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67)
◈ 067화
“…라는 일이 있었어.”
저녁을 먹은 뒤 자유시간.
아스토리안은 일명 쉼터라는 곳에 앉아 제니온과 미네르바에게 단련의 집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참고로 쉼터란 학생들이 앉아서 이야기하며 테이블에 올려놓고 먹을 수 있는 카페 같은 곳이었다.
“재밌었겠다… 나도 가고 싶다.”
“아스토 다치지는 않았어?”
“응 멀쩡해. 그나저나 미네르바 니콜먼 교사님한테 받은 건 정확히 뭐야?”
“그거? 이거!”
미네르바는 자신의 양팔의 손목을 보여 주었다.
그곳에는 하얀색의 팔찌처럼 보이는 것이 각각 끼워져 있었다.
“머슬링이래.”
“근육 단련에 도움이 되는 마도구 같은 거야?”
“아니? 그냥 엄청 무거운 쇠덩어리를 깎고 압축해서 만든 거래.”
“…그냥 쇠였어?”
“응! 양팔 손목이랑 양발목에 끼웠어.”
머슬링.
그것은 그냥 평범하게 많이 무거운 운동기구였다.
“많이 무거워? 나 들어볼래!”
“알겠어 잠시만…….”
호기심이 생긴 제니온에게 미네르바는 자신의 손에 있는 머슬링 하나를 빼서 건네주었다.
“어디, 어디. 얼마나 무거운지…….”
쿵!
“…….”
링을 잡은 제니온의 손은 누가 잡고 끌고 가듯 그대로 책상의 위로 떨어졌다.
“괘, 괜찮아 제니온?”
“허허…….”
제니온의 표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진짜가 맞는지 의문에 찬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오기가 생겼는지 힘을 주어 링을 들어 올렸다.
“끄으… 드, 들만한데?”
“미네르바한테 돌려줘 제니온. 무리하지 말고.”
“넵.”
무게에 굴복한 제니온은 군말 없이 미네르바에게 머슬링을 빠르게 돌려주었다.
철컥!
되돌려 받은 미네르바는 태연하게 다시 손목에 장착했다.
“미네르바 대단해… 그걸 차고 일상생활을 하는 거야?”
“나도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괜찮아. 그리고 단련도 하고 있어. 니콜먼 교사님이 기구도 몇 개 빌려주셨거든. 그거 사용해서 다른 학생들이랑 같이 단련하라고 하셨어.”
“혼자 하지 않아서 다행이네.”
아스토리안은 자신처럼 따로 단련을 하게 될까 미네르바를 걱정하였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에 안심할 수 있었다.
“다른 기구를 써서 눈에 띄는 건 부담스럽지만 아스토 말대로 혼자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맞아! 혼자 하면 재미없지. …음? 아스토 저 사람, 그 선배 아니야?”
“누구?”
제니온의 이야기에 아스토리안은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보았다.
“…아가레스 선배.”
아스토리안에게 대련 신청을 하였던 2학년 아가레스였다.
그는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혹시 아스토 찾아온 거 아니야? 내일 대련한다 그랬잖아.”
“…그럴 수도 있겠네. 잠깐 다녀올게.”
바로 내일이 아가레스의 대련 금지가 풀리는 날이자 대련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찾아와 대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어나 먼저 다가갔다.
“저기 아가레스 선배.”
“어? 아! 여기 있었네. 오랜만이야 아스토리안 후배.”
반가운 표정이 된 아가레스는 손을 들며 인사했다.
“대련 때문에 오신 건가요?”
“뭐… 일단 맞아.”
“일단이요?”
“그거에 대해 이야기하려는데 잠시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둘만 따로 해야 하는 이야기인가요? 제가 일행이 있어서요.”
“괜찮아. 곧 1학년에게 전파될 내용이기도 하고.”
“그게 무슨…….”
“자자.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안내해줘.”
“…….”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하고 아스토리안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아가레스를 데리고 왔다.
“난 아가레스라고 해. 반가워 후배들.”
“미, 미네르바예요.”
“제니온이에요 선배!”
인사를 한 아가레스는 그대로 의자에 앉았다.
“갑자기 껴서 미안. 그냥 너희들도 알게 되면 좋은 내용도 있으니까 양해해줘.”
“좋은 내용이요?”
“일단 먼저, 아스토리안 후배랑 간단히 이야기 좀 할게.”
“이야기하세요.”
아스토리안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틀은 아가레스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미안 후배. 대련을 조금 더 미뤄야겠어.”
“…왜요?”
두 번째 미루기.
이쯤 되면 아가레스가 자신과 대련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야 후배. 그러니까 표정 좀 풀어.”
살짝 짜증이나 보이는 아스토리안에 아가레스는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갔다.
“내일이면 너희 1학년한테 공지가 갈 건데, 그 공지의 내용이 바로 2학년과 합동 대련이야.”
“합동 대련이요?”
“그러니까 대충 상황이…….”
아가레스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이틀 뒤 2학년과 1학년, 각 반에 한 명씩 총 5명의 대표를 뽑는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2학년 대표와 1학년 대표가 대련을 하는 것이다.
“1학년에게는 2학년의 실력을 보여 주고 너희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거고, 2학년한테는 1학년한테 밀리지 말고 또 1년 동안 얼마나 강해졌나 보여주는 거지.”
“…그런가요.”
“…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
“표면적이요?”
“실은 말이야.”
아가레스는 어떤 사실을 이야기 해주었다.
이 대련은 원래 학교에서 계획한 것이 아니고 2학년, 몇 명의 학생들이 제안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원래 토너먼트였지만 교사들에게 기각당해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대련으로 변경됐어. 그리고 제안을 한 이유는 최근 사건 때문에 1학년이 고학년을 우습게 볼 수 있다는 3학년의 압박 때문이야.”
“…사건이라면… 최근에 1학년이 2학년을 이긴 사건이요?”
“맞아 그거. 그런데 그걸 왜 그렇게 남 일처럼 이야기해? 네가 한 거잖아 아스토리안 후배.”
“…….”
“하하하…….”
아스토리안의 침묵에 옆에 있는 제니온이 찔린 듯 멋쩍게 웃었다.
“…사실은 말이죠 선배.”
아스토리안은 그날 있던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주었다.
“네가 아니었다고? 여기 이 제니온이라는 친구 때문이었다고?”
“네 제니온입니다. 제가 저질렀습니다.”
“…하하. 이번 1학년은 정말 강한 친구들이 많이 들어왔네.”
“아무튼 대련을 미루는 이유는 곧 있을 그 대련 때문인 거군요.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일단은 그렇지.”
내일 대련을 한다면 3일 후에 있을 대표들의 대련에 지장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은 마치 자신이 대표가 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듯했다.
“대표가 되는 게 당연하듯이 말씀하시네요.”
“응. 2학년 중에 내가 제일 강하거든. 어쩌면 3, 4학년 중에서도 제일 강할 수도 있고?”
“…….”
“아. 너무 오버했네. 그보다 컨디션 조절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야. 너를 위해서지.”
“저요? 어째서죠?”
“그게 이번 대련에서…….”
* * *
다음날 아가레스의 이야기대로 1학년들에게 2학년과의 대련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되었다.
이야기를 들은 1학년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갈렸다.
어째서 해야 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반응과 재밌어 보인다는 반응, 귀찮아 보이는 반응 등등 여러 가지였다.
교사들도 처음에 2학년의 제의를 받았을 때 이런 식으로 갈렸다.
하지만 다수 교사의 찬성과 교장의 승인으로 결국 제의는 통과되었다.
그렇게 각반에 대표를 뽑는 일이 시작되었다.
먼저 참여자를 받았고 다음날 그 참여자들끼리 간단한 대련을 하여 대표자를 한 명으로 줄였다.
1-5반은 당연하게도 아스토리안이 대표가 되었다.
제니온과 미네르바는 참여하지 않았고 메이벨은 아스토리안과 대련하여 패배했다.
그 외에 참여한 다른 학생들도 특출난 능력만 존재할 뿐 강한 학생은 없었고 똑같이 아스토리안에게 패배했다.
그렇게 시간은 다시 흘러 다음날.
대륙년 2022년 4월 24일 금요일.
2학년과 1학년의 합동 대련이 시작되었다.
* * *
강당 안에 대련장 그 중심.
그곳에 5명의 학생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대련장의 벽 쪽에 앉을 수 있는 좌석들이 마련된 곳에 1, 2학년들이 앉아 있었다.
거기다가 자유시간인 3학년 중 몇 명도 구석에 앉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잘 부탁해 친구들.”
1-1반의 대표 하노이 세이크리.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에 곱슬거리는 주황색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친화력 좋아보이는 남학생이었다.
“오! 잘 부탁한다! 다른 반 대표들!”
1-2반의 대표 카르미온 미다도.
15살 치고 상당한 근육질의 몸을 가진 목소리가 큰 초록색 머리카락의 강인해 보이는 남학생이었다.
“…시끄러워.”
1-3반의 대표 미르이아 드래노아.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에 보통 여학생보다 키가 조금 더 큰 푸른색 머리카락을 가진 귀찮은 표정의 여학생이었다.
“잘 부탁해 모두! 그리고 안녕 아스토리안!”
1-4반의 대표 그랑 마리아.
4반의 참여자 학생들을 모두 꺾고 그녀도 대표가 되어 있었다.
“…그래 마리아 안녕.”
1-5반의 대표 아스토리안.
개성 강해 보이는 눈앞 학생들의 기운을 감지해 보며 마리아에게 인사를 했다.
‘약해 보이지는 않아. 어느 정도 제니온과 비슷하거나 따라갈 정도는 될 것 같네.’
싸워본 학생 중 기준으로 세울 만한 것이 제니온밖에 없었고 미네르바는 학생 수준이 아니기에 논외였다.
물론 제니온도 학생 수준울 조금 벗어났지만 제일 익숙했기에 비교 대상으로 알맞았다.
참고로 메이벨도 있기는 하였지만 아직 그렇게 친하지도 않고 전력을 다해 싸워보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비교 대상에서 제외가 되었다.
‘0.7 제니온, 0.8 제니온… 아니 이 녀석들이랑 지금 대련할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런 식으로 파악할 필요는 없지.’
“안녕 아스토리안. 며칠 전에 이야기했는데 나 기억해?”
“…그래 세이크리. 기억하고 있어.”
“이야 이거 영광인데. 그나저나 5반에 왕녀님이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왕녀님도 이긴 거야? 대단한데? 2학년도 이기고 왕녀님도 이기고 말이야.”
“…아니 그건…….”
“대단한데!”
그때 이야기하고 있던 둘 사이로 미다도가 끼어들었다.
“2학년을 이겼다는! 소문의 그 아스토리안이 너였구나!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나하고도 대련해달라고 친구!”
“…아니 그러니까 그건…….”
“목소리 좀 줄여. 머리 울려 시끄러워.”
“내 목소리는 원래 이게 기본이야! 시끄러우면 네 청력을 줄이든가!”
“어휴 미친놈이네.”
시끄러운 미다도의 목소리에 드래노아가 한소리 했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티격거리기 시작했다.
“아하하. 여기 재미있는 친구들 많네.”
옆에 있던 마리아는 이 모습을 보고 그저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전부 보고 있던 아스토리안의 생각은 이러했다.
‘개판이네.’
좋게 말하면 개성이 넘치는 학생들이고 나쁘게 말하면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들의 집합소였다.
같은 팀으로 무언가를 한다면 절대로 끼기 싫은 그룹이었다.
아마 정말로 그룹을 짜게 된다면 자신은 분명 도망칠 것이다.
“학생들 집중!”
그때 강당의 안으로 몇 명의 교사들과 5명의 2학년들이 따라서 들어왔다.
2학년 대표들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당연하게 아가레스도 있었다.
‘왔네.’
“자 그럼 학생들 본격적으로 대련을 시작하기 전에 대련 상대를 정하겠습니다. 상대는 1학년들이 2학년을 선택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2학년이 제의한 대련이었다.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1학년이 선택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자 그럼 1학년 대표들은 대련을 할 2학년 대표를 선택해 주시죠.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1학년 대표들이 서 있는 대련장의 반대편에 2학년 대표들이 차례대로 섰다.
4명의 남학생과 1명의 여학생.
“1학년 대표들의 시야에서 왼쪽에서부터 차례대로 1반입니다. 선택은 반으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흐음…….”
“으음…….”
갑작스러운 선택지에 1학년 대표들은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선택하겠습니다.”
그때 고민하는 이들 사이로 아스토리안이 손을 들며 살짝 앞으로 나왔다.
“이야기하시죠 학생.”
“2반의 아가레스 선배로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