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291
“…내…, 내가 잘못했네…!”
23번 남자가 자신 앞에 누군가의 머리가 떨어지고 나서야 속사포로 말했다.
그때는 상황이 어느덧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때였다.
도중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남자의 목소리에서 더는 자만심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그러니 제발 손을 대지만 말아주게…!”
23번 남자는 바닥을 적시는 피에 새하얀 정장이 젖는 것도 마다하고 허겁지겁 무릎을 꿇었다.
필시 바로 앞에 은하가 있었더라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았을 것이다.
“…사람은 원래 한결같아야 하는 법인데….”
은하는 가면을 타고 떨어지는 피를 손등으로 훔쳤다.
피가 튀지 않은 데가 없었다.
거의 대부분 상대가 흘린 피였지만 자신이 흘린 피도 있었다.
아무래도 정상적인 플레이어들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놈들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피를 보고 말았다.
하마터면 당할 뻔했어.
브루노 아저씨가 있어서 다행이지.
이것들이 독까지 사용하다니….
바일런트 베놈을 사용하는 자신이 비겁하다는 발언을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녀석들은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에도 꿋꿋이 저항하는 맹독을 사용했던 것이다.
덕분에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는 체내에 침투한 맹독을 파괴시키러 격정적으로 꿈틀거렸다.
중독되어 서서히 말려죽는 감각과 신체가 폭발하는 것만 같은 감각을 견뎌내야 했다.
그사이 브루노는 은하를 지키면서 녀석들을 상대해야 했고.
“몸은 어때?”
“…더 이상 아프지 않기는 하지만 이따가 포션이라도 마셔놔야 할 것 같아요.” “알았다.”
물론, 건진 것도 있었다.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는 생각보다 더 유용하다는 것이었다.
스킬석을 받아들였다고 하더라도 스킬석에 잠들어 있던 섭리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은하는 바일런트 베놈은 맹독을 품은 마나를 칼날에 씌어서 검격을 날리는 마법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싶어도 그가 받아들인 섭리는 너무나 작은 파편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은하는 그 섭리가 바일런트 베놈보다 아래에 위치한 독성을 파괴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바일런트 베놈보다 등급이 더 높은 독성도 파괴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독에 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란 말이지.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는 자신 외의 다른 독을 허용하려고 하지 않았다.
체내에 침투한 독을 이물질로 여겨 사납게 꿈틀거린 것이다.
설령 자신보다 강대한 독일지라도.
제3위계 오버랭크 도마뱀의 왕의 섭리는 확실하게 왕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도마뱀의 왕을 성체로 키운 다음, 그때 스킬석을 회수했더라면 섭리를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에.
아니, 도마뱀의 왕을 내버려뒀다면 나 혼자서 상대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을 거야.
은하는 이내 떠오른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후회는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미 회귀 전보다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힘과 사람을 손에 넣지 않았던가.
그는 우선 겁에 질린 얼굴로 애걸복걸 손을 비는 남자를 처리하기로 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살려만 주신다면 뭐든 시키는 대로 다하겠습니다!”
회귀 전에 숱하게 들은 말이었다.
은하는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눈물콧물을 빼는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회귀 전에도, 지금도.
그는 자신에게 칼을 들이민 사람은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검은 가시나무에 마나를 주입했다.
칼날에 맺힌 마나를 알아본 남자가 거의 오열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 돈…! 제가 돈이 많습니다! 절 밖에만 내보내주신다면 돈 따위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안 그래도 돈을 많이 쓰셨을 겁니다! 제 돈은 분명 보탬이 될 겁니다!”
그는 가면 속에서 코웃음을 쳤다. 이런 곳에서 화근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본디 한결같지 않은 사람은 언제든 자신의 태세를 바꾸는 법이었다.
이 남자가 지하시장 밖으로 나가면 정말로 자신의 재산을 줄 것인가.
그럴 리가 없었다.
필시 사회의 보호를 받을 남자는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구질구질하게 복수를 해 올 것이다.
“…법무부 차관!”
“……!”
돈으로도 설득할 수 없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대뜸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은하는 남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남자가 천천히 눈꺼풀을 떴다.
그러고는 떨리는 입술을 움직였다.
“제…, 제가 법무부쪽 차관입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신분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저…, 절 죽이시면 후환을 감당하셔야 할 겁니다. 하지만 저를 지금 살려주신다면 그만한…. ” “그래서 뭐?”
은하는 가당치 않아서 남자의 말을 잘랐다.
법무부에서 차관을 차지하고 있는 공직자가 지하시장을 이용하다니.
남자를 내려다보는 은하의 시선에 서늘한 예기가 서렸다.
남자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오, 오지 마! 나한테 손댔다가는 네놈들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으냐!?”
무언가가 잘못됐다.
그걸 직감한 23번 남자는 이제는 권력으로 협박을 하려 했다.
그러다 은하가 검을 들어 올리자, 다시금 잘못했다고 손을 싹싹 비는 꼴이란.
“어차피 너네는 전부 싹 치워버릴 생각이었어.”
“…무슨…!”
법무부든, 사법부든.
검찰청이든, 법원이든.
이 나라에서 그놈의 법을 만들고, 그놈의 법을 행하는 놈들은 기필코 갈아치울 생각이었다.
그러니 여기서 차관을 죽이든 말든 어차피 미래에 행할 일을 앞당겨서 수행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은하는 남자의 어깻죽지를 가르고, 칼날을 비스듬히 휘둘러서 남자의 심장을 베었다.
처음 자신의 어깨가 떨어져나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남자는 현실을 믿지 못하고는, 심장이 꿰뚫려서야 눈을 부릅떴다.
그것이 끝이었다.
남자는 그대로 절명했다.
그때는 브루노가 바닥에 쓰러져서 목숨을 연명하고 있던 플레이어들을 처리한 뒤였다.
“저 사람은 어떻게 할 거지.”
“죽여야죠.”
브루노는 쇠사슬에 손발이 묶인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노인을 가리켰다.
은하도 시선을 주었다.
노인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듯, 저항하려 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은하 역시 노인을 살려둘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도 않았다.
자신들이 가면을 쓰고 있다지만, 괜히 신분을 들킬 수 있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됐다.
애초 노인은 노예였다.
노인 혼자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그래봤자 지하시장으로 돌아가 다시 경매장에 오르는 일밖에 없으리라.
어떤 의미에서 노인은 지금 여기서 삶을 포기하는 게 옳은 선택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최대한 고통 없이.
은하는 검은 가시나무로 노인에게 죽음을 선사하려고 했다.
“─기다려. 나 물어볼 게 있어.”
그러던 때였다.
와 같이 있던 유도준이 피바다를 가로질러서는 은하의 앞에 선 것이다.
이 상황에서도 생긋 웃은 유도준은 은하의 양해를 구하고 노인을 향해 몸을 돌렸다.
“할아버지는 이름이 뭐예요?”
“…….”
마치 친구에게 말하듯이 격 없이 노인에게 말을 거는 유도준.
가만히 자신의 죽음만을 기다리던 노인이 천천히 눈꺼풀을 떴다.
죽음을 목전에 둔 노인의 눈동자는 고요한 수면처럼 잔잔했다.
“…김갑수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가족관계는요?”
“아내는 작년에 사별했고…, 밑에 아들내외와 손녀 둘이 있습니다.”
“그러면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
노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노인에게 돌아갈 집이 있을 리가 없었다.
잠시 후, 노인은 고개를 젓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마땅히 돌아갈 곳이 없는 거라면 제 밑에서 일하는 건 어때요? 마침 믿음직한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요.”
유도준이 한쪽 무릎을 꿇고 노인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은하는 결국에는 검은 가시나무를 거뒀다.
그의 결심에 뭐라 항의할 생각은 없었다.
얘는 이런 애였지.
이전 삶에서 유도준이 영원그룹의 2대 회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전략과 운이 다가 아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유도준에게는 충심이 깊은 사람들이 따랐다.
그들이 우직하게 그를 보필했기에, 유도준은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은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카데미에서 미친놈으로 소문난 은하에게 유도준은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동시에 그는 자신은 결코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그러니 그가 손을 내민 사람이라면 믿어줄 수 있었다.
마침 이 시기의 유도준에게는 그를 보필해줄 사람들이 필요했다.
유도준의 주변에 심어진 사람들은 거의 다른 후계자들의 끄나풀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노인에게는 불안한 부분이 하나 남아 있었다.
믿음직하기는 하지.
근데 가족의 정에 약한 사람이야.
그것은 노인이 지하시장에 얌전히 ‘출품’된 것으로도 알 수 있었다.
노인은 가족의 정에 약하다.
그리고 유도준이 일을 도모하기에 정에 약한 사람은 반드시 그의 발을 붙잡고 말 것이다.
유도준도 그것을 알고 있을 터.
그럼에도 노인을 고용하려고 하는 그의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없었다.
“…며느리가 많이 아픕니다. 제가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아들내외를 힘들게만 할 뿐입니다. 그러니 거두어주신다면 목숨을 다해 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날 배신하지만 말아요. 눈앞에서 배신당하는 건 이제 질색이거든요.”
“알겠습니다.”
“여기를 나가는 때부터 할아버지는 다시 그 이름을 사용하면 안 돼요. 새 이름으로, 새 신분으로 살아야 해요.”
“명심하겠습니다.”
“다시는 가족들과 만나서도 절대 안 되고요.”
“…이미 저는 없는 몸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폐만 될 것입니다.”
노인은 자신의 신세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지하시장에서 노예로 전락했다는 의미는 바깥에서 실종처리가 됐거나 사망했다는 뜻이었으니까.
죽은 사람으로 처리되었을 노인은 피가 이어진 가족들을 만나는 일이 허용되지 않았다.
노인은 없는 사람이었다.
“좋아요. 그러면 할아버지를 위해 며느리분의 치료비는 제가 어떻게든 해결하도록 할게요. 할아버지한테는 다달이 생활하는 데에는 문제없는 돈이 나올 거고요.”
“…감사합니다.”
파격적인 대가.
일순 노인의 눈이 흔들렸다.
유도준이 내민 손을 맞잡은 그는 고개를 숙여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나 유도준은 아직 말을 끝맺지 않았다.
“감사해할 것 없어요. 빚이니까요. 할아버지가 만약 저를 배신한다면, 그때는 할아버지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노인의 등을 토닥이는 유도준.
은하는 유도준의 뒷모습을 보고는 가면 속에서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유도준이 아무 대책도 없이 노인을 고용했을 리가 없었다.
가족의 정에 약하다는 걸 알았으니 노인의 가족을 인질로 잡은 것이다.
노인이 결코 배신하지 못하도록.
때에 따라서는 그의 말 한마디에도 당장 자신의 목숨을 끊을 수 있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노인은 감사하다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유도준은 인질이라는 말을 했지만, 노인은 그것을 은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직한 노인은 죽는 날까지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설퍼.
은하는 감지망을 전개했다.
조금 전부터 이쪽을 지켜보고 있던 시선이 하나.
필시 브루노도 느끼고 있으리라.
그것을 확인한 은하는 노인을 일으켜 세우는 유도준에게 말했다.
“나는 이놈들 처리를 해야 하니까, 너는 잠시 방으로 돌아가 있어.”
“나도 같이 가도 되지 않아?”
“따로 볼일이 있어서 그래. 귀찮게 굴지 말고 방에서 기다리고나 있어. 아저씨가 배웅해줄 거야.”
은하는 브루노에게 눈짓했다.
브루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말 괜찮은 것인지 물었다.
은하는 피식 웃었다.
한 명은 자신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었다.
사체를 처리하는 게 문제이지만, 조금 이따가 브루노가 돌아온다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으리라.
은하는 그렇게 브루노와 유도준, 노인과 를 먼저 보냈다.
천보
마침 감지망에 걸려든 기척이 냉큼 달아나려고 했다.
플레이어가 아닌 일반인의 움직임이었다.
천보를 사용해 남자의 뒤를 추격한 은하는 이내 그를 바닥에 자빠뜨렸다.
“…사…, 살려주세요!”
중년 남성.
바닥에 엎어져, 한 손을 등 뒤로 꺾인 남자가 소리쳤다.
자신은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중에 목격한 것이라며, 아무 관계도 없는 일반인이라고 밝혔다.
급기야 흙을 한 움큼 쥐고 있던 손으로 허겁지겁 자신의 가면을 벗기까지 했다.
“그래서 뭐?”
목격자는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은하는 남자의 가면이 꽤나 낯이 익었다.
기억을 떠올리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남자는 가극장에서 노인이 항시도 눈을 떼지 않고 보던 사람이었으니.
“뭐야? 그 할아버지 아들이었어?”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집에 애들이 있어요, 아픈 아내가 있습니다. 살려만 주시면 어떻게든 은혜를 갚겠습니다.”
어째 똑같은 레퍼토리.
은하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남자를 찬찬히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하며.
“…돈이라면 얼마든 드리겠습니다! 지금 저 가방에 몇 천 만원이나…!”
남자가 뭐라 설득하려 하는 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남자에게 어떠한 사정이 있든.
남자의 가정이 어떻든지 간에.
그에게는 하등 상관도 없었다.
남자에 대한 공감은 전혀 없었으며 무엇이 자신에게 더 이로운 것인지 생각하는 것밖에.
유도준은 아직 어설퍼.
이전 삶에서 영원그룹의 회장이 된 유도준이었다면 노인의 가족들에게 빚을 만들어주는 것 외에도, 그들이 자신을 방해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거나.
가족들을 먼 곳으로 보낸다거나.
그러나 14세의 유도준은 노인의 가족들에게 빚을 만들어두
는 선에서 그쳤다.
물론 유도준이 노인을 배려했기에 다른 계획을 말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눈앞에 있는 남자만은 어떤 식으로든 처리해야 했다.
남자는 알고 있는 게 너무 많았고, 자신들을 목격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남자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제 아비도 팔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극단적으로 남자는 아내를 위해서 상대세력에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팔 수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유도준은 끝이다.
지하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지하시장에서 일어난 일로 처리돼야 했다.
음지를 양지로 끄집어 올렸다가는 유도준의 입지는 무너지고 마리라.
스티지안 아이
그래서 은하는 남자의 정신을 굴복시키는 것을 선택했다.
조금씩 공포를 심어주면서 남자의 마나 저항력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남자의 눈동자가 탁해지자, 남자의 무의식에 접근했다.
스티지안 아이의 섭리는 남자에게 제 아비를 죽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들어주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동시에 남자가 아버지에 대해서는 전혀 떠올리지 못하도록 했다.
“…다 됐다.”
이중삼중으로 암시를 건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자가 아버지에 대한 단어를 읊조리는 순간, 남자의 정신이 즉시 붕괴하는 암시를 걸었다.
스티지안 아이의 섭리로도 한 번 붕괴한 정신은 다시는 되돌릴 수가 없었다.
은하는 그것을 마치고 나서야 남자에게서 떨어졌다.
돌아가는 대로 포션이나 마셔야지.
체내 마나를 너무 많이 소비했다.
은하는 벽에 등을 기대고 브루노가 돌아오기만을 멍하니 기다렸다.
유도준의 안이함을 불평하면서.
그러면서 자신도 회귀 전이었다면 남자를 죽여 버렸을 거라는 생각을 문득 스쳐 보내면서.
자신도 물렀다.
“그래도 어찌어찌 끝나기는 했네.”
은하는 어둠 속에서 중얼거렸다.
간절히 찾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를 손에 넣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