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193)
리라이프 플레이어 193
[Chapter 067] [화이트데이]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은 지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3월 14일.
화이트데이가 찾아온 것이다.
은하로서는 여러 모로 귀찮은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싸구려 사탕을 사갔다가는 눈치가 보이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눈치가 보이는 사람이라면 단연코 한서현이라 할 수 있었다.
“오빠, 언니 왜 안 와?”
“이 누나가 제시간에 기다리는 건 잘해도, 제시간에 오는 일은 못하는 사람이거든.”
은하는 발치에 있는 돌멩이를 툭 차는 은애에게 설명했다.
한서현을 만난다는 소리를 듣더니 자기도 따라나서겠다며 떼를 썼던 여동생은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제일 예쁜 옷을 입고 있었다.
밖으로 나간다고 조그마한 가방을 메고 있기까지 했다.
“약속시간에는 늦는 거 아닌데….”
“원래 이 누나가 나쁜 사람이거든.” “서현이 언니 나쁜 사람 아니야. 아~주 예쁜 사람이지.”
은하는 서현을 변호하는 은애를 보고 피식 웃었다.
이상하게 유독 서현을 잘 따르는 여동생이었다.
서현 역시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은애가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고.
혼자 나오려다 은애를 데리고 나온 이유도 그래서였다.
“오빠, 오빠. 서현 언니한테는 사탕 뭐 줄 거야?”
“츄파 춥스.”
“…….”
“왜, 초코맛이 얼마나 맛있는데.”
은하는 은애가 할 말을 잃고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나 낯설었다.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변명을 해보았지만, 은애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장난이야, 장난, 장난. 내가 설마 걔한테 츄파 춥스를 주겠어?”
몇 개 가져오기는 했는데 나 혼자 먹어야겠네.
은하가 거짓말이었다고 둘러대서야 은애는 안심했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그사이 은하는 종이봉투 속에 있던 사탕을 몇 개 빼내, 뒷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건 주면 안 돼! 우리 언니가 그랬어! 선물은 내가 딱 받았을 때 기뻐할 만한 걸로 줘야 한다고!”
“누나 말도 빠짐없이 다 기억하고, 우리 은애 다 컸네.”
“나도 이제 7살인걸!”
“그치…. 내가 그 나이에 고블린도 쓰러뜨렸는데 뭘…. 7살이면 다 큰 거지.”
근데 은애야, 오빠는 츄파 춥스만 받아도 기분이 좋아.
은하는 굳이 떠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은애가 부루퉁해질 것이 뻔했기에.
정말이지 다행이었다.
예년처럼 은애에게 커다란 츄파 춥스를 주려다 조금 더 맛있는 사탕을 선물해서.
미리 엄마가 귀띔이라도 해줬기에 다행이지.
오늘이 화이트데이라는 사실도 아침에 학교를 나서려다 어머니 덕분에 알았다.
앞으로 일어날 불우한 미래를 예상한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민지를 먼저 보낸 뒤, 등굣길에 선물로 줄 수 있는 사탕을 사갔다.
덕분에 여자아이들의 질타를 면할 수가 있었다.
‘좋아, 오늘 나 바람맞힌 건 이걸로 봐줄게. 안 줬으면 내가 너 가만 안 뒀어.’
‘웬일이야? 작년에는 츄파 춥스만 줬으면서…. 너희 어머니가 귀띔해줬지?’
‘정말 고마워! 내년에도 내가 맛있는 초콜릿 만들어줄게!’
그러다 한서현 생각이 났다.
수요일은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었다.
4교시를 마치자마자 집으로 온 은하는 어머니의 스마트폰을 빌려 서현과 저녁 약속을 잡았다.
그때 얼마나 가시 돋친 목소리를 들어야 했던지, 어휴.
사탕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날이었을지 몰라도, 사탕을 줘야 하는 그로서는 좀처럼 긴장을 풀 수가 없는 날이었다.
“미안. 기다렸지?”
서현이 차에서 내렸다.
학교를 마치고 바로 나온 것인지 체크무늬가 가미된 블레이저를 입고 있었다.
우아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교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확 끌었다.
무엇보다 남자들이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린 이유는 그녀의 외모가 빼어났기 때문이었지만.
“서현 언니!” “…은애도 왔네?”
서현은 은하 뒤에 숨어 있다 불쑥 튀어나온 은애를 보고 한 템포 늦은 반응을 보였다.
달려든 은애를 토닥인 그녀가 가만히 서 있던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은애도 나온다는 얘기는 안 하지 않았니? 나는 너만 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정해진 일이라…. 서현이 너 만나러 간다고 하니까, 은애도 너 만나고 싶어 하더라.” “맞아, 언니 보고 싶었어!”
그리고 너랑 단 둘이 만나면 신경 써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은하는 자신을 노려보는 서현에게 태연한 얼굴을 했다.
한참이나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녀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은애를 내려다보고 누구나 절로 누그러지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한 번만 봐줄게.
그래도 다음부터는 약속 잡을 때 미리 여유를 두고 연락해줬으면 해. 오늘은 마침 아무런 일정도 없어서 다행이지, 내가 다른 일정이라도 있었으면 어쩔 뻔했니?”
“그럼 다음에 약속 잡는 거지 뭐.”
“…거짓말은 아니네.”
“내가 거짓말 하는 거 봤어?”
“응, 많이.”
은하는 괜스레 억울했다.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이리도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감정을 속으로 갈무리하며, 손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건넸다.
“자, 발렌타인데이 답례.”
“…고마워. 너한테 이런 걸 받을 줄은 몰랐는데.”
“참고로 비싼 거 아니야.”
“비싼 건 바라지도 않았어. 네 정성이 보고 싶었던 거지.”
그거 정성 들여 고른 거 아닌데….
은하는 겸연쩍어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사탕 하나로 만족할 줄 알았더라면 저녁 약속을 잡는 게 아니었다.
저녁은 집에서 먹는 걸 선호하던 그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나도 오랜만에 그게 먹고 싶었으니 어쩔 수 없지 뭐.
게다가 밖으로 나온 것도 좋지 않은가.
은하는 운전기사에게 사탕을 맡긴 서현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어디로 갈 건데? 차 타고 가면….”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뭐 하러 차를 타고 가? 걸어가면 되지.”
혜화역 4번 출구.
대명거리를 등진 은하는 차를 타고 가자는 이야기를 꺼내려던 그녀에게 대꾸했다.
걸어서 얼마 안 되는 거리였다.
게다가 대명거리는 번화가였다.
화이트데이라 그런지 제법 사람이 많았지만, 거리를 구경하며 걸어가는 편이 더 즐겁기도 했다.
“…그래, 좋아.”
“그럼 가자.”
“언니 가자!”
“근데 뭐 먹을 건데?”
두 사람은 은애가 들어 올린 손을 잡았다.
은하가 은애를 이끌면, 서현이 그녀를 따라 대명거리를 걸었다.
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녀가 다니는 명문 중학교의 교복을 보고 눈길을 주고, 고아한 외모를 보고는 입을 쩍 벌렸다.
그녀에게 다가오는 사람들도 없지 않아 있었다.
특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물론 그녀에게 접근하려던 사람들은 거리 곳곳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에게 차단당하고 말았지만.
은하는 서현이 명령을 하지 않았는데에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경호 인력을 힐끔거리고 혀를 내둘렀다.
과연 시리우스의 직계였다.
“샌드위치라고 들어는 봤나 몰라?”
“사람을 바보로 아니? 지금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겠다는 거야?”
“그렇게 짜증 내지 마. 샌드위치라고 식빵 사이에 햄이랑 야채를 넣은 그냥 샌드위치가 아니라고.”
서현이 모를 줄 알았다.
어깨를 으쓱인 은하는 성균관대입구 사거리에서 종종 들리고는 하던 가게에 들어갔다.
“엄마가 너랑 좋은 거 먹고 오라고 카드도 줬어. 먹고 싶은 만큼 시켜.”
“이런 데에서 생색을 내도….”
“언니! 여기 쿠키 정말 맛있어!”
“…그러니?”
은애를 데려오기 잘했다.
그녀가 은애를 배려해서 말을 아꼈으니까.
“나 먼저 주문할게. 메뉴 정하면 바로 주문해.”
은하는 메뉴도 보지 않고 카운터로 이동했다.
여기서 먹는 메뉴는 진작 정해져 있었다.
그는 플랫브래드에 미트볼과 아메리칸치즈를 넣은 것을 바탕으로, 소스는 스위트칠리를 중심으로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일본에서는 세트 메뉴로 시키면 감자튀김이 나오는데….
쿠키도 맛있지만 그것도 괜찮았지.
한때 2대 선녀 하백련의 호위로 일본을 방문했던 일을 떠올린 은하는 음료 컵에 스프라이트를 따랐다.
주문한 샌드위치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음료나 마시기로 했다.
그사이 서현과 은애가 메뉴를 고른 모양이었다.
“주문하시겠어요?” “미트볼 세트 주세요!”
“…베지 세트요.”
“빵은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플랫브래드요!”
“…빵?”
카운터에 매달린 은애는 신나라 주문하는 가운데, 서현은 빵을 고르는 시점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네, 빵은 아래와 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허니오트, 하티, 위트, 파마산 오레가노, 화이트, 플랫브래드.
서현은 저마다 다른 빵이 인쇄된 스티커들을 보고 한참을 고민했다.
“…허니…오트.”
“샌드위치 크기는 어떤 걸로 해드릴까요? 15cm요? 아니면 30cm로 해드릴까요?”
“30cm요! 반으로 잘라주세요!”
“…15cm, 아니 30cm. 반으로….”
은하는 보았다.
점원을 상대하는 서현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주문하는 은애를 곁눈질로 따라하는 모습을.
쟤 당황하는 모습 처음 보네.
은하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점원도 점원이었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점원은 그녀가 당황하든 말든 말을 이어나갔다.
“치즈는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야채는 다 넣으시겠어요?”
“소스는 어떤 식으로 해드릴까요?”
서현이 저렇게 당황해서 굳어 있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이미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는 듯이 점원이 추천하는 대로 말하고 있었다.
그러다 은하는 보았다.
서현이 주먹을 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걸.
이거 안 되겠네.
이러다 쟤 짜증내겠다.
아무래도 도와줘야 할 것 같았다.
바로 그녀 옆으로 달려갔다.
“소스는 레드와인식초랑 올리브 오일로 해주세요. 쿠키는 화이트 초코 마카다미아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래도 되나요?”
“그래도 되지?”
“…응.”
고개를 숙인 서현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음료 컵을 받은 은하는 그녀의 소맷자락을 잡고 음료수를 따르는 곳으로 이동했다.
“뭐 마실래?”
“너까지 그럴 거니?”
서현이 투정을 부렸다.
피식 웃은 은하는 그녀가 부리는 짜증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넘겼다.
“너무 짜증 내지 말고.
그러다 예쁜 얼굴 망가질라.”
“…오렌지 환타 마실래.”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은하는 일부러 능청을 떨며 오렌지 환타를 따랐다.
그가 빨대까지 꽂아서 대령하자, 그제야 서현이 얼굴에 힘을 풀었다.
☆
“나눠먹으니까 정말 맛있다! 언니, 그치?”
“그러네. 의외로 괜찮네. 볼품없는 샌드위치일 거라 생각했는데…, 주문하는 것만 빼면 괜찮네.”
샌드위치가 모두 완성되었다.
테이블에 앉은 세 사람은 서로가 주문한 샌드위치를 배부르게 나눠 먹었다.
휴지로 입가를 닦은 서현은 만족한 눈치였다.
손거울을 꺼내, 입가에 소스가 묻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그녀였다.
“누나, 햄버거는 안 먹어 봤죠?”
“내가 누나라고 부르지 말랬지.”
“서현이 너, 햄버거는 안 먹어 봤지?”
“수제 햄버거는 먹어봤어.”
“수제 햄버거도 맛있지만, 체인점에서 파는 것도 얼마나 맛있는데…. 지금 인생 손해 보고 있는 거야.”
“건강을 손해 보고 싶지는 않아.”
수제 햄버거도 마찬가지 아닌가.
은하는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내 고개를 저은 그는 혀를 차며 반박했다.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거라고. 특히 맛있는 걸 먹기 위해.”
“나는 아니야. 살기 위해 먹어.”
“그러니까 인생 손해 보고 있는 거라니까.”
“그게 정 못마땅하면….”
손거울을 닫은 서현이 씩 하고 입가를 끌어올렸다.
“다음번에는 네가 말하는 햄버거 가게로 데려다줘.”
“…생각해볼게.”
“오빠 나도 햄버거 먹고 싶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
못 데려다 줄 것도 아니다.
지금 당장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니.
은하는 기약 없는 약속을 했다.
은애에게는 가까운 시일에 있을 테지만.
“이제 6학년이잖아. 어느 중학교로 갈지는 생각해봤니?”
그러던 차였다.
은애의 입가를 닦아준 그녀가 물었다.
“중학교에는 가지 않고, 플레이어 아카데미에 가기로 했어.”
“너라면 그럴 것 같았어.”
“한서현 너까지 그러기야?” “뭐가?” “주변 사람들은 왜 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턱을 괸 은하는 툴툴거렸다.
가족들에게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고백했을 때, 가족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어베니어까지 응원해주었을 때에는 그동안 열심히 고민하던 게 허탈해지기까지 했다.
“그럼 후원을 받아야겠네.”
“받는 편이 좋기는 하지.”
“당연히 시리우스로 할 거지?”
서현이 떠보는 뉘앙스로 말을 던졌다.
마치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시리우스 외에도 더 있다는 듯이.
그중에서 시리우스를 골라야 한다는 듯이.
얘 왜 이래?
내가 시리우스 말고 후원받을 데가 어디 있다고.
의문은 금세 풀렸다.
그녀가 답해주었으니까.
“앨리스의 후원을 받으면 플레이어 아카데미에서 생활하면서 포션이 부족할 일은 없을 거야.”
“우리 아빠가 시리우스그룹의 사람이야. 내가 시리우스의 후원을 받지, 앨리스의 후원을 왜 받아?”
“그러니?”
어째 기분이 좋아진 눈치였다.
은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앨리스의 후원을 받는 걸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시리우스의 후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플레이어 디바이스로 유명한 데다, 이제 곧 플레이어 라이브러리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줄 시리우스의 후원을 받는다면 디바이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포션이야 앨리스의 후원을 받는 애들한테 구하면 되지.
시리우스는 앨리스와 동맹을 맺고 있기도 했다.
시리우스를 통해 앨리스의 포션을 구할 수 있는 데다, 그에게는 정하양도 있었다.
“그래, 그럼. 아버지한테 말해놓을게.”
“뭐라고?”
“후원 명단에 네 이름 추가시켜 놓으라고.”
“직계랑 친한 게 이래서 좋아.”
“고맙다면 고맙다고 말해.”
“고마워. 정말.”
대한민국 재계그룹은 제각기 가을에 플레이어 아카데미에 입학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 선발전을 진행한다.
원래라면 은하 역시 시리우스에서 9월에 주최할 장학금 선발전에 응시해야 했다.
물론 아버지의 입김이 닿아 있는 그에게는 형식적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실력으로 통과할 자신도 있었고.
그런데 서현이 알아서 처리해주겠다는 것이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음 달 모임부터는 플레이어 아카데미에 지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습이 있을 거야. 은하 너도 거기 참가해.”
“나는 그런 거 안 해도 되는데….”
“그러다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내가 떨어질 리가 있겠어?”
“자신감이 너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되는 법이야.”
그는 입학시험에 쩔쩔맬 정도로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
하물며 고등아카데미도 아니고 기초능력만 보는 중등아카데미였다.
“올해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궁금하지도 않니? 시리우스에서 고용한 강사들은 모두 유능한 사람들이야. 들어서 손해는 없을 거야.“
“…그렇기는 하겠네.”
생각해보니 자신만 응시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었다.
친구들도 있었다.
들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알았어. 그럼 후원 부탁해.”
“그래. 대신 열심히 해.”
은하는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는 빈둥거릴 생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