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253
게임에 참가하기로 표명한 그룹은 갤럭시, 시리우스, 단군, KK 모두 네 그룹이었다.
아티펙트 오만의 반격이 걸려 있는 게임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지만, 그룹 간 자존심 싸움으로 이어지는 게임에 섣불리 나서는 이는 없었다.
게임에 참가하겠다는 뜻은 본의와 다르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후원받는 그룹이 참가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었으니까.
참가자가 후원을 받고 있지 않을 경우에도 괜히 고래싸움에 끼어드는 격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만의 반격에 탐을 내는 학생들이 있기도 하였지만 다행히 제 목숨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았다.
“이러면 참가자도 많지 않을 텐데, 구경거리가 되게 그룹마다 세 명씩 참가하는 게 어떨까?”
“한 명씩 하면 재미가 없지. KK는 찬성이야.”
“그건 알아서 해. 결국 갤럭시가 이길 텐데, 뭘.”
홍진우가 게임의 주최자로서 먼저 운을 뗐다.
기존의 주최자였던 교관들은 불만을 품으면서도 그들의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아 자리를 넘겨준 뒤였다.
“시리우스는 어떡할래?”
“시리우스는….”
고개를 젖혀 묻는 홍진우.
은하는 대놓고 비웃음을 드러내는 그에게 혼자 참가하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청기와 공백기가 재빨리 앞으로 나선 것이다.
“시리우스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몇 번이고 고민을 했을 공청기며, 이제는 에라 모르겠다는 얼굴을 한 공백기.
은하는 두 사람이 갑자기 발언하자 멈칫했다.
의문은 금세 풀렸다.
“서연 누나가 세 명이서 다 같이 참가하래.”
공백기가 귀띔을 해준 것이다.
아무래도 공청기가 모르는 사이에 한서연에게 연락한 모양이었다.
그녀의 흥미를 끌기 충분한 게임.
그녀가 시리우스그룹 대표자들에게 번복하라고 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너한테 이 말도 전해달래. ‘기대하고 있을게.’라고.”
은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서연의 경고인 셈이었다.
이 게임에서 자신이 지게 된다면 그때는 자신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그룹 직계의 경고.
그가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
어디 기대하고 있으라고.
은하는 그사이 각 그룹에서 내보낸 참가자들을 둘러보았다.
KK그룹에서는 학년마다 한 명씩 참가자를 선택했다. 의외였던 점은 김건웅이 1학년 참가자로 나왔다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김건웅다운 선택이었다.
김건웅은 책임감이 강했으니까.
그룹의 직계이자 대표자로 나와, 따르는 이들의 사기를 북돋겠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갤럭시는…, 유망주들 뿐이네.
한편, 최가인이 내보낸 참가자는 목민호와 상급생 유망주들이었다.
은하가 알기로 이전 삶에서 모두 네임드 플레이어로 분류되었던 이들이었다.
그것은 김건웅을 제외한 KK그룹의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우리는….
은하는 나란히 옆에 선 공청기와 공백기를 힐끔 곁눈질했다.
“뭐야, 왜? 이제 와서 쫄았어?”
“쫄기는 누가 쫄았다고. 나 혼자서 이길 수 있으니까 못할 것 같으면 빠져도 돼.” “우리가 빠져봐라. 사람들이 시리우스를 어떻게 생각하겠냐?”
시리우스에는 현재 직계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망주들은 한 명도 앞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다.
괜히 그룹의 분노를 사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상황이 그래서 공청기와 공백기가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나도 할래! 노은하! 나도 있다고!
물론 은하는 저 멀리서 손을 들고 폴짝폴짝 뛰고 있는 파란 늑대는 모른 척하기로 했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였다.
“그럼 단군에서는 얘네들로 할게.”
그때 홍진우도 단군그룹의 참가자들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은하는 부름을 받고 앞으로 나오는 학생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모두 3학년 유망주들이었다.
학년 별로 고르게 참가자들을 뽑은 다른 그룹의 직계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홍진우가 확실히 찍어 누르겠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었으니.
최준호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반면에 은하는 단군의 참가자 중 최준호를 조용히 쳐다보기만 했다.
이전 삶에서 오만의 반격을 얻어 이라는 이명으로 불린 헌터 플레이어.
참가자들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최준호는 자신이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만약 이전 삶이었다면 이 게임에서 이기는 사람은 바로 그였을 것이다.
이전 삶이었다면.
☆
파티회장은 야외로 나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게임은 총으로 원반을 쏘아 맞추는 게임이었다.
다만 단순한 원반이 아니었다.
숲에서 날아드는 원반 중에 마법이 부여된 원반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일반 원반을 포함하여 제멋대로 움직이는 원반까지 연이어 맞춰야 했다.
그래서 게임의 정보를 들은 이들은 그룹에서 총을 주로 사용하는 유망주들 위주로 참가자를 선발했다.
시리우스를 제외하고.
“…야, 은하야. 총 잘 쏠 수 있어?”
“걱정 말라니까. 공백기 너야말로 잘 쏠 자신은 있는 거야?”
“어릴 때 사격장에서 몇 번 쏴보기는 했어. 그때도 성적이 영 좋지는 않았지만….”
“그러는 형은 어떻고!”
공청기와 공백기가 사람들 모르게 투덕거렸다.
은하는 그들을 무시하기로 했다.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갤럭시그룹의 첫 번째 참가자를 시작으로 그룹마다 한 명씩 나가서 원반을 쏘고 있었다.
“큭….”
첫 번째 참가자는 여섯 번째 원반에서 사격에 실패했다.
곡선을 그리며 밤하늘로 날아오른 새하얀 원반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마법이 부여된 원반이었다.
결국 갤럭시그룹의 첫 번째 성적은 5에서 끝나고 말았다.
세 명의 참가자의 점수를 합산하여 그룹의 승패를 가리고,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거둔 사람이 오만의 반격을 차지하는 게임이었다.
“뭐!? 잘할 자신 있다고!?”
최가인이 호언장담을 하며 내보낸 참가자가 영 시원찮은 점수를 가지고 돌아왔으니, 그녀가 화를 낼 만도 했었다.
워낙에 열이 받친 나머지 그녀는 자리로 돌아온 참가자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참가자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 그녀의 욕지거리를 계속 듣기만 했다.
“몰상식하게….”
“아무리 갤럭시의 직계라고 해도 저래도 되는 거야?”
그 광경을 목격한 학생들은 대놓고 혀를 차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패악은 은우가 힘겹게 말린 후에야 사그라들었다.
또한 KK그룹의 차례가 왔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KK그룹의 첫 번째 성적은 6.
이어서 단군그룹의 첫 번째 참가자가 여덟 개의 원반을 부수면서 사람들의 환호성을 샀다.
“좋아, 잘했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
홍진우는 흡족한 얼굴로 돌아오는 참가자를 반겼다.
그의 등을 토닥여준 홍진우는 곧 시리우스그룹의 자리에 있던 은하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봤냐?
꼭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물론 은하는 반응하지 않았다.
공청기의 차례가 왔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공청기가 기록한 성적은 5였다.
자리로 돌아온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곳곳에서 시리우스그룹에 대한 탄식과 조롱이 들려왔다.
공청기는 주먹을 부들부들 떠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자리에 앉아 바닥만 내려다보았을 뿐이었다.
“괜찮다니까.” “…그래도 미안해. 할 말이 없다.”
“형, 지금 들리는 소리 잘 기억해.”
“…기억하라고?”
은하는 갤럭시그룹의 두 번째 참가자가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공청기에게 말을 걸었다.
바닥을 쳐다 보고 있던 공청기가 무슨 소리냐는 식으로 반문했다.
“저 사람들이 곧 우리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될 테니까.” “…그래, 기대할게.”
공청기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었다.
단군그룹은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작정하고 3학년 유망주들을 투입했고, 다른 그룹에서도 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을 내보냈다.
그런데 아카데미에 직계가 없는 시리우스는 대표자들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대표자들은 모두 검을 다뤘다.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승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은하의 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것은 단순한 오만인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확신인 것인가.
공청기는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었지만, 그를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하나만 더 맞혔어도 됐는데….”
KK그룹의 김건웅이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
운이 좋게도 10번째까지 날아온 원반에 마법이 부여되어 있지 않았다.
10이라는 성적을 거둔 김건웅은 아쉬워하면서도 KK그룹의 후원을 받는 이들의 감탄을 사며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학생들의 감탄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뒤이어 단군그룹의 두 번째 참가자가 13이라는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나 괜히 나간다고 했나봐.”
“그냥 되는 대로 쏘고만 와.”
공백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은하는 그의 등을 밀어주었다.
앞서 단군그룹의 성적에 부담감을 느낀 공백기가 힘겹게 발을 떼며 앞으로 나아갔다.
“청기 형.”
“어. 왜?”
“탄창 좀 많이 준비해줘.”
“탄창? 얼마나.”
공청기는 이제는 은하가 하는 말에 의구심을 품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은하는 그에게 될 수 있으면 많이 가지고 올 것을 부탁했다.
“킥…, 국내에서 둘째가는 시리우스가 꼴지인데 이래서 되겠어?”
한편, 홍진우는 원반을 세 개밖에 맞추지 못하고 돌아서는 공백기를 향해 깔깔거렸다.
공백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홍진우에 대한 분노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네 번째에 마법이 부여된 원반이 날아온 탓에 운이 나쁘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실력이 겨우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자책하고 있었다.
“…잘했어.” “…….”
공백기는 입을 꾹 다문 채로 자리에 앉았다.
은하가 하는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입술을 연신 씰룩이며 그는 저 혼자 분노를 곱씹고 있었다.
은하는 공백기가 그러도록 내버려두었다.
이전 삶에서 그가 기억하는 공백기는 재능의 한계에 부딪쳐 B급 플레이어에 안주해서는 자신의 실력에 콧대를 세우고 다녔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실력을 되새기고 있었다.
그것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은하는 위로하지 않았다.
위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금 공백기는 앞을 보고 있었기에.
“…목민호네.”
한편, 갤럭시그룹의 마지막 참가자는 목민호였다.
현재 갤럭시그룹의 성적은 12.
총을 건네받는 민호는 합산성적보다 더 많은 원반을 맞췄다.
“…지금 원반, 멋대로 움직이지 않았어? 그걸 깬 거야?” “쟤 1학년이라 하지 않았어?”
그리고 목민호는 처음으로 마법이 부여되어 있던 원반을 부쉈다.
결과적으로 목민호는 최고기록으로 17을 기록했다.
그동안 엄지손톱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던 최가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돌아오는 목민호를 한껏 칭찬하며 그가 자신의 측근이라는 사실을 동네방네 소리치려 했다.
그런데 목민호는 사격을 마치자마자 그녀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은하에게 다가온 것이다.
“어떡할 거야?” “뭐가?” “이길 수 있겠냐고. 최준호 형은 나보다 더 많이 맞출 거야.”
은하는 생각지 못한 목민호의 행동에 눈을 깜빡거렸다.
그는 도발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은하에게 이쯤에서 넌지시 물러나라고 조언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워낙 생소한 모습이었다.
어조는 언제나처럼 퉁명스러웠지만 그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별일이네.
목민호한테 걱정을 다 받고.
은하는 “괜찮아.”라고 답했다.
그의 대답을 들은 목민호는 눈썹을 찡그렸다.
“아주 만약에 네가 이긴다고 해도, 너희 그룹의 합산성적으로는 다른 그룹의 합산성적을 따라오지 못해. 결국 너는 고개를 숙이게 될 거야.”
“걱정해줘서 고마워. 괜찮아.”
“누가 네 걱정을 한다고…. 알았다, 나는 너한테 분명 충고했다.”
이 이상 게임을 늦출 수는 없었다.
한숨을 쉰 목민호는 갤럭시그룹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윽고 KK그룹의 마지막 참가자가 사격을 끝냈다.
갤럭시그룹의 합산성적은 29.
KK그룹의 합산성적은 28.
1점 차이로 갤럭시그룹에게 밀린 김건웅은 얼굴을 와락 찌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단군그룹의 세 번째 참가자 최준호가 자리에 올랐다.
“…노은하라고 했냐?”
단군그룹은 시리우스그룹의 바로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말하는 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왔다.
총을 쥐고 자세를 취한 최준호의 목소리 또한 마찬가지로.
최준호.
이전 삶에서 그는 S급 헌터였다.
“너는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린 거야.”
최준호가 총을 장전했다.
탕 소리가 울리고 원반이 깨졌다.
두 번째 소리와 세 번째 소리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동시에 날아오른 원반이 부서졌다.
“앞으로 버틸 수 있겠어? 아카데미 생활이 참 스펙터클하겠다, 야….”
총성에도 파묻히지 않는 낄낄거림.
최준호는 마법이 부여된 원반을 부순 것을 당연하다는 식으로 넘겼다.
“아카데미를 졸업하면 또 어떻고? 그룹 사람들한테 찍힌 네 놈을 누가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냐?”
25번째.
26번째 원반을 부수는데 실패한 최준호는 혀를 차며 총을 놓았다.
만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은하가 앉아 있는 자리 앞에 멈췄다.
“─넌 이제 뒈진 거야.”
고개를 숙여 은하의 귀에 속삭인 최준호.
은하는 어깨를 들썩이며 낄낄대는 을, 이라고 불리었을 남자를 바라보았다.
“…어………억……!”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건지….”
살기를 한 번 발현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029기 중에서 주목받는 최준호는 제대로 견디지도 못하고 제 손으로 목을 죄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중압감이 짓누르고, 급기야 서 있지도 못한 채 무너진 그가 바닥을 뒹굴었다.
“청소 잘하네.”
은하는 그가 바닥을 뒹굴면서 쓸고 지나간 길을 고이 밟았다.
단군그룹의 참가자들이 적의를 드러내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나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상하게 나설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어리고 작은 그가 유독 거인을 바라보는 것처럼 큼지막하게 보였다.
이상하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부치는 기분이었다.
“잘 보고 있어.”
은하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는 홍진우에게 말했다.
위치에 선 그는 자리에 놓여 있던 총을 장전했다.
첫 번째 원반이 날아들었다.
시야에 보이는 순간 추락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연이어 날아오른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원반도.
원반은 하향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조리 깨져나갔다.
…열 두 번째.
재미가 없었다.
많은 것을 바랐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은하는 참가자들이 마법이 부여된 원반 하나로 쩔쩔매는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탕
총구를 빠져나간 탄환이 울었다.
마법이 부여된 원반을 부수는 것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맞추지 못하는 게 이상했다.
그런데 최준호는 겨우 세 개를 맞춘 걸로 어깨를 으스댔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
27번째.
가장 많은 원반을 부순 사람이 나타나는 시점이었다.
현재 단군그룹의 합산성적은 46.
시리우스그룹의 합산성적은 35.
앞으로 은하가 11번을 더 맞추면 시리우스그룹이 승리할 수 있었다.
과연 맞출 수 있을 것인가.
학생들은 내심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27번째 원반을 맞춘 것으로 그는 충분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더 이상 그의 실력을 무시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혼자서 충분히 잘한 결과였다.
그들은 그저 개인으로 승리했되, 그룹으로 패배하게 될 그에게 박수를 칠 준비를 하기로 했다.
정말?
아니.
하지만 정하양과 유도준은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서 끝날 리가 없었다.
은하라면 할 수 있어.
정하양은 믿어 의심치 않았고.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유도준은 흥분해서는 솟아오르는 감정을 억제하며 주먹을 쥐었다.
“─덤빌 테면 덤벼보든가.”
32번째 총성.
사람들은 할 말을 잃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은하는 키득거리며 조금 전에 자신을 비웃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만이, 그가 키득거리는 소리만이 회장에 감돌았다.
“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
36번째 총성.
이제 원반을 두 개만 쏠 수 있다면 시리우스그룹은 기적의 역전승을 거둘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마법이 부여된 원반은 겨누기 전에 세 개로 나뉘었다.
환상마법이 부여된 원반이었다.
순간 은하가 멈칫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세 개 중 하나가 진짜인 원반.
기회는 단 한 번.
과연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모두 제 일인 것처럼 그것을 지켜보았다.
내가 구분 못할 것 같아?
그가 순간 멈칫했던 이유는 단지 쏘기 직전에 원반이 나뉘었기 때문이었다.
쏘지 못할까 두려웠던 게 아니라.
은하는 태연한 얼굴로 환영 중에서 진짜 원반을 노렸다.
37번째, 38번째 원반이 동시에 올라왔다.
이번에도 환영을 만들어낸 원반.
6개의 원반이 밤하늘에 떠올랐다.
하지만 은하는 두 번의 총성으로 6개의 원반을 격추시켰다.
뒤이어 39번째도.
“”””…….””””
39번째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
40번째, 41번째, 그 후로도.
그는 공중에 떠오른 원반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탄창을 갈아 끼웠다.
저들에게 각인시켜줄 생각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너희하고는 크나큰 격차가 있다고.
몬스터도 아닌 원반을 맞추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게임은 한참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은하는 교관이 더 이상 준비된 원반이 없다는 말을 할 때까지 끝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
그날 밤, 은하가 세운 성적은 92
.시리우스의 합산성적은 100이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