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49)
리라이프 플레이어 748
[Chapter 192] [신들의 격돌]그 시각, 난지한강공원.
소풍을 나온 초등학생들은 저 멀리 한강 너머에 있는 구 국회의사당을 바라보았다.
“”””…….””””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하늘은 유독 파랗건만.
국회의사당 위에 있는 하늘은 점점 까맣게 흐려지고 있었다.
더욱이 형용할 수가 없는 기운이 그들의 소름을 곤두서게 했다.
무언가가 일어날 것 같다.
직후─.
─쿠구구구구구!!
별안간 세상이 뒤흔들렸다.
고막이 날아갈 것만 같은 파공음이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그제야 멍하니 국회의사당을 보던 초등학생들이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들은 강 건너에서 일어난 현상을 목격했다.
“저, 저건 뭐지?”
“”””…….””””
구 국회의사당이 폭삭 가라앉았다.
그것마저도 놀랄 일이건만.
그들은 먼지구름이 이는 지대에서 푸른 무언가가 일렁거리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마나의 편재.
국회의사당에서부터 시작된 편재가 그들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키이이익!!
그리고 한강이 반응했다.
한동안 정화작업을 거쳤다고 하나 강물은 여전히 검고 탁했다.
거칠게 일렁거리는 강물이 편재에 힘을 주었다.
그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은 결국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몬스터들이 태어났다.
놈들이 존재의 마나를 감지하고는 강 위로 올라오려 하고 있었다.
코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군세를 이루는 그들은 제 위계가 떨어지는 걸 마다하지 않고 내부로 침투하려고 했다.
“”””꺄아아아아악!!””””
“얘들아, 얼른 도망쳐! 뒤는 절대 돌아보지 말고, 얼른!”
바로 가까이에서 놈들을 보게 된 초등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누구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고.
누구는 엉엉 울기만 했고.
누구는 제 부모를 찾았다.
그러니 아무리 무서운 상황이래도 담임들은 그들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아이들을 북돋우며 억지로 뛰게 했다.
“선생님! 그 애 저한테 주십시오! 제가 들고 뛰겠습니다!”
“아니에요! 그보다 다른 아이들을 부탁할게요!”
몬스터를 보고 너무 놀란 나머지, 몸에서 힘이 빠진 아이들을 안고서 도망치기까지 했다.
신기하게도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평소 아이들에게 휘둘리기만 하던 교사는 그들을 양어깨에 들쳐메고 달리기까지 했다.
다행히 몬스터들이 태어난 곳에서 거리가 떨어져 있었기에.
어린아이들의 뜀박질로도 충분히 대피할 수 있을 터였다.
─키이이이익!!
그 생각은 금세 깨어졌다.
편재는 편재를 불렀다.
대량의 편재가 발생했다는 뜻은, 어딘가에서 그에 상응하는 편재가 또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하물며 코쿤에 균열이 일었다.
편재는 코쿤 내부로 침입해서는, 코쿤 내부에서 비활성화되어 있던 마나를 자극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편재가 대량으로 발생한 건 순식간이었다.
난지한강공원이 몬스터들로 들끓기 시작했다.
게다가 비행형 몬스터가 출몰하며, 사태는 점점 악화되어만 갔다.
“─괜찮아? 조금만 더 힘을 내!”
사람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변했다.
하백련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숨을 헉헉 쉬며 달리면서 뒤처지는 학생들을 잡아끌었다.
“저기까지만 가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 힘들어도 얼른 뛰어!”
곧 플레이어들이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만 달아나면 된다.
판도라 클랜원들과 친하게 지내며 플레이어의 존재를 친숙하게 느끼는 그녀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편─.
─칙, 치직….
일대의 마나에 반응하게 되면서.
그녀는 자신에게 걸려 있는 봉인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
또한 그 시각, 선녀정부.
마나관리기구 감시국은 발 빠르게 영등포구에서 일어난 대규모 편재를 파악했다.
상황을 제일 먼저 알아차린 감시관 도채연은 자신과 공식적으로는 동급인 감시국장에게 보고했다.
“─편재의 규모는?” “당장에라도 제3위계로 격상한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제3위계로 격상의 조짐이 보이면 제4위계 오버랭크겠군.”
선우화령.
감시국장인 그는 생각에 잠겼다.
지침에 따르자면 제4위계 이상의 편재는 마나관리기구의 장관에게로 보고되게끔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판단은 달랐다.
“편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한, 장관님께 보고할 일까지는 아니지. 자네는 지금 현장 근처에 나와 있는 통제국 직원들과 이야기해 정확한 상황을 알아오게.”
“하지만 감시국장님. 한강도 같이 반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아오게.” “…네, 알겠습니다.”
직급으로는 동급이라고 하나.
의 경력을 무시할 수 없다.
도채연은 능숙하게 표정을 고치고 집무실을 떠났다.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인데 일을 크게 만들 수는 없다. 그 정도 편재라면 여의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플레이어들로 충분히 막아낼 거야. 그래도 파견국, 정보국에는 소식을 전해놓기는 해야겠지.”
제4위계 오버랭크 규모의 편재.
코쿤의 보호를 받고 있는 강남에서 고위계 편재가 발생한 상황은 사실 ‘별거’로 치부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백서진에게 보고하는 순간, 모두 그의 공적이 되고 말 것이다.
쉽사리 해결될 일인데 그런 공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선우화령은 자신의 선에서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감시국장님. 도채연 감시관입니다. 국회의사당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의도에서 발생한 편재가 한강을 접하는 강북 일대로 확산을 시작했다고 하고요.]“…….”
[저와 모라율 통제관은 이 편재를 제3위계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알겠네. 장관님께 보고하지.”
선우화령은 뒤늦게 자신의 실책을 인정해야 했다.
끝내 그는 백서진에게 보고했고, 백서진은 선녀 임가을에게 알렸다.
그렇게 국장 이상급 회의가 갑자기 이루어지게 되었다.
[모라율 통제관, 상황 보고하세요.]“네, 선녀님. 들려오는 바에 따르면 마나교에서 반혼제를 치르던 도중에 어떤 마법이 발동된 모양입니다.”
“정보국에서는 의 기프트가 발동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파장과 세상이 개변되는 현상이 몇 년 전, 의정부 탈환전에서 가 보인 반응과 흡사합니다.”
[…확실한 건가요?]“네, 거의 확실합니다.”
선녀를 동반한 화상회의.
통제관이자 모라율이 퀭한 얼굴로 브리핑했다.
정보국장이 말을 보탰다.
기프트 에 의한 세계 개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침음했다.
이후로 들려오는 소식은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국회의사당에서 출몰한 구울들이 영등포구 각지로 퍼지려 하고 있고.
그들을 지휘하고 있는 존재는 현재 제3위계로 추정 중이라는 것.
나아가 편재가 증식하며 한강 너머 강북으로까지 뻗어오고 있다는 것.
임가을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감시국장님은 이 사태를 독단적으로 처리하려 했다는 건데, 공에 눈이 머셨나 보네요.]“…죄송합니다.”
“”””…….””””
임가을은 선우화령을 흘깃했다.
그녀가 그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에 선우화령은 고개를 숙이고서 묵묵히 비난을 받았다.
[감시국장님의 징계는 추후에 꼭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것보다도 먼저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하니까요. 그 전에 모라율 통제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요.]“네, 선녀님. 말씀하세요.”
[마나교의 신도들이 말하는 것처럼 구울은 정말 부활한 사람들인가요? 그리고 그들을 이끌고 있는 존재는 정말 몬스터인가요? 이 부분은 정말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네요.]“…마나교 신도들의 주장에 따르면 구울들이 사람이라는 논리이지만, 현장 정보에 따르면 놈들은 시체를 매개로 만들어진 ‘전혀 다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성보다 본능이 앞서는 것은 물론, 생물이라면 당연 가지고 있어야 하는 심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렇다면 몬스터란 말이군요.]“그게 몬스터라고 분류하기에는 좀 애매합니다. 놈들은 마석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답니다.”
[그럼 놈들의 정체는 대체 뭐죠?]“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데…, 굳이 표현하면 ‘사념의 찌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런데 구울들을 지휘하고 있다는 존재는 거의 인간과 유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는데…. 정확한 정보가 아직 들어오지 않아서 판단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사태를 야기한 구울들.
인간도 몬스터가 아니다.
모라율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에 임가을은 결론을 내렸다.
[─어느 쪽이든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이상 적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군요.]“”””…….””””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서, 구울 토벌을 망설이지 말란 지시를 내리도록 하세요. 그리고 주모자는 되도록 생포하되, 불가피할 경우에 사살을 허가하겠습니다.]인류의 적.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의 사명이란 인류를 수호하기 위해 그들의 적을 죽이는 것에 있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임가을은 백서진을 불렀다.
[백서진 장관님.]“네, 선녀님.”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십이좌는 지금 얼마나 있죠?]“…, , , 는 즉시 투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는 지역구 방어에 집중하고 있고, 나머지 십이좌들은 다른 임무가 있거나, 현재 지방으로 출장을 나가 있습니다.”
백서진이 잠시 생각 끝에 답했다.
움직일 수 있는 십이좌는 넷.
주요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둘.
임가을과 사람들은 십이좌 편성을 생각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가장 큰 문제는 딜러인 지용현을 어느 지역에 투입하느냐는 거였다.
[모라율 통제관. 난지한강공원의 피해는 심각한 정도인가요?]“…좀 위험합니다. 하필이면 오늘 그곳 공원으로 소풍을 간 초등학교 학생들이 많다는 모양입니다. 거의 대다수가 공원에서 벗어나기 전에 사방에서 출몰한 몬스터들로 인해서 공원에 갇혀 있다고 합니다.”
피해는 어느 쪽이나 막심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이 갇혀 있다는 상황을 쉬이 넘길 수 없었다.
한편으로 국회의사당에서 발생한 사건은 명백히 마나교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전가할 수 있었다.
여론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십이좌 과 를 난지공원에 투입시키세요. 그리고 특무국은 , 와 함께 인원을 투입하도록 하세요.]그러니 그녀로서는 최악을 피해서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한편으로 부디 , 와 영등포구의 플레이어들이 사태를 해결해주기 바랄 뿐이었다.
그때 희소식이 들어왔다.
“선녀님, 지금 들어온 정보입니다. 이 국회의사당 현장에서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구울을 지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존재와 격돌 중이라고 합니다.” “”””……!!””””
노은하.
그녀는 그의 이름을 듣고서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또한 같은 심정이었다.
서울 재앙 이후, 노은하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용받고 있었다.
한편─.
─자네 정말 이렇게 나올 건가?
백서진은 선우화령을 주시했다.
☆
은하와 신도림의 공방.
대결은 물러섬이 없었다.
신도림은 빠르게 마법을 캐스팅해 은하가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으며.
은하는 그의 마법을 파훼해거나, 되갚아주며 거리를 좁히려 들었다.
급기야─.
─콰콰콰콰쾅!!
더는 마법의 반동을 견디지 못하고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은하는 황급히 몸을 피했다.
젠장, 일부러 그런 거야.
은하는 속으로 혀를 찼다.
조금 전 신도림의 마법은 명백하게 지반의 붕괴를 노리고 있었다.
자신을 건물째로 파묻어버리려고 획책한 것이다.
다행히 그는 지하 3층에 파묻혀도 살아남을 수가 있었다.
“─꽤나 강하네요. 통로가 좁아서 저희가 힘을 합칠 수 없었다지만, 그래도 혼자 이런 실력을 보이다니 대단하군요. 체내 마나 역시 상당히 방대한 것 같고. 아니, 과연 끝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구해줘서 감사합니다.”
과연 의 보유자라며.
총은주는 혀를 내둘렀다.
한편 은하는 감사를 표했다.
직전에 그녀가 마법을 발동해서는 건물 잔해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 것이다.
지상으로 올라온 것 역시 전적으로 그녀의 마법 덕분이었다.
완전히 아수라장이네.
은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여 있다.
그들이 서로 얽혀 싸우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꽤나 혼돈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었다.
신도림은 어디에 있는 거지?
은하는 아비규환에서 눈을 돌렸다.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을 찾았다.
국회의사당을 무너뜨린 신도림이 설마 폭발에 휘말렸을 리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놈은 살아 있었다.
“─들어라! 반혼제는 성공적으로 그대들이 그리워하는 이들의 영혼을 불러올 수가 있었다! 그러니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국회의사당이 붕괴한 자리.
건물 잔해가 산처럼 솟구쳤다.
신도림은 그곳에 서 있었다.
검은 망토, 해골 지팡이, 투구.
은하가 기억하는 신도림과 유사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의 아티펙트는 부쉈을 텐데, 마나교 이놈들이 설마 자체적으로 아티펙트를 만든 건가?
지하에서 공방을 주고받았을 때도 생각하고 있었던 거지만.
마나교는 백해무익한 집단이었다.
은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저 아티펙트가 자신이 생각한 아티펙트와 기능이 유사하다면─.
─구울들을 상대하는 것도 힘든데 사람들까지 말리는데 애를 써야 해.
검은 망토는 구울들을 강화시키며 온갖 디버프를 부여한다.
해골 지팡이는 구울들을 조종한다.
그리고 투구는 사람을 세뇌한다.
그가 아티펙트를 발동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영혼은 불러왔어도 완전하게 부활하지 못했다! 그러니 그들이 완전하게 부활할 수 있도록, 그대들의 기억이 필요하다!”
“”””…….””””
“그대들이 저들을 그리워한다면, 저들이 완전히 되살아나길 바란다면 그대들의 기억을 내줘라.”
“”””…….””””
“나는 마나교의 성자 신도림이다! 나 역시 내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서 내 기억을 바칠 생각이다! 그 전에! 나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을 구원하고 싶어 이렇게 나섰다!”
투구의 세뇌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강력했다.
마나신을 믿는 사람들은 신도림의 세뇌를 떨쳐낼 수 없었다.
“그러니 마나신의 구성원들이여! 죽음을 두려워 말고 죽음을 기쁘게 맞아라! 그리하면 부활할 것이다!”
신도림이 신도들의 사기를 북돋아, 그들이 몸소 구울들에게 잡아먹히게 만들었다.
“서준아! 엄마가 구해줄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나 하나 사라지는 걸로 내 동생이 살아나면 싸게 먹히는 거지. 마나신 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신도들은 이성을 상실했다.
그들이 플레이어들을 뿌리쳐서는 가까이에 있던 구울에게 뛰어갔다.
구울이 그들을 덥석 집어삼켰다.
“아아악!! 마나신 만세!”
“죽음 뒤에 부활이 있으라!!”
“”””…….””””
반혼제의 위대함을 외치는 그들은 꼭 미치광이의 축제를 벌이는 것만 같았다.
플레이어들이나 세뇌가 듣지 않은 사람들은 그 광경을 거의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말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크흑! 이놈들이 더 강해졌어! 조심…커헉…!!”
“…이제는 멀쩡한 사람도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거냐.”
강화 구울들이 다량 출몰했다.
그들 중에 사람을 구울로 만드는 놈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더욱이 편재가 발생하고 있었다.
키이이익!!
크르르르!!
몬스터들은 마나를 탐하고.
마나는 생자의 전유물이다.
놈들은 구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노렸다.
몬스터, 구울, 사람, 그리고 구울에 자발적으로 먹혀들려는 광신도들.
혼돈은 더욱 거세져만 갔다.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래, 좋다. 진실로 내가 마나신의 의지를 이어받았다는 증거를 보여주겠다!”
그럼에도 신도림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계속해서 선동했다.
혼돈을 가속시키고자 불을 지폈다.
──!!!!!!
그가 해골 지팡이를 휘둘렀다.
해골이 흉흉한 빛을 내뿜으며 입을 딱 벌렸다.
그것이 기점이 되어.
신도림이 서 있던 탑이 무너졌다.
그리고 탑의 잔해가 재구성되고, 근처에 있던 구울들을 잡아들이면서 거대한 무언가로 변해갔다.
“”””…….””””
사람들은 그저 압도되었다.
거인이 나타났다.
구울들과 비슷한 물질로 이루어진 거인은 거대한 창을 쥐고 있었다.
거인이 창을 하늘 높이 쳐올렸다.
“─이것이 바로! 너희가 믿고 있는 마나신의 힘이다!”
거인의 어깨에 타 있는 신도림.
그가 목청껏 소리쳤다.
직후 괴물이 포효했다.
아니, 절규였다.
불에 탄 것만 같은 피부를 지닌 거인이 비명을 토해냈다.
“”””…….””””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건만.
사람들은 온갖 것이 뒤섞인 듯한 비명을 듣고 몸이 얼어붙었다.
“─마나신의 품에 귀의하라!!”
거룩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끔찍하고 추악한 존재.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은 거인에게 신앙심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신도림의 신위에 공포를 느꼈다.
───!!!!!!
공포는 곧 두려움이었고.
두려움이란 곧 경외감이었으며.
경외감은 신앙심과 직결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신도림은 더욱 강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가 거인을 부려선, 방해가 되는 플레이어들을 공격하려고 했다.
거인이 치켜든 창을 떨어뜨렸다.
바로 그때였다.
─환수변환
피닉스의 날개
탁하게 흐린 하늘.
일순 불빛이 번쩍였다.
신도림은 하늘에서 느껴진 기운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보았다.
─블래스트 크로스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었다.
불꽃의 날개.
한순간 그것이 눈에 들어왔고.
바로 뒤이어 그의 시야는 진홍의 불길로 물들고 말았다.
“…뭐?”
─쿠구구구구구!!
단 일 격에.
거인의 몸이 잘려나가 버렸다.
마나신의 신위를 보이기 위해 만든 거인이 불에 타며 붕괴한다.
지상으로 추락하는 신도림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믿지 못한다 해도─.
“─마나신은 개뿔. 내 검에 썰리면 다 죽는 거야.”
은하는 진홍의 날개를 펼쳤다.
불꽃이 흩날리며.
시리게 피는 겨울
꽃잎까지 흩날린다.
불꽃과 꽃잎.
그것들이 세상에 나부낀다.
신비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죽음을 죽이겠노라 하셨다.
또한 주님께서 말씀하시되,
신이란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 모든 일은 내 검에 달려 있노라고 하셨다.
또한 이리야.
그녀가 정화마법과 버프를 동시에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