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123
“빨리 빨리 이동합니다!”
“두 번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들 강사님에게 가지고 온 짐을 보여줍니다.”
“스마트폰 숨기려 하면 죽어 아주! 저는 여러분 같은 아이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누가 폰을 숨기려 하는지, 소지해서는 안 될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담배, 술을 가지고 온 사람은 지금이라도 자수하세요. 빨리, 빨리 내고 숙소로 이동합니다!”
아이들은 새벽호텔 춘천지점 지하 대강당에 모여 있었다.
4, 5학년이 함께하는 수련회.
수련회 강사들은 아이들의 짐을 4학년 1반부터 일일이 살폈다.
…올해는 다른가 보네.
언니들 말 들어보면 작년에는 숙소가 유스호스텔인가 그랬다고 했는데.
짐 검사를 끝낸 민지는 새벽호텔을 둘러보며 작은 감탄에 젖었다.
사전에 이야기를 들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시설이었다.
“…역시 정하양.”
“응?” “아무것도 아니야.”
노은하 말이 입에 붙었나 보네.
민지는 앞서 가던 하양이 돌아보자 재빨리 입을 가렸다.
어쩐지 올해부터 수련회 장소가 바뀐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당사자인 하양은 모르는 눈치였지만.
이왕 해줄 거면 수련회 강사들도 바꿔주지!
처음에는 2박 3일 동안 즐겁게 놀다올 줄 알았다.
수련회라는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골똘히 생각했어야 했다.
배정받은 방으로 안내해주는 강사는 지금도 날카로운 눈초리로 아이들이 딴 짓을 피우지는 않는지 감시하고 있었다.
“…내 목베개랑 수면안대. 그게 왜 반입금지 물품이라는 거야.”
“대장, 그래도 돌아갈 때 돌려준다니까 다행이지 않아?”
“하, 그것만 있으면 레크리에이션 도중에도 몰래 빠져나와 편히 잘 수 있었는데….”
노은하 쟤는 또 저러네.
자는 게 뭐가 그리 좋다고.
저 앞에서 남자아이들의 방으로 향하는 노은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지는 한심해서 혀를 찼다.
어떻게 저게 나랑 소꿉친구인 거지?
생각하기를 그만뒀다.
노은하는 언제나 저랬다.
노은하가 노은하했을 뿐인데 일일이 화를 낼 필요는 없었다.
하여간 쟤는 내가 없으면 안 된다니까.
2박 3일 동안 잘 지낼 수 있으려나 몰라.
그녀는 벌써부터 은하가 걱정이 되었다.
은하 성격이라면 강사들의 제재를 뿌리치고 마이 웨이를 택하거나, 같은 방 남자아이들을 곤란하게 만들 게 뻔했다.
“잘됐다! 너희랑 같은 반이어서!”
“나도 그래.” “뭐, 나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민지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짐을 푼 하양과 서나를 보고 어깨를 으쓱였다.
도안초등학교 4학년 3반의 구성인원은 남자 15명, 여자 15명으로 총 30명이었다.
그래서 각 방은 5명씩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어디까지나 다른 아이들만.
보나마나 노은하는 최은혁이랑 같은 방이겠지 뭐.
안 봐도 비디오였다.
드라마를 줄기차게 본 그녀에게 그 정도 예상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짐 풀었으면 다들 강당으로 집합합니다! 지금부터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빨간색 모자를 쓴 강사가 복도를 돌아다니며 외쳤다.
서둘러 짐을 푼 민지는 같은 방이 된 아이들과 밖으로 나갔다.
때마침 옆방에서 나오던 신민영을 마주쳤다.
“어, 민지 너는 그쪽 방이니?”
“신민영 너는 거기구나.”
“가까워서 좋다. 이따 밤에 놀러가도 되지?” “아니야. 우리가 너희 방으로 놀러갈게.”
“내가 갈게.”
“내가 간다니까.”
복도 한복판에서 기싸움을 벌이는 두 사람이었다.
“빨리 빨리 안 움직입니까!”
강사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면, 복도 한복판에서 끝나지 않는 실랑이가 오갔을 것이다.
화들짝 놀란 아이들이 대강당으로 내려가기 위해 계단으로 뛰어갔다.
“그러고 보니 민지야.” “응? 왜?” “우리 내일 밤에 담력시험 있는 거 알지?” “알지. 근데 왜?”
계단을 내려가던 민영이 돌아보며 말을 걸자, 민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언가 말하기를 부끄러워하고 겸연쩍어하는 신민영.
민지가 보더라도 절로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아이였다.
여자가 보기에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저기, 나….”
민영은 입술을 뻐끔거리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모기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려서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등을 밀어준 아이들은 그녀와 방을 같이 쓰는 아이들이었다.
이미 무슨 이야기라도 들은 것인지, 아이들이 응원의 말을 건넸다.
“…나, 은하 좋아해. 내일 밤 담력시험에서 고백하려고.” “…응?”
얘가 지금 뭐래니?
민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신민영이 노은하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야 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니, 노은하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게으름을 피우는 것처럼 보여도, 행동 하나하나에는 무언가에 대한 자신감이 들어 있었으니까.
여자아이들 눈에는 보였다.
은하가 하는 행동이 자신을 특별하게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 무언가 알 수 없는 자신감에서 기인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무엇보다 그는 운동도 잘했고, 어른스러웠다.
보기에 따라 험상궂게 보이는 눈썹이 단점이기는 했어도, 얼굴을 보완할 정도로 옷을 잘 입었다.
은아 언니랑 은하 아줌마가 골라준 옷이겠지만.
아기였을 때부터 은하를 알고 지낸 민지는 알고 있었다.
게으름을 피우는 은하는 자신이 입고 다니는 옷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아무 짝에나 입는다는 것을.
단지 은아와 그의 어머니가 은근슬쩍 코디를 해줘서 옷을 잘 입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너희는 모르겠지.
하양도 서나도 모르는 일이었다.
민지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콧대를 높이려다, 정신이 번쩍 들고 신민영을 쳐다보았다.
“담력시험조는 제비뽑기로 뽑을 텐데?”
“그러니까 너한테 말하는 거잖아. 만약에, 너희가 뽑으면 나랑 바꿔주지 않을래?”
“…….”
민지는 입을 다물었다.
민영은 부끄러워하며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안 돼.”
대답을 기다리는 신민영과 무언가 생각에 잠긴 김민지.
두 사람 사이에 개입한 사람은 정하양이었다.
민지의 어깨를 잡고 까치발을 선 그녀가 고개를 도리도리 휘저은 것이다.
“왜 안 되는데?” “하양아, 그러지 말고.”
“민영이가 용기 내서 고백한다잖아. 좀 도와주면 안 되니?”
민영을 응원한다고 말했던 여자아이들이 눈빛을 달리 하며 따졌다.
하양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이 부탁하면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던 그녀가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민영도 낯빛을 굳혔다.
“솔직히. 좀 너무하지 않니?” “뭐가?”
“왜 너희만 은하랑 노는 건데?”
민지, 하양, 서나를 한 명씩 가리키며 묻는 신민영.
그녀를 응원하던 여자아이들도 목소리를 한데 모아 힘을 실어주었다.
지금까지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에 불만이었던 아이들이었다.
신민영의 그룹에 소속된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이유로 은하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민지나, 그저 책만 읽는 데에도 은하가 장난을 치는 하양이나, 마치 당연한 것처럼 은하를 친근하게 대하는 서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도, 제대로 말도 건네 보지도 못했다.
“…우리만 노는 거 아니야. 다른 애들하고 놀기도 하는데 뭘.
노은하 걔가 노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옛날부터 친했던 애들이랑 자주 노는 것뿐이야.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걸?”
“거짓말. 너희는 맨날 다른 애들이 은하한테 다가가지 못하게 하잖아.”
민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일정 부분은 인정했다.
의도적으로 다른 아이들이 은하에게 다가지 못하도록 주의를 주고는 했다.
너희가 걔 성격을 몰라서 그래.
노은하 걔가 얼마나 한 성깔 하는데.
올해 처음으로 같은 반이 된 아이들은 은하가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얼마나 무서운 아이인지를 모른다.
은하를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
정확히 말하면,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선을 넘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이번 한 번만 도와줘. 내가 다음에 떡볶이 살게. 응?”
“…글쎄.”
“왜? 역시…, 민지 너도 은하 좋아해서 그러는 거지?”
“누, 누가 좋아하는데!”
그만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아이들이 깜짝 놀라 뒤돌아보는 모습을 보고서야 자신이 소리를 질렀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신민영이 대화를 유리하게 이어나갈 여지를 주었음을.
“그러면 나 한 번만 도와주는 거다? 정하양, 진서나 너희도?”
“난….” “잘 부탁해, 하양아.” “민영이 잘 됐으면 좋겠다.” “민영이라면 인정할 만하지. 그렇지 않니 하양아?”
“역시 하양이는 참 착하다니까.”
여자아이들이 하양이 말하지 못하게 대화를 주도했다.
동그란 눈을 크게 뜬 하양은 자신의 뺨에 손을 대는 아이들을 보고 멈칫했다.
그녀들이 손을 거둘 때까지, 아무 말도 못했다.
☆
“…대장 어디까지 갈 생각이야?” “이쯤이 적당하겠네.”
수련회 첫째 날 일정은 야밤에 장기자랑이 있는 것 외에는 크게 없었다.
저녁을 먹은 은하는 수련회 강사의 눈을 피해 은혁을 데리고 나왔다.
은혁은 장기자랑을 보고 싶어 하던 눈치였지만, 군말 없이 따라 나왔다.
새벽호텔 뒤편에 펼쳐진 숲속.
은하는 멀리서나마 호텔 불빛이 희미하게 보일 때에야 걸음을 멈췄다.
“자.”
“…어?”
은하가 가방에서 꺼낸 물건은 플레이어 디바이스였다.
반사적으로 날아든 디바이스를 받은 은혁이 어리둥절해했다.
“대장, 이건?”
“그게 칼이라고 말해줘야 알겠어?” “그런 게 아니라, 왜 갑자기 칼을 준 건가 해서….
근데 대장, 짐 검사할 때 안 들켰어?” “내가 누군데.”
은하는 사전에 브루노에게 받았던 플레이어 디바이스만큼은 걸리지 않도록 철저히 숨겼다.
대신 수면안대와 목베개를 반납해야 했지만, 플레이어 디바이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어디 보자….”
춘천시에 설치된 코쿤은 춘천시청을 중심으로 방송국이 위치한 지점까지 기능하지 않았다.
비단 서울을 제외한 어느 도시든 그러했다.
서울을 보호하는 코쿤을 제작하는 데에는 부족한 자원이 너무 많았고, 선녀 임가을의 힘으로는 대한민국 전역을 커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수도권 밖에 설치된 코쿤은 주요 행정기능이 밀집한 범위만 보호할 수 있도록 기능하고 있었다.
“…마침 적당히 하나 있네.”
그렇기 때문에 서울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몬스터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고위계에 이르는 몬스터는 토벌해야 마땅하지만,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마당에 플레이어들이 저위계에 이르는 몬스터까지 일일이 찾아다닐 수는 없었다.
은하는 일부러 마나를 흘렸고, 마나를 감지한 몬스터 한 마리가 수풀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제8위계 뽀로리였다.
“지금부터 시험을 볼 거야.”
“시험?” “네가 몬스터를 죽일 수 있나, 없나.”
다른 아이들은 아직 무리다.
하지만 은혁이라면 시험해 봐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어가 되겠다며 험한 훈련을 받아온 은혁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몬스터를 죽이는 일만 남아 있었다.
플레이어의 전투기술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비롯된 것이니까.
“왜, 떨려?”
“…아니. 드디어 이때가 왔구나 싶어서.”
은하는 웃음을 흘렸다.
은혁에게서 망설임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이날이 오는 것을 각오하고 있었던 것처럼.
은혁은 손에 쥔 칼을 보고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경계선을 칠 거야. 몬스터가 경계선을 넘으면, 내가 안으로 집어넣어 줄 테니까 당황하지 말고.”
“오케이.”
“주변이 어두우니까 눈도 잘 보강하고.”
은하의 체내 마나로 광범위한 결계를 구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대신 그는 공간을 뒤덮는 결계가 아니라,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쳤다.
몬스터가 경계선을 넘는 순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그러면 최은혁이 얼마나 잘하….
은하가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은혁이 칼을 쥐고 뛰었다.
“…진짜 망설임이 없네.”
이성을 잃지도 않았다.
의외로 냉정하게 뽀로리를 쫓았다. 감정에 몸을 맡기는 일 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해 검을 휘둘렀다.
아직 어설프기는 하지만.
뒤만 쫓기만 해서는 안 돼.
몬스터가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하고, 진로를 차단할 줄도 알아야지.
뽀로리는 날쌨다.
체내 마나를 발현한 은혁이 추격하고 있다고 해도,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도망치는 녀석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녀석이 나무 기둥을 타고 올라갔다.
아직 은혁은 벽면보행을 배우지 않았다.
“에잇!”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는 녀석을 향해 눈덩이처럼 뭉친 마나를 던지는 것뿐.
하지만 쏘아 올린 마나는 녀석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구력이나 컨트롤은 떨어지네.
이건 뭐, 어쩔 수 없나.
이래서는 전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은하는 나무 위에 있는 몬스터를 떨어뜨릴 생각으로 마나를 모으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전신을 마나로 감싼 은혁이 나무기둥에 몸을 부딪친 것이다.
“어휴, 저 무식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는 했다.
뽀로리가 발을 헛디뎌 나뭇가지에서 떨어졌으니까.
마나를 무지막지하게 소모한 나머지,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는 했지만.
“하아, 하아….”
나무에서 떨어진 것은 뽀로리만이 아니었다.
나무에 달라붙어 있던 벌레가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그런데도 그는 뽀로리만을 주시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나쁘지 않네.”
마지막에는 개싸움처럼 늘어진 끝에야 몬스터를 소멸시킨 최은혁.
은하는 땅바닥에 드러누운 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헤헤. 대장, 나 어때?” “합격. 몬스터도 무서워하지 않고 죽이고 잘했어.” “그야, 몬스터는 몬스터잖아?”
은하는 혀를 내둘렀다.
은혁은 모르는 눈치였지만, 살아있는 무언가를 죽이는 것은 저항감이 있는 법이었다.
그런데도 은혁은 뽀로리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무릎으로 고정시켜서는, 녀석이 죽을 때까지 거리낌 없이 칼을 내리찍었다.
몬스터를 죽여야 할 적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사람도, 죽일 수 있으려나.
몬스터만 죽일 수 있는 플레이어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은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는,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이제 진짜 플레이어 만들어주는 거야?” “그건 내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네가 되는 거지.”
“그럼 도와줄 거지?” “너 하는 거 봐
서.”
“치사해.”
“원래 인생은 치사한 거야.”
불만인 얼굴로 은하를 올려다보는 은혁.
어깨를 으쓱인 은하는 그를 뒤로하고 언덕길을 내려갔다.
“어어어!? 잠만, 대장! 이대로 나 버려두고 갈 거야!?”
저 뒤에서 은혁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 누가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마나를 소모하래.
아직 멀었다.
마나를 소모하는 페이스도 조절할 줄 알아야 했다.
전장에서 몸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진 플레이어의 말로는 죽음밖에 없었다.
“이참에 배워라, 은혁아.
점호 전까지는 돌아오고.”
사실 은혁을 들쳐 업고 돌아가는 길이 귀찮았던 거지만.
은하는 그대로 호텔로 돌아갔고─,
“─컥!!”
─방문을 여는 순간, 날아든 베개를 정통으로 맞았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