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449)
리라이프 플레이어 449(a)
[Chapter 128] [답을 알고 있는 마음(2)]살아있는 신화.
을 몸소 겪어 국가에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들을 칭하는 수식어다.
인간의 몸으로 대재앙을 극복하여, 일신에 그야말로 신화라는 마법을 쌓아올린 플레이어들.
황진희.
그녀는 그들 중 한 명에 속했다.
“옜다, 짜장면 두 그릇.”
“”잘 먹겠습니다!!””
그런 그녀가 선녀정부를 세우는데 동참하지 않고서 전국 방방곳곳을 떠돌고 있는 이유는 정의를 행하기 위해서였다.
주방에서 짜장면을 내온 황진희는 꾀죄죄한 몰골로 군침을 흘려대던 두 사람에게 짜장면을 내주었다.
서글서글한 미소가 어울리는 남자 그리고 여우 아인이었다.
“내…, 내가…. 진짜 짜장면을 먹고 있구나…. 흑…, 너무 맛있다.”
“이 바보야. 왜 울고 그러니? 흥! 얼른 눈물 뚝.”
“흑…. 서나야, 이거 진짜 맛있다. 단무지…하고도 같이 먹어봐. 자.”
짜장면 한 젓가락을 입에 넣은 남자는 그대로 눈물콧물을 흘렸다.
여우 아인은 못 말리겠다는 것처럼 휴지를 뽑아서는 남자의 코를 대신 풀어주었다.
황진희는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둘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더 있으니까 먹어. 허허.”
“…누나, 한 그릇 더 주세요! 너무 맛있어요!”
“저도 한 그릇 더 주세요.”
두 사람은 금세 접시를 비워냈다.
황진희는 끌끌 웃으면서 주방에서 짜장면을 새로 가져왔다.
“문준이 오빠가 잘하긴 하나 보네. 애들 실력이 좋은 걸 보면….”
황진희는 사이좋게 짜장면을 먹는 두 사람을 보며 끌끌 웃었다.
조금 전에 두 사람이 보인 무위도 그러했지만, 고등아카데미 학생들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그래서 황진희는 몇 십 년 전에 그녀를 비롯한 살아있는 신화들이 꿈꾼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현 십이좌 필두인 문준은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너무 맛있다. 나는 이렇게 맛있는 짜장면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것 같아.”
“입은 좀 닦고 먹으라구. 그리고 천천히 먹어. 여기 언니도 말했잖아. 많이 있으니까 천천히 먹으라고.”
그러나 제도만으로 정의를 행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법의 사각지대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문준이 법으로서 정의를 집행하려고 한다면, 자신은 법망을 피해서 교묘히 빠져나가는 악을 처단하겠다.
그녀가 문준의 제안을 거절하고서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로 전국을 자유롭게 누비는 이유였다.
어둠은 나하고 도무지 맞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물론, 선녀정부에도 법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악을 처단하는 존재가 있기는 했다.
어둠이다.
이후, 어쩌면 그 이전부터 국가에 도사리고 있던 어둠은 한때 국가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정부는 무정부가 되었으며, 세상에 법이 사라졌다.
게다가 어둠이 자신도 좀먹으면서, 세상은 질서가 완전히 사라진 혼란 그 자체가 되었다.
그러나 의 기프트를 소지한 선녀 임가을이 이 세상에 나타나고, 세상의 판도가 새로이 바뀌었다.
“누나! 저 한 그릇만 더 주세요!”
“도대체 몇 그릇이나 먹는 거니? 은혁이 네가 은하야? 왜 나쁜 것만 배우고 그래?”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온갖 범죄로 득실거리던 어둠에서 자신들을 자정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음양이다. 세상의 기묘한 조화다.
반듯한 어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빛이 존재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 나라는 일부의 어둠을 기반으로 하여 다시 태어났다.
백서진의 관장 아래, 악이 악을 심판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선녀정부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정의를 집행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어? 쟤는 온태양 아니야?”
“정말이네. 옆에 아라도 있어.”
“어쩌다 맨 꼭대기까지 올라오게 된 거지?”
“길이라도 잃었나 보지, 뭐. 우리 쟤는 신경 쓰지 말자. 속만 버리고 얻는 게 하나도 없잖아.”
그런데 최근 들어 그녀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순간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했다.
그제야 자신의 힘을 계승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든 것이다.
성운이 심정이 딱 이거였겠네.
팔 하나 잃었다고 고향에 내려가 후학을 양성한대서 어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이해가 되네.
그것이 그녀가 아카데미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은 이유였다.
는 아카데미 학생들 중에서 자신의 힘과 의지를 계승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큭…! 도대체 칼집 하나만으로 어떻게 저놈들과 싸우라는…!”
그런 의미에서 목민호라고 했던가.
황진희는 가게 밖에서 훈련을 하는 남학생을 찾았다.
차가운 인상을 지닌 남자다.
지금 그는 자신의 조언을 받아서는 칼집만으로 몬스터와 전투를 펼치는 기행을 선보이고 있었다.
“쯧쯧…, 재능이 아까운 놈이로군. 하기야, 아직 신검합일의 경지에도 가까이 가지 않은 놈에게 내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기프트 .
본인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이론상 베지 못하는 것이 없을 거라 알려진 아주 희귀한 기프트.
검을 다루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기프트였다.
저 아이는 깨달음을 얻지 않아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녀가 가까스로 경지에 오른 심검(心劍)과 비슷한 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아직 자신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눈치였지만.
“이런 건 본인이 직접 깨달아야지. 아마도 저 아이한테 검을 가르쳐준 사람…들인가? 괜히 잘못 알려줘서 사고가 한쪽으로만 편향되는 수가 있으니….”
물론, 그녀는 그의 재능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하나는 그의 성장을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누구는 힘들게 얻어낸 경지를 가뿐히 얻을 수 있는 힘을 지닌 그에 대한 질투 때문이었다.
검을 휘두르는 사람으로서 이것은 어쩔 수 없다.
아마도 그에게 검을 가르쳐주었을 사람들도 비슷한 심정이었으리라.
“그나저나…. 어제 오늘 본 바로는 인성이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고, 어찌 보면 고지식하기도 하지만…. 뭐, 좋은 쪽으로 고지식한 거니까 나쁘다고 볼 수는 없겠네.”
또한 그는 그녀가 원하는 인성과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검은 완성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손길이 묻어난 검에게 자신의 검술을 덧씌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학생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뭐야?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갑자기 몬스터들이 태양이를 쫓기 시작하는 거지?”
“그러게…. 왜 가만히 있던 놈들이 태양이를 쫓는 거지? 그리고 왜…. 왜 하필 여기로 오고 있는 거야….”
“안 되겠어. 놈들 수가 너무 많아. 서나야, 우리도 가세하자!”
“쟤가 노은하야? 왜 가만히 있어도 사건이 딸려오는 거냔 말이야…. 하, 파랑 오빠한테도 지원을 요청할게.”
그녀가 상념에서 깨어날 즈음.
그녀는 가게로 다가오던 남학생이 느닷없이 몬스터 무리에게 휘말리는 모습을 보고는 눈을 반짝였다.
“…큭…! 이것들이 진짜…! 아라야!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남학생.
선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그는 옆에 있던 여학생을 지키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검을 휘두르는 자세는 영 엉망이지만, 몸을 움직이는 방법이 제법 뛰어나다.
직감도 두말할 여지가 없었고.
마나를 배분하는 것도 그렇고…. 센스 하나는 뛰어나네.
황진희.
그녀는 자신을 로 만들어낸, 상대가 흘리는 마나로부터 정보를 읽어내는 기프트로 남자의 가능성을 판별했다.
“호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잿더미를 뒤집어쓴 다이아몬드다.
잘만 갈고 닦으면 화려하게 빛날, 견고하고 단단한 보석.
그녀는 눈을 빛냈다.
마치 운명이 있노라면, 자신에게 무궁한 가능성을 간직한 남학생을 만나게 해준 것 같다.
정말이지 탐이 나는 재능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인성이 문제로군. 저건 자각이 없는 건가?”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보니 남학생은 지금 여학생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캐스터로 보이는 여학생을 지키는 한편으로 여차하면 그녀를 방패로 사용하려 하고 있었다.
돼먹지 못한 인성이다.
그리고 그녀가 보았을 때, 남자는 그것을 자각이 없는 것처럼 행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
그러니 더 난감한 것이다.
성향이 나쁜 놈은 아닌 것 같은데, 단지 사고방식이 이상한 것뿐인가.
그렇다면 개선의 여지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고….
그녀에게는 시간이 부족했다.
미련 없이 내치기가 너무 아쉽다.
그녀는 끙 소리를 내면서 한편에서 두 사람을 돕기 위해 가세한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에 조금 전에 자신이 내준 짜장면을 눈물을 흘리면서 먹은 남학생도 있었다.
랑보
마나 크래셔
“흠….”
그도 검사였다.
황진희는 무리 속으로 뛰어들면서 단숨에 몬스터를 토벌한 남학생의 실력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빠르게 몸을 움직여 몬스터들에게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윽고 그녀는 혀를 쯧 찼다.
“─위험천만한 검이로군.”
위험천만한 검이다.
저것은 사람을 죽이는 검이다.
기초는 다져져 있다고 할지라도, 검술에 정확한 형식이 없다.
단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서 전투에 최적화된 검술을 선보이는 것뿐이다.
너무나도 실용적이었고, 한편으로 너무나도 위험천만해 보였다.
삶에 대한 미련이 없어 보이는 검, 단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죽이기 위한 검이다.
“그리고 묘하게…. 백서진 그놈의 모습이 보인단 말이지….”
암습에 특화되어 있다.
더군다나 남학생이 펼치는 검술은 주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검술과 가까워 보였다.
특히 백서진의.
그녀는 자신하고는 영 맞지 않는 인간을 떠올리고는 끙 소리를 냈다.
“재능은 있어 보이는데…. 검술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단 말이야….”
조금 전 남학생과 비교했을 때.
위험천만한 검술을 선보이고 있는 저 남자의 재능은 보잘 것이 없다.
재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하는 남학생의 재능이 월등한 것이다.
결국 그녀의 마음은 그가 아니라 다이아몬드와 같은 남학생에게 향하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허허….”
황진희는 기가 차서 웃었다.
남을 죽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검술을 펼치는 남학생이 별안간에 자신의 목숨도 신경 쓰지 않고서는 여우 아인을 구한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검으로 공교롭게도 사람을 살리려고 하고 있다.
그제야 그녀는 남학생이 전개하는 검술을 다시금 살펴보았다.
“괴이한 놈이구만, 저건….”
검술은 날카롭건만.
사람은 날카롭지 않다.
검과 사람이 딴판이다.
다시 말해, 저 남학생은 제대로 된 검술을 만나지 못한 것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황진희는 이 기묘한 조화를 보고 깔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방금 왜 그렇게 움직인 거지? 하지만 적의 약점은 정확히 찔렀어. 한순간에 약점이라도 보였던 건가? 무슨 도 아니…. 설마?”
황진희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러다 다시금 남학생이 난데없이 몬스터의 배후로 돌아가서는 돌연 녀석의 숨통을 끊어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는 기프트.
황진희는 자신의 기프트만큼이나 희귀한 을 보고는 이내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절삭력을 올리는 기프트를 가진 애도 끌리기는 했지만…. 저 아이의 도 분명 매력적이야.”
이것도 마치 운명인 것 같다.
자신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검술을 펼치는 아이가 과 함께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황진희 그녀 자신의 검술은 필시 저 아이에게 어울리리라.
“흠….”
이제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인성이 문제가 될 것 같은 남학생.
그에 비해 재능은 못하지만 자신이 바라는 바는 충족하는 남학생.
“─그래, 좋아.”
그녀의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냅다 결론을 내린 그녀는 재빨리 학생들이 상대하던 몬스터들을 처리했다.
그러자 자리에 모여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황진희는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을 무시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헉, 헉…. 씨, 죽는 줄
알았네….”
체력이 고갈되었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리는 상아색 머리칼의 아이를 지나친다.
이윽고 그녀가 향한 곳은 여우 아인에게 부축을 받고 있는 남학생이 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이 그녀를 올려다본다.
이에 황진희는 입을 열었으니─.
“─내가 네 옷을 바로 입혀주마.”
“…네?”
최은혁은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