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84)
리라이프 플레이어 783(b)
[Chapter 200] [촌각을 다투는(3)]제12 통신소대는 병력을 차출해, 프리시스 메모리를 주축으로 하는 귀면 가오리 토벌 작전에 참가하는 통신분대를 편성했다.
특별편성소대에 속한 해당 분대는 십이좌 이도진, 유수진, 명왕클랜의 채선우의 분대의 연락망을 도맡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연락이 두절됐네요.”
특별편성소대에 속한 플레이어들이 귀면 가오리를 몰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와중.
프리시스 메모리는 거의 분 단위로 전해지고 있던 텔레파시가 어느새 감소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흠….”
6시 방향
그녀는 텔레파시가 들려오지 않는 방향을 주시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통신이 갑자기 끊겼을 리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게 틀림없었다.
최악의 경우, 6시 방향에 파견한 통신분대 플레이어들이 전멸했다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경우, 탈환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위험이 존재한다는 뜻이리라.
텔레파시스트가 텔레파시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연락이 끊겼다는 건, 둘 중 한 가지일 거야.
모종의 이유로 텔레파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거나, 텔레파시를 사용하기도 전에 당해버렸다거나.
전자는 그나마 안심이 되었지만.
후자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의 분대에 속한 플레이어들은 상당한 강자에 속했다.
특히 통신을 담당하는 데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었다.
“거기, 텔레파시스트 님.” “아, 네. 님. 무슨 일이신가요?”
“통신분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6시 방향에 있는 통신분대의 소식을 알 수가 없게 되었다고 전하세요. 그러니 각별한 주의를 하라고도요. 그리고 제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찾으러 갔다 전해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혼자 가셔도 되는 건가요? 사람을 몇 명 같이 보내는 게….”
“지금도 주변에 넓게 흩어져 있어 사람이 부족한 상황인데, 여기에서 또 인원을 나눌 수 없잖아요. 저는 괜찮으니, 걱정 마세요.”
“네…. 무운을 빌겠습니다.”
괜히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갔다가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하고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었다.
프리시스 메모리는 할 말을 끝내고 눈을 감았다.
6시 방향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면, 이곳이면 되겠네.
마침 적절한 위치가 있었다.
이동할 수고를 덜었다.
그녀가 마법을 발동했다.
익스트랙트
공간을 이동하는 마법이 아닌.
인과를 역전시키는 마법.
다른 플레이어들은 해석할 수 없는 마법을 발동한 그녀가 눈을 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장소를 이동한 그녀는 곧장 통신분대를 파견했던 장소로 이동했다.
“…….”
이윽고 그녀가 목격한 것은 차마 눈으로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피 냄새가 넘실거렸다.
몬스터의 피가 아니었다.
인간의 피였다.
어둠이 드리운 숲속 바닥에 떨어진 시체가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건….”
그녀는 아미를 찌푸렸다.
피바다 중심지로 걸어간 그녀는 곧 한 플레이어의 시체로부터 제12 통신소대의 문장을 발견했다.
새하얀 손에 피를 묻히며, 살며시 문장을 떼어낸 그녀는 굳은 얼굴을 지울 수 없었다.
“시체가 갈기갈기 찢긴 것을 보면 맹수에 가까운 몬스터인 듯한데….”
고위계 몬스터의 짓이 틀림없었다.
그것도 귀면 가오리에 비견할 만한 제3위계 이상 되는 몬스터의 소행이 분명했다.
“그런 몬스터를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을 텐데…. 아무리 귀면 가오리를 쫓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고위계 몬스터의 기운을 포착하지 못했다라….”
무엇보다 자신이 눈치채지 못했다.
프리시스 메모리는 말을 중단하고, 감지망을 전개하려고 했다.
바로 그때─.
─쏴아아아
바람이 불었다.
숲이 울었다.
거대한 존재가 느껴졌다.
필름 디스포설
인지하지도 못할 만큼 빠른 속도.
프리시스 메모리는 거의 반사적으로 보호마법을 발동했다.
뒤에 있던 세계선이 분리됐다.
만약 조금이라도 대응이 늦었다면 등 뒤에서 접근한 몬스터에게 그만 당해버리고 말았으리라.
그렇게 생각했을 때─.
──!!
처음에는 세계선 바깥에서 일어난 공격을 원천 차단한 마법이.
느닷없이 파훼됐다.
유리창이 깨져나가는 소리를 내며 마법이 갈기갈기 찢겨 흩어진다.
프리시스 메모리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눈을 크게 떴다.
마법을 파훼한 몬스터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이 역시 눈에 보이지 않았다.
“─큭…!!”
인지했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지팡이를 들고 있던 팔이 떨어져나갔다.
그녀는 팔이 뜯긴 부위를 잡으며 고통 어린 소리를 흘렸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팔을 문 몬스터에게로 향했다.
몬스터와 눈이 마주쳤다.
녀석이, 히죽 웃는 것 같았다.
이내 녀석이 보란 듯이 입에 문 팔을 잘근잘근 씹었다.
콰득!!
뼈가 부서지는 소리.
살점이 씹히는 소리.
프리시스 메모리는 자신의 팔이 곧 단물이 모두 빠진 껌처럼 버려지는 광경을 눈에 담아야 했다.
몬스터는 먹지 않았다.
인간을 먹는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했다.
오히려 놈은 도발했다.
아니, 공포를 조성했다.
“경기북부청사의 여우….”
하지만 프리시스 메모리는 놈에게 겁을 먹지 않았다.
다만 팔을 지혈하며 놈의 정체를 담담히 중얼거렸을 뿐이다.
이에 놈이 사념을 보냈다.
─너, 강하구나?
지금까지 죽인 놈들하고 달라.
어딘가 장난기가 실린 목소리.
인간의 목숨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목소리에서 놈의 거만함을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놈은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방심할 수 없었다.
그녀는 녀석의 출몰을 탈환대에게 알리기 위해 장소를 이탈하려 했다.
그 순간─.
─근데, 내가 더 강해.
놈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것이 끝이었다.
“아….”
눈을 한 번 깜빡한 사이.
여우는 한 손으로 마법을 영창하던 그녀를 위아래로 찢어버렸다.
프리시스 메모리는 자신의 내장이 공중에 띄어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히히히히히, 아쉽네.
더 놀아볼 걸 그랬나?
이내 여우는 그녀의 시체를 갈가리 찢어 던졌다.
그러자 피 냄새를 맡은 몬스터들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왔다.
여우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놈들을 힐끗 바라보고는 자리를 떠났다.
저쪽은 더 재미있겠지?
어둠 속을 가르며.
사람들이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그들의 죽음을 결정한다.
제2위계 몬스터 매구.
적색던전 경기북부청사의 보스는 그렇게 특별편성소대 플레이어들을 죽여나갔다.
아니, 도륙했다.
☆
밤은 더욱 깊어만 갔다.
날이 언제 밝을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플레이어들은 밤을 등에 지고 공격해오는 몬스터들과 군단장에게 대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푸슉!
코발트 나이트의 영역 바깥에서.
네비게이터, 스나이퍼 등 사람들이 밤하늘에 조명탄을 쏘았다.
새로운 빛이 밤을 밝히는 것으로, 플레이어들은 먼 거리에서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파악하기 쉬워졌다.
특히 스나이퍼들이 높은 위치에서 고위계 몬스터들을 저격하는 일이 수월해졌다.
쉬이이익!!
그러나 몬스터도 플레이어들에게 얌전히 당해줄 리 없었다.
비행이 가능한 몬스터들이 불빛을 꺼뜨리기 위해 움직였다.
옥상에 있던 레인저들은 녀석들을 쏘기 위해 방아쇠를 당겼다.
지상에서 헌터들이 무너진 도시를 재빠르게 누리며 싸우고 있었다면, 그들은 제공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쏴라, 쏴라! 더 쏴라!
조명 더 크게 틀어!
세뇌마법을 사용하는 몬스터 감지! 본 분대는 지금부터 해당 몬스터의 토벌에 들어간다!
플레이어와 몬스터들.
그들의 싸움은 제공권을 차지하고, 빛을 차지하기 위한 사투였다.
플레이어들은 어느 한쪽도 뺏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러는 한편 저편에 있는 밤하늘이 일순 번쩍였다.
─콰르르륵!!
푸른 벼락이 떨어졌다.
먼 거리에서 떨어진 벼락은 근처 밤하늘을 밝히기까지 했다.
그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저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어렴풋이 파악할 수 있었다.
Bubbbbbbb….
검은 장막이 깔린 하늘 아래로.
놈의 형체가 드러났다.
가오리의 형상을 한 몬스터.
제3위계 오버랭크 귀면 가오리.
플레이어들도 이제는 텔레파시로 놈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쏴라! 쏴라!
아낌없이 갈겨라!
일대를 던전으로 만드는 몬스터.
던전이 몬스터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있는 그들로서는, 놈에게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놈이 접근하기 전에 몬스터들을 토벌하려고 들었다.
조바심이 나고 있었다.
─나는, 이 땅을 지키는 자.
그런데 군단장은 끈질겼다.
제2페이즈에 돌입한 군단장은 현재 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사람들을 궁지로 몰고 있었다.
그에 비해 사람들은 마법이 아닌 디바이스에 의지해서 싸워야 했다.
──!!
군단장이 레이피어를 휘둘렀다.
마나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칼날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기이한 궤도로 움직이는 칼날들이 플레이어들을 공격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칼날을 막으려면 그보다 빠르게 디바이스로 막거나, 마법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칼날은 매개로 삼지 않는 보호마법은 그대로 투과해버렸다.
또한 칼날은 도중에 궤도를 수정해 디바이스를 피해 다른 곳을 찌르는 능력까지 보여주었다.
푸른색 영역을 밟고 있는 사람들은 놈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도 못하고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군단장의 토벌이 점점 지체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좋지 못한 소식이 제5 통신소대를 통해 지휘관들에게 전해졌다.
[─귀면 가오리의 능력이 확장돼, 의정부역 인근 지대가 적색던전으로 변모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군단장 크림슨 나이트 또한 던전의 버프를 받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본 소대는 지금 이 시간부터 크림슨 나이트를 귀면 가오리의 영향에 놓이지 않는 장소로 이동시킬 예정입니다.]귀면 가오리가 근접한 것은 물론, 놈의 능력이 강화되고 말았다.
연락을 받은 지휘관들은 탄식했다.
대체 귀면 가오리를 토벌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뭘 하고 있단 말인가.
현재 특별편성소대가 통신 두절로 연계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한탄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5 통신소대에서 정하양 네비게이터의 전언을 전파합니다. 모든 분대장들은 정하양 네비게이터의 지시를 따르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제2 보급소대 정하양 네비게이터입니다. 현재 전황은….]십이좌 의 더 시드.
정하양의 작전이 가결돼, 두 군단장과 싸우는 플레이어들에게 전파되었다.
☆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예술의 전당, 제5 통신소대 기지.
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확인하는 정하양은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을 써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 검과 마법, 둘 중에 하나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핸디캡이 너무 커.
그녀는 옆에 놔둔 포션을 마셨다.
마녀의 모형정원으로 거의 의정부 전역을 살피느라 소모하는 마나가 상당했다.
원체 방대한 마나를 가지고 있어, 그나마 견디고 있기는 했어도 꽤나 무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실시간으로 지도를 갱신하는 한편, 기프트를 사용하고 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뒤로했다.
필시 현장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을 플레이어들은 더 힘들 터였다.
“─지금 들어온 소식이에요. 제2 보급소대 5분대, 탄환 보충을 위해 예술의 전당으로 후퇴!”
바깥도 전쟁판이겠지만.
그녀가 있는 곳도 전쟁판이었다.
네비게이터와 텔레파시스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들려오는 정보를 듣고, 판단하고, 분석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리면서, 다시 현장에 전파하는 일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정하양은 김메리가 보내온 정보를 마녀의 모형정원에 갱신하자마자,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했다.
“…크림슨 나이트, 코발트 나이트. 두 군단장 모두 영역을 확장했다는 연락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이내 김메리가 전한 소식에.
기지에 있던 사람들은 멈칫했다.
“”””…….””””
또다.
제2 페이즈에 돌입한 군단장들은 타격을 받을 때마다 그들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군단장들의 토벌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 한편,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군단장들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운신 폭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쌍둥이 애들이 있는 위치까지 영역이 확장된 거네. 메리야, 네가 쌍둥이들한테 전파해서 영역 밖에서 견제하라고 전해줘. 이후에 판단은 메이링한테 맡긴다고 전하고. 아마 메이링이라면 잘 판단해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거야.”
쌍둥이 언니 메이링.
그녀는 평소 성격과 달리 전황을 기민하게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믿고 맡길 수 있었다.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흘러가느라 영역 외곽에 있는 플레이어들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녀는 결국 의정부까지 내려오고 만, 귀면 가오리에 대한 보고까지 받아야 했다.
제3위계 오버랭크 몬스터라지만, 십이좌 셋이 붙었는데도 공략은커녕 진로를 틀지 못했다니….
이도진, 유수진, 프리시스 메모리.
그녀도 세 사람의 실력을 알았다.
그러니 귀면 가오리를 막지 못하고 결국 의정부까지 내려오게 하고야 말았다는 것이 찜찜했다.
귀면 가오리를 토벌하는데 무언가 문제가 발생한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특별편성소대에서 온 정보에요. 십이좌 프리시스 메모리 이외 소속 통신분대 플레이어들의 통신 두절.”
“”””……!!””””
“이에 특별편성소대, 신라클랜의 양희정 네비게이터는 귀면 가오리의 근처에 다른 고위계 몬스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전 대원들은 각별한 주의를 요할 것.”
“”””…….””””
“아…. 지금 하나가 더 들어왔어요. 정체를 알 수 없는 몬스터가 방금 제6 통신소대 후방을 공격하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특별편성부대에서 전해진 정보.
정하양은 김메리의 전달을 받고는 생각에 잠겼다.
“…….”
귀면 가오리가 의정부에 근접하고.
그 이후로 특별편성부대는 좀처럼 귀면 가오리에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그때 고위계 몬스터가 등장해 그들을 방해한 것인지도 모른다.
십이좌 세 사람이 귀면 가오리에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정도라니, 새로운 군단장이 출몰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님의 소식까지도 끊겨버렸다는 게 마음에 걸려….
제발 무사하면 좋을 텐데….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었다.
이제는 십이좌 까지 생사가 불분명해진 상황이었다.
그런 데다가 귀면 가오리가 끝내 던전을 확장하여, 크림슨 나이트와 접촉했다고 한다.
상황은 악화일로.
나아질 것 같으면서 나아질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정하양은 입술을 깨물었다.
일단 크림슨 나이트를 귀면 가오리의 영역에서 떨어뜨려야 해.
다행히 아직 영역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상황이야. 힘이 들겠지만 군단장을 이동시키는 거야.
이제 토벌은 차순위였다.
군단장들을 떨어뜨려 놓아야 했다.
정하양은 마녀의 모형정원을 보며, 크림슨 나이트를 이동시킬 장소를 모색했다.
현장에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지 않을 거리는 8시 방향, 코발트 나이트의 근처밖에 없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았다.
가장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놈을 새로 옮긴 장소에서 플레이어들이 싸우기 적합한가 하는 것이었다.
선택지는 별로 없었다.
현재 위치에서 바로 아래.
자칫 잘못했다가 코발트 나이트와 영역이 겹칠 수 있는 거리였다.
“─제5 통신소대장님.” “어, 하양아.”
이에 정하양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5 통신소대장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를 찾았다.
네비게이터들과 정보를 공유하던 그가 곧장 본론을 요구했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정하양도 개의치 않아 했다.
“크림슨 나이트를 유인할 장소로 마땅한 장소로는 백석천 근린공원 방면밖에 없을 것 같아서요.”
“우리도 지금 막 그 얘기를 하는 중이었어. 그런데 그렇게 되면 백석천 근린공원에서 크림슨 나이트를 상대하는 사람들은 회룡역까지 물러나야 해. 두 소대를 모두 움직이게 하기에는 사람들도 많이 지쳐 있을 거야.” “그래서 전 크림슨 나이트만 따로 옮기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구연수가 말꼬리를 흐렸다.
정하양의 제안은 무척 위험했다.
크림슨 나이트와 귀면 가오리.
두 군단장의 거리를 떨어뜨리다가 잘못해서 코발트 나이트와 크림슨 나이트의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었다.
영역이 충돌할 수도 있었고.
놈들이 협력할 가능성도 있었다.
이에 정하양은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것밖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특별편성부대는 귀면 가오리를 북쪽으로 몰아내고, 제2 공략소대는 크림슨 나이트를 남쪽으로 몰아내야 한다고요.” “흠….”
“그리고 통신소대장님도 조금 전에 제 생각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잖아요.”
“그거 말이지?”
“네.”
몇 시간 전, 정하양은 사람들에게 작전을 하나 제안했었다.
다만 그녀가 내건 작전은 위험성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지휘관들이 반대하여 보류되고 말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
하지만 이제 방법도 얼마 없었다.
승기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모험을 해야 할 때였다.
구연수는 그녀의 작전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좋아, 어디 한 번 해보자. 이럴 때 위험하다면서 가릴 때가 아니겠지. 어차피 까딱하다가 죽을 상황인데, 뭔 일을 못하겠어.”
“통신소대장님, 그럼….”
“하양이 네가 추진해봐. 실패해도,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감사합니다! 꼭 성공할게요!”
“대신 작전 이름은 내가 정할게. 작전 이름은…. 그래, 교집합이니까 A∩B 작전이라고 하면 되겠네.” “통신소대장님, 그건….”
정하양 주도의 작전.
아니, 대규모 작전을 지휘하게 된 그녀는 라 불리더라도 손색이 없었다.
그녀가 제시한 작전이 현장에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빠르게 전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