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119)
리라이프 플레이어 119
[Chapter 047] [노은하 파파라치]“은하야, 민지야 안녕.”
“안녕. 근데 오늘은 서나랑 같이 안 왔어?” “서나는 오늘 당번이라서 토끼 밥 주러 갔어.” “아, 오늘 서나 당번이었구나. 그럼 다음 주에는 나랑 노은하가 당번이겠네.”
4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거의 한 달이 지났다.
은하가 4학년 생활을 적응하는 데에는 그리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담임은 임도훈이었고, 4학년 3반은 사교성이 좋거나 온순한 아이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안초등학교에서는 고학년에 들어선 아이들에게 역할분담이나 아침자습을 시켰다는 것.
토끼 먹이 주기도 역할분담 중 하나였다. 3반 아이들은 날마다 번갈아가며 체육관 뒤편에서 기르는 토끼에게 먹이를 주어야 했다.
출석번호가 맨 앞에 있었던 은하는 3월 초에 토끼 먹이를 주러 아침 일찍 등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이 다음 주에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성가시기만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 것도 힘든데, 고작 토끼 밥이나 주러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같이 당번을 하게 될 민지가 늦었다며 화를 낼 미래도 눈에 선했다.
“귀찮게 뭐 이런 걸 다 시키고…. 대충대충 해야지.”
은하는 투덜거리며 어린이신문을 펼쳤다. 왼쪽에서부터 사선으로 훑어서는 자기의견을 쓸만한 기사를 물색했다.
아침자습 시간의 과제였다. 아침마다 어린이신문에서 마음에 드는 기사를 스크랩해서, 공책 반 페이지 분량의 의견을 적어야 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느지막하게 등교하던 은하도 과제를 제 시간에 끝내기 위해서는 조금 일찍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등교해서 책을 읽고는 했던 하양도 4학년이 되고부터 전보다 일찍 등교하는 상황이었다.
“가위가…, 어라?”
책상 서랍을 뒤적이던 은하는 못 보던 물건을 발견했다.
편지봉투였다. 봉투 입구에는 하트 스티커가 하나 붙어 있었다.
“어? 너 그게 뭐야?”
짝꿍 민지가 스크랩한 기사를 풀로 붙이던 중, 은하가 책상 속에서 꺼낸 편지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그건 꼭….”
러브레터 같잖아.
민지는 말을 하려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아닌 것처럼 굴면서도 곁눈질로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여자아이들은 더했다. 그의 근처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들은 물론이며, 먼 자리에 앉아 있던 하양까지 책 위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서는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누가 보낸 거지?
민지는 눈이 마주친 여자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떠올렸다.
짚이는 구석이 워낙에 많았다.
그녀는 여자아이들이 은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은하는 제멋대로 사느라 관심 없는 눈치였지만, 그녀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어쨌든 조용히 처리해야 해.
괘씸하기는 했어도 상대의 마음을 존중해줘야 했다.
민지는 은하가 눈살을 찌푸리며 편지를 노려보는 상황을 조용히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다.
그 의도는 토끼 먹이를 주다 들어온 은혁에 의해 깨졌지만.
“아, 대장 안녕! 근데 그건 무슨 편지야?”
은혁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아이들의 시선까지 돌린 것이다.
한 수 더했다.
“어라? 하트 마크가 붙어 있네. 이거 혹시…, 러브레터 아니야!”
“이 멍청아! 그걸 말하면 어떡해!”
깜짝 놀란 나머지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한 옥타브 높인 은혁.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민지는 눈에 불을 켜며 그를 혼냈다.
“러브레터? 어디어디?”
“러브레터? 그게 정말이야?”
“열어봐, 열어봐! 무슨 내용인지 좀 보자!”
“뭐야. 누가 은하한테 편지를 보낸 거야?” “노은하 러브레터 받았네. 얼레리 꼴레리~”
결국 아이들이 움직였다. 삽시간에 은하의 자리로 몰려든 아이들은 하트 스티커가 붙은 편지를 보고는 탄성을 터뜨렸다.
어떤 여자아이들은 새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얘, 얘들아 그러면 안 돼. 남의 편지는 멋대로 보면 안 되는 거야.”
하양이 보여 달라며 성화를 부리는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녀 역시 편지가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러브레터네. 러브레터야.”
서나는 꼬랑지를 흔들며 편지를 노려보았다.
입을 꾹 하고 다물고, 마치 편지 내용을 들여다보려 하는 것처럼 여우 눈을 떴다.
“그러면 보여?”
“지금 보려고 노력 중이야.”
“대장, 진서나 쟤 요즘 좀 이상해진 것 같지 않아?”
“은혁이 너한테는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거든.”
서나가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은혁은 머리에 손을 올려 깍지를 꼈다.
그는 은하가 러브레터를 받은 것이 꼭 자기 일인 것처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이제는 몰려든 남자아이들에게 “봤지? 이게 바로 우리 대장이야!”라며 콧대를 세우기까지 했다.
“너희 그냥 자리로 돌아가라.”
“왜~! 보여줘, 보여줘!”
4학년 3반의 아이들은 아직 은하의 성격을 몰랐다.
그에 대한 소문은 이미 퇴색된 지 오래였다.
그나마 그의 성격을 알고 있던 아이들은 자리로 슬그머니 돌아갔다.
“은하 인기 많구나. 누가 준 건지 정말 짐작 안 가?”
여자아이들은 쉽게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민지 다음으로 발이 넓은 신민영은 아이들을 헤치고 다가올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얘는 뭐 이리 관심이 많아.
올해 처음으로 같은 반이 된 여자아이.
신민영은 얼굴도 반반하고, 공부도 잘하는데다, 성격도 좋았다.
남자아이들 중에 그녀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은하는 관심 밖이었지만.
그는 눈을 빛내며 꼬치꼬치 캐묻는 그녀에게 손을 훠이훠이 휘저었다.
“왜~ 나는 누가 너한테 편지 보냈는지 알고 싶은데.”
“신민영 너도 자리로 돌아가. 왜 남의 편지에 관심을 가지니?”
“왜? 뭐가 어때서. 그냥 궁금한 건데 뭘.”
4학년 3반에는 발언권이 높은 여자아이 그룹이 둘이나 존재했다.
남자아이들이 호감을 가지는 신민영의 그룹과 남녀를 불문하고 활발하게 어울리는 김민지의 그룹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두 사람은 학기 초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걸핏하면 서로를 견제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은하가 떨어지면, 견제는 끝끝내 승자와 패자를 정하려는 기싸움으로 이어졌다.
“이참에 은하야, 너는 어떤 여자애를 좋아해?”
민지에게서 고개를 돌린 민영이 고개를 살며시 기울였다.
그 모습을 본 민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여우 서나도 미간을 모았다.
“알아서 뭐하려고.”
“그냥 알고 싶어서 그러지. 너는 어떤 여자애를 좋아하는데?”
은하는 대놓고 한숨을 쉬었다.
민영은 그가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시선조차 마음에 드는지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은하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던 반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런 거 없어. 그만하라 할 때 자리로 돌아가라.”
내가 어린애를 왜 좋아하겠어.
때마침 임도훈이 들어오고, 아이들이 허겁지겁 돌아갔다.
은하는 아이들이 시선을 거둔 것을 확인하고는 편지봉투를 뜯었다.
옆에서 기웃거리는 민지의 시선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정말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지켜보겠습니다.」
“이게 뭐야?”
러브레터라고 부르기에는 빈약한 내용이었다.
은하는 이제는 대놓고 편지를 쳐다보는 민지를 보고서는 혀를 찼다.
그제야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붉힌 김민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그녀는 과제를 다 끝냈으면서도 과제를 하는 척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도 새빨간 귀는 감출 수 없었다.
은하는 속으로 깔깔 웃었다.
깔깔 웃다가,
“자, 이제 걷는다.”
그만 과제를 하지 못했다.
☆
그로부터 은하는 자신을 주시하는 시선을 느꼈다.
기분 탓이 아니었다.
시선이 느껴진 곳으로 뛰어가면, 누군가 있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
어떤 놈이야.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
생각만으로도 짜증이 나는 일이었다.
마치 간을 보면서 도망치는 행동 같아서 더더욱.
“대장, 요즘 왜 이리 날이 서 있는 거야?”
“너 같으면 날이 안 설 것 같아?”
“차라리 감지망을 써보는 건 어때? 그거라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은혁이 다 마신 우유갑을 반듯하게 접었다. 입가에는 동그란 우유자국이 남아 있었다.
은하는 그의 제안에 고개를 저었다. 그가 남긴 제티를 우유에 넣고 흔들어서는, 냉수를 먹고 속이라도 차리려 하는 것처럼 벌떡벌떡 삼켰다.
감지망이라면 이미 써봤다.
그런데 상대는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것인지 감지망에 걸려들지 않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이거 옛날 생각이 나서 더 짜증나는데.”
“옛날 생각? 나도 아는 일이야?” “아니 너는 모르는 일이야.”
은하는 은혁이 뭐라 하든 말든 회귀 전에도 스토킹을 당했던 일을 떠올렸다.
라 불리기 시작했을 때이리라.
플레이어의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은하는 승냥이 떼처럼 몰려드는 기자들에게 시달려야 했다.
녀석들은 굉장히 교묘했다. 기척을 죽이고 다니거나, 먼 거리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고는 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끈질긴 부류는 바로 파파라치였다.
기자들은 대개 새 기사거리가 생기거나, 더 이상 건질 게 없으면 철수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놈은 아주 끈질겼다.
파파라치 김유하.
놈은 날 때부터 파파라치의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 경계를 풀었다하면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기프트 을 사용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포착해냈다.
마음 같아서는 죽여 버리고 싶었다.
그가 대한민국 10대 중앙 종합 일간지 중 하나인 새나라일보 임원의 자식만 아니었더라면 한강 밑바닥에 가라앉혔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어째 그놈 수법이랑 똑같단 말이야.
소름이 끼쳤다.
회귀 전에도 학을 떼며 피해 다녔는데, 놈이 이번 생애도 따라붙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대장, 추워?” “아니야. 그런 게 있어.”
은하는 닭살이 올라온 두 팔을 문질렀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없어야 했다.
자신을 주시하는 시선이 느껴진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은하는 의자가 뒤로 넘어가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실을 뛰쳐나갔다.
감지망을 전개했다. 무슨 일인지 이번에는 사라졌다 나타나는 반응이 느껴졌다.
누군지는 몰라도 넌 뒤졌어.
상대가 교사 밖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2층 복도를 달리던 은하는 창문을 열고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감지망에 걸려든 상대는 그 아래를 뛰어가고 있었다.
“잡았다 요놈!”
“으악!”
은하는 등 위에 올라타서 도망치려고 발버둥치는 남자아이를 제압했다.
남자아이는 도망치려 발버둥친 것이 아니었다.
찰칵
“뭐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제 보니 남자아이는 보기만 해도 낡아빠진 카메라를 걸고 있었다.
찰칵 찰칵
은하가 팔을 들어 올려 플래시를 막든 말든, 남자아이는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우와, 진짜야.”
나름 만족을 한 것인지, 남자아이가 카메라에서 손을 뗐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카메라를 내려서는 맑은 눈망울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너 뭐하는 놈이야? 누가 멋대로 내 사진 찍으래.” “안녕하세요! 김유하라고 합니다!”
김유하.
그 이름을 들은 은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는 행동으로 보나, 눈을 반짝이는 얼굴로 보나 그가 기억하는 김유하가 맞았다.
허 참.
이놈의 파파라치가 자신과 같은 초등학교를 버젓이 다니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러려니 우연이라 치고 넘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어째서 이번 생에도 김유하의 스토킹을 받고 있느냐는 거였다.
“은하 형 팬이에요!” “네가 날 어떻게 알고.”
“작년 여름에 봤거든요! 은하 형이 안테나를 들고 몬스터랑 싸우던 모습을요!”
얘 지금 뭐라니.
은하는 유하가 지껄이는 소리를 알아듣지 못했다.
유하가 열성 어린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서야, 그가 어떻게 자신을 알게 됐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때마침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유하는 행운의 여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학교 내에서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정작 은하는 불행의 여신을 만난 기분이 들었지만.
“아니, 근데. 너 기척은 어떻게 감춘 거야?”
“네? 기척이요? 아, 몸이 투명해지는 거요?”
유하는 풀밭에 드러누워 은하를 올려다본 채로 손을 하나 들어올렸다. 손이 점차 투명하게 변해갔다.
의 능력이었다.
“저도 처음에는 깜짝 놀랐는데, 형한테 들키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되던데요?”
“…이놈 진짜 파파라치네. 세상에, 스토킹을 하고 싶다고 기프트를 각성해?”
마법이 넓은 의미에서 강렬한 마음을 품은 마나로부터 기인한 것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얼마나 스토킹을 하고 싶다고 열망했으면, 무의식적으로 마나를 발현해 기프트를 자각한단 말인가.
아, 근데 이놈을 어쩌지.
은하는 김유하의 처우를 두고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이번 생에도 지긋지긋한 파파라치 자식한테 걸릴 줄은 몰랐다. 놈의 아버지가 새나라일보의 임원이니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다.
“…야, 너 계속 나 찍을 거야?”
“당연하죠!”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아니 그냥 쥐어박았다.
그것마저도 녀석은 “은하 형한테 맞았어!”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녀석을 통제할 수단이 없었다.
“…아, 열 받네. 이걸 어쩌냐.” “은하 형, 은하 형.”
“야, 근데 너 내가 언제 허락했다고 마음대로 형이라고 부르는 거야?”
“그럼 뭐라고 불러요?”
“노은하 플…, 아니, 그냥 형이라 불러라.”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회귀 전에 자신을 미친 듯이 따라다녔던 파파라치가 이번 생애에서도 탄생하리란 보장은 없었다.
응, 없을 거야. 없어야 해.
차라리 김유하를 어릴 때부터 관리해, 언젠가 그의 관심이 다른 이에게 향할 수 있도록 돌리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적당히 이용할 때도 있겠지.”
“맡겨만 주세요! 청소든 빨래든 세탁이든 요리든! 형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배울게요!”
회귀 전에도 자신을 따라다녔던 점을 제외하면 의외로 쓸모가 많은 놈이었다.
김유하만한 정보통도 따로 없었다.
회귀 전에도 그는 김유하에게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아무 대가 없이 좋은 정보를 받아가기도 했다.
“야, 너 내 말 잘 들을 거지?” “저 은하 형 팬이에요! 제가 노은하 팬클럽 창단 회장이자 첫 번째 멤버인 걸요! 뭐든 말해주세요!”
“어, 일단 그놈의 엿 같은 팬클럽부터 폐지하고.” “…네?” “폐지하라고.”
“네….”
“폐지하라고 했다?” “네!”
은하는 유하가 시선을 피하는 의미를 알고 있었다.
김유하는 은하에게 떳떳하지 않은 말을 할 때에는 이런 식으로 시선을 피하고는 했다.
그 모습이 어릴 때에도 어디 가지 않았다.
“우리 제발 조용히 지내자. 귀찮게만 안 하면 내가 사진도 찍게 해줄 거고, 너는 종종 내가 알아봐달라는 거나 알아봐주고. 알았어?” “네! 저희 아빠가 은하 형도 들어본 적이 있을 신문사에서 엄~청 높은 분이세요!
은하 형이 원하는 정보는 뭐든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음, 좋아. 그러니 내가 부를 때까지 조용히 반으로 돌아….”
“은하 형! 우리 그 전에 사진 같이 찍어요!”
자신의 카메라를 들이미는 유하.
은하는 미간을 찌푸렸다.
김유하를 만났다는 실감이 났다. 나쁜 쪽으로.
다시금 깨달았다.
자신은 이번 생에도 이 죽일 놈의 파파라치와 엮여 버렸다고.
아니야. 아직 시간은 많아.
그때가지 이용할 건 이용하면서도, 다른 놈에게 이놈을 투척해야 해.
“자, 하나, 둘, 셋, 김치─!!”
은하는 유하와 셀카를 찍으며 굳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