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75)
◈ 075화
“…….”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판단 실수 때문에 죽은 것이다.
자신의 탓이었다.
그것을 되새기며 라사딘을 노려보았다.
“멍청하긴. 목숨 구걸이라도 하는 게 조금이라도 더 살수있는 가능성이 있었을 텐데.”
“…….”
우웅!
루치아는 방이 전부 라사딘의 그림자에 먹히기 전 베르니를 자신의 그림자 안으로 넣었다.
조직원 한 명은 죽었고 또 한 명은 기절했다.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루치아는 지금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우웅!
“너 설마 싸우려고?”
도망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저항해야 했다.
“난 오늘 안 죽어. 라비린스를 부수고 알파르치를 죽일 때까지.”
“알파르… 아. 여기서는 그런 이름이시지. 그런데 네가 그분을 죽인다고? 아님 니가 고용한 조력자가? 재밌네. 그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니까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거다 너는.”
“제국에 개라는 건 잘 알지.”
“…이야기 해봤자 의미가 없겠어.”
라사딘은 손을 까닥거리며 그림자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단검을 만들어 냈다.
“조력자라는 놈을 먼저 죽이고 싶었지만 이것도 괜찮겠지.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너였으니까. 조력자는 그 녀석한테 일단 맡겨둬야겠어.”
루치아가 죽는다면 검은 달은 와해 되고 조력자의 정체도 금방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녀석?”
“이곳에 한 명이 더 있다. 임페리얼 나이츠가 말이야.”
“…! 2명씩이나 이곳에?”
“4명이나 파견이 왔으니까 말이야. 그분은 딱 맞아 떨어지는 걸 좋아하시거든.”
“……!!!”
알파르치가 임페리얼 나이츠를 부른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명에서 많아봤자 2명이라 예상했다.
임페리얼 나이츠는 제국 최강의 기사단이다.
그런 존재들이 4명씩이나 수도로 들어왔다는 의미.
그것은 알파르치가 상당히 높은 순위의 나이츠라는 것과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을 제국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건 단순히 내 복수만의 문제가 아니야.’
“뭐 아무튼 이제 죽어라.”
할 말을 끝낸 라사딘은 망설임 없이 단검을 날렸다.
후웅! 후웅!
오러가 실린 그림자의 단검.
그것들이 루치아를 노리고 날카롭게 날아왔다.
“리버스 그래비티.”
우웅!
루치아는 단검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마법을 사용했다.
쾅! 쾅!
직선으로 날아오던 단검들은 마법의 영향을 받았고 그대로 루치아의 주변으로 휘어지며 날아갔다.
리버스 그래비티.
말 그대로 중력이 반대로 강하게 작용하게 되는 마법이었다.
덕분에 루치아는 가만히 서서 공격을 피할 수가 있었다.
“귀찮게 하기는.”
“덕분에 죽으면 안 되는 이유가 또 생겼어.”
“뭐라는 거야?”
자신의 소중한 것을 빼앗아간 이들이 또다시 무언가를 빼앗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절대 그들의 생각대로 되게 두고 싶지 않았다.
“나 원. 의미 없는데 말이야.”
조금 전 이들이 있는 공간은 라사딘의 그림자로 가득 차버렸다.
이것의 의미는 이 공간 자체가 라사딘의 무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생명을 가리는 그림자 창.”
우웅!
벽과 천장 그리고 바닥에 있는 그림자에서 약하게 오러가 둘러진 수십 개의 창이 만들어져 그대로 루치아를 겨누었다.
“트리플 베리어. 그리고 쉐도우 풀.”
그것을 본 루치아는 빠르게 자신을 감싸는 둥근 형태의 3겹의 방어막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사이를 자신의 그림자로 채워 넣었다.
틈을 없애 방어막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특별한 기술이었다.
“죽어라.”
라사딘이 손을 까딱거린 직후 수많은 창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팅! 팅! 팅!
베리어는 제 기능을 하며 날아오는 창들을 막아냈다.
콰직! 콰직!
하지만 그것도 길지는 않았다.
생성된 창 중 약 3분의 1 정도를 막아내던 베리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
루치아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자신의 베리어가 지금의 공격들을 전부 막아낼 수 있는지 말이다.
‘…무리겠어.’
판단을 빠르게 내린 루치아는 다음에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생각했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가능성. 그건 아스토리안 씨가 빠르게 오는 거야.’
라사딘이 나타난 순간부터 그림자를 이용해 아스토리안에게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얼마나 걸릴지 예상할 수는 없었다.
아스토리안도 임페리얼 나이츠와 싸우고 있을 것이니까 말이다.
‘그럼 그전까지 내가 해야 되는 일은…….’
라사딘의 그림자가 텔레포트를 사용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었고 근접전은 자살행위이며 마나는 한정되어 있었다.
현재의 목표는 일단 살아남는 것.
그렇다면 다소의 출혈은 감수해야만 했다.
“후~우.”
루치아는 한숨을 내쉬고 오른손에 그림자를 씌워 날카롭게 만들었다.
촤악!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손목을 베어버렸다.
투두둑!
손목에서 떨어진 피는 그대로 자신의 그림자로 흡수되었다.
그것을 보고 오른손의 주먹을 강하게 쥐며 힘을 모으는 듯했다.
콰직! 콰직!
어느새 창을 막아내던 베리어들도 거의 부서져 1겹만이 남아 있었다.
‘타이밍은 베리어가 부서지는 순간이야.’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기다렸다.
콰장창!
그리고 직후 마지막 베리어가 부서졌다.
“블러디 쉐도우 트리.”
마하트의 그림자 조각은 순간적이지만 강화가 가능하다.
강화의 조건은 특수한 힘을 가진 촉매를 흡수시키는 것이다.
용의 피나 마나가 들어있는 마석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그런 촉매 중 하나가 바로 엘프의 피다.
그렇다 루치아는 자신의 피를 이용해 능력을 강화한 것이다.
촤아악!
창이 루치아에게 닿기 직전 그녀의 그림자에서 검붉은 빛을 띠는 나무들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마치 그녀를 지키듯이 둥그렇게 에워싸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무, 무슨?!”
그것을 지켜보던 하이트는 휘말리지 않게 빠르게 멀어졌다.
“호오?”
라사딘은 루치아를 지키듯 나타난 나무를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순간적인 강화라 재미있군. 하지만 강화를 사용하면 그림자 능력은 하루 정도 사용하지 못할 텐데?”
라사딘의 이야기대로였다.
강화시킨 그림자의 능력은 강하지만 그 대가로 약 하루 정도의 시간 동안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어차피 도망가지 못하는데 이렇게라도 살아야지.”
라사딘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그리고 싸워서 이길 수도 없었다.
고민 끝에 루치아가 선택한 최후의 수단이었다.
이 기술은 자신을 에워싸는 단단한 그림자의 나무를 만들어 상대가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방어의 기술이었다.
거기다 강화로 인해 생겨난 그 단단함은 오러 마스터라고 하여도 쉽게 뚫지 못할 것이다.
“산다고? …너 설마 네 조력자가 올 때까지 버티려고 이런 발악을 하는 거냐?”
“…….”
“크, 크크큭! 왜 이렇게 버티나 했더니 그것 때문이었냐?”
한번 크게 웃은 라사딘은 이내 웃음을 멈추고 양손을 펼쳤다.
“내가 어지간히도 만만하게 보였나 보군. 그럼 그 희망을 부숴주겠어.”
팔을 펼친 직후 방 안에 펼쳐진 그림자들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그림자가 떨리는 거지?’
불길한 전조에 루치아가 불안감을 느끼던 그때였다.
우웅!
그림자들의 진동이 갑작스럽게 멈추었다.
“어둠을 먹는 그림자 군단.”
촤아아악!
그리고 직후 그림자의 안에서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어어…….”
“그아아…….”
검은 갑옷에 감싸져 있는 존재들.
인간의 형태, 몬스터의 형태, 알아볼 수 없는 이형의 형태 등등 수많은 존재들이 그림자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 이건 대체…….”
파크 라사딘.
그는 임페리얼 나이츠로써 수많은 임무를 하며 죽인 인간과 몬스터들의 시체를 모았다.
그 이유는 그저 그의 악취미 때문이었다
자신이 쓰러트렸다는 증거, 그 전리품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그는 시체를 부리는 마법을 사용하는 메이지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마하트의 그림자 조각을 하사받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에 시체들을 넣었고 그림자를 이용해 시체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시체들은 그림자의 힘 때문에 썩지도 않으며 그림자 구역에 있다면 언제든지 부서진 육체의 수복이 가능했다.
자신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절대 죽지 않는 병사.
거기에 그림자를 갑옷처럼 씌워 육체 능력과 방어능력이 향상되었다.
이것이 라사딘의 어둠을 먹는 그림자 군단의 정체이다.
“저기 나무를 부셔라.”
“그아아…….”
“크헝…….”
명령을 받은 그림자 군단은 루치아가 만들어 낸 그림자 나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쿵! 쿵!
촤악!
무기를 사용하는 병사들, 자신의 이빨로 물어뜯는 몬스터 병사들, 몸으로 부딪히는 이형의 병사들 등등 그들은 자신만의 무기를 사용했다.
‘나무가 울릴 정도라니. 하나하나가 전부 상급 오러 유저의 육체 수준이라는 거야?’
병사들의 공격은 그림자 나무를 부수지는 못했지만 빠르게 깎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도는 그녀의 생각보다 상당히 빨랐다.
“나도 같이 좀 해야겠어.”
빠르게 나무를 깎아내는 병사들을 본 라사딘은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기도하는 것마냥 손을 모았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 끝에 그림자가 모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손가락 끝에 동그랗게 모인 그림자를 본 그는 자신의 오러를 강하게 주입하고 덧씌웠다.
“생명을 꿰뚫는 바늘.”
피잉!
라사딘의 그림자는 동그란 형태에서 두꺼운 바늘 같은 형태로 변했다.
그리고 그대로 길어지는 것과 동시에 루치아가 있는 방향을 향해 날아갔다.
콰직! 콰직!
그림자의 바늘은 그녀의 앞에 있는 3그루의 나무 중 2그루를 꿰뚫었다.
하지만 마지막 1그루는 뚫지 못하고 그대로 꽂혀버렸다.
투웅!
쩌저적!
“……!”
마지막 1그루를 뚫지는 못하였지만 상당한 위력이 남아있었는지 꽂힌 부분에는 여러 갈래로 금이 갔다.
“크아아!”
“크헝!”
그것을 본 그림자 병사들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뚫린 부분을 공격하며 안으로 파고들려고 했다.
“…제기랄!”
그림자의 힘은 오늘 더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기에 그림자 나무를 수복시킬 수 없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파이어 캐논!”
상급 메이지가 사용하는 7위계 마법인 파이어 캐논.
강렬한 불기둥을 직선으로 쏘아내는 강력한 마법이다.
그녀의 머리 위에 생긴 마법진에서 그런 불기둥이 날아갔다.
화르륵!
“크아!”
“크허!”
불기둥의 범위에 있던 그림자 병사들은 밀려나며 마치 고통스럽다는 듯이 울부짖었다.
움찔!
그 소리에 루치아는 살짝 놀랐다.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는 시체일 뿐 고통 같은 것을 받을 리가 없었다.
그녀도 그들이 이미 시체인 것은 파악하고 있었다.
자신의 공격에서 회복되고 있는 그림자 병사를 보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마법을 사용했다.
“아이스 월.”
쩌저적!
파이어 캐논으로 그림자 병사들을 밀어낸 그녀는 두꺼운 얼음의 벽을 만들어 냈다.
맨 앞의 구멍이 뚫린 그림자 나무에 만들어 낸 얼음의 벽은 그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견고하게 세워졌다.
콰자작!
“……?!”
하지만 얼음의 벽은 세워지자마자 부서지고 말았다.
라사딘이 또다시 그림자의 바늘을 쏘아낸 것이었다.
“빨리빨리 끝내자고.”
루치아를 비웃은 그는 다시 얼음의 벽을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는 듯 그림자 바늘을 준비하고 있었다.
‘망할 자식…….’
그것에 분노하며 루치아가 다음 마법을 사용하려던 순간.
콰지직!
“뭐야 이 소리는?”
커다란 어떤 소리에 라사딘이 반응했다.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콰지직!
라사딘이 소리가 나는 곳을 눈치채고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벽이었다.
자신이 그림자로 감싸고 있는 방의 벽.
“…잠깐만 이 방향은…….”
벽이 있는 방향을 보며 그가 무언가를 눈치챈 바로 그때였다.
콰과광!!!
벽이 부서지며 동시에 그의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찢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