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23
“얘야 아빠 왔다!”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지?
아버지가 원체 뜬금없는 분이기는 했지만 인천에 계시는 분이 느닷없이 집으로 올 분은 아니었다.
엄마랑 싸우셨나.
아니, 그럴 리가. 어머니가 워낙에 아버지를 꽉 붙잡고 사시는데.
“연락도 없이… 어머, 이건 뭐예요!”
문을 연 사이에 쏜살같이 들어온 사슴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집 안으로 들어온 사슴은 뭐가 그리 신기한지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아빠 왜 사슴을 데리고 온 거예요!”
“하하! 어때! 예쁘지?”
내가 사슴을 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으니 아버지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내가 사슴 좀 어떻게 해보라는 눈빛을 하지 않았으면 사슴이 아이들 방에서 어슬렁거리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계셨을 것이다.
“웃차~!”
“웬 사슴이에요?”
“어때? 예쁘지? 선물이다.”
아버지가 버둥거리는 사슴을 들어올렸다.
들어 올려서 보니 어린 사슴이 꽤 귀엽게 생겼다. 저도 모르게 손을 뻗으니, 사슴이 머리를 내밀어 비비지 뭔가.
“어머.”
꺄아, 귀여워.
사슴도 마음에 들었는지 내 손길에 완전히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근데 아빠. 그거 먹을 거예요?”
“얘가 이걸 왜 먹니! 이렇게 귀여운 애를!”
치이. 장난으로 물은 건데.
아버지도 그렇고 사슴까지도 놀란 눈치였다.
“그럼 얘는 왜….”
아버지가 내미는 사슴을 안아든 나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당황했다.
그런데 얘가 버둥거리지를 않네. 아까 아버지 품에 있었을 때에는 버둥거리더니.
어머. 얘가 이렇게 작았던가.
어느새 두 팔로 안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진 사슴. 나를 올려다보는 눈이 귀여워서 머리를 쓸어주었다.
“그래, 그래.”
“어?”
흡족하게 웃으시는 아버지.
나는 그런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맞아!
“아빠 어떻게 여기에…!”
돌아가신 분이 왜 여기에!
그런 내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이크! 얘야 나 간다!”
아버지는 황급히 얼굴을 바꾸며 현관문을 뛰쳐나갔다.
“뭐야….”
☆
“뭐야, 정말….”
꿈 치고는 생생했다.
“어머.”
언제 또 이 사람을 안고 잤던 걸까.
“으음~”
무슨 꿈을 꾸는지는 모르지만 골치 아픈 문제를 겪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마에 주름을 새기고 눈썹을 모으는 모습이 딱 그랬다.
은하는 닮지 말아야 하는데. 은하도 툭 하면 눈썹을 모으니 나중에 주름이 생길까 걱정이야.
“애들은….”
남편한테 이불을 덮어주고 아이들이 잘 자고 있는지 고개를 돌렸다.
“음냐….”
이불을 걷어차고 몸을 말고 있는 은아.
시간은 새벽 5시 20분.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이었는데 은하가 없었다.
“얘가….”
애가 없으니 불안감이 들었다. 바로 며칠 전에도 은하가 말도 듣지 않고 괴물에게 뛰어갔으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이이를 깨울까?
아니. 아니야. 집안 어딘가에 있을 텐데.
그래, 우리집이 아니라서 길을 잃었을 거야.
미닫이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스산한 공기가 복도에 감돌았지만 다시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얘가 어디 있지?”
은하는 어릴 때부터 조용한 아이였다. 은아는 아기였을 때 툭하면 울고는 해서 밤잠을 설치는 일이 일쑤였는데 은하는 거의 울지를 않았다.
처음에는 어디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은하가 걱정이었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내가 올 때면, 그이가 올 때면, 은아가 올 때면 반응은 하지 않더라도 계속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우리가 오면 어딘가 안심하는 눈치였다.
언제부터는 우리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짧은 소리를 내며 불렀고, 톡 하고 건드리면 시큰둥하기는 했어도 표정이 다양했다. 그이를 닮은 뚱한 표정을 지었을 때에는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은하는 태어난 지 8개월이 되지 않았는데 기어 다니기를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눈을 뗐다가는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녔다. 11개월이 되었을 때에는 아장아장 걸어 다녔고, 옹알이로 가족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은아와는 다르게 맘마보다 마마가 먼저 나와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민
지 엄마는 또래 아이에 비해 성장이 빠른 은하를 부러워했다.
은하가 2살일 때였다. 그날도 은하는 시큰둥한 얼굴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은하가 멀게만 느껴졌다. 바로 여기에 있는 데에도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별빛처럼, 정신을 팔았다가는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놓쳐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은하를 볼 때면 그런 기분이 간혹 들었다. 말로 할 수 없는 먼 곳을 바라보는 것 같은 아이. 어린아이라고는 할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풍기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은하가 지금 여기 있는 나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오늘은 은하 친구 만나러 갈까?’
‘친구?’
은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친구라는 말을 모를 아이가 아닐 텐데 생소한 말을 들은 것 같은 얼굴이 너무 귀여웠다. 젖살이 빠지지 않은 볼을 콕 찔러주고 싶었다.
하지만 은하는 생각지 못한 질문으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나한테 친구가 다 있어?’
‘…그럼, 은하가 모르는 친구가 얼마나 많은데.’
말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의 실수로 여기기에는 위화감이 드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나는 한순간 은하가 내비치는 쓸쓸한 얼굴에 빠져들고 말았다.
은하 네가 얼마나 귀여운데. 아직 밖에 나가지 않아서 그렇지 은하 널 사랑해줄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모를 거야.
앞으로는 시간이 되면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겠다.
은하가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도록 마음을 먹은 나는 은하를 민지네 집으로 데리고 갔다.
또래라서 그럴까. 두 아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싸웠다. 그때마다 어린애다운 모습을 보이는 은하가 보기 좋아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화해하면 지는 거라는 듯이 고집을 피우는 은하도 사랑스러웠다. 싫어한다면서도 민지와 노는 은하는 정말 귀여웠다.
‘어쩜, 민지랑 동갑인데도 인사를 잘하네.’
‘은하가 말을 빨리 배우기는 했어요.’
‘걸음마도 일찍 뗐다면서? 놀이터에서 들었을 때에는 아이 자랑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진짜 같네.’
‘어머, 저를 못 믿었어요?’
‘그걸 어떻게 믿어. 몇 개월도 안 된 애가 걸음마를 떼고 말도 배웠다는데. 세상에 그렇게 빨리 배우는 애가 어디 있나 싶었지.’
그날 민지 엄마는 영리한 아들을 두어서 부럽다고 말했다. 성장이 빠른 아이를 두어서 좋겠다고. 아이가 혹시 천재가 아니냐고.
‘아니에요, 우리 은하 하나도 안 똑똑해요. 얼마나 평범한데요.’
우리 아들은 영리하지도 천재도 아니다. 나도, 그이도. 우리 아들이 천재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아이답게 천천히. 즐겁고 행복하게 자라주면 좋겠어.
아이가 벌써부터 어른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었다. 아이는 아이다운 모습이 제일 보기 좋으니까.
말괄량이 공주님이 누나라서 그런가.
은하는 시간이 갈수록 더 점잖고 의젓해졌다.
내 눈에는 은하가 억지로 어른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리도 어린 아이가 왜 그리도 감정을 절제하는지, 때로는 그리움이란 감정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만 끌어안고 싶어졌다.
그래서 은아보다 은하를 더 많이 껴안은 것 같다.
너는 평범하게 자라주렴. 아무 걱정도 하지 마렴. 엄마 아빠가 지켜줄 테니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무언가에 불안해하고, 때로는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고, 말로 하지는 않아도 외로움을 타는 아이.
그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를 빌며 안아주고는 했다.
그런 아이가 처음 투정을 부렸을 때에는 나도 그이도 적잖이 놀랐다. 투정을 부리지 않던 아이가 그러니 부모로서 기쁘기도 하면서도, 마냥 들어줄 수 없는 게 미안했다.
‘엄마, 아빠. 할머니는 다음에 만나러 가면 안 돼?’
그때 무언가에 두려움을 떨고 있던 은하. 겁을 먹었으면서도 애써 태연함을 가장하는 아이는 홀로 무언가 생각에 잠기며 외로움을 타던 그 아이였다.
무슨 일이니. 널 그렇게 외롭게 하는 건, 무섭게 하는 건 대체 뭐니?
알고 싶다. 이 아이를 괴롭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지만 은하는 우리가 묻더라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
괜찮아. 엄마 아빠는 하나도 안 무서워. 은하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마 아빠가 얼마나 강한데.
그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은하가 마음을 닫아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아이가 무너지지 않도록, 이 아이가 언젠가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도….
솔직히 자신이 없다.
은하가 우리를 버리고 괴물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을 때.
그때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모든 걸 혼자 짊어지겠다며 멀어지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가슴이 시렸다.
제발. 제발 살아만 있어줘. 무사히만 있어줘.
병원에서 두 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그만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래도 안 돼. 여기서 아이에게 우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어.
태연함을 가장하면서.
걱정과 안도를 숨기면서.
냉정함을 가장하면서.
네가 말해주기를 기다리면서.
‘그것뿐이니.’
이 이상 말했다가는 속마음을 들킬 것만 같았다.
내 말을 들은 은하는 얼굴이 굳었다. 곧 이어 당황함이 묻어나는 얼굴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안 돼.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돼.
‘다시는 안 그럴게요.’
우왕좌왕하던 은하가 내뱉은 말은 위험한 일에 더 이상 끼어들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나도, 그이도 이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니까. 부모가 돼서 아이가 하는 거짓말도 모를 리가 없잖아.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엄마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다음에도 그러면 엄마가 혼낼 거야.’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혼낼 수 없었다.
우리가 은하가 고집이 세다는 걸 모를 리가 없다.
아마도 이 아이는 비슷한 일이 있더라도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뛰쳐나가겠지. 우리가 아무리 뭐라 해도, 이 아이는 한 번 결심한 일은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말할 수가 없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위험한 곳에 뛰어가지 말라고.
결국 우리가 내놓은 결론은 은하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은하의 편이 되어 은하를 지켜보겠다는 것이었다.
“어머.”
상념에서 깬 나는 툇마루에 앉아 있는 은하와 어머니를 찾았다.
“얘가….”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은하의 모습은 내가 바라던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쉽사리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이 꿈처럼 사라질까봐.
괜히 어머니가 부러웠다. 은하와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그래. 우유를 가지고 오자.”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다가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둘 사이에 끼어들고 싶었다.
찬장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기억하고 있다. 익숙한 위치에서 우유 가루를 찾은 나는 세 사람이 먹을 양을 준비했다.
“어머 진짜?”
마침 어머니가 말이 끝나는 때에 쟁반을 내미니 은하가 당황했다.
후후. 원래 엄마가 기척도 없이 나타나는 건 잘해.
어머니는 진작 알아차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엄마도 이런 식으로 깜짝 놀라게 하고는 했었지.
“그럼 이건 누가 마셔야 할까?”
“나! 나! 나!”
어머.
손을 번쩍 들고 아이처럼 외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뜨거운 우유를 마시다 혀를 데이고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도.
“엄마가 불어줄까?”
“나도 불 수 있어.”
“정말?”
볼을 콕 찔러주고 싶었지만 이 이상 놀렸다가는 은하가 삐질 것 같았다.
그러던 나는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오늘 아침에 아버지가 꿈에 나타난 이야기를 했다.
“너 설마….”
“에이~”
엄마. 그럴 리가.
나는 손사래를 치며 어머니에게 그럴 리 없다고 말했다.
이대로 두면 어머니가 또 이상한 소리를 할 것 같다.
화제를 돌리기 위해 나는 우유를 홀짝이고 있던 은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이 아이는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문득 궁금해서,
“은하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
질문을 받은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뜸을 들이지만 나오는 말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답변이었다.
마치 미래를 잃어버린 것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은하.
무엇을 걱정하는 거니. 너는 아직 어리고, 얼마나 사랑스러운데.
“몰라도 된단다.”
“응?”
“몰라도 돼. 은하는 아직 어리니까 찬찬히 알아 가면 되지. 기쁜 일도 겪고, 힘든 일도 겪으면서. 친구도 많이 만들고, 싸우기도 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하면서. 그러면 언젠가 은하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될 거야. 그때도 모르면, 알 때까지 살아가면 되는 거지.”
정말. 내가 말하고 싶었는데. 엄마도 참.
은하 몰래 볼을 부풀리며 항의하자, 어머니가 나를 보며 작게 웃었다.
저 미소를 보고 있자면 바로 옆에 은하가 있는 데에도 응석을 부리고 싶어진다.
그래도 은하가 먼저야! 이번에는 뺏길 수 없어.
“…그러네. 할머니 말이 맞아. 앞으로 차차 생각해보면 되지. 시간은 우리 은하 편이니까. 은하는 은하니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
“…그게 뭐야.”
무엇을 해도 돼. 엄마도 아빠도 네가 무엇을 하더라도 네 편이 되어줄 테니까.
너는 우리 아이잖니.
“노은하의 은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우주를 떠올리며 지은 이름이니까. 은하니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
엄마가 응원해줄게. 은하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게.
엄마가 단언해줄게. 은하는 무엇을 해도 된다고.
그래도 나쁜 짓은 하면 안 돼.
만약 나쁜 짓을 하게 되면 엄마랑 같이 사과하러 가자. 엄마가 옆에 있어줄 테니까.
엄마는. 아빠는. 우리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은하 네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라.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침 공기는 서늘했지만, 머그컵에서는 여전히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앞으로 은하가 무엇을 하고 싶을지는 모르지만 행복한 미래가 이어지기를 바라며─,
굿 바이,
굿 모닝.
☆
얼마 뒤, 저녁 식사 중의 서프라이즈.
“은하야! 은아야! 너희 동생 생겼다!”
뭐?
밥을 먹고 있던 은하는 아버지의 발표를 의심했다. 젓가락으로 쥐고 있던 반찬이 바닥에 떨어진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나 또 동생 생기는 거야!?”
“응. 은아 또 동생 생기는 거야.”
동생이 생긴다는 소식에 자리에서 일어나 기뻐하는 은아. 그리고 부끄러워하는 어머니.
은하는 지금 일어나는 광경을 남의 일처럼 바라보다,
“””은하야?”””
그것이 자신의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감정이 격해졌다.
“고마워! 엄마 정말 고마워! 태어나서 정말 기쁜 일이야! 내 인생에서 최고로 기쁜 일이라고! 앞으로 내가 더 잘할게!”
눈물까지 주렁주렁 흘리는 은하.
세 사람은 은하의 격한 반응에 한순간 정신이 나갔다.
“허, 참. 누가 들으면 네가 아빠인 줄 알겠다.”
아버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꺼내는 소리에, 어머니와 은아가 대폭소를 했다.
행복한 웃음소리로 흘러넘치는 단란한 가정.
그런 어느 날 저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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