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227
5교시 초급검술.
한 달 동안 검을 휘두르기만 했던 1학년 학생들은 4월이 되면서부터 혹독한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아카데미 전문교양과목은 수업시간이 30분이나 길어졌으니.
“제일 늦게 들어온 5명은 운동장 한 바퀴 추가!”
“발을 그리 앞으로 내밀면 어떡해! 발 잘리고 싶어!?” “누가 검을 그렇게 쥐라고 했지? 수업 제대로 안 들었나!?”
초급검술 교관은 수업을 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반드시 운동장 5바퀴를 뛸 것을 강요했다.
학생들은 제시간에 달리지 못하면 벌칙을 수행해야 했다.
체력이 따라주지 못한 이들 중에는 점심에 먹었던 것을 죄다 쏟아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교관은 학생들이 휘두르는 목검을 진검이라 생각하라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검을 잘못 놀린 순간, 교관의 불호령을 피할 수 없었다.
“…물! 누구 물 가지고 있는 사람? 김민지, 그 물병 뭐야!? 나도 줘!”
“이 오빠가 왜 이래! 그러게 누가 아까 벌컥벌컥 마시래!?”
목검을 중단으로 쥐고 정자세로 300번을 내리쳐야 하는 과제.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검을 휘두른 민지는 물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파랑에게 핀잔을 주었다.
자업자득이었다.
그녀는 물을 아껴 마시지 않았던 그에게 물을 나눠줄 생각이 없었다.
“최은혁!”
“…형, 미안.”
“야! 노은하! 너 물 많잖아!”
“수업 끝나고 마시면 되잖아.”
수업을 같이 듣는 은혁이나 은하도 파랑의 간절한 외침을 외면했다.
과제를 마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자율적으로 목검을 휘두르고 있던 은혁은 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르는 모습에는 교관도 속으로 놀랄 지경이었다.
반면에 은하는 할당량을 마친 다음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었다.
물은 제법 남아 있었지만 파랑에게 나눠주고 싶지 않았다.
플레이어 아카데미가 개인주의가 얼마나 심한데….
이참에 좀 배워두라고.
그에게 물을 나눠주지 않은 이유는 그가 고생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는 장난기도 숨어 있었다.
파랑은 놀리는 재미가 있었다.
은하는 더위를 식히며 물을 달라고 근처에 있는 학생들을 붙잡아대는 파랑을 관찰했다.
저렇게 보니 불쌍하기는 한데….
그에게 물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학생들 모두가 제 살 길을 부여잡고 등을 돌리는 형국이었다.
짠한 모습이 따로 없었다.
그러면서도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정자세로 검을 300번 휘두르는 걸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더해지니.
교관마저 물병을 들고 갈등하는 게 보일 정도였다.
다행히 교관이 주려는…, 어라?
학생들 모두가 물을 달라는 파랑을 지나친 것은 아니었다.
그를 외면했던 이들 중에서 몇몇이 갈등 어린 얼굴로 배회하고 있었다.
그러다 소녀 한 명이 망설인 끝에 물병을 쥐고 그에게 향했다.
“…괜찮아? 이거 마실래?”
“정말!? 고마워! 잘 마실게!”
새빨간 쵸커가 인상적인 여자아이. 마치 슬픔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가 눈매를 곱게 휘며 말했다.
파랑은 그녀가 깜짝 놀랄 정도로 큰소리로 되물었다.
들뜬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와, 쟤 진짜 착하네? 나 같았으면 절대로 안 줬을 텐데….”
“착하지, 엄청.”
“…뭐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하긴, 은우 쟤가 동기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니까 알만도 하지.”
민지는 저 홀로 납득한 눈치였다.
은하는 굳이 정정해주지 않았다.
그저 파랑에게 물을 건네는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을 뿐.
너무 착해서 탈이지.
차은우.
이전 삶에서 라 불린 소녀. 온태양의 서포터였던 그녀는 박혜림의 이기도 했다.
이번 삶에서는 누나가 박혜림의 가 됐지만.
여하튼 그가 미래에 만들 파티에 영입할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수업에서 만났을 때에는, 그는 기회를 봐서 자연스럽게 말을 붙이려 했다.
그러나 그녀를 지키고 있는 벽이 워낙에 두꺼웠다.
그녀의 부모가 갤럭시의 계열사에 재직하고 있었으니까.
언제나 그녀의 주변에는 갤럭시와 연관된 사람들이 몰려있었기 때문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야! 너 뭐하는 짓이야!”
“네 물 마셔놓고 어디서 다른 사람 물을 마시려 해?”
언제나 목민호가 눈을 부릅뜬 채로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목민호가 은우의 물병을 휙 낚아챈 것이다.
차은우 옆에 목민호가 붙어있으니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원….
그나저나 성가시게 됐네.
은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가 이전 삶에서 들은 정보로는 목민호는 선민의식이 강한 나머지, 정재계의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파랑은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의 소유자였고.
저러다 대판 싸움이 나기 전에라도 말려야 했다.
“와, 사람 진짜 돌아버리게 하네? 야, 쟤가 나한테 마시라고 준 거야. 근데 네가 뭔데 이 지랄이야?”
“뭐? 지랄? 이래서 아인은….”
“뭐? 너 지금 말 다 했냐!?”
예상은 한 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학생들이 쳐다볼 정도로 서로 눈을 부라려댔다.
졸지에 사이에 끼어버린 차은우는 두 사람을 말리느라 허둥거렸다.
“민호야, 이러지 마. 파랑이 오빠 말대로 내가 물병 빌려준 거야.”
“거봐!”
“…….”
그녀가 달라붙어서 말리니 민호는 파랑을 노려보기만 했다.
이내 한숨을 쉰 목민호가 그녀에게 핀잔을 주었다.
“내가 말했지. 너부터 생각하라고.”
“미안해. 그래도 그냥 물병이잖아.”
“물병만 아니라 너는 항상 그래서 내가 이러는 거잖아. 좋아, 알았어.”
차은우에게 화를 내려던 목민호는 자신들을 쳐다보는 학생들의 시선을 깨달았다.
그는 대화는 나중에 하자고 말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병을 던졌다.
던졌다기 보다는 바닥에 굴렸다.
흙바닥을 데구루루 굴러간 물병이 파랑의 신발코에 부딪쳤다.
“정 물이 그렇게 마시고 싶으면, 그거나 마셔. 괜히 은우 꺼 마시려 하지 말고.”
“…욕 나오네. 넌 사람한테 물건을 바닥에 굴려서 건네라고 배웠냐?”
“여기에서 사람 취급 받고 싶으면 괜히 다른 사람 피해주지나 마라. 그리고 못 배운 사람은 내가 아니고 너 같은 놈이겠지.”
“이게 진짜…!”
“그만해, 형.”
파랑이 체내 마나를 발현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목민호도 쥐고 있던 목검에 힘을 주었다.
자칫했다가는 싸움이 일어날 상황.
제때 파랑의 어깨를 붙잡은 은하는 반사적으로 파랑에게 향하려 하던 목민호의 검을 쳐냈다.
“너도 그만하고.” “…….”
“형이 잘못한 건 사과할게. 근데 너도 말이 좀 그러더라?”
“…뭐.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다 매장당하는 수가 있다고. 너도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은하는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
이전 삶에서 온태양을 몰락시키려 흉계를 꾸미다가 되레 생을 마감한 그의 이야기를 알고 있기에.
경고이되, 충고였다.
하지만 목민호는 코웃음을 치면서 그의 말을 받아쳤다.
“너야말로 조심하는 게 좋을 텐데. 내 걱정보다 네 걱정이나 해야지. 그렇게 나대다 매장당하는 수 있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마음만 먹으면 뭐. 어쩌려고?” “…….”
“할 수 있을 것 같아?”
은하가 대뜸 말을 끊고 되물었다.
그제야 목민호는 은하의 뒤에 있는 배경을 떠올린 모양이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은하는 물러나는 때를 알고 있는 그의 행동에 코웃음을 쳤다.
“파랑이 형, 그 물병 다시 돌려줘. 내 물병 줄게.”
“…아니지. 그래도 나한테 친절을 베푼 거잖아. 안 그래?”
“…….”
“고마워! 잘 마실게!”
은하는 진파랑이 물병에 든 물을 남김없이 들이키는 모습을 보고는 뒤통수를 때릴 뻔했다.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려 했는데 다시 불을 붙이다니.
더군다나 파랑은 다 마신 물병을 목민호가 했던 것처럼 돌려주었다.
“…….”
“고마워! 비싼 물 잘 마셨다!”
“파랑이 형….”
바닥을 내려다보는 목민호.
바닥을 구르던 물병이 발에 닿자, 그가 체내 마나를 끌어올렸다.
파랑도 이에 질세랴 대항했다.
푸르른 아지랑이가 가시화될 만큼 두 사람 사이에 휘몰아쳤다.
“…알아서 해라.”
이제 모르겠다.
은하는 먼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교관이 다가오는 모습을 확인하고 두 사람을 말리는 걸 포기했다.
“─동작 그만!”
괘씸하다는 듯이.
마침 잘 됐다는 듯이.
교관이 우렁찬 목소리로 두 사람을 꾸짖었다.
☆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원을 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들이 만들어낸 원 안에는 파랑과 민호가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
“규칙은 간단하다. 두 사람 모두 수업에서 배운 검술만 사용할 것! 절대로 급소를 공격해서는 안 되며, 검이 없는 사람을 공격하지 말 것!”
조금 전, 교관은 적의를 드러내던 두 사람에게 혹독한 기합을 주고는 원하는 판을 깔아주겠다고 말했다.
교관의 감독 아래 싸우라고.
능력주의가 당연시되는 아카데미.
그러다 보니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상호간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대련을 벌이고는 했다.
누가 잘못을 했든 간에 능력으로 잘못을 판가름하는 대련이었다.
“위험하다고 생각한 경우에는 내가 개입할 테니 걱정 말고. …시작!”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두 사람이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한 교관이 대련의 개시를 알렸다.
그 순간, 파랑이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선수필승이었다.
체내 마나로 신체능력을 올리는데 군더더기가 없던 그가 온 힘을 다해 목민호의 머리를 내리쳤다.
“…큭…!”
가볍게 휘두른 것만으로 그를 쳐낸 목민호.
파랑이 짧게 이를 갈았다.
의외로 만만치 않았다.
첫 번째 공격에서 제압하려 했던 그는 혀를 차며 자세를 잡았다.
자세를 잡으려 했다.
목민호가 검을 큰 동작으로 휘둘러 빈틈이 드러난 그에게 달려오지만 않았어도.
파랑이 가까스로 검을 막았지만,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나야 했다.
“이게 진짜…!”
이 자세로 힘겨루기는 안 된다.
그럼에도 파랑은 오기로라도 발에 힘을 실었다.
목검을 마주한 채로 비웃고 있는 목민호를 보고 있자니, 그는 이대로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누가 못할 줄 알고…!
마치 물소가 한 발을 내딛듯.
그는 한 번 내딛은 발을 시작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이번에 표정을 바꾼 사람은 바로 목민호였다.
하지만 그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힘으로 밀린다는 것을 판단한 그는 아쉬워하지 않고 거리를 벌렸다.
“…대장, 파랑이 형이 이기겠지?” “빙구 오빠가 이기겠지 뭐. 사실은 빙구 오빠가 제발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지만…, 빙구 오빠도 옛날부터 너한테 훈련을 받았잖아.”
한편, 은하는 민지와 은혁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는 입을 다문 채 두 사람에게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두 사람은 당연히 파랑이 이길 거라고 믿는 기색이었다.
과연…, 그럴까.
은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에는 파랑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련이 시작되고, 목민호가 파랑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랑이 형이 지겠네.
거의 대등하게 목검을 부딪쳐가던 대련의 양상이 바뀌었다.
언젠가부터 파랑은 막고만 있고, 민호는 공격하고만 있었다.
파랑은 번번이 활로를 찾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민호가 그럴 기회를 좀처럼 주려 하지 않았다.
“파랑이 형이 밀리는 것 같은데…, 아니겠지?”
“…뭐야. 왜 막고만 있어?”
은혁과 민지가 당황해하는 물음.
은하는 가만히 고개를 내저었다.
이미 승패는 났다.
단지 파랑이 지지 않겠다는 오기로 버티고 있는 것일 뿐.
버티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지도 모르나, 수업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목민호가 생각보다 잘해.
옛날부터 검술이라도 배웠나 보네.
목민호는 031기수의 주역에 속한 플레이어였다.
동시에 31기수의 주역 온태양의 유일할 대항마로 통했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설마 이때부터 이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왜! 왜! 왜 안 되는 거야!”
반면에 진파랑은 어떤가.
잠재능력의 개화가 덜 됐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대련이기도 했다.
잠재능력으로는 파랑이 형이 훨씬 뛰어나겠지만, 조건이 안 좋아.
은하는 악을 쓰며 검을 막고 있는 파랑을 지켜보며 냉정히 판단했다.
하나, 그동안 파랑은 검술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그는 우선적으로 마나제어능력과 텔레파시를 다루는 능력을 연습하라 조언했다.
반대로 민호는 검술을 중심적으로 훈련했을 터.
또 하나, 파랑은 검을 다루는 것에 재능이 없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이전 삶에서 파랑은 기동성을 살린 무기를 주로 사용했다.
헌터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돌진하던 그에게 훌륭한 백업이 되어주었다.
결단코 파랑은 딜러가 아니었다.
그러니 파랑이 대련해서 지더라도, 마냥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대련은 결판이 나지 않았지만, 굳이 판가름하지 않아도 되겠지.”
“아직 안 끝났어요!” “아니, 끝났어.”
종이 울렸다.
교관은 목검을 맞아가며 버티려던 파랑을 떼어냈다.
파랑은 이대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등을 돌린 목민호에게 달려들려고 몸부림쳤다.
하지만 교관에게 붙잡힌 그는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다만 돌아서는 민호가 하는 말에 이를 가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나대지 마라.”
“…큭…!”
파랑은 분하다는 얼굴로 목민호를 노려보았다.
교관에게 뒷덜미를 붙잡힌 채로, 멀어지는 그를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다.
“…파랑이 형! 멋진 결투였어!”
“뭐…, 빙구 오빠 치고는 잘했어.”
은혁과 민지가 애써 밝은 목소리로 그를 위로했다.
그러나 파랑은 입술을 깨물었다.
두 사람에게는 대답도 하지 않고.
“수고했어. 다음 수업 들어가자.”
은하는 무심한 것처럼 진파랑에게 말을 걸었다.
여전히 답이 없었다.
다만 늘어진 꼬리가 그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파랑은 연신 중얼거렸다.
이대로 진 게 너무 분해서.
학생들이 운동장을 떠나는데 반해 그는 주먹을 쥔 채로 애꿎은 바닥을 발로 차댔다.
은혁과 민지는 씩씩거리며 화내는 그에게 뭐라 말하지 못했다.
“형이 약한 게 잘못이야.”
“노은하 너…!”
그제야 파랑이 고개를 쳐들었다.
담담히 그의 시선을 받은 은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강해지고 싶지?”
“…….” “왜 말이 없어? 아니야?”
“…그래, 강해지고 싶다, 왜!”
눈시울을 빨갛게 물들이며 외치는 진파랑.
그는 진파랑의 눈에 서린 독기를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그가 아는 투견이 거기에 있었다.
비록 아직 다 자라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눈빛만으로 자신이 투견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따 수업 끝나고 나랑 어디 좀 들르자.” “…어디 갈 건데?”
“그냥 따라오기나 해.”
지각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느긋하게 운동장을 걸었다.
그의 뒤를 은혁과 민지가 따르고, 망설이던 파랑이 “같이 가!”하며 힘차게 뛰었다.
슬슬 만날 때가 되기는 했지.
마침 잘됐다.
그렇지 않아도 만날 생각이었으니.
은하는 고등아카데미 어딘가에서 망치를 두드리고 있을 마에스트로를 떠올렸다.
“야! 대체 어디를 들르려는 건데!”
“─형 무기 만들러 갈 거야.”
은하는 대답해줄 때까지 물으려는 파랑에게 건성으로 대꾸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228(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