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155
의정부 탈환전이 시작되기 전날, 은하는 브루노에게 도마뱀의 왕이 남긴 스킬석을 건넸다.
하지만 스킬석은 브루노를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흠, 이건….” “곤란하네요. 아저씨한테도 맞지 않다니….”
낭패였다.
은하는 아무에게도 반응하지 않는 스킬석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헬 하운드가 남긴 스킬석은 을 발현한 신서영을 지킬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도마뱀의 왕이 남긴 스킬석은 브루노가 의정부 탈환대에 잠입하는데 힘이 되어줄 터였다.
나아가 그녀의 죽음을 막을 힘이.
네비게이터가 없어서는 스킬석이 어떠한 마법을 품고 있을지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큼지막한 스킬석은 십중팔구 위장능력과 관련된 마법일 터였다.
성체가 되지 못한 도마뱀의 왕은 주로 위장능력을 사용했으니까.
다른 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비효율적인데.
은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와 브루노의 마나도 받아들이지 않는 스킬석을 이용할 방법이 없지는 않았다.
스킬석이 주인으로 인정하는 사람의 마나를 더해 아티펙트로 만들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아티펙트는 술식으로 고정된 마법만 다룰 수 있어 다양성이 떨어졌다. 스킬석에 마나를 주입한 이를 제외하고는 효율과 효과가 크게 저하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군.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블랙스미스(Blacksmith)와 스킬석의 주인이 돼줄 사람을 찾아야겠다.”
“어디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요?”
“실력이 괜찮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내 디바이스를 점검해주는 블랙스미스가 한 명 있다.”
블랙스미스는 디바이스와 아티펙트를 대량생산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플레이어들이었다.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 듯 정교하게 제작하는 마에스트로와 차이가 있었다.
성능은 당연히 마에스트로의 작품이 뛰어났다.
블랙스미스의 작품이 범용성을 지닌다면, 마에스트로의 작품은 특수성을 지녔다. 특정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무구는 주인에게 특화된 성능을 자랑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은하는 아티펙트의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블랙스미스에게 맡기는 편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블랙스미스가 더 빨리 만들어주기도 하니까. 마에스트로는 대체적으로 깐깐한 녀석들이고.
마침 괜찮은 아티펙트를 만들 수 있는 마석도 있으니 다행이네.
“그럼 브루노 아저씨가 알고 있다는 블랙스미스한테 맡길게요. 마석은 저한테 괜찮은 게 몇 개 있어요. 그리고 스킬석의 주인이 될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아이들 중에 있으려나.” “줄리도 있어. 줄리부터 시험하는 건 어때?”
“아, 그게 좋겠네요.”
브루노는 옆방에서 어베니어를 재우고 있던 줄리에타를 불렀다.
눈꺼풀이 서서히 감기는 어베니어를 안은 그녀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응, 알겠어. 마나를 불어넣으면 되는 거지?”
사정을 들은 줄리에타가 스킬석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스킬석은 이번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거 사람을 너무 가리는 거 아니야?
은하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스킬석을 노려보았다.
이만한 크기라면 품고 있을 마법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건만, 주인을 고르는 성질이 어지간히 까다로웠다.
어쩔 수 없지.
누나한테도 해보고, 누나도 안 되면 민지나 하양이한테, 아니면 다른 아이들한테 부탁이라도 해야지 원.
가능하면 밤이 지나기 전에 주인을 찾아야 했다.
내일 아침부터 아티펙트 제작에 착수해야 제시간에 맞출 수 있을 테니까.
은하는 가까이 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그때.
“아우! 아부아부!”
“어머? 우리 아기, 깼어요?”
줄리에타의 품에 안겨 있던 어베니어가 울음을 터뜨렸다.
어베니어는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잠깐, 줄리.” “응?”
브루노는 스킬석을 향해 손을 뻗는 어베니어를 보고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가 어베니어를 테이블 위에 앉혔다.
몸통을 잡힌 어베니어는 별안간 눈물을 그치더니, 스킬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우. 아부부.”
자기 머리만한 스킬석을 끌어안은 어베니어.
턱받이를 하고 있던 어베니어가 조그마한 손으로 스킬석을 땅땅 때렸다.
…말도 안 돼.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은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스킬석이 반응해서가 아니었다.
어베니어가 마나를 흘리고 있어서였다.
“꺄아, 어베니어! 언제부터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된 거니!?”
“과연 내 아들이야.”
“…2살짜리 갓난아기가 마나를 발현한 건데 반응이 그게 다예요?”
은하는 어베니어가 마나를 발현했다고 흡족해하는 두 사람을 보고 어처구니없어했다.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네가 할 말은 아니지.””
“아우!”
어…, 그건 그러네.
괜히 머쓱해진 은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다음날 아침, 줄리에타와 브루노는 스킬석과 어베니어를 챙겨들고 블랙스미스의 공방을 방문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아티펙트가 바로 어베니어즈 클로크(Avvenire’s Cloak)였다.
☆
을 발현하고 의식을 잃은 신서영은 하루가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탈환대가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누군가를 붙잡고 물으려 했지만, 때마침 간병인이 자리를 비운 때였다.
“─잠든 척 하고 있어.”
병실에는 자신밖에 없건만.
그녀는 바로 옆에서 들린 소리에 흠칫했다.
목소리의 주인이 은하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더라면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했을지도 몰랐다.
“…가만히 있으라더군. 덜미가 잡힐 때까지.”
“은하가요?”
“그래.”
그녀는 간병인이 돌아올 때까지 목소리의 주인, 브루노와 대화를 나눴다.
그녀도 브루노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다.
2년 전, 이탈리아대사의 범행을 제압했던 사람이 바로 그녀였으니까.
“언제까지 의식을 잃은 척 연기해야 하는 거죠?”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라던데.”
“…….”
그녀는 그가 건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았다.
강철이 자신을 겁탈하고 살인을 저지를 거라는 이야기가.
하지만 그녀는 은하의 전언을 가져왔다는 브루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당분간 의식이 없는 척 연기를 하면 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날이 오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신을 죽이러 찾아온 사람은 강철이 아니었지만.
서브로드 조영호였다.
어딘가 수상쩍게 강철을 내보낸 그가 자신 위에 올라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치 죄악감을 떨쳐내려는 것처럼 모든 사정을 미주알고주알 주절거렸다.
…그래, 그랬던 거구나.
믿기지 않았던, 믿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참담한 감정을 삼킨 그녀는 브루노가 던진 망토를 뒤집어쓴 채, 소란을 듣고 달려온 플레이어들을 바라보았다.
플레이어들 중에는 길성준도 있었다.
그녀는 그가 짓는 표정을 보고서야 그에게 남아 있던 마음을 모두 접을 수 있었다.
“…오빠가 그럴 줄은 몰랐어. 내가 필요 없어지니까, 조영호를 시켜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하려 했다 이거지?”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남자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없었다.
현실에 굴하지 않고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던 남자도.
“서, 서영이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게…. 네가 정신을 차린 지 얼마 안 돼서 오해를 하나 본데….”
“오해? 내가 지금 오해하고 있다고? 브루노 씨.”
“흠.”
신서영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되물었다.
브루노는 사람들이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가 재생버튼을 눌렀다.
[너무 원망하지 말라고. 나는, 지켜보는 것만으로 끝내려 했는데 클랜로드가 해도 된─.]“지금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야!”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온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린 길성준이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병실에 모인 플레이어들이 그가 지른 소리에 파묻힌 녹음을 듣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들이 일제히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향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했다고 그래!”
당황한 길성준은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씩씩거렸다.
병실 안을 당당히 가로지른 그가 자신보다 키가 큰 브루노에게 삿대질했다.
“어디서 되지도 않는 망발을 지껄이는 거야!? 뭐? 내가 사주한 짓이라고? 아주 단단히 미쳤나 본데, 이거 명예훼손이야, 명예훼손!
그리고 너 대체 누구야? 탈환대도 아닌 주제에 여기에 떡하니 있고, 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지?
뭣들 하고 있습니까! 누군지도 모르는 놈이 벌인 수작에 속아서는, 정체도 모르는 침입자를 이대로 내버려둘 겁니까!”
길성준이 문가에 서 있던 플레이어들을 돌아보며 열성을 토했다.
플레이어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몇몇 사람들이 브루노를 잡기 위해 무기를 꺼내들었다.
투기를 방출한 브루노가 자세를 취했다.
그가 발하는 투기가 범상치 않다고 느낀 플레이어들이 새로이 무기를 꺼냈다.
“─무슨 소리입니까. 그 사람은 우리 클랜원입니다만.”
흉흉하게 변하는 분위기에 개입한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쉰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더했다.
“이 사람은 레귤러스 클랜원 가디언 노 브루노입니다.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와 있을 텐데요?” “…뭐? 말도 안 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창해 클랜로드는 타부대 부대원의 얼굴까지 기억합니까?” “그건 아니지만….”
“그는 레귤러스 클랜원입니다. 그가 클랜원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있으니, 원하시면 이따 확인해보던가요.”
구연수가 브루노를 클랜원으로 인정하자, 플레이어들이 발현했던 마나를 가다듬었다.
브루노 역시 체내 마나를 거뒀다.
레귤러스클랜은 앨리스그룹의 후원을 받는 클랜이었다.
혹시 모를 문제에 대비하고 있던 브루노는 사전에 레귤러스클랜에 입단했다는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사실은 오로지 구연수만이 알고 있었다.
“…클랜원이라면 더더욱, 이건 상관모독죄에 해당하는 짓이라고! 모두 어서 저놈 잡아들이세요!”
“창해 클랜로드, 당신이 뭐라고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지? 우리가 당신 말을 따라야 할 사람들인가?”
김유진이 실소했다.
그녀를 따라 구연수, 도완준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웃음을 흘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조사해보면 될 일이고. 안 그래, 도완준 플레이어?” “김유진 플레이어 말이 맞습니다. 이 자리에는 피해당사자인 신서영 플레이어가 있고, 범죄를 저지르려던 조영호와 이 일을 사주했다는 의심을 받는 창해 클랜로드가 있으니까요.” “아이구, 필요한 사람은 다 모였네?”
가느다란 눈을 뜬 구연수가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길성준을 보며 능글댔다.
그러면서도 파멀에 손을 얹은 그는 길성준을 지키러 뛰어온 창해 클랜원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허, 참! 웃기지도 않는군. 다들 뭔가 단단히 오해하나 본데, 내가 왜 그딴 짓을 저지르겠어? 내가 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그런 꼴로 만들려 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애초 서영이한테 물어보면 되는 일 아닙니까? 정말 조영호가 그러려고 했는지 서영이한….”
“누님한테 가까이 오지 마소.”
신서영에게 다가가려던 길성준을 막아선 이는 강철이었다.
흉악하게 생긴 기계 팔을 내민 그는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가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이 으름장을 놓았다.
“…하, 서영아. 네가 말 좀 해줘라. 이 사람들이 머리가 어떻게 돼서 나를 범죄자로 만들려하고 있단 말이야. 너도 내가 그랬을 거라 믿는 거 아니지? 응?”
“…….”
신서영은 지금까지 계속 길성준만을 쫓고 있었다.
그와 함께했던 시간을 일일이 돌이킨 그녀는 그에 대한 마음을 고이 접고 있었다.
그녀가 아는 남자는 이제 여기에 없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그가 언제부터 변하기 시작한 것인지.
어쩌면 처음부터였을지도.
쓴웃음이 나왔다.
자신의 인생이 사라지던 세계는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니 깨달을 수 있었다.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했던 자신은 그저 그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누구였든 사랑에 빠졌을 것이라고.
부서져가던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사랑에 빠진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식으로 투영했을 뿐이다.
사실 그는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다시 만났을 때부터 지금과 다를 바 없었을지도 모른다.
“서영아, 네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내 말을 믿지 못하는 거야. 오빠 믿지? 응?
네가 저 사람들한테 설명 좀 해주지 않을래?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응?” “어떤 사이긴. 이미 끝난 사이지.”
신서영은 애틋한 추억을 미련 없이 떨쳐냈다. 지난 십년을 훨훨 털어냈다.
십년만이 아니다.
그 여자가 집을 나갔을 때도, 누군가를 지키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을 때도.
하염없이 사랑을 갈구했던 인생을 미련 없이 떨쳐내기로 했다.
이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인정받을 필요가 없었다.
이미 인정받고 있으니까.
사랑받을 필요가 없었다.
충분히 사랑받고 있으니까.
“끝난 사이라니?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장난하지 마. 네가 그동안 싸우느라 지쳐서 그런 거야. 내가 너 힘든 거 다 이해해.”
“아니, 오빠는 이해 못해.”
그가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생각했었다.
지금은 알 수 있다.
그는 단지 공감했을 뿐이다.
인정받기를 바라던 자신에게.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래! 이 반지 안 보이니? 우리가 했던 약속, 기억나지? 서울로 돌아가기만 하면 네가 바라던 대로─.”
“─오빠 참 뻔뻔하다.”
그에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했다.
생각했었다.
지금은 알 수 있다.
그는 단지 필요로 했을 뿐이다.
사랑받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자신을.
“…나는, 아직도 그날 우리가 했던 맹세를 기억해. 네가 지쳤을 때도, 눈물을 흘렸을 때도…, 전부 기억해. 근데 너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거야?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이?”
그 말을 듣고 손에서 놓았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떠올랐지만 그뿐이었다.
감화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모르던 사이에 그에게 마음을 열어놓았다는 사실을.
지난 인생동안.
“─언제까지 내 기억을 훔쳐보고 있을 거야?”
“…어!?”
허공에 손짓한 그녀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마나 저항력을 끌어올렸다.
시야가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빠는, 그 동안 내 기억을 훔쳐보고 있었던 거구나.”
그가 공감해준 것도 아니었다.
단지 그녀가 바라던 모습을 연기했을 뿐이다.
“정말 난…, 바보였구나.”
바보가 따로 없다.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본 바보.
무엇이 진심인지도 깨닫지 못하고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멍청이.
“서영…아…?”
“이제 이름으로도 부르지 마.”
“야, 너 왜 그래….”
“그리고 한 대 좀 치게 해줄래?” “…뭐…어어어아아아악!!”
길성준의 눈앞에 불길이 솟구쳤다. 정면에서 불길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아아악! 뜨거워뜨거워뜨거…! 시이이발, 뭐야뭐야뭐냐고, 이건…!”
얼굴이 불길에 휩싸인 그가 바닥을 굴렀다.
플레이어들이 불길을 꺼트리기 위해 서둘러 뛰어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화상을 입고 실려 가는 그를 후련한 얼굴로 쳐다보는 신서영.
“…한 대 친 것 치고는, 문제가 클 것 같은데.”
도완준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손으로 입을 가린 구연수는 고개를 돌려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상관없어요. 저도 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으니까.”
“그 말을 들으니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지는데? 저한테 좀 알려주세요. 어쩌면 우리가 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럼 도와주세요.”
김유진이 신서영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신서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저, 그런데 언니. 방금…, 불꽃 사용한 거 맞죠? 혹시….”
그때 눈치를 살피며 묻는 박혜림.
눈길을 마주친 신서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냥…, 할 수 있게 됐어.”
리라이프 플레이어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