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78)
◈ 078화
“도와주지.”
이어서 라사딘도 그림자 병사들을 아스토리안에게 덤벼들게 만들고 날카로운 그림자 무기들을 쏘아냈다.
“…수월.”
모든 공격들을 본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자리에 멈추었다.
그리고 직후 두 사람이 쏘아냈던 공격들이 전부 그에게 적중했다.
““……?!””
지금까지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던 존재가 갑작스럽게 공격에 맞은 것에 두 사람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지금 공격을 맞은 아스토리안의 모습은 꿰뚫린 것이 아닌 무언가 통과된 것 같은 모습이라는 것을 말이다.
마치 거울이 일그러진 모습처럼 말이다.
“가짜?”
“스미스 뒤다!”
“에?”
푸욱!
라사딘의 외침 직후 스미스는 빠르게 몸을 돌렸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그의 등 뒤에 어느샌가 아스토리안이 나타나 그의 심장을 꿰뚫었기 때문이었다.
“어, 어떻게…….”
수월(水月).
물에 비친 달이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공간안의 힘으로 아스토리안 주변의 공간을 왜곡시킨다.
그리고 방금까지 서 있던 자리에는 방금까지 자신이 서 있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마치 그 공간에 있던 아스토리안을 기억하듯이 말이다.
뿐만 아니라 왜곡으로 인해 그는 잠시 동안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
그럼 그 순간을 노리고 목표를 향해 움직여 공격한다.
이것이 바로 수월이다.
쿵!
사망한 스미스는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고 구현화는 소멸했다.
공간안의 힘으로 스미스의 육체와 연결된 구멍을 만들어 구현화 한 갑옷이 아닌 심장을 직접 찌른 것이었다.
‘…결국 죽어버렸군.’
하지만 그것을 보는 라사딘은 별 감흥이 없어 보였다.
상급자의 명령으로 함께하기는 했지만 임페리얼 나이츠는 철저한 개인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협력이 아닌 강해지며 높은 순위로 올라가는 것뿐이었다.
‘나도 구현화를 사용해야겠어.’
아스토리안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라사딘은 자신의 그림자 병사들을 그림자로 돌려보냈다.
‘강한 게 오겠어.’
그것을 보며 아스토리안은 전혀 의아해 하지 않았다.
본래 있던 전력을 뺀다는 것은 그것이 필요 없을 정도의 무언가를 사용한다는 의미였으니 말이다.
‘폭신 2중첩.’
퍼어엉!
하지만 그는 그것을 기다려 줄 생각이 없었다.
평소 폭신의 약 2배 정도 되는 폭발을 일으키며 빠르게 라사딘을 향해 접근했다.
“빠르군. 하지만 준비는 끝났다.”
예상보다 빠른 아스토리안의 속도에 놀랐지만 라사딘은 이미 공격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오러 구현화. 심연으로 끌어당기는 괴수.”
촤아악!
그림자에서 근처까지 도달했던 아스토리안을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막는 거대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거대한 오징어 다리?’
튀어나온 순간 옆으로 회피하며 아스토리안이 본 것은 3m 정도는 되는 거대한 오징어의 다리였다.
라사딘이 구현화 한 생명체.
그것은 바다에 사는 거대한 오징어 형태의 몬스터인 크라켄이었다.
구현화 된 크라켄이 라사딘의 그림자 안에서 그를 노리고 있었다.
‘내가 전생에 몬스터를 많이 잡기는 했나 보군. 2번째 생명체의 구현화를 보는데 다 잡은 적이 있던 몬스터라니 말이야.’
전생에 잡았던 크라켄 형태의 몬스터를 기억하며 동시에 그 특징을 떠올려 보았다.
8개의 다리와 강력한 다리 힘 그리고 기분 나쁠 정도의 미끄러움.
하지만 딱히 지금 전투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생각을 정리하고 휘둘러지는 다리들을 피하며 다시 라사딘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피하는군. 어떻게 피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다가오는 아스토리안을 보며 라사딘은 품에서 무언가를 하나 꺼냈다.
그것은 검은색 검의 손잡이였다.
그는 그것을 강하게 잡고 자신의 그림자를 향했다.
“아이온. 그림자의 검.”
슈우웅!
손잡이는 이내 그림자를 흡수했고 검날의 형태를 이루었다.
그림자의 검이 된 무기를 향해서 라사딘은 오러를 둘렀다.
무기의 이름은 아이온.
부러지지 않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 몇백 년 전 어떤 수수께끼의 대장장이가 만들어낸 아티팩트였다.
아이온의 능력은 주변에 존재하는 물질을 흡수해 그것을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무기로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하앗!”
원하는 무기가 완성되자 라사딘은 그것을 그대로 휘둘렀다.
후웅!
그림자의 검은 휘둘러지는 것과 동시에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마치 채찍처럼 아스토리안에게 휘둘러졌다.
“…….”
자신을 노리며 다가오는 그림자의 채찍.
그리고 그 채찍을 피하는 걸 노리고 그림자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크라켄의 다리.
확신은 없지만 아스토리안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눈앞의 임페리얼 나이츠는 몇 년 전, 그때 싸운 데아이안 보다 강하다고 말이다.
‘…강하군 그 남자 보다. 그렇다면 이 남자도 그걸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어야겠어.’
채앵!
검을 고쳐 잡은 아스토리안은 그림자 검을 그대로 쳐냈다.
그러자 그림자 검은 원래의 검 형태로 되돌아갔고, 아스토리안은 그 틈에 빠르게 다시 접근하기 시작했다.
“칫.”
혀를 한번 찬 라사딘은 다가오는 아스토리안을 향해 크라켄의 다리로 공격을 했다.
쾅! 쾅!
‘괴물 같은 놈. 구현화도 사용 못하는데 육체 능력은 거의 오러 마스터 급이잖아. 거기다가 공격을 어떻게 한 번도 맞지 않을 수가 있는 거지? 아무래도 나도 움직여야겠어.’
크라켄의 다리를 계속 피하는 아스토리안을 보며 라사딘은 검을 고쳐 잡았다.
그림자를 이용한 공격은 구현화 된 크라켄을 담고 있기에 사용하지 못했다.
남은 것은 직접 움직여 공격하는 것뿐이었다.
쾅!
자신의 주변으로 크라켄의 다리들과 함께 움직이며 라사딘은 발을 강하게 내디뎠고 아스토리안에게 접근했다.
“죽어라!”
그의 앞까지 접근한 라사딘은 그림자의 검을 내지르는 것과 동시에 4개의 다리와 함께 공격했다.
후웅!
함께 공격하는 4개의 다리들은 아직 상급 소드 유저인 라사딘의 공격에 빈틈을 없애주었다.
끼익!
그것을 본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자리에 멈추었다.
‘…! 설마 아까 전의 그것인가?’
조금 전 스미스의 뒤로 이동해 죽인 알 수 없는 기술일 수도 있다고 라사딘은 생각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공격에 어떠한 빈틈도 없었고 이상함을 느낀 순간 자리에서 벗어나면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가장 약한 흐름은…….’
하지만 라사딘의 예상과 다르게 아스토리안은 공간안의 힘을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그의 검술이었다.
전생에 수많은 몬스터들과 싸우며 그를 살아남게 만들어 준 것은 언제나 그의 괴물 같은 검술이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오랜만에 사냥하는 몬스터가 존재하고 있었다.
“후우.”
숨을 크게 한번 내쉰 아스토리안은 검을 자신의 왼 허리춤으로 당겼다.
“하앗!”
아스토리안의 눈앞에 도착한 라사딘은 먼저 자신의 검을 내질렀다.
후웅!
‘본체군!’
검을 당긴 채 뒤로 점프하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고 라사딘은 조금 전의 기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확신했다.
그리고 이어서 회피 중인 그를 향해 4개의 다리들로 공격했다.
후우웅!
거대한 질량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나며 그대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쇄도했다.
“흐읍!”
콰앙!
“뭣?!”
아스토리안의 검이 휘둘러졌다.
그리고 동시에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검술로 나의 구현화를 튕겨냈다고?’
라사딘은 보았다.
아스토리안의 검이 자신의 구현화를 향해 휘둘러지는 것을 말이다.
‘그것도 4개의 다리를 동시에?’
라사딘의 눈에 보인 검격의 횟수는 두 번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튕겨진 다리의 개수는 4개였다.
그것의 의미는 자신이 보지 못한 두 번의 검격도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검술로 그게 가능한 건가?’
라사딘이 알고 있는 소드 마스터 혹은 그랜드 마스터조차 구현화를 상대할 때는 같은 구현화나 오러를 이용한 공격을 했다.
아티팩트급의 무기가 아닌 이상 구현화를 향해 직접 휘두르지는 않았다.
구현화를 향해 평범한 무기를 휘두른다는 것은 아이가 바늘을 들고 어른이 던진 손만 한 크기의 돌멩이를 쳐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바늘은 멀쩡할 수 없을뿐더러 돌멩이는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방금 아스토리안이 해낸 것이다.
‘검이 부러질 뻔했어.’
하지만 정작 구현화를 튕겨낸 본인은 큰 감흥이 없었다.
그저 흐름이 약한 곳을 파악해 구현화를 흘려낸 것뿐이었다.
구현화를 아직 사용하지 못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대응을 한 것이었다.
‘빨리 끝내야겠어. 검이 슬슬 한계야.’
검을 고쳐 잡으며 아스토리안은 라사딘을 바라보았다.
“윽!”
자신을 바라보는 아스토리안의 눈빛에 라사딘은 주춤거리고 말았다.
그의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그를 보는 라사딘의 시야가 변한 것이다.
라사딘이 보는 그의 눈빛은 피식자를 사냥하는 포식자의 눈빛.
사냥꾼의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육성장군들의 눈빛과 똑같았다.
“이런 망할!”
스미스가 간단하게 죽은 순간부터 그의 안에서 쌓이던 공포가 터져 버렸다.
그리고 그 공포는 그가 가진 어떤 수단을 사용하게 만들었다.
‘일단 살아 남아야 해!’
까득!
라사딘은 입을 살짝 벌렸고 그대로 이빨을 강하게 깨물었다.
“…어?”
하지만 그의 입은 닫히지 않았고 이빨은 무언가를 물었지만 그것은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역시 너도 가지고 있었군.”
“……?!”
아스토리안은 검지와 중지를 피고 손바닥이 하늘로 향한 채 라사딘을 향하고 있었다.
공간안의 힘으로 입안에 어떤 물건이 부서지지 않도록 공간으로 결계를 만든 것이다.
“어금니에 붙어 있었군. 그건 위험하니까 빼고 하도록 하지.”
“머, 멈…….”
라사딘이 아스토리안을 멈추기 직전 그의 두 손가락이 먼저 움직였다.
뚜둑!
“끄악!”
생니가 뽑히는 고통.
그것은 아무리 육체를 단련한 인간이라도 쉽게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고통일 것이다.
“흠…….”
아스토리안은 라사딘의 어금니와 함께 그곳에 붙어 있던 알약, 점핑드러그를 뽑아 자신의 손 위에 올려두었다.
‘어금니는 버리고… 역시 이놈도 가지고 있었군 미친 알약.’
카인에게 데아이안의 순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28기사, 즉 28위의 순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와의 강함을 비교하면 눈앞의 라사딘은 19위에서 18위쯤 될 것이라 판단할 수 있었다.
비슷한 순위의 임페리얼 나이츠라면 그 알약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그런 아스토리안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 망할 자식아!”
데아이안 보다 강하다는 것을 생각한 순간부터 걱정한 것은 이 점핑드러그였다.
라사딘이 이것을 사용했다면 자신은 절대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이긴다고 하여도 아무런 대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 알약은 그 정도로 비상식적인 것이었다.
‘일단 제일 위험한 건 처리했으니 괜찮겠지.’
볼에 손을 올리고 고통스러워하는 라사딘은 그림자 검을 내지르며 동시에 크라켄의 다리를 휘둘렀다.
하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빈틈이 많았고 다리들도 지금까지와 다르게 위력이 약했다.
쾅! 쾅!
휘둘러지는 다리들과 눈앞까지 늘려져 다가온 그림자 검을 피하며 아스토리안은 라사딘의 앞까지 도달했다.
“으아악!”
마하트의 그림자 조각을 얻은 순간부터 라사딘은 고통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생활을 했다.
그림자는 자신을 지켜주고 수많은 적들을 말살해주었으니까 말이다.
몇 년 만에 제대로 느끼는 고통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 중 강한 고통 중 하나였고 덕분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단련인지 본능 때문이지 아스토리안을 향해 착실하게 공격은 하고 있었다.
후웅!
라사딘은 다가오려는 아스토리안을 향해 2개의 다리를 휘둘렀다.
“흐읍!”
차작!
오른편에 있던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러 방향을 살짝 비틀리게 만들었다.
쾅!
다리는 그대로 왼편에서 다가오던 다른 다리와 부딪혔고 강한 충격으로 튕겨졌다.
“으아 죽어!”
이번에는 회수한 그림자의 검을 내질렀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그 이유는 검의 앞부분이 마치 실처럼 사방으로 늘어났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