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66)
◈ 066화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누님을 지지할 거야. 하지만 누님. 나는 조금 불안하다고. 눈빛에서 느껴지는 박탈감이 커져서 무슨 짓이라도 하지 않을까 말이야.’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아무리 부당한 일을 당해도 누님은 선은 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자신은 동생이자 가족이었다.
가족이라면 믿어줘야 했다.
“…알겠어 누님. 누님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필요한 건 그게 다야?”
콜니로는 불안한 생각을 떨쳐내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니 하나 더 있다.”
“뭔데?”
“이건 만드는 건 아니고 좀 빌려줬으면 해서 말이다.”
“그러니까 어떤 거?”
“머슬링.”
“그거는 왜? 저 친구한테 쓸건 아닌 것 같은데?”
“한 명이 더 있다. 내가 단련시켜 주기로 한 학생.”
니콜먼은 간단하게 미네르바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 나이에 누님을 따라오는 육체 능력이라고?”
“그래 정말 대단한 아이야. 거인족의 후손이나 아님 그랑 가문의 사생아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야.”
“…알겠어 그럼 머슬링도 준비…….”
웅성웅성!
그때 1층에서 무언가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들이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지? 싸움이라도 났나?”
“…설마 아스토리안 학생이?”
자신이 데려온 학생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불안한 생각에 니콜먼은 빠르게 일어나 1층을 향했다.
그리고 그 뒤를 콜니로가 따랐다.
타다닥!
1층으로 내려온 두 사람은 상황을 확인해 보았다.
“허어?”
“여러분 왜 그러고 있어?”
대련장에는 베슨과 베일리의 뒤로 서 있는 아스토리안과 그들의 앞에 서 있는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누가 봐도 큰소리의 원인은 이들이었다.
“아 콜니로 씨 이 사람들 좀 말려 주세요! 지금 아스토리안한테 가르침 받고 싶다고 난리예요!”
대답을 들은 둘은 고개를 돌려 소동의 원인인 아스토리안을 바라보았다.
“…….”
아스토리안은 살짝 고개를 돌려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 * *
“둘이서 덤비라니!”
“아무리 우리를 무시해도 그렇지!”
호흡이 척척 맞는 베슨과 베일리.
아주 쌍둥이다운 모습이었다.
“안 되겠어. 베일리 내가 이 녀석 혼 좀 내줘야겠어. 얼마나 우리를 무시했으면…….”
“맞아 베슨 얼마나 너를 무시했으면 그래.”
“…아니 뭔소리야 무시당하면 네가 더 무시당할 만하지. 노비스라고 당당히 이야기했으면서.”
“이게 내 탓이라는 거야?”
“누가 봐도 내 탓은 아닌데?”
“이게 진짜…….”
‘…하아 진짜로.’
키워보지도 않은 애를 돌보는 기분이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에게 화를 낼 수 없기에 인내심을 발휘하여 좋게 해결해 보려고 했다.
“저기…….”
아스토리안은 직접 몸을 움직여 두 사람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제가 딱히 무시하는 건 아니고요. 여러 명과 동시에 싸워본 경험이 없어서요. 두 분도 동시에 덤벼서 한 명의 사람이랑 싸워 본 경험은 딱히 없으시죠?”
“아니 범죄자나 감옥을 탈출하는 탈출범 잡을 때 자주 해봤어.”
“몬스터나 지명수배범 상대할 때 자주 해봤어.”
““그리고 그건 강자를 상대할 때나 하는 거지!””
진짜 싸우는 게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두 사람의 호흡은 척척 맞았다.
어쩌면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까지 될 정도였다.
“하아…….”
‘머리 한 대씩만 때리고 싶다.’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아스토리안이 한숨을 쉰 그때였다.
“이봐, 이봐 저 친구 말대로 해주지 그래?”
““뭐?””
운동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몇 명의 건장한 사람들이 구경하듯 다가왔다.
“저렇게 이야기 하는 거면 뭔가 있는 거 아니야?”
“…그렇기는 한데…….”
“그 육체의 권위자인 니콜먼 씨가 데려온 거라고? 한번 해 봐.”
“어쩌면 너희들보다 강할 수도 있잖아? 하하…….”
구경꾼처럼 나타난 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스토리안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니콜먼이 데려온 학생이 얼마나 대단한지 구경하고 싶은 것뿐이었다.
“확실히 콜니로 씨의 누나분은 육체 단련 관련해서는 대단하신 분이시지… 해보자 베일리.”
“진짜로 하게?”
“콜니로 씨가 대련하라고 했잖아. 거기다가 니콜먼님께서 데려왔으니 뭔가 있지 않을까?”
“…그건 그렇지…….”
베슨의 이야기에 베일리는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내 결정한 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귀한 손님인데. 다치지 않을 정도로만 하면 괜찮겠지.”
“그래 해보자고. 아스토리안 네 말대로 해줄게. 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바로 멈출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감사합니다.”
이것이 감사해야 하는 일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따로따로 대련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었다.
“…제가 먼저 갈까요?”
몸을 풀어주고 자세를 잡은 아스토리안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래 오렴!”
“우리는 아까부터 몸을 풀어서 준비됐어.”
이어서 베슨과 베일리도 자세를 잡아 보았다.
‘십인대장과 길드의 노비스라… 그럼 해볼까.’
10명의 병사를 부하로 둔 왕국 병사.
어렵기로 유명한 길드의 테스트를 통과하고 입단한 노비스 등급의 모험가.
아스토리안은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왕국의 병사와 길드의 모험가의 평균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한다는 생각을 하고 움직였다.
탓!
후웅!
아스토리안은 두 사람의 앞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어어?””
예상하지 못한 아스토리안의 빠른 움직임에 두 사람은 당황했다.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그런 것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파악!
두 사람의 사이에 선 아스토리안은 손을 편 채로 양팔을 양쪽으로 내질렀다.
“크윽!”
“으윽!”
베슨은 복부에 공격을 맞으며 그대로 밀려났다.
베일리는 아슬아슬하게 반응하여 팔을 내려 공격을 막아냈지만 베슨 보다 좀 더 밀려났다.
두 사람의 표정은 누가 봐도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베슨 씨는 반응속도가 조금 느린데 방어력은 좋아. 베일리 씨는 반응속도는 괜찮은데 방어력은 조금 약한 것 같네. 그렇다면…….’
생각을 마친 아스토리안이 다시 움직이자 본격적으로 그들의 대련이 시작되었다.
두 사람이 공격하면 반격하고 피한다.
그리고 또 반격하고 피한다.
하지만 정작 아스토리안은 한 번의 공격도 맞지 않았다.
그렇게 대련 같지 않은 대련은 약 30분 정도 지속 되었다.
“하아! 하아!”
“으, 으아…….”
베슨과 베일리는 거친 숨을 내쉬며 바닥에 앉아 있었고 아스토리안은 힘든 기색 없이 스트레칭을 해주고 있었다.
“와, 완전 강해… 이 녀석 15살 아닌 거 아니야?”
“무슨 공격을 해도 다 대응해서 막아 반격을 해. 당하는 입장에서는 완전 호러야.”
두 사람은 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의 육체도 꽤 단련되어 상당한 힘과 속도를 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은 닿지 않았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니까 기분이 좋네. 옛날 생각이 나서…….’
조금 전 대련 모습은 몇 년 전 제니온과 미네르바를 동시에 가르쳐 주며 대련을 하였을 때를 생각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공격 방식도 성별만 다르고 비슷하여 더더욱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그때의 버릇이 나오고 말았다.
“베슨 씨는 힘이랑 방어력은 좋은데 반응속도랑 공격을 정하는 판단력 조금 느려요. 그리고 베일리 씨는 반응속도랑 체력, 판단력은 좋은데 방어력이랑 공간 감각이 조금 약한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보완하려면…….”
텁!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았다.
제니온이나 미네르바에게 평소처럼 하던 충고를 자신도 모르게 해버렸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자신에게는 충고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지적이나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빠르게 사과를 해야 했다.
“죄송…….”
“방금 대련하면서 그런 것까지 알아낸 거야?”
“와… 난 하나도 모르겠던데.”
“…네?”
하지만 두 사람의 반응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그렇기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계속 이야기 해줘. 내 부족한 점들이랑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도 해줘. 나는 몬스터를 잡는 일도 해서 위험하지 않게 부족한 점은 언제나 고쳐야 해.”
평민이기에 언제나 혼자 연습하며 스승 같은 존재도 없이 단련해온 두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움직임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맞는지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기에 아스토리안의 충고는 두 사람에게 새로운 느낌이었으며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
과거에 제니온과 미네르바도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말해달라 해주었다.
그것을 기억하자 묘한 기분과 함께 자연스럽게 입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니까요…….”
아스토리안은 두 사람이 보완해야 하는 것과 방법을 차례대로 이야기 해주었다.
베슨은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 여러 사람과 싸워보고 경험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베일리는 공감각을 키우기 위해 여러 사물이 있는 곳에서 대련을 해보라는 이야기 등등.
지금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충고를 최대한 해주었다.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우리보다 어린데 이렇게 잘 알고 있다니… 괜히 네르 칼가인에 입학한 게 아닌 거 같네!”
더 이상 두 사람은 자신이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고 빛나는 눈빛으로 충고를 들어주었다.
지금 기분은 무언가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듯한 기분이었다.
‘재밌네.’
그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히 좋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이다.
‘전생에는 몰랐는데 나 가르치는 거 좋아했네. …아버지를 닮은 건가.’
아버지도 누군가를 가르칠 때 굉장히 즐거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어쩌면 자신은 그런 점을 닮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뜩 정하지 못하였던 미래에 하고 싶은 직업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어쩌면…….’
“어… 저기…….”
그때 대련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아스토리안에게 다가왔다.
“우리들하고도 대련해 주지 않을래?”
“나도 요새 뭔가 벽 같은 걸 느끼고 있어 한 번…….”
“저기 나도…….”
아스토리안의 실력과 피드백까지 해주는 모습을 보고 그들도 관심이 생긴 것이다.
어린 나이 때문에 대단한 것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던 그들도 생각을 바꾸어 이렇게 다가온 것이다.
“아… 그건…….”
““잠깐!””
그때 베슨과 베일리가 아스토리안의 앞에 나타나 벽처럼 막아섰다.
“아직 대련 안 끝났다고?”
“맞아. 콜니로 씨가 우리한테 부탁했다고.”
“그게 뭐. 대련한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그래 우리도 좀 하자. 저 친구도 너희들보다는 우리 같이 좀 더 노련한 사람이랑 하는 게 낫지.”
“우리 실력이 별로라는 거야?”
“누가 봐도 그렇지 않나?”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언성이 점점 커졌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콜니로와 니콜먼이 내려온 것이었다.
“…그러니까…….”
콜니로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전부 들었다.
“신성한 대련장에서 남의 운동을 방해했다고?”
“아, 아뇨 콜니로 씨 그런 이야기가…….”
“대련도 운동이야 이 인간들아! 너희들 근육 만들었다고 남이 근육 만드는 거를 방해해? 그것도 누님의 손님을?”
머리에 힘줄이 생긴 콜리로는 누가 봐도 화가 난듯한 모습이었다.
“아스토리안 학생 이쪽으로.”
그때 니콜먼이 부르는 목소리에 아스토리안은 건물 밖으로 이동했다.
“우리 잠깐 나갔다고 오지 바람 좀 쉴 겸.”
“아… 그렇지만 저기는…….”
“잠깐 있으면 조용해 질 거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아스토리안은 니콜먼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콰앙!
단련의 집 안에서 나는 커다란 굉음을 뒤로 한 채 말이다.
“…….”
굉장히 불길할 정도로 큰소리 였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었다.
자신은 그저 단련하기 위해 찾아온 학생일 뿐이었다.
“아스토리안 학생 혹시 방금까지 무엇을 했나 알수 있을까?”
“아…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게…….”
아스토리안은 자신과 대련한 두 사람의 약점을 지적하고 보완할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허, 허허허.”
니콜먼은 웃었다.
그 웃음이 어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즐거워서 그런 것인지는 파악 할수 없었다.
“대단하다 못해… 아니 아무 것도 아닐세.”
이야기를 하던 니콜먼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스토리안 학생. 잠시 여기 서서 기다리고 있겠나? 잠시 다녀올 곳이 있어서 말일세.”
“알겠습니다.”
대답을 들은 직후 니콜먼은 빠르게 어딘가를 향해 이동했다.
그녀가 이동한 곳은 사람이 없는 어느 골목길이었다.
쾅!
무언가 화풀이를 하듯 벽을 한번 걷어찼다.
스윽!
그리고 품안으로 손을 넣어 어떤 물건을 꺼냈다.
그 물건은 뾰족한 육각형 형태의 납작한 수정 같은 물건이었다.
“이봐 거기있나?”
—…재미있군. 당신이 먼저 연락하다니.
수정에서는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제안 아직 유효한가?”
—호오? 고민 끝에 거절했던 그 제안을 이제와서 받아들이시겠다? 더 이상 열등감을 참지…….
“문제 있나?”
—없지. 다만 상황이 바뀌어서 조건도 조금 바뀌었거든.
“뭐지?”
—그건…….
니콜먼은 묵묵히 수정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전부 들었다.
“…무슨 짓을 할 생각이지 당신? 그렇게 되면 많은 학생들이…….”
—상관이 있나? 어차피 당신은 국적이 바뀔 텐데?
“…….”
니콜먼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표정이 단호하게 바뀌며 대답을 하였다.
“알겠다. 서류를 우리 집으로 보내라.”
—좋은 선택이다. 역시 당신은 우리 같은 사람과 동류…….
“나는 이제 다시 일해야 되니 나중에 연락하지.”
그렇게 그녀는 수정을 한번 누르고 다시 품안으로 넣었다.
‘…끝이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이제 돌이킬 수도 없고. 내 탓이 아니야. 모든 건 끝없는 열등감을 느끼게 만든 망할 귀족놈들 때문이야.’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교사가 가지는 눈빛이 아닌 냉혈한 인간이 가지는 차가운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