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256
청계천은 환경오염이 심각했다.
으로 인하여 슬럼화가 진행되던 청계천은 완전히 빈민가의 왕국으로 변모했다.
당시 정부는 청계천을 복원하고, 시민들의 휴양지로 만드는 것으로 빈민가의 영역을 축소시키려 했지만 정부의 의도는 빗나가고 말았다.
처음 복원된 청계천은 깨끗했지만, 인근지대에 던전이 다수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긴 것이다.
그러다 빈민가 사람들은 청계천을 제 욕탕에 드나드는 듯이 이용하고, 소위 청계천의 여인들이라 불리는 이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청계천은 보수정비도 하지 않은 채 방치됐다.
해가 갈수록 청계천에는 새까맣게 고인 물로 악취를 발하는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엎친 데 덮친 듯이 소규모 편재가 잇달아 발생하기까지 했다.
국가 행정의 중심지인 종로구에서 환영오염도 심각하고, 던전도 많고, 편재까지 발생하게 된 셈이었으니.
서울시에서 청계천은 골칫거리나 마찬가지인 존재였다.
게다가 예산도 편성이 되지 않고, 인력도 부족하니 계속 그런 상태로 방치하고 있는 거지.
이 청계천이 환골탈태하는 시기는 서울이 한 차례 무너지고부터였다.
선녀정부는 서울이 무너진 후에야 도시경관을 재정비하면서 청계천에 예산과 인력을 할애하게 됐다.
그러는 과정에서 청계천에 내부에 숨겨져 있던 던전이 몇몇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은하는 당연히 그 던전을 찾으러 청계천 정비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이 더운 날에.
친구들과.
“좋은 거 하러 가자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그러면 그렇지! 내가 노은하한테 뭘 기대해….”
“말이 많다. 옆에 둥둥 떠다니는 캔이나 주우란 말이야.” “으아아아! 내가 왜! 왜 하필이면 여름방학인데 하수구에서 쓰레기나 줍고 있어야 하냐는 말이야!”
민지가 정신줄을 놓았다.
등 뒤에 커다란 바구니를 메고 있던 그녀는 장갑을 낀 손으로 집게를 움직였다.
이제는 능숙하게 캔음료를 잡고는 등에 메고 있던 바구니에 던졌다.
그러게 누가 화장하고 오래?
은하는 씩씩거리며 검게 오염된 청계천에 집게를 휘젓고 있는 민지를 혀를 차며 흘겨보았다.
여름이라 화장하느라 힘들었다는 그녀는 아침에 본 얼굴은 사라지고, 땀과 검은 개천이 살며시 묻어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도 같은 행색이었다.
가슴팍까지 오는 방수바지를 입은 친구들은 물속에서 장화를 움직이며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더워 죽겠는데, 씨….”
“…대장, 진짜 너무해.”
“…에휴….”
“은하도 밉고, 할아버지도 미워….”
원망 어린 소리로 푸념을 늘어놓는 친구들.
은하는 애써 모른 척했다.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다들 이곳에 오지 않았을 테니까.
나 혼자 오고 싶지는 않았는걸.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는 곳에서 홀로 봉사활동을 하며 던전을 찾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청계천은 수풀이 우거져, 숨겨진 던전의 입구를 찾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그들의 손이라도 빌려야 했다.
“어차피 너희한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니까. 여름방학이라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다가는….”
“은하야, 내가 입 꿰
매버리기 전에 제발 가만히 있을래?”
“…미안.”
이곳은 편재가 되려 하는 마나를 쉬이 발견할 수가 있었다.
때때로 저위계 몬스터도 출몰하고.
친구들이 실전능력을 기르는데에 안성맞춤인 장소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큰 뜻은 친구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서나가 물속을 휘젓고 있던 집게로 그를 겨눈 것이다.
그걸 말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그가 하는 말이면 무엇이든 따르던 은혁도 원망 섞인 시선으로 향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정하양은─.
“─노은하 미워. 할아버지도 미워. 다 미워, 미워, 미워, 미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서워하던 제9위계 몬스터 극혐쥐들을 태연히 물속에서 건져내고 있었다.
물속을 자유자재로 헤엄치고 있던 놈들을 마법으로 끄집어낸 후에는 가차없이 소멸시켰다.
마치 그것이 노은하라는 듯.
마치 그것이 민준식이라는 듯.
오늘은 쟤 옆에 있지 말아야지.
청계천 봉사활동에는 앨리스그룹이 관여하고 있었다.
그래서 은하는 앨리스그룹 회장인 민준식에게 부탁했고, 웬일이었는지 그는 정하양도 필히 데려가 달라고 넌지시 말을 꺼낸 것이다.
그 할아버지의 의도야 뻔하지.
아마도 민준식은 이제는 하양에게 한 번 멸망한 세계가 만든 단면을 보여주어도 괜찮다고 판단했으리라.
그렇지 않아도 친구들은 어렴풋이 빈민가를 볼 수 있었다.
청계천을 끼고 있는 허름한 집에서 2층 창문을 열고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여성들이나.
술에 취한 채로 개천가를 지나가며 세상에 대한 욕지거리를 퍼부어대는 악취가 가득한 거렁뱅이나.
때때로 어딘가를 분주히 뛰어가는, 이 여름날에 땟물이 뚝뚝 떨어지는 원더런들이나.
“”””…….””””
그들이 아는 세상과 다른 세상이 저 멀리 펼쳐져 있었다.
친구들은 이 광경을 처음 목격하고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 광경은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했다.
저 안쪽에는 지하시장이 있으니까.
대한민국이되 대한민국이 아닌 곳.
저들이 사는 빈민가에는 무법지가 숨어 있었다.
누구나 공공연히 아는 사실.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지하시장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꺄아아악!! 좀 꺼지란 말이야! 왜 아까부터 내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야!”
은하는 민지가 별안간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민지는 근처를 헤엄치고 있는 극혐쥐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집게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제9위계 몬스터 극혐쥐.
이름 그대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혐오감을 심어주는 몬스터였다.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꼬리는 하수구에 사는 웬만한 쥐와 다르게 억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길었다.
소리는 또 얼마나 짜증나는지.
오염된 청계천에는 이러한 놈들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야, 야! 저것 좀 죽여 봐, 얼른!”
“…알았으니까 달라붙지 좀 마.”
은하는 민지가 물을 첨벙첨벙 튀기며 달려와 안기자, 한숨을 쉬었다.
제9위계 몬스터도 쓰러뜨리지 못해 어찌 플레이어를 지망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몬스터를 죽여야 할 존재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은하로서는 단순히 혐오감이 든다는 이유로 주저하는 그녀나 다른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은하는 커다란 바지 속에 넣어뒀던 검은 가시나무를 꺼냈다.
“꺄아아─!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왜 또!? 네가 죽이라며!?”
“내가 죽이라고 그랬지, 손으로 잡으라고 그랬어!?”
은하는 극혐쥐가 가까이 오는 순간 손을 뻗어 긴 꼬리를 낚아챘다.
그러고는 녀석이 도망치지 못하게 머리 위로 집어던져서는 검은 가시나무로 꿰뚫은 것이다.
그 아래에 있던 민지는 놈의 몸이 소멸하기 직전에 장기가 터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목격해버렸다.
“자꾸 꺅꺅 소리 지르지 말라니까. 몬스터를 무서워해서 어떡하겠다는 거야?”
“생리적인 혐오감인데 어떡해!?”
“극복해. 하면 돼.”
“…미친.”
민지가 나지막하게 뱉었다.
은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그에게 언제 안겨 있었냐는 듯이 몸을 탁탁 털고 서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쟤는 그냥 무시해야지.
제9위계 극혐쥐만큼 상대하기 좋은 몬스터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우선 극혐쥐는 생긴 것과 다르게 자신보다 강해 보이는 존재에게는 싸움을 걸지 않았다.
놈들은 주로 벌레를 잡아먹었다.
인간이라면 피해 다니는 것이다.
그러니 몬스터를 죽이기 꺼려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연습상대인지 말로 설파하기에는 부족했다.
친구들이 그것을 알아주지 못해서 섭섭했다.
갈 길이 머네, 멀어.
은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카데미를 졸업하기 전에 저들이 몬스터를 편식하지 않도록 굴리기로 했다.
그것을 위해 우선 던전을 찾아야 했다.
“어!? 야, 저기 뭔가 이상한데?”
때마침 파랑이 던전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은하는 힘겹게 몸을 뒤뚱거리면서 풀숲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있는 파랑에게 다가갔다.
“어디? 뭔데?”
“저기, 저기! 어째 저 부근만 좀 누르스름한 것 같지 않냐?” “…럭키.”
배수로가 수풀 사이에 가려져 있었던 것이다.
파랑이 가리키는 방향을 감지해낸 은하는 입가를 씩 끌어올렸다.
청계천 주변에는 이런 식으로 미확인 황색던전이 여럿 존재했다.
던전이니 만큼 당연히 질이 좋은 마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야, 그거 맘대로 부숴도 돼?” “어차피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데 무슨 상관이야.”
검은 가시나무에 마나를 실었다.
은하는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수풀을 베어내고, 쇠창살을 잘랐다.
이윽고 배수로 안쪽으로 한 걸음을 내밀었다.
“나랑 던전 같이 갈 사람?”
“나! 나! 나!” “나도! 나도 가고 싶어, 대장!”
검은 물을 주변에 흩뿌리며 뛰는 바보 늑대 진파랑.
던전이라는 소리에 눈을 반짝이는 자칭 부하 최은혁.
예비 헌터와 딜러를 파티에 넣은 은하는 나머지 세 사람을 보았다.
“난 싫어. 또 쥐 있을 거 아니야.”
“나도 패스. 쥐가 무섭지는 않지만 더 이상 너한테 속고 싶지 않아.”
“나도 안 갈 거야. 집에 갈래!”
아무래도 세 사람에게는 교육이 좀 필요할 것 같았다.
은하는 웃으며 마나를 발현했다.
한편, 찰나의 선택으로 구사일생한 은혁과 파랑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
황색던전에서 출몰하는 몬스터는 대개 제9위계에서 제7위계였다.
적색던전과는 다르게 몬스터보다 트랩, 세상의 섭리를 비트는 것에 특화되어 있는 던전이었다.
그래서 은하는 이참에 친구들에게 던전이란 무엇인지 미리 알려주려고 그들을 억지로 끌고 왔다.
“””…….”””
그녀들은 어딘가 팔려가는 것처럼 끌려왔지만.
세 사람의 눈시울이 빨갰다.
은하가 울린 것이다.
“…내가 미안하다니까. 그만 울어.” “넌 진짜, 씨….”
“내가 뭘 잘못했다고…. 너 진짜 못됐어….”
“너무해. 할아버지보다 은하 네가 제일 나빠….”
은하도 자신이 너무했다는 것쯤은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이 나이에 친구들이 던전을 체험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었다.
더군다나 중등아카데미 학생이라 일상에서 몬스터를 죽이지 못하는 이들에게 던전은 자유로이 몬스터를 죽일 수 있는 장소였다.
“내가 원했어!? 원했냐고!”
“난 이미 죽일 수 있는데….”
“내 동생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 은하 너보다 얼마나 귀여운데….”
이 소리를 들은 은하는 독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저들을 미래에 만들어나갈 파티에 영입할 생각을 하고 있는 그로서는 친구들의 실력향상이 절실했다.
일단 은혁이랑 바보 형부터 훈련시켜야겠네.
훈련이라면 실전이 최고였다.
마침 은하는 파랑이 걸어가는 곳에 붉은 원이 그려진 부분을 발견했다.
“파랑이 형.” “어? 왜?” “발밑에 그게 뭔지 알아?”
“…뭐? 어? 그…!”
그게 무슨 소리야.
파랑은 그 말을 하려다가 컥 소리를 내며 바닥에서 날아올랐다.
강제로 벡터를 바꾸는 트랩이었다.
사전에 술식을 파악하고 있던 그는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파랑이 밟게 내버려둔 것이다.
“던전은 세상의 섭리가 비틀어진 공간이야. 파랑이 형이 밟은 것처럼 트랩이란 게 있어서….”
친구들은 질린 기색을 보였다.
앞서 걷던 은혁은 황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난데없이 파랑이 날아오른 모습에 모두가 겁을 먹은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 위험한 트랩은 내가 사전에 알려줄 테니까.” “…그 말은 위험하지 않은 트랩은 알려주지 않겠다는 뜻인 거지?”
여우 서나가 귀를 쫑긋거렸다.
그녀가 샐쭉이자, 다른 친구들도 얼굴을 달리하며 그를 노려보았다.
은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 것 하고, 몸으로 이해하고 있는 건 달라.”
즉, 몸으로 겪어보라는 뜻이었다.
졸지에 검은 물을 마시고 올라온 파랑도 도끼눈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좋아, 알았어.”
그러다 민지가 일행을 대표로 해서 입을 열었다.
은하의 성격을 알고 있는 그들은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하더라도 그가 하라는 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대신, 오늘 집에 돌아가는 대로 은아 언니한테 이를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야, 그런 게 어디 있어!”
“은아 언니한테 한 번 혼나봐야지.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 거랑 몸으로 이해하고 있는 건 다를 거 아니야.”
“…….”
은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제야 그에게 통쾌한 한 방을 먹인 친구들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하양아, 트랩이란 거, 탐지할 수 있겠어?” “한 번 탐지해볼게. …아, 트랩이 뭔지 대충 알 것 같아!” “트랩이 어떤 마법인지는?” “음, 그것도…. 아마 괜찮아.”
민지는 그대로 은하를 무시하고 친구들에게 역할을 부여했다.
하양에게는 네비게이터의 역할을.
파랑에게는 헌터를.
은혁에게는 딜러를.
서나에게는 텔레파시스트를.
민지 그녀 자신은 레인저를.
내가 안 도와줘도 되겠네.
은하는 멀리 떨어져서 알려주지 않았는데에도 파티를 구성하는 그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감지망을 전개해서 인근에 위험한 트랩이나 몬스터가 없다는 상황은 파악한 뒤였다.
“여기서 질 좋은 마석을 구하지는 못할 것 같네.”
황색던전의 범위가 좁았다.
이번에는 꽝인 것 같았다.
감지망에 걸려드는 몬스터도 죄다 변변찮은 놈들뿐이었으니.
은하는 이 던전을 공략하는 대로 다른 던전을 찾아보기로 했다.
“파랑이 형! 너무 나가지 마!”
“어? 미안! 다음부터 주의할게!”
딜러와 헌터는 서로를 보완해주는 관계였다.
기본적으로 딜러가 몬스터에게 치명상을 주기 위한 공격을 가하면, 헌터는 딜러가 태세를 정비할 수 있도록 딜러의 자리를 대신하고는 했다.
때로는 딜러를 엄호하기도 하면서 몬스터를 견제하기도 했다.
그런데 딜러와 발을 맞춰야 하는 파랑이 앞으로 뛰쳐나가서 몬스터를 상대하려고 했던 것이다.
은혁은 몬스터에게 공격당하느라 검을 휘두르지도 못하고 있었고.
진영이 난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배워가는 거지.
두 사람은 지금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딜러와 헌터의 상관관계를.
은혁은 은하가 브루노에게 빌려온 디바이스를 쥐고서 파랑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었다.
민지랑 서나도 잘하고 있고.
하양이는 부족한 데가 없네.
은하는 다른 친구들을 살폈다.
전투가 벌어지는 지점에서 다소 떨어져 있던 민지는 마구를 던지면서 서나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러면 서나는 텔레파시로 앞에서 전투를 벌이는 두 사람에게 내용을 전달했다.
맨 뒤에 있던 하양은 감지망으로 트랩을 파악하고 해제하고 있는 중이었다.
황색던전 중에서도 난이도가 낮은 던전의 트랩을 해제하는 것은 그녀에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더군다나 그녀는 손이 닿지 않는 트랩에 대해서는 서나에게 텔레파시로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뭐야! 노은하가 없어도 되잖아!”
“뭐, 그렇게 어렵지는 않네.”
블루클로로 제9위계 몬스터를 죽인 파랑이 코에 묻은 피를 닦아내면서 으스댔다.
민지도 그랬다. 어깨에 힘을 주고 은하를 놀리고 있었다.
은하는 마냥 웃었다.
던전 초입부에서 첫 승리를 거둔 친구들이 귀여워서.
“던전에서는 나갈 때까지 방심하면 안 되는 법이야. 몬스터가 죽었다고 다 끝난 줄 알아?” “…뭐?” “얘들아, 잠깐.”
“…얼른 마나 발현해!”
반문하려던 민지.
그때 서나가 삼각 귀를 세웠다.
아인의 감각으로 저 멀리서 오는 소리를 포착해낸 모양이었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하다고 깨달은 하양은 황급히 감지망을 전개했고.
“─거봐.”
“””””…….””””
“던전에서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몬스터들이 가만히 있겠어?”
은하는 저 멀리서 몰려드는 쥐떼를 보고도 태연하게 핀잔을 주었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것도 듣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어둠 속에서 붉은 눈을 드러내고, 찍찍거리는 소리가 가까이 다가오자 겁을 먹었다.
“…너무 많잖아.”
파랑이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
한 마리라면 괜찮았어도 여러 마리는 무리였다.
“저 정도면 제8위계쯤 하려나?”
저게 제8위계라고?
점점 거리를 좁혀오는 놈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은하의 목소리에 그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못해도 10마리가 넘어 보였다.
그런데 제8위계쯤이라니.
“…잠깐, 쟤네 혐오쥐들 아니야?” “혐오쥐가 아니라 극혐쥐.”
“어, 어쨌든! 노은하 네가 아까 나한테 말했잖아! 쟤네들은 자기보다 강한 존재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맞아. 보통 개체가 하나일 때에는 사람을 건드리지는 않지.”
그는 다급하게 소리치는 민지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무리를 지은 놈들 눈에도 너희가 강한 존재라고 여겨질까?” “””””…….”””””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아무도 없었다.
저 쥐떼는 살벌한 기운을 보이며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얘들아, 힘내.”
그럼에도 은하는 여전히 방관자를 자처하기로 했다.
무기를 쥔 친구들은 거의 동시에 속으로 같은 생각을 품었다.
노은하, 이…!
이외에도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비속어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