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65)
◈ 065화
‘아니면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나?’
어쩌면 스스로 단련을 하라고 자습이라는 과제를 던져 줄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마음속으로 살짝 기대를 했다.
“육체에 어느 부분에 힘을 더 주어야 효율적으로 힘을 쓸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라도 가르쳐 줄까 했는데… 그것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더군.”
“…네 맞아요.”
“지금 당장 내가 단련시키는 건 무리네… 하지만 시간만 있다면 구상할 수 있어. 내가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자네가 스스로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단련하는 방법.”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학생에게서 질투심을 느낀다고 하여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는 교사이자 오랜 기간 육체 단련을 연구한 전문가.
가르침을 위해 학교에 온 학생을 위해 본분은 다할 것이다.
“…그렇군요.”
아스토리안은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니콜먼의 책임감 있는 모습에 살짝 호감이 갔다.
“…그럼 그 시간 동안은 어떡하죠?”
“…하나 생각해둔 게 있네.”
“그게 뭔가요?”
“그걸 말하기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네…….”
“어떤 거죠?”
“사람들 앞에서 싸우는 거에 거부감이 있나?”
* * *
일반적인 평민의 집 5개 정도는 붙여 놓은 것 같은 크기의 2층 건물.
그곳에는 간판이 하나 붙어 있었다.
[단련의 집]이라 쓰여 있는 간판 말이다.이름만 봐서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건물의 안을 본다면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안에는 수많은 운동기구들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서로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사람들도 말이다.
이곳은 사람을 단련하는 곳이었다.
“자 간다!”
“으아!”
“하나 더!”
“…교사님 여기는 뭐죠?”
“한동안 아스토리안 학생이 단련할 곳이지.”
학교에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단련의 집.
니콜먼은 이곳에서 아스토리안을 단련시킬 예정이었다.
‘운동기구는… 학교에 있는 것보다는 좀 더 좋아 보이는 정도네. 그럼 저 대련장 이용하는 건가?’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과 대조되는 반대편의 어느 공간.
그곳에는 부드러운 바닥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있었다.
운동기구는 일체 없었고 오직 선이 그어진 곳 안에서 사람들이 대련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대련장뿐이었다.
“감이 좋군. 맞네 저기네.”
니콜먼은 대련장을 지긋이 바라보던 아스토리안을 이끌고 그대로 대련장이 있는 곳을 향해 이동했다.
“좋아, 좋아. 다음은… 어? 누님?”
그러자 대련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그녀를 알아보고 빠르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그것도 이 시간에.”
“너에게 부탁할 일이랑 도움받을 일을 가지고 왔다.”
“까다로운 누님이 나한테 부탁을? 혹시 뒤에 잘생긴 친구 때문에?”
아스토리안을 발견한 남성은 그대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 친구. 내 이름은 엔디미아 콜니로 여기 있는 누님의 동생이야.”
엔디미아 콜니로.
상당한 근육질의 몸매이자 깔끔한 스킨헤드의 머리.
그리고 니콜먼과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외견.
그는 니콜먼의 2살 어린 친동생이자 이곳 단련의 집의 주인이었다.
“아스토리안입니다. 네르 칼가인의 1학년생이고요.”
“…음? 성을 밝히기 싫…….”
“이 친구 평민이야.”
“아? …설마 그 네르 칼가인에 입학했다고 하는 그 평민?”
“소문이 크게 나기는 했나 보군.”
네르 칼가인 학교에 평민의 입학.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나 수도에 사는 귀족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 정도로 전대미문이라는 의미였다.
“그나저나 이렇게 잘생긴 친구인지는 처음 알았네. 그래서 이 친구의 어떤 것 때문에 온 건데?”
계급보다는 근육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엔디미아 가문답게 콜니로는 아스토리안의 신분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일단 이 친구 근육 상태 좀 확인해 보지?”
“근육? 알겠어. 친구 실례 좀 할게.”
“네.”
콜니로는 아스토리안의 근육을 만지며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오, 오오오?!”
만지면 만질수록 콜니로의 두 눈은 점점 커져갔다.
“완벽한 밸런스… 가주님 보다는 좀 못하지만 여기서 이런 근육을 보게 될 줄이야… 어, 어떻게 단련했니?”
“…그냥 전체적으로 단련했어요.”
“대단해. 타고난 몸도 타고난 몸이지만 단련이 너무 잘됐어. 너무 완벽한 밸런스라 함부로 운동을 권하지도 못하겠어. …누님 설마?”
“그래. 이 몸을 단련시키려고 한다. 그럴만한 도구를 구해야 하는데 나를 도와다오.”
니콜먼이 이곳에 온 첫 번째 이유.
그것은 마도구 장인 콜니로에게서 아스토리안이 단련을 할 수 있을 만한 도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까다로운 누님이 움직일만해. 이런 육체라면 기꺼이 도와주지!”
“그래 고맙다. 그럼 그걸 만드는 동안 이 학생을 여기서 단련시키고 싶은데 말이다.”
“밸런스를 유지시키면서 하려면… 맨몸 대련시키려고?”
“그래 최고의 전신 운동이니까.”
그리고 두 번째 이유.
바로 도구가 완성되는 시간 동안 대신할 단련을 위해서이다.
대련은 전신을 움직이며 동시에 경험을 쌓을 수가 있었다.
현재 아스토리안에게는 괜찮은 단련 방식이지만 그 상대가 중요했다.
“괜찮겠지 아스토리안 학생?”
“…네 괜찮아요.”
‘대련이라… 상급에서 오러 마스터 경지의 육체 능력을 가진 게 아니라면 큰 감흥은 없는데 말이야…….’
“이 정도의 육체면… 베슨! 베일리!”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콜니로는 두 사람을 불렀다.
그러자 쉬고 있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이 다가왔다.
“부르셨어요 콜니로 씨?”
“콜니로 씨 무슨 일이에요?”
니콜먼 보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근육 잡힌 몸매의 두 사람.
비슷한 외모와 머리카락을 보고 아스토리안은 둘이 곧 쌍둥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너희들 며칠 동안만 여기 친구랑 대련을 좀 해줘. 둘이 동시에.”
“저 어려 보이는 잘생긴 친구? …음? 이 훈련복은 네르 칼가인의 훈련복?”
“그럼 그냥 잘생기고 어려 보이는 게 아니라 진짜 어린 거잖아?”
“평민인 네르 칼가인 1학년 아스토리안입니다.”
왠지 콜니로처럼 또다시 물어볼 것 같았기에 일부러 평민을 강조하며 이야기했다.
“…어? 우리랑 같은 평민?”
“평민이 귀족 학교에? 아! 그러고 보니 그런 평민이 들어갔다는 소문을 지나가면서 들은 것 같아!”
“그래? 대단한데 친구? 대단한 재능이 있나 봐?”
“자자 진정하고 너희들도 자기소개 좀 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는 모습에 콜니로가 답답했는지 중재를 했다.
“아! 미안해 친구. 나는 베슨이야. 왕국 십인대장을 하고 있지.”
“나는 베일리! 길드에 소속된 모험가야 등급은 노비스!”
“제일 낮은 등급인데 높은 것마냥 당당히 이야기하냐.”
“뭐 어쩌라고. 열심히 단련해서 더 올라갈 거거든?”
“너희들…….”
계속되는 투닥거림에 짜증이 났는지 콜니로는 쌍둥이를 강하게 째려보았다.
“히, 히익 준비하고 있을게요.”
“너, 너도 준비 다 되면 대련장으로 오렴!”
그렇게 두 사람은 빠르게 대련장을 향해 도망쳤다.
“…미안하다. 아직 철이 들든 쌍둥이들이라서 말이야.”
몇 년 전 콜니로가 이곳을 처음 열었을 때부터 다니기 시작하였던 두 사람이었다.
콜니로는 그들의 성격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뇨 괜찮아요. 그런데 저 두 분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왕국 소속, 10명의 병사를 부하로 둔 십인장.
몬스터의 사냥 등 사람들의 의뢰를 받으며 해결하는 그 길드의 모험가가 받는 가장 낮은 등급인 노비스.
느껴지는 그들의 실력은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나 대단한 실력자일 수도 있으니 그들에 실력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이다.
“흠… 순수하게 육체 능력뿐이라면 둘이서 덤벼서 기사랑 어느 정도는 싸울 수는 있어.”
“둘이서요?”
“응. 아직 미숙해서 둘이 합쳐 1인분이야.”
“…그렇군요.”
기사들은 상당수가 네르 칼가인 학교 졸업생 출신이다.
그리고 네르 칼가인의 졸업 최소 조건은 무기술 중급의 경지 혹은 중급 오러 유저 경지이다.
그렇다면 둘은 이제 막 입문한 중급 오러 유저의 육체 능력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봐야 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저기 두 분하고 대련을 하고 있을게요.”
“그래 아스토리안 학생. 나는 이야기 좀 하고 올 테니까 잠시 대련하면서 기다리고 있게나.”
“네. 그렇게 할게요.”
그렇게 아스토리안은 자신을 기다리는 두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이동했다.
“잘 부탁드릴게요 두 분.”
“오! 그래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해. 이름이… 아스토리안이라고 했지?”
“네 맞아요.”
“그럼 아스토리안 누구하고 먼저 대련해 볼래?”
“…….”
베일리는 해맑게 아스토리안을 향해 질문했다.
아무래도 콜니로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어? 왜 그래? 대련한다고 했잖아?”
“…아뇨. 아까 콜니로 씨께서 두 분과 동시에 대련하시라고…….”
““하아?””
두 사람의 표정은 말도 안 되는 것을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
무언가 귀찮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 *
“누님 생각해 둔 거 있어?”
“일단은 있다.”
단련의 집 2층.
그곳은 응접실과 휴게실 공간을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응접실에 콜니로와 니콜먼이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머슬 테이핑. 그걸 이용해 보려고 한다.”
“근육에 붙이는 테이프? 거기다가 뭔가를 부여해서 붙이려는 거야?”
“정확해. 역시 마도구 제작자군. 운동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게 흠이지만.”
“가문이 이렇게 만들었는데 뭐 어떡해. 아무튼 뭘 부여하려고?”
“그건…….”
그 후, 약 40분 정도 두 사람의 여러 대화가 이어졌다.
중간중간 의견 차이가 있는 듯 보였지만 결국 마무리된 듯 보였다.
“알겠어 준비해 둘게. 대충 이틀이면 될 거야.”
“고맙다 콜니로. 비용은 학교로 청구해. 우리 교장님께서 내주실 거다.”
“하하. 그래노리님이 내주시는 거야? …누님. 뜬금없는 이야기인데. 그 혹시 오러는 아직까지…….”
“콜니로야.”
“어?”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 나는 지금도 나쁘지 않다.”
질문에 대답하는 니콜먼의 표정은 무언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누님. 그렇게 그분을 이기고 싶어 했잖아. 오러도 도구에 힘을 빌리든 뭔가 방법을 쓰면…….”
“콜니로.”
“…….”
“말했잖아 지금도 괜찮다고. 점점 강해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지금은 내 낙이다. 오늘도 저런 엄청난 학생을 가르쳤으니까 말이다.”
니콜먼은 살짝 웃고 있었다.
하지만 콜니로에게는 보였다.
동생이기에 오랫동안 같이 지냈기에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의 미소에는 아쉬움과 쓸쓸함이 보였다.
하지만 저 눈빛은 보통 박탈감을 느낀 사람이 가지는 눈빛이었다.
학생을 칭찬하고 있지만 진심으로 하는 칭찬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님…….”
니콜먼은 중급 오러 유저이다.
마스터는커녕 상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그저 재능이 없었을 뿐이었다.
육체는 엔디미아에게 축복받았는지 상당히 강했다.
하지만 오러는 축복받지 못했다.
그렇기에 꿈이었던 베어울프를 하사받은 그래노리와 전력으로 싸운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누님 분명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는 저런 눈빛이 아니었을 텐데. 지금은 어째서… 설마 질투 때문은 아니겠지?’
콜니로는 그런 누님이 언제나 안타까웠다.
본인은 애초에 전투 쪽과는 재능이 없다는 걸 알고 관심이 있던 마도구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꽤나 재능이 있었는지 금방 이름을 날릴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
하지만 반쪽짜리 재능을 가진 누님은 본인과 다르게 아무리 노력하여도 이름을 날리기는커녕 웃음거리만이 되었을 뿐이었다.
물론 대놓고 웃지는 않았다.
가장 건드리면 안 되는 가문 1위가 그랑 가문이라면 2위는 엔디미아 가문이다.
근육 앞에 모든 게 평등한 그들을 대놓고 비웃거나 무시하는 인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