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82)
◈ 082화
‘일단은…….’
“파이어 캐논.”
우웅!
쾅!
미네르바의 머리 위에 생겨난 마법진에서 불기둥이 쏘아져 나갔다.
하지만 쏘아진 방향은 데이노스가 있는 곳이 아닌 반대편의 벽이었다.
콰르릉!
덕분에 벽이 뚫리고 지붕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두 사람 저기로 도망가요.”
“네? 그렇지만…….”
“빨리 가요.”
자신이라면 어느 정도 싸울 수도 있고 만약의 상황에 어떻게든 도망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니었다.
데이노스와 싸울 수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가자 메일.”
“어? 므란 그렇치만…….”
“여기서 죽을 거야?”
“…알겠어. 조심하세요 적발…….”
“왜 도망갈 수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하는 거야?”
그때 가만히 서 있던 데이노스가 므란과 메일에게 뛰어들었다.
그는 라비린스로 의심되는 인간을 그냥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베리어 3중첩.”
우웅!
그것을 본 미네르바는 더 이상 다가갈 수 없게 그의 주변으로 3중의 베리어를 만들어냈다.
“어림도 없지 굴린 터스크!”
자신의 주변에 생긴 베리어를 본 데이노스는 빠르게 발을 뻗어 부딪히지 않게 베리어를 발판 삼았다.
그리고 오러를 두르며 창의 주변에 마치 멧돼지 상아와 같은 형태를 만들어냈다.
“하앗!”
그는 그것을 그대로 베리어를 향해 내질렀다.
콰장창!
창보다 먼저 나아간 상아들이 베리어에 충격을 주면 이어서 창으로 베리어를 부쉈다.
3겹의 베리어는 어렵지 않게 데이노스의 손에 전부 파괴당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잠깐은 버텼어.’
베리어를 파괴당한 미네르바의 표정에 변화는 없었다.
애초에 마스터 경지의 인간을 간단하게 막을 생각 같은 것은 하지도 않았다.
“어스 월.”
흙으로 이루어진 벽이 정확히 데이노스의 밑에서 생성되며 빠르게 솟아올랐다.
“허.”
콰앙!
데이노스는 그대로 천장과 흙의 벽 사이에 짓눌려버렸다.
“가자 메일!”
“으, 응!”
그것을 본 므란은 빠르게 메일의 팔을 잡고 미네르바가 부순 벽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대로 밖을 향해 점프했다.
콰앙!
그 직후 바닥에서 솟아난 흙벽을 부수며 데이노스가 바닥에 착지했다.
“쳇. 생각보다 단단해서 부수는데 조금 걸렸네.”
몸을 털어준 그는 창을 들어 그대로 미네르바를 겨누었다.
‘놓친 건 어쩔 수 없지. 어차피 부하들이 주변으로 수색할 테니 문제없을 테니까.’
“순순히 체포당할 건가? 아님 끌려갈 건가 선택해라. 협조적으로만 나온다면 감옥에 그렇게 오래 있지 않아도 된다고.”
데이노스는 미네르바가 자신이 놓친 아스토리안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야기하던 도중 그녀가 움찔거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라비린스라는 불법조직의 거점을 소탕하러 온 것이지만 이곳에 있던 것은 그저 말단 조직원들뿐이었다.
지난번 투기장에서도 제일 중요한 간부를 놓쳐 공을 세우지 못했다.
그렇기에 간부를 데려간 것으로 생각되는 같은 가면의 미네르바에게서 정보를 얻을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왜 나랑 같은 가면을 쓴 사람을 노리는 거죠?”
‘여자? 그보다 목소리가 생각보다 어린데? …아니 지금은 일단…….’
“지금 묻고 있는 건 나다. 그리고 그것에 할 말은 없다. 지금 네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
“대답할 생각이 없다면 됐어요.”
미네르바는 자신의 왼 손목을 잡고 만지작거렸다.
팅!
그리고 쇠가 튕기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힘으로 물어보면 되니까.”
정체불명의 오러 마스터 경지에 인간이 아스토리안을 노리고 있었다.
그것을 알게 된 미네르바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움찔!
‘…이건 설마?’
의문의 소리 직후 데이노스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과거에도 이것을 몇 번 느껴본 적이 있었다.
자신보다 강했던 몬스터들에게서 느꼈던 감각.
그리고 드래곤의 앞에 섰을 때 느꼈던 압도적인 존재의 감각이었다.
우웅!
그녀의 머리카락 절반이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또 동시에 그녀의 가면 안, 왼쪽 눈동자가 강렬한 푸른 빛으로 변해 있었다.
티말라가 준 아티팩트로 봉인했던 용의 힘을 해방 한 것이다.
“너 설마 드래곤이냐?”
“…….”
미네르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데이노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파이어볼.”
화르륵!
하급 메이지들이 보통 사용하며 손바닥만한 크기의 구 형태의 불꽃을 날리는 1위계의 마법인 파이어볼.
아주 기초적인 마법이지만 미네르바의 손 앞에 생성된 것은 그녀의 얼굴보다 컸다.
‘기본적인 마법이 저런 크기라니 위력 역시 보통이…….’
“100개.”
“……?!”
화르륵! 화르륵!
그녀의 주변, 데이노스의 주변, 그리고 천장의 넘어까지 순식간에 100개의 파이어볼들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그 직후 파이어볼들은 목표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흡!”
촤악! 촤악!
날아오는 파이어볼들을 데이노스는 창을 휘둘러 전부 베어내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중급 마법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파이어볼이었다.
하지만 그는 가만히 서서 그것들을 전부 베어내고 있었다.
‘그래도 순수한 드래곤은 아닌가 보군. 그랬다면 8위계 이상의 마법으로 벌써 죽여버리려고 했을 테니 말이야.’
그는 과거에 드래곤을 본적이 있었고 그때 본 드래곤은 오만함이 당연하듯 느껴지는 존재였다.
물론 모든 드래곤이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드래곤은 상당한 오만함을 가지고 있기에 거슬린다면 그냥 죽여버리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미네르바가 사용하는 마법은 1위계 마법.
중급의 위력이기는 하지만 마스터의 경지가 이것으로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녀가 자신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나를 얕봤나 보군 겨우 이 정도로…….’
“라이트닝 볼 100개.”
“뭐?”
파이어볼들을 막아내는 데이노스를 보고 더 강하게 가도 된다고 판단했다.
직후 100개의 라이트닝 볼이 나타났다.
파지직!
100개의 번개의 구들이 파이어볼과 함께 날아가기 시작했다.
“나 원…….”
많아지는 투사체에 데이노스는 창을 휘두르는 속도를 더 올렸다.
이 정도의 위력에 숫자가 늘어나도 그에게 통하지 않았다.
휘두르는 속도만 올린다면 전부 막아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을 본 미네르바는 손을 휘적였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파이어 볼트.”
그러자 파이어볼과 라이트닝볼이 섞이기 시작했다.
3위계 마법인 파이어 볼트였다.
불꽃과 번개가 섞인 구 형태의 공격 마법.
하지만 지금 미네르바가 사용한 마법은 조금 달랐다.
애초에 섞여서 생성된 것이 아닌 먼저 존재하고 있는 두 마법을 합쳐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작은 집 하나 정도 되는 크기의 파이어 볼트 2개가 만들어졌다.
‘전언 취소다. 이건 좀 위험하군.’
7위계 마법 정도 수준의 위력을 가진 파이어 볼트.
그것을 본 데이노스는 단순히 창을 휘두르는 것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굴린 그레이트 터스크!”
오러를 두른 창을 내지르는 데이노스의 머리 위로 오러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거대한 2개의 상아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대로 다가오는 파이어 볼트들을 향해 날아갔다.
콰아앙!!!
상아는 파이어 볼트를 꿰뚫었고 그 직후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후우웅!
큰 폭발음과 함께 강한 바람이 일어났다.
데이노스는 팔을 들어 얼굴로 향하는 바람을 막으며 미네르바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후 바람이 멈추며 두 사람의 기술의 결과가 드러났다.
부서진 천장과 금이 간 벽, 하지만 이들이 있는 층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고 전부 멀쩡했다.
‘폭발의 방향을 위로 만들 수 있어서 다행이군.’
사람들이 멀쩡한 이유는 데이노스가 밑으로 피해가 오지 않도록 상아를 이용해 파이어 볼트를 위로 밀어냈기 때문이었다.
왕국 기사단에 소속된 입장으로써 그는 범죄자라도 일단은 사람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라비린스와 관련된 정보를 말해줄 사람을 간단히 잃을 수는 없었다.
‘이런 생각해 보니 나 완전 불리하네.’
“…왜…….”
“음?”
“왜 안 쓰러지는 거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조금 전 동료로 보이는 이들과 이야기하던 말투와 무언가 조금 달랐다.
무엇보다 그녀의 말에서 불쾌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내가 이렇게 봐주면서 하고 있는데 어째서?”
“…드래곤들이란.”
오만하며 자기중심적.
데이노스는 눈치챘다.
그녀가 용의 힘을 쓰기 시작해서 저런 말투가 된 것이라는 걸 말이다.
“아까 전에 말하는 걸 잠깐 들었지만 아주 딴판이네.”
“널 죽이지 않을 거야. 네가 왜 그를 노리는지 알 때까지는. 누군가 그를 노리는 건 절대 내가 용납할 수 없어.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저 정도면 거의 광기군. 이 정도로 드래곤의 호의를 받다니 그 소드 마스터 정체가 뭔지.’
창을 고쳐 잡은 데이노스는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용의 힘을 사용 함으로써 용에 더욱 가까워진다면, 저 오만함이 점점 커진다면 그 피해는 주변으로 확산될 것이다.
‘지체할 수 없어. 그렇다면 사용 해야겠군.’
“오러 구현화…….”
미네르바를 향해 창을 겨눈 데이노스는 오러 구현화를 사용했다.
“굴린부르스티!”
우웅!
데이노스의 주변으로 오러가 모이는가 싶더니 이내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2개의 상아와 부드러운 털을 가진 생물 형태의 구현화 굴린부르스티라 이름 지은 멧돼지였다.
이어서 겨누고 있던 창을 이번에는 굴린부르스티를 향했다.
그리고 외쳤다.
“기물화. 폴암 힐다스비니.”
“꾸이이!”
그러자 굴린부르스티가 울기 시작하였고 이내 데이노스의 창에 덧씌워지기 시작했다.
우웅!
평범했던 날카로운 창에 덧씌워지며 이내 형태를 이루었다.
더 길어진 창날과 날카로운 도끼날이 달린 창인 폴암으로 말이다.
데이노스의 기물화 힐다스비니였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기물화가 아니었다.
사용하던 창을 이용하여 만들면 위력과 내구도가 약해지지만 그의 목적은 눈앞의 적을 죽이는 것이 아니었다
후웅!
양손으로 폴암을 잡은 데이노스는 한번 휘두르며 다시 미네르바를 겨누었다.
좀 더 길어진 창의 길이와 창을 감싸듯 생겨난 아름다운 문양들.
그가 원래 들고 있던 창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형태였다.
“빠르게 제압해주마 드래곤.”
“…귀찮게.”
그것을 지켜본 미네르바는 손을 가볍게 모았다.
“그런 걸 꺼냈으니 나도 더 이상 봐주지 않겠어.”
그러자 그녀의 손에 마나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검은색으로 변질되었다.
“아로 네르바 고유 마법 [블랙홀]”
우우웅!
동그란 형태의 검은 구.
그것이 미네르바의 손안에 만들어졌다.
피의 기억이란 용족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이다.
본능적으로 마법을 이해하며 사용할 수 있는 힘, 그것이 피의 기억이다.
그리고 피의 기억이 강하게 발현된 일부의 드래곤들.
그들은 조상이 사용했던 고유 마법들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 미네르바가 사용한 마법.
그것이 바로 그녀의 조상인 아로 네르바라는 이름의 백룡왕이 사용했던 고유 마법 블랙홀이었다.
‘검은색의 구? 저건 뭐지?’
미네르바의 손안에 생긴 난생처음 보는 마법을 본 데이노스는 경계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다고 뭔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창을 잡고 그대로 크게 휘둘렀다.
후웅!
콰과광!
그가 휘두른 방향으로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충격파의 범위에 있는 바닥, 벽, 그리고 천장까지 전부 부서지며 날아가 버렸다.
휘잉!
엄청난 먼지가 일어나며 미네르바가 가려졌다.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 데이노스는 창을 휘둘러 빠르게 먼지를 걷어냈다.
후웅!
“…그래도 살짝 진심은 담았는데 말이야…….”
먼지를 걷어내고 보인 것은 미동도 상처도 없이 처음 자세와 똑같이 멀쩡하게 서 있는 미네르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