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22
인력이 부족했다.
플레이어 아카데미는 분명 작년에 슬레이어들이 학생들을 납치하면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게 됐다.
그래서 아카데미는 주의를 들이며 종합능력평가의 장소를 결정했고, 혹시나 하는 위험에 대비해 전보다 많은 플레이어들을 고용했다.
그러나 아카데미의 노력을 비웃듯, 갑작스럽게 대규모 편재가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제5위계 몬스터 한 마리와 제5위계 오버랭크 몬스터가 나오는 일까지 있었으니.
고용된 플레이어들 대다수는 현재 놈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플레이어들의 도움을 바라지 못하고 어떻게든 도망쳐야 했다.
“…12시 방면에서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 5명. 그 뒤에 따라붙고 있는 몬스터 4마리. 서나야, 텔레파시 좀 부탁해.”
[12시 방면, 요격 준비! 헌터들은 살아남은 몬스터들을 견제하면서, 딜러들이 길을 열어줘!]다행히도 학생들은 작년과 다르게 몬스터를 상대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애초 그들은 몬스터를 죽이기 위해 종평에 참가한 것이다.
뿔뿔이 도망치던 학생들은 사전에 집결지로 정해진 우천초등학교에서 진지를 구축했다.
물론,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남은 교관들과 플레이어들의 실력으로는 몬스터들을 달고 도망쳐오는 이들을 모두 구해낼 수 없었다.
그때, 031기의 유망주들로 통하는 학생들이 그들을 보조해준 것이다.
“…다음. 4시 방면에서 몬스터들이 접근 중. 이쪽으로 다가오는 속도로 보았을 때 네 발 짐승형으로 추정. 개체는 11마리, 위계는 제8위계…로 추정 중.”
[4시 방면 주의! 제8위계로 추정되는 사족보행 몬스터 11마리가 빠른 속도로 접근 중이야!]그러한 상황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유망주들은 세 사람이었다.
당장 현역으로 뛰어도 무방하다며, 플레이어들이 혀를 내두르며 말하는 031기의 정하양.
그녀는 우천초등학교 운동장 위에 대피하는 학생들을 보호할 정도로 거대한 보호마법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었다.
캐스터 두 사람이 그녀의 마법을 거들어주고 있다고 하지만, 마법을 구축하는 술식은 모두 그녀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이런 걸 대체 어떻게….
…나는 불가능해. 이 정도 규모의 방벽은 만들 수 있어도 카운터까지 겸임하는 마법을 구축하다니.
하트여왕의 선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공격해오는 몬스터들에게 카운터 공격을 가하던 마법은 완성도가 보다 높아져 있었다.
방벽 근처로 몬스터들이 다가오면 방벽은 경고음을 울리며 놈들에게 견제를 가하기까지 했다.
서영 언니의 조언 덕분이야. 만약 서영 언니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면 보호마법을 전개하는 것만으로 힘이 빠졌을 거야.
캐스터 두 사람이 이를 악물면서 술식을 받쳐주는 가운데, 정하양은 얼마 전에 자신에게 조언을 해줬던 신서영을 떠올렸다.
따지고 보면 신서영의 속성 강의로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보호마법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정하양은 의문이었다.
은하는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노은하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자신과 친구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 게 아닌가 하고.
의문은 거의 확신과 다름없었다.
은하가 사전에 몇몇 친구들에게는 일회용 아티펙트를 주기도 했기에.
은하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렇다면 은하는 알고 있었으면서 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랬다면 학생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얼굴을 알고 있던 학생들이 눈앞에서 죽어나가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필시 이곳이 전장이 아니었더라면 슬퍼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리라.
그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딜러와 헌터를 맡은 학생들은 현재 흘러내리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디바이스를 쥐고 있었다.
플레이어들과 교관들은 분노했고, 친한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이들은 넋을 잃은 채 보호를 받고 있었다.
“서나야, 4시 방면. 토벌하지 않은 몬스터 한 마리가 남아 있어.”
[4시 방면, 재사격 실시!]저들을 지켜야 한다.
하양은 도리질을 하며 조금 전부터 텔레파시스트로서 활동하고 있었던 서나에게 말을 전했다.
처음 플레이어들은 텔레파시스트를 하양에게 붙여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한사코 그들의 제의를 거절했다.
서나와 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나는 자신이 건넨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며 다른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었다.
어느새 운동장에 집결한 사람들은 두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었다.
물론 두 사람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유망주 중 하나인 수빈은 방벽을 구축 중인 캐스터를 대신할 화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거미 다리
파이어볼(Fireball)
레인저들의 보호를 받으며 수빈은 마법을 구축해나갔다.
빠른 캐스팅과 직관적인 상상력.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몬스터들은 칼에 찔리고, 불에 지져지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
“약해도 너무 약한 거 아니야?”
몬스터는 결단코 약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빈은 파이어볼을 날리다 열기에 덴 손을 탈탈 털어내며 콧방귀를 끼었다.
그녀는 파이어볼을 사용할 때마다 화염을 압축한 화구(火球)가 주는 고통에 흠뻑 빠져 있었다.
살아 있다는 실감이 들었기에.
무엇보다 몬스터들을 불살라버리는 마법에 한껏 심취했기에.
희열을 느꼈고, 쾌감을 느꼈다.
“비켜. 저건 내가 죽일 테니까.”
[수빈아! 지금 어디 가는 거야!]그러나 그녀의 마법은 굉장해도, 파티 플레이는 영 꽝이었다.
적들을 죽이다 환희에 찬 그녀는 주변의 지시도 무시하면서 전위로 나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원거리 공격을 가해오는 몬스터에게 상처를 입기도 했고.
정작 그녀는 호승심에 불탔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무모하고 위험했다.
“─배수빈.”
급기야 하양은 명령도 제대로 따르지 않는 배수빈에게 화가 났다.
그동안 참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배수빈이 전위로 뛰쳐나가는 한편, 그녀가 피아를 구별하지 않고 마법을 난사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학생들이 죽을 수도 있었다.
“이렇게 멋대로 행동할 거면 그냥 뒤로 빠져. 솔직히 네가 도와줘봤자 전황이 어지러워질 뿐이니까.”
“…….”
배수빈의 눈빛이 흔들렸다.
살기를 머금은 눈빛이 이내 하양을 노려보았다.
그럼에도 하양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 놀랐다.
자신조차 이 정도로 담력이 세고, 하고 싶은 말을 눈치를 보지 않고 내뱉을 줄은 몰랐다.
평소라면 수빈을 타일렀겠지만.
학생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녀를 굳세게 만들고 있었다.
“대답 안 할 거니?” “…큭….”
한편, 심기가 상한 배수빈은 힘을 끌어올렸다.
머리 위에서 만들어진 파이어볼이 크기를 부풀리며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하양은 겁을 먹는 일 없이, 체내 마나를 발현해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마법에 대한 조예라면 배수빈보다 정하양이 훨씬 나았다.
그럼에도 그녀가 캐스터가 아니라 네비게이터를 고른 이유는 자신밖에 학생들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수빈의 파이어볼을 해주하는 것은 간단했다.
실제로 배수빈은 파이어볼에 대한 제어능력을 빼앗겨 있는 상태였다.
“…알았어. 미안해.”
마나와 마나의 힘겨루기.
결국 배수빈이 패배를 시인하자, 하양은 파이어볼에 대한 제어능력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혀를 찬 배수빈은 돌려받은 마법을 전방에 집어던졌다.
지면에 떨어진 화구가 터져나가며 주변 일대를 불태워버렸다.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봐. 정말로 미안해.” “아니야. 알면 됐어.”
“…….”
배수빈도 변했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수빈은 자신이 잘못한 일에 사과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그녀보다도 달라진 사람은 상대의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게 된 하양이었다.
수빈은 하양이 정색하며 수긍하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6시 방면. 비행형 몬스터들이 접근해오고 있는 것 같아. 수빈이 네가 요격 좀 해줘.” “…알았어.”
결국 수빈은 떨떠름한 얼굴을 하며 하양의 지시를 받아들였다.
그녀를 떠나보낸 하양은 잠시 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큰일 날 뻔했어.
무서워 죽는지 알았다.
설마 친구의 살기를 받게 될 줄은 예상도 못했던 하양은 먼 시선으로 전장을 내다보았다.
은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멀리서 은혁이 몬스터에게 쫓기는 학생들을 무사히 데리고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 은하의 얼굴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은하의 실력이야 믿고 있다고 해도 걱정이 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특히나─.
─은하는 무슨 생각인 걸까?
하양은 최근에 은하가 보여주었던 얼굴을 떠올렸다.
무언가 결심한 것 같던 얼굴.
묻지 말아달라는 듯한 얼굴.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지던 얼굴은 그녀에게 조금 무섭게 다가왔다.
자신이 아는 은하가 아닌 것 같아 섣불리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기에, 그녀는 저 혼자 이번 사건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했다.
…아닐 거야.
은하가 그럴 리가 없어.
이내 그녀는 은하가 이 모든 일을 꾸민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을 품다 고개를 저었다.
은하가 그럴 리가 없었다.
그래서도 안 됐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은하란 사람은 툭하면 귀찮아하는 티를 내면서도 어쩔 수 없다면서 친구들의 투정을 모두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간혹 무섭게 굴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행동은 어디까지나 정상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았다.
때로는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이번 일을 꾸몄을 리가 없었다.
은하에게 아무 이득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은하가 그랬을 리 없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걸 거야.
하양은 이내 고개를 내미는 의문을 그럴 리가 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의문은 한 번 싹이 트면 쉽게 제거할 수 없는 법이었다.
“하양아! 저쪽에서 사람들이 오고 있어! 숫자가 꽤….” “…27명.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몬스터 수는 40여 마리…. 서나야, 사람들한테 조심하라고 일러줘!”
상념에서 깨어난 하양은 감지망을 전개했다.
서나가 말했던 방향에서 학생들이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가 서나에게 지시를 전달하자, 은혁을 위시한 딜러들이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전방으로 뛰어갔다.
그야말로 난전이었다.
사람과 몬스터가 뒤섞였다.
급기야 전위를 요격할 수 없게 된 레인저들이 도망쳐오는 학생들에게 길을 만들어주며 그들을 쫓아오는 몬스터들을 요격해야 했다.
“이것들이 어디서…!”
배수빈은 혀를 찼다.
이래서는 포격의 대상이 될 존재를 지정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사태가 소강될 때까지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몬스터들이나 견제해야 했다.
랑보
마나 크래셔
그런 상황에서 활약을 보인 사람은 최은혁이었다.
그는 난전 속에서 피아를 구별하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랑보를 사용해 전장을 활보하면서 위험에 처한 학생들을 구해주기까지 했다.
“건웅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저 많은 몬스터들한테 쫓기고 있던 거야?”
한편, 서나는 학생들을 지휘하며 우천초등학교에 도착한 김건웅에게 말을 걸었다.
꼴이 말이 아니었다.
얼굴에 피와 흙을
덕지덕지 묻힌 그는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다.
이윽고 숨을 가다듬은 그가 다급한 얼굴로 지휘관을 찾았다.
그러고는 학생들을 지휘하고 있던 사람이 하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당황한 눈치였다.
그러나 당황할 때가 아니었다.
“숲속에 10명가량 더 남아 있어. 이쪽으로 도망치던 길에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고 떨어져 나갔다고. 제발 그 애들을 구해줘….”
“…아….”
들여다볼 수 없는 숲속 어둠 속에 학생들 10여명이 남아 있다.
하양과 서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자신의 친구들을 구해달라고 말하는 그에게 난처해했다.
마음은 십분 공감하나 안타깝게도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었다.
따로 전력을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도 부족한 전력을 쥐어짜내며 전황을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무엇보다 후미에 남겨진 학생들은 필시─.
─죽었을 거야.
저만한 몬스터들을 끌고 왔다.
후미에 남겨진 학생들은 저것보다 더 많은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였다고 할 수 있었다.
과연 그들이 놈들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미안해.”
하양은 낙관하지 않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자신을 의지하는 상황에 그들을 사지로 몰 수 없었다.
“그래…, 그런가.”
KK그룹의 직계 김건웅도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으리라.
착잡하게 고개를 끄덕인 김건웅은 자신에게도 일을 달라고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어?
그러다 하양은 그의 어깨에 걸려 하늘하늘 흔들리는 녹색 실을 발견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지 못했던, 이 밤 아래 옅은 빛을 띄우는 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야. 건웅이 너는 일단 교관님한테 가서 너희 상황을 보고해줘.” “알았어.”
하양은 손가락에 걸린 실을 황급히 뒤로 감췄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고 난 뒤에야 녹색 빛을 발하는 실을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 실.
“이건….”
그러나 그녀는 수업에서 녹색으로 빛을 내는 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옛날에 플레이어들은 귀신거미의 거미줄을 이용해 암습을 가했다고.
에이, 아니겠지.
아닐….
이게 정말 귀신거미의 거미줄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쓴웃음을 지으며 부정하던 그녀는 김건웅과 함께 돌아온 이들 중 실이 붙어 있는 이들을 찾았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숲에 귀신거미가 있는 걸까.
그럴 리가 없다.
귀신거미는 이런 밀림지대에서는 출몰하지 않는 것으로 아니까.
그렇다면 누군가가 일부러─.
“─아닐 거야.”
고개를 치미는 의심.
하양은 그것을 어떻게든 억누르며 체내 마나를 발해 학생들에게 붙은 실을 떼어냈다.
자신의 손에 실이 모였을 때에는 녹색 빛이 사라지고 난 후였다.
은하야, 어디에 있어?
빛을 잃고 사라지는 거미줄을 보며 그녀는 은하를 찾았다.
그를 보아야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어둠 속에서 거미줄이 붙은 이들만 죽일 수는 없었다.
그들을 죽이는 순간 주변에 있던 학생들까지 죽여야 했다.
그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정도란 것이 있었다.
너무 많은 이들을 죽여 버렸다가는 목격자가 생길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은하는 몬스터를 이용해 집단으로 피난을 떠나는 학생들을 습격하도록 했다.
결과는 반쯤 성공했다.
“…김건웅은 죽이지 못했나.”
은하는 10여명의 학생들의 시체를 게걸스럽게 먹어대던 몬스터 사이를 지나쳤다.
먹이에 열중한 놈들은 현재 그에게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아직 사냥의 열기가 잔재한 이들이 공격을 가하다 절명했을 뿐.
은하는 거미줄이 붙어 있는 시체를 일일이 확인하고는 숲속을 나왔다.
나무에 올라, 학생들이 집결하는 우천초등학교를 바라보았다.
은혁이 자신이 끌어들인 녀석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은혁이도 제법 늘었네.
아직 어설프지만.
최은혁은 아직 기프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은혁은 자신이 가르친 마법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며 성장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김건웅을 죽이지 못한 게 아쉬운데 말이야.
은하는 하양이 전개한 방벽 안을 둘러보며 입맛을 다셨다.
김건웅을 죽이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쉬웠다.
KK그룹의 직계를 죽인다면 국내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었을 테니까.
회귀 전에 비해 KK그룹의 힘이 조금 커졌어.
이전 삶에서 KK클랜은 십이좌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삶에서 KK클랜에서 십이좌를 배출한 것이다.
곽우혁이 십이좌로 뽑히지 않은 것으로, 황산군이 십이좌가 되고 말았다.
황산군 정도면 나쁘지 않지.
곽우혁 그 새끼보다는 능력도 있는 사람이니까.
문제는 KK그룹이 이전 삶과 달리 영향력을 넓혔다는 거야.
이전 삶에서 KK그룹은 동해그룹과 하위권에서 경쟁을 하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것으로, KK그룹은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은하는 이번 삶에서 혹시 모를 미래에 대비해 KK그룹의 영향력을 깎고 싶었다.
계속 동해그룹과 경쟁을 하도록.
그런 의미에서 KK그룹의 회장이 되는 김건웅을 제거해두면 균형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김건웅은 인성에 결격이 없었지만, 그의 경영수완이 워낙에 탁월했기에 위협이 되었으니까.
쯧…, 어쩔 수 없지.
기회는 이번만이 아니니까.
은하는 한창 아쉬워하더니 다시금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