 하려고 노력했다.
“여기까지.”
몇 번의 공격이 이어지고 잠시 후.
니콜먼이 공격을 멈추었다.
그것을 본 아스토리안은 살짝 몸을 풀어주며 그녀의 앞으로 걸어갔다.
‘간단한 대련한 기분이네.’
“수고했네 아스토리안 학생. 학생의 움직임을 보고 생각해 봤네. 그리고 결론이 나왔어.”
“무엇인가요?”
“나는 학생의 단련을 못 시켜 주겠군.”
“……?”
“아니 정확히는 내가 단련시켜 줄 수 있는 게 없네.”
불과 몇 분 전 자신과 뉴록을 향해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던 모습을 기억하는 아스토리안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당혹스러웠다.
‘…어쩔 수 없나.’
하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자신은 전생의 기억으로 충분한 단련을 한 15살이 아닌 15살이었다.
학교에 들어가기로 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적 없었다.
니콜먼의 탓이 아니다.
이미 강해져 버린 자신의 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