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38
은아를 독점하는데 성공했다.
모처럼 점심시간에 휴식을 받아낸 은하는 은아에게 점심이나 먹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당연히 한창진은 빼고.
“창진이한테는 따로 점심 먹겠다고 얘기해 놓을게.”
“정말 그래도 돼? 한창진 오빠랑 같이 점심 먹기로 했다면서.” “흥, 됐어. 자기 혼자 살겠다면서 나를 밀치고 도망친 애랑 내가 왜 같이 밥을 먹어야 하니?”
“맞아. 누나 말이 백 번 맞지, 암. 한창진 그 형은 남자도 아니야.”
“아하하….”
은아는 오해를 하고 있었다.
미로가 변모하기 전, 환상에 걸린 한창진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벌인 행동이 저 혼자 살겠다며 도망치는 모습으로 보인 듯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오해를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덕분에 그와 나란히 휴식을 받은 정하양은 진실을 알면서도 어색한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날 지켜준다고 했으면서…. 걔도 다른 애들처럼 말만 잘했던 거였어. 알았지, 은하야? 여자한테는 절대로 빈말은 하면 안 되는 거야. 이거는 똑똑히 기억해야 해.” “알지. 내가 누나한테 몇 번이나 들은 이야기인데. 창진이 형 같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하하….”
단단히 심통이 난 그녀는 창진에게 걸려오는 연락에는 제대로 반응도 해주지 않고 있었다.
은하는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그녀의 말이 모두 진리라는 것처럼 맞장구를 쳤다.
정작 하양이 생각하기에 은하 역시 빈말을 꽤 하고 다닌 것 같았지만.
그녀는 다만 어색한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런데 점심은 어디서 먹으려고? 지금 이 시간이면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로 붐빌 텐데….”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하양이가 도시락을 싸왔다고 했거든.”
“도시락?” “응! 짜잔!”
아카데미는 문화제로 어디를 가든 사람들로 붐볐다.
그나마 부스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사람의 발길이 뜸했지만, 먹을 데가 마땅히 없었다.
학생식당에서 먹는다고 하더라도, 그곳 역시 학생들로 붐빌 테였고.
그렇기 때문에 하양은 한적한 데서 편안히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을 싸온 것이다.
그녀는 가방에서 꺼낸 커다란 찬합을 은아에게 보여주었다.
은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이거 하양이 네가 다 만든 거야? 이렇게 많이?”
“다른 사람들이랑 나눠먹으려고 일부러 많이 만들었지.”
“이거 만드느라 힘들었겠다.” “에헤헤…, 아니야. 조금 일찍 일어나서, 있는 재료로 적당히 만든 거야.”
“이건 있는 재료로 만든 게 아닌 것 같은데….”
은하는 나무 그늘 아래에 돗자리를 깔았다.
자리에 앉은 은아는 하양이 가져온 도시락을 보고는 연신 감탄했다.
하양은 별 거 아니라고 말했지만, 은아는 그녀가 싸온 도시락이 결코 별 게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근데….” “응? 왜 그래?”
“은하가 좋아하는 것만 잔뜩 있네.”
“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 그리고 언니, 은하랑 나랑 입맛도 비슷하잖아.”
“흐음…, 그랬나?”
“…으, 은하야, 배고프지!? 언니도 배고프지 않아? 우리 얼른 밥 먹자! 너무 배고프다!”
은아는 눈을 가늘게 떠서는 그녀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깜찍해 죽겠다는 듯이.
이내 하양은 부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꿔서는 두 사람에게 젓가락을 내밀었다.
“은하야. 이거 하양이가 널 위해 만들어온 것 같은데 고맙다는 말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어, 언니! 그러지 않아도 돼!”
“너희 둘, 문화제 기간 내내 계속 시프트가 겹쳐서 밥도 같이 먹어야 한다면서. 그때마다 하양이가 계속 도시락을 싸올 텐데…, 얻어먹기만 해서는 미안하잖아.” “…하긴, 그러네. 고마워, 하양아. 맛있게 잘 먹을게.”
은아는 작게 키득거렸다.
젓가락을 딴 그녀는 그동안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던 은하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 눈에는 보였다.
은하가 모르는 척하는 것이.
“나도. 하양아, 맛있게 잘 먹을게!” “응! 언니 입맛에 맞으면 좋겠다.”
“내 입에도 맞으니까 누나 입에도 맞을 거야. 맛있어.”
은하는 시큰둥하게 답하고는 볼에 음식을 집어넣었다.
정석훈에게 가르침을 받은 그녀가 음식을 맛없게 만들었을 리 없었다.
역시나.
은하는 자신의 입맛을 딱 사로잡는 그녀의 솜씨에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이 맛에 중독되면 더 이상 이 요리를 먹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못 사는 건 아니지.
음식은 배를 채우기 위한 거니까.
은하는 무심결에 쓴웃음을 지었다.
음식이 이렇게 맛있다는 걸 깨달은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는 과감히 회귀 전의 방식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
음식은 배를 채우는데 불과하다고.
그럼에도 될 수 있으면 이 삶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부우우
그때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은하는 호주머니에서 꺼낸 스마트폰을 보고는 눈빛을 달리했다.
“나 잠깐만 전화 좀 하고 올게.”
“왜? 누구한테?” “그냥 아는 사람.”
은하는 궁금해 하는 은아에게 대충 얼버무렸다.
이어서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다시 파인톡을 확인했다.
「이십오」: 아카데미 도착(오후 12:23)
☆
은하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점심을 먹던 자리에는 은아와 하양 두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어색함은 아주 잠시.
어렸을 적부터 서로 친하게 지냈던 두 사람은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기애애하게 떠들었다.
그러던 은아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화제를 바꿨다.
“미안해. 은하 주려고 만든 건데, 괜히 내가 끼어들어서…. 은하도 참 눈치가 없지….”
“아니야, 언니. 나는 언니랑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걸?”
“그러니?”
“응, 당연하지.”
참 착한 아이다.
은아는 자신의 마음을 배려해주는 하양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하양이 자신의 남동생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
모르는 게 이상한 거지.
하양이 같이 착한 아이가 은하에게 마음이 있다는 건 정말 환영할 만한 이야기였다.
솔직히 그녀는 고맙기까지 했다.
“─하양아.” “응, 언니.”
그래서 은아는 응원해주고 싶었다.
어렸을 적부터 일편단심에 가까운 마음을 품고 있던 그녀를.
“앞으로도 은하를 잘 부탁해.”
“…….”
동시에 은아는 조언해주고 싶었다.
어렸을 적부터 계속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던 그녀를.
“은하 누나로서 말하는 거지만…, 은하를 좋아하는 건 힘들 거야.”
그녀는 자신의 남동생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남동생.
은하는 여태껏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가 마음속에서 자신에게 채찍질을 모질게 한다는 것을 언뜻 눈치 채고 있었다.
자신은 불행해야 한다며.
자신은 사랑받아서는 안 된다며.
끝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남동생.
솔직히 가족이 아니고서야 은하를 무대가로 아낌없이 사랑해주는 건 힘들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하양이 네가 은하를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그 애가 자기 자신을 좋아할 수 있도록…, 네가 옆에서 지지해줬으면 좋겠어.”
“…….”
가족의 사랑에는 한계가 있다.
가족의 사랑만으로는 그의 마음을 완전히 보듬어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은아는 자신의 이기적인 소망을 말했다.
하양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소망을.
아마 많이 힘들 거야.
지금껏 은하를 보아왔던 은아마저 그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지 바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은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들의 사랑으로 그 슬픔을 메꿔줘야 하리라.
반대로 그들의 마음에는 깊은 골이 생기고 말겠지만.
사랑의 우물이 마르지 않게 하려면 서로가 서로의 우물물을 퍼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은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자신의 우물물로 그의 우물을 채워야만 하리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은아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남동생이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은 그녀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
하양도 그것을 알기에 그녀의 말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녀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으리라.
이만한 시간을 그와 함께 했으니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아마 보답을 받지 못할 사랑.
누구도 쉽사리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
“내가 왜 여기에 와야 하냐고….”
“와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린다면 얼마든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만.”
이제는 질릴 법도 하건만.
정금전은 계속 투덜거렸다.
그럼에도 그의 비서는 아랑곳 않고 그의 불만에 답해주었다.
정금전의 입이 댓 발 튀어나왔다.
“새로 나온 소설이나 읽고 싶은데 꼬꼬마 애들 문화제에는 도대체 왜 와야 하는데….”
“도련님이 말씀하시는 그 소설…, 뭣하면 제가 여기서 줄거리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만.” “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제가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예전에 도련님 컴퓨터에서 음란물을 찾은 것도 바로 저….” “그 얘기가 왜 여기서 나와!”
아카데미 문화제.
사람들로 붐비는 그곳을 걷고 있던 정금전은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머리에 비녀를 꽂은 비서는 가만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결국 그녀를 상대해봤자 손해란 걸 깨달은 정금전은 몸을 홱 돌렸다.
타이트한 정장을 입고 있던 그녀가 그의 뒤를 따랐다.
“요새 도련님께서 관심을 가지시는 소설은 망나니물인 것 같더군요.”
“그래서 뭐?”
“도련님께서 좋아하실 법한 소설이 뭔지…, 제가 추천드릴 게 있습니다. 아마 만족하실 거예요.”
“허, 참. 그걸 어떻게 장담하는데?”
“옛날…, 제가 도련님 컴퓨터에서 도련님께서 좋아하시는 팬티스타킹 사진을 저장해둔….” “…그래, 알았어. 그만해.”
역시 이 비서는 못 당하겠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너무 잘 아는 그녀에게 백기를 든 금전은 한숨을 푹 쉬었다.
지금 생각하면 자신이 저택을 떠난 제일 큰 원인은 바로 자신의 생활을 속속들이 꿰뚫어보는 것 같은 그녀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었다.
“아, 참. 도련님.” “왜. 또 뭐.”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거기에 제 것도 찍어서 저장해뒀습니다만.” “…이런, 미친.”
후훗 하고 웃는 연상의 비서.
그는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저 누나가 지금 장난을 치는 건지, 정말 진짜인 건지 모르겠다.
당시의 컴퓨터는 집을 나오는 때 처분했기 때문에 백업본도 없었다.
그는 아주 잠깐 후회가 들었다.
할아버지는 도대체 왜 이 누나를 나한테 보내준 거야?
할아버지가 보내준 것이 아니라, 그녀가 직접 자원했다고 했던가.
아무튼, 현재 직함으로만 동해클랜 로드가 된 정금전은 행정관이면서 자신의 비서를 수행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뭔데?”
“도련님께서 일을 하시는 겁니다.” “하….”
일,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것.
정금전은 뒷덜미를 벅벅 긁었다.
결국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애초 동해클랜 로드로서 아카데미 문화제에 끌려왔을 때부터 이렇게 될 것이 뻔했다.
“알았어. 일. 일하면 되는 거지?”
“네. 사람을 한 명이라도 영입하면 도련님이 좋아하실 소설을 하나씩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진짜 거짓말하기 없기다?”
“하늘에 맹세컨대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 없습니다.”
“흥, 퍽이나.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면 그게 사람이냐?”
“도련님한테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 겁니다만.”
“말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청산유수구만.”
동해클랜은 참 애매한 클랜이었다.
클랜을 대표할 만한 플레이어들이 마땅히 없었으며, 무언가에 특화된 클랜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매년 A등급에 머물러 S등급을 목표로 하기는커녕,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려 하는 클랜과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었다.
동해그룹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KK그룹의 KK클랜은 황산군을 십이좌로 배출하면서 S등급에 자리매김하고 있건만.
그러다 보니 동해클랜의 로드가 된 정금전은 KK그룹에 지지 않을 만한 클랜을 만들어야 했다.
오늘 문화제에 나온 이유도 모두 그 때문이었다.
어중간한 동해클랜에 미래가 밝은 유망주들을 영입하기 위해서.
“그럼 아무나 영입한다?”
“아무나 영입하다 나중에 회장님께 불호령을 받고 싶으시다면….”
“쳇.”
동해그룹의 회장 정지만.
금전은 자신의 쩐주라 할 수 있는 할아버지 때문에라도 성실하게 일을 해야 했다.
그는 사전에 비서가 건네준 자료로 내년에 졸업하는 027기 중에 높게 평가를 받고 있는 이들을 살폈다.
“류연화라…. 의 기프트라면 내세울 만한 요소는 충분하네. 흠…, 실력도 꽤나 있는 것 같고.”
“류연화는 이미 레귤러스 클랜에 입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 내에 퍼져 있습니다.”
“레귤러스 클랜이 침을 바른 거야? 아니면 그냥 루머인 거야?”
“확인 결과, 거의 사실인 듯합니다. 밑에 보시는 노은아, 한창진도 같이 레귤러스 클랜에 입단할 겁니다.”
“캬…, 레귤러스 클랜이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만.”
“그래서 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레귤러스 클랜이 그러고 있던 동안 도대체 뭘 했던 거냐고 조만간 아주 혼쭐을 내겠다고….”
“젠장. 그놈의 노친네는 은퇴하면 집에서 얌전히 쉬고 있을 것이지, 사사건건 나한테 참견을 거네.”
“회장에서 물러나시기는 했지만, 대주주라는 점은 바뀌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지요.”
정금전은 씩씩 화를 냈다.
유망주로 분류되는 이들은 거의 다 대형 클랜과 협의 중에 있었다.
클랜끼리 서로 영입전쟁을 벌이는 시기를 정해놓았건만, 대형 클랜은 사전에 어떤 식으로든 합법적으로 그들에게 접근한 것이다.
그것이 A급의 동해클랜과 S급의 클랜과의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카데미 027기 중에서 진국을 건지지는 못할 것 같은데….”
목록에는 아직도 많은 유망주들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정금전은 류연화를 비롯해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을 놓치고는 다른 이들이 쭉정이처럼 보였다.
내년부터는 다른 대형 클랜들처럼 유망주들에게 접촉해놓자고 다짐한 정금전은 목록에서 고개를 들었다.
배가 고팠다.
뭐라도 먹고 싶었다.
“저기서 탕후루를 팔고 있네요.”
“마침 달달한 게 당겼는데. 일단 저거나 먹으면서 생각해보자.”
정금전은 어느 부스에서 팔고 있는 탕후루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부스로 다가간 정금전은 점원에게 돈을 주고는 자신이 먹을 탕후루와 비서가 먹을 것도 같이 샀다.
그녀가 웬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왜? 내가 이거 하나 못 사줄 것처럼 악덕사장으로 보였냐?” “악덕사장으로 본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습니다만.”
“하긴…, 내가 악덕사장이 아니라, 누나가 악덕비서인 거겠지.”
탕후루를 맛보며 낄낄대는 정금전.
그러던 그는 뒤이어 부스로 들어온 사람에게 눈길이 갔다.
“미예야, 어떤 걸로 먹을래?”
“아빠는 아까 그렇게 먹어놓고 또 먹을 생각이야? 진짜 내가 못 살아. 계약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태평하게나 있고….”
“미예야…, 아빠가 이렇게 보여도 정말 대단한 가디언이라니까? 그냥 가만히 있더라도 나한테 제의해올 클랜이 수두룩할걸?”
“그러면 왜 아빠가 몸담고 있는 클랜은 재계약 건의도 안 하는 건데!”
“그, 그건…. 오히려 아빠가 싫어서 계약이 끝나는 대로 나갈 생각이었어. 어른들만의 사정이 있다고 해야 하나…. 너도 크면 알게 될 거야.”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그 소녀에게 쩔쩔매는 거한.
활동하기 편한 경장갑을 걸친 그는 딸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었다.
“어째 돈 냄새가 나는데?”
그리고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금전은 남아 있던 탕후루를 그대로 입안에 집어넣고는 중얼거렸다.
그는 돈 냄새를 잘 맡았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저 플레이어는 돈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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