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the talent Explosively RAW novel - Chapter 112
방출되고 재능폭발 112화
첫 타자를 가볍게 돌려세운 정우의 피칭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빠각!!
-때렸습니다! 하지만 배트 부러지면서 그라운드볼이 된 공을 3루수 마르테가 잡아 그대로 1루로 던집니다!
퍽!
“아웃!!”
-아웃입니다. 두 번째 아웃카운트는 공 2개로 잡아내는 한정우 선수!
공 5개로 투아웃.
뻐어억-!!
“스트라이크!”
-101마일의 강속구가 몸쪽에 꽂히면서 원스트라이크!
딱!!
“파울!!”
-2구 스위퍼를 때렸지만, 파울이 됩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구삼진!! 오늘 경기 두 번째 삼구삼진으로 이닝을 마감하는 한정우 선수입니다!
-한정우 선수의 피칭이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쏟아내게 하는 피칭으로 1회를 끝낸 정우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 * *
평소 정우의 피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야수처럼 물어뜯는 공격적인 파워 피처로서의 모습, 또 다른 하나는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피네스 피처로서의 모습이 있었다.
그렇기에 두 가지 모습 중 어떤 것이 나오더라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2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한정우 선수가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합니다!
-이번 이닝에도 한정우 선수는 공격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도 뛰어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2회에도 세 개의 삼진을 잡아낸 그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로건 코치는 무언가 다른 분위기를 감지해냈다.
‘평소보다 더 감각이 날카로운 느낌이다.’
투수도 사람인만큼 날마다 컨디션이 다르다.
그래서 이 컨디션을 어떻게 잘 유지하냐가 선발투수에게 중요한 요건 중 하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로건 코치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감각이 날카롭다는 건 좋은 신호지. 아무래도 한처럼 두 가지 유형을 바꿔가면서 던지는 투수일수록 감각이 날카로워야 하는 법이니까.’
파워피처와 피네스 피처.
두 유형은 전혀 다른 거 같지만,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 두 유형을 섞어서 던지는 투수가 많았다.
단지 어느 한쪽의 색깔이 더 진하면 그쪽으로 부르는 경향이 크다.
거기에 투수들은 구속이 빠르면 그곳에 더 비중을 두는 경향이 컸다.
‘그만큼 피네스 피처는 경험과 감각적인 부분이 탁월해야 하기에 적응하는 게 힘들지. 반면 파워피처는 어느 정도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가능한 영역이고.’
과거에는 구속이 선천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속혁명이 이루어지면서 구속이야말로 후천적으로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반면 피네스 피처는 오랜 경험과 타고난 감각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현재의 인식이었다.
무엇보다 구속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고 말이다.
‘어쨌든 오늘 정우 녀석은 사고를 칠 수도 있겠어.’
로건은 자리에 앉아 집중력을 유지하는 정우를 보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 *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을 때, 중요한 것은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걸 가디언스의 야수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정우 녀석, 오늘 컨디션이 좋으니 더 정신을 차리고 수비해야겠어.’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어설픈 플레이가 나오면 스노우볼이 되기 마련이지.’
‘집중하자, 집중.’
하지만 아무리 집중을 하더라도 실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야구이기도 했다.
딱!!
-때렸습니다! 강한 타구가 3루 쪽으로 향합니다!!
3회, 두 번째 타자가 정우의 초구를 강하게 때렸다.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그대로 마르테를 지나쳐 날아갔다.
-아~빠졌습니다! 마르테 선수가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면서 안타를 내주는 한정우 선수!
-다소 빠른 타구였지만, 처리하지 못한 게 아쉽네요.
-첫 안타를 내준 한정우 선수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잘 던지던 투수가 첫 안타를 허용하게 되면 페이스가 흔들리는 일이 많았다.
그걸 알기에 해설위원은 우려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어려운 타구이긴 했지만, 메이저리그 주전 3루수인 마르테가 처리할 수 있는 타구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우가 좋은 페이스로 던졌기에 조금 더 아쉬움이 남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작 정우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1루 주자의 발이 빠른 편도 아니니, 신경을 끄고…….’
주자의 발은 평범했다.
아니, 굳이 나누자면 느린 쪽에 속했다.
코빈의 어깨와 자신의 빠른 투구를 생각하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걸 아르스 역시 모를 리 없었다.
‘노아웃에서 굳이 위험하게 달리려고 하지 않을 거다.’
그걸 알기에 정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마운드에 다시 선 정우가 코빈과의 사인을 교환했다.
‘여기에서 정교하게 한 번 가볼까?’
코빈의 사인에 정우가 고개를 저었다.
‘전력으로 가겠어.’
그의 사인을 받은 코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깥쪽 위주로 가자고.’
우타자였기에 바깥쪽으로 던진다면 밀어서 때릴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되면 타구가 1루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기에 코빈의 사인은 적절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정우가 어깨너머로 1루 주자를 견제했다.
정우의 견제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주자는 크게 리드를 가져가지 않았다.
‘노아웃인 상황에서 괜히 나대다가 주루사를 당하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없어.’
아르스 더그아웃에서도 주자에게 사인을 보내 리드폭을 줄이라는 신호를 주었다.
주루사만큼 지금 올라오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달릴 생각은 없어 보이고…….’
주자의 생각을 어느 정도 간파한 정우는 오직 타자에게 온 정신을 집중했다.
세트포지션에서 호흡을 고른 그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타닥!!
발을 내디딘 그가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코스를 정확히 찔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97마일의 빠른 공이 미트에 꽂힙니다!
초구 스트라이크.
뻐어억!!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투!!”
-2구 하이 패스트볼에 배트 헛돕니다!
2구는 헛스윙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낸 정우는 공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후우……!”
-사인을 교환하고 3구 던집니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타자의 몸을 향해 날아갔다.
깜짝 놀란 타자가 뒤로 몸을 젖히는 순간.
휘릭!!
공이 급격하게 휘면서 존 안으로 파고들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사…… 삼진입니다! 한정우 선수가 스위퍼로 삼구삼진을 잡아내면서 오늘 경기 6번째 탈삼진을 기록합니다!
-스위퍼의 위력도 대단했지만, 안타를 맞은 직후에 바로 삼진을 잡아내는 배짱 역시 인상적입니다.
정우는 안타를 맞든 말든 별로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공을 던지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걸 해낼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다.
그렇게 정우의 피칭이 계속됐다.
* * *
3회 첫 안타를 내준 정우는 후속 타자를 모두 깔끔하게 돌려세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3이닝 7탈삼진 쏴리질러!!
-정우 오늘 페이스 지렸다.
-구속도 장난 없던데?
-페이스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된다.
ㄴ이거 맞말.
ㄴ평소보다 빠르긴 한 듯.
-그래도 아르스 타선을 가볍게 찍어누르는 것도 멋지긴 하네.
-사실상 5회까지만 던지게 하려는 거 아닐까?
ㄴ가능성 충분하지.
정우의 페이스는 평소보다 빨랐다.
그건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팬들은 로버트 감독이 정우를 5회까지만 쓰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로버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루터를 다시 1선발로 올릴 생각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정우를 내릴 생각이 없는데.’
오늘 경기에서 이긴다면 가디언스는 휴식일을 제법 얻게 된다.
아메리칸리그 쪽이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이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루터가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그를 월드시리즈에서 다시 1선발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오늘 정우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정우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페이스가 이렇게 빠르다니…….’
조금 염려가 되긴 했지만, 결과가 좋은 상황이니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일단 믿고 기다리자.’
어느덧 감독에게 신뢰를 주는 투수가 된 정우였다.
* * *
정우는 페이스를 늦추지 않았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4회에도 2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면서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한정우 선수!
4회까지 탈삼진 9개를 잡아내더니.
후웅!!
퍽!!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체인지업에 타자의 배트가 헛돕니다! 오늘 경기 11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는 한정우 선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등판한 세 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게 되네요.
-메이저리그 루키시즌을 치른 투수들 중 최초의 기록입니다!
5회에는 기어코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을 세우면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애당초 루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일은 확률이 적었다.
동시에 그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루키시즌에는 성적이 저조한 것이 현실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우는 압도적인 피칭으로 이러한 기록을 세웠다.
더 무서운 건 그의 기록이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6회 말, 한정우 선수가 다시 마운드에 오릅니다.
-오늘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 오른 한정우 선수, 투구 수 역시 66개로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스코어는 어느덧 3 대 0으로 벌어지면서 정우는 더욱 여유를 찾았다.
무엇보다 투구 수도 여유롭다는 것이 그의 호투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였다.
그리고 정우는 이런 기대감에 어울리는 피칭을 이어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탈삼진 숫자가 12개로 늘어납니다!
-여전히 그의 구속이나 구위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두 번째 타자를 상대로도 정우는 환상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퍽!!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입니다! 두 번째 타자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한정우 선수! 탈삼진은 13개까지 늘어납니다!
-한정우 선수가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긴 했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놀랍습니다!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정우는 세 번째 타자를 상대로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100마일의 빠른 공이 몸쪽에 꽂힙니다!
-타자가 꼼짝도 할 수 없는 코스였어요!!
후웅!!
퍽!
“스윙, 스트라이크 투!!”
-오리지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내는 한정우 선수!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낸 그가 전력으로 세 번째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3구도 몸쪽에 꽂히면서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오늘 경기 다섯 번째 삼구삼진을 기록하는 한정우 선수!! 동시에 1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게 됩니다.
어느덧 14탈삼진.
이런 페이스는 또 하나의 기록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한정우 선수가 다음 이닝에서 1개의 탈삼진을 더 추가하게 되면 2019시즌 휴스턴 소속으로 디비전시리즈에서 기록했던 콜 선수의 15탈삼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 기록은 역대 포스트시즌 단일경기 최다탈삼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정우가 또 하나의 역대급 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