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56
유도준의 예상이 맞았다.
KK그룹의 직계 김건웅은 그날 중 호시미야 카에데에게 자신의 파티에 들어올 것을 제의했다.
물론, 그때는 이미 은하와 도준이 그녀를 선점해놓은 상태였다.
그녀가 KK그룹의 후원을 받더라도 영원그룹의 직계 유도준의 파티에서 그녀를 빼내는 일은 서로가 심력을 소모할 뿐이었다.
더군다나 은하가 그날 즉시 명단을 종평을 담당하는 교관에게 제출하기까지 했으니.
그러다 보니 김건웅은 아쉬워하며 입맛만 다셨을 뿐이다.
한편, 은하가 파티를 결성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교내에 퍼졌다.
“─왔어?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내가 분명 기다리지 말라고 했을 텐데….”
“안 그럼 네가 나올지 안 나올지 내가 어떻게 믿고?”
“…….”
중등아카데미 2학년 여자기숙사.
1층 로비에서 친구들과 톡을 하던 은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호시미야 카에데를 반겼다.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고 온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
운동복은 치수가 하나 큰 것인지, 그녀는 목덜미 속으로 얼굴을 반쯤 파묻고 있었다.
“그 차림으로 밖에 나가면 상당히 추울 텐데….”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그래, 그래라.”
흥 소리를 내는 호시미야 카에데. 그녀는 줄무늬가 세 개 그려져 있는 슬리퍼를 신고는 밖으로 나섰다.
은하는 그 뒤를 조용히 따랐고.
밖에는 한파가 몰아쳤다.
“…….”
“지금 눈 오거든.”
“…누가 뭐래?”
눈이 내리는 광경에 할 말을 잃은 호시미야 카에데는 은하의 첨언에 얼굴에 힘을 주었다.
그녀는 그와 말도 섞기 싫다는 듯 무작정 앞으로 나가며 눈을 맞았다.
은하는 새까만 머리칼을 나부끼며 걸어가는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다 우산을 펼쳤다.
그때 우산을 펼치는 소리를 듣고 움찔 발을 멈추는 호시미야 카에데.
“나 우산 있는데, 들어올래?”
“…….”
종평이 시작되기까지 이제 나흘.
은하는 그전에 그녀가 파티원들과 대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첫 만남부터 문제가 많았던 그녀는 자리를 마련해준다고 해도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은하는 호시미야 카에데를 데리러 나온 것이다.
은하의 독촉을 이기지 못한 그녀는 결국 이렇게 나와 버렸고.
눈이 이리 많이 오는지도 모르고.
자존심 하나는 센 애라니까.
은하는 그녀가 몸을 돌리는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제자리에 못박힌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회귀 전, 멀리서나마 보기만 했던 그녀는 은근히 자존심이 강한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 굉장히 많이.
은하는 어쩔 수 없이 다가가서는 그녀의 머리 위로 쓰고 있던 우산을 반쯤 씌워주었다.
그제야 그녀가 나직이 운을 뗐다.
“…이렇게 친절히 대해주지 않아도 내가 맡은 역할은 충분히 할 테니 가식 좀 떨지 마.”
“이게 왜 가식이야? 내 파티원이 이러다가 잘못해서 감기라도 걸리면 손해라도 볼까 싶어 이러는 건데.”
“…….”
“네가 네 역할을 하려는 것처럼, 나도 리더로서 내 역할을 하려는 것뿐이야. 왜 김칫국을 마시고 그래?”
“…으…!”
은하는 피식 웃었다.
그녀의 귀가 빨개서 혹시나 싶어 고개를 앞으로 내미니 역시나.
바닥을 푹 내려다보고 있던 그녀는 자신이 어림짐작을 해버린 것으로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
“그래도 조금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네.”
“…뭐가.” “네가 네 역할을 해주겠다는 거. 반항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내 지시를 무시할 생각은 없나 봐?”
“내가 아무리 네가 싫다고 해도, 파티를 맺게 된 이상 공하고 사는 구분할 거니까 그리 알아. 너 역시 공적인 것 외에는 나한테 간섭하려 하지 말고.”
“그래, 알았어.”
호시미야 카에데는 씩씩거렸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발을 내딛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결국 그녀는 갈림길에서 다시 발을 멈추었다.
“이러면 좀 곤란한데…. 레인저가 길도 못 찾으면 어떡해?”
은하는 조금 전보다 얼굴이 빨개진 그녀를 보고는 장난을 걸었다.
“…시끄러.”
그녀는 볼멘소리로 항의했다.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린 은하는 그녀를 데리고 카페테리아로 갔다.
카페테리아에는 약속시간에 맞춰 친구들이, 파티원들이 모여 있었다.
“─다음부터는 약속시간은 제대로 지켜주지 않을래?”
두 사람을 반기려던 파티원들.
그러나 그들보다도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팔짱을 끼고 있던 배수빈이었다.
안경을 고쳐 쓴 배수빈은 아니꼬운 시선을 보내오고 있었다.
물론, 시선은 은하가 아니라─.
“─리더가 이런 것까지 챙길 수는 없는 법이잖아. 안 그래? 늦게 들어왔으면 알아서 좀 잘하자?”
“…….”
호시미야 카에데에게 향해 있었다.
수빈은 기선 제압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은하가 삼고초려를 해가며 그녀를 영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지 불만스러워하고 있었다.
“노은하가 아무리 쓰레기라 해도, 파티에 기강은 잡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안 그래, 얘들아?”
은근슬쩍 은하를 디스한 배수빈은 양 옆에 자리해 있던 파티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이윽고 파티원들은 일제히─.
“””─그야 당연하지.”””
고개를 끄덕였다.
배수빈은 거 보라는 것처럼 어깨를 으쓱였다.
은하에게 으스대는 시선으로.
쟤가 웬일이래?
은하로서는 떨떠름하기만 했다.
하지만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녀는 이전 삶에서도 파티의 기강을 중히 여기고는 했다.
그러면서 파티에서는 알게 모르게 진파랑 다음으로 밑바닥 신세를 당하고 있었지만.
한편, 배수빈은 승리를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다.
자신이 거역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다른 사람이 거역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할 정도로.
다시 말해, 자신도 이기지 못하는 은하에게 호시미야 카에데가 계속 기어오르려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잘했어.
그렇다고 이번 종평에서 봐주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그것을 파악한 은하는 배수빈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콧대를 세웠다.
은하의 마음도 모른 채로.
반대로 호시미야 카에데는─.
“─그래, 미안하다.”
의외로 그녀는 선뜻 사과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 올린 그녀가 배수빈을 노려보기는 했지만.
캐스터와 레인저.
중위와 후위를 담당할 두 사람은 서로 지지 않겠다는 듯이 눈싸움을 벌였다.
☆
“그럼 우리 이렇게 다 모였으니까 자기소개나 해볼까? 이제 며칠이나 얼굴 보게 될 사이일 텐데 이렇게 서먹서먹하면 안 되잖아!”
수빈과 카에데의 신경전.
은혁은 눈치를 보기에 바빴으며, 서나는 대놓고 방관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분위기를 주도한 사람은 유도준이었다.
인수만큼 디저트를 사온 유도준은 친히 접시를 돌리며 말을 꺼냈다.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럼 유도준 너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시작할까?”
“좋아.”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던 은혁도 달가운 목소리로 맞장구를 쳤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 유도준은 곧 파티원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소개했다.
뒤이어 최은혁이.
“안녕! 나는 최은혁이라고 해. 이번 종평에서는 딜러를 맡기로 했어. 5일 동안 즐겁게 지내보자!”
“…배수빈이야. 우리 모두 문제만 일으키지 말자. 파티에서는 캐스터를 맡을 예정이야.”
“아하하….”
모처럼 도준과 은혁이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건만.
배수빈은 다리를 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은혁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서나야, 도와줘!
그래서 그는 분위기를 만회하고자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던 서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그녀가 삼각형의 귀를 쫑긋거렸다.
붉은 눈을 초승달처럼 휜 그녀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서나라고 해. 이번 파티에서는 텔레파시스트를 맡기로 했어. 혹시 나한테 전달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 알려줬으면 해. 그리고 얘들아, 이건 농담인데─.”
동시에 그녀는 스파크를 튀겼다.
그녀의 텔레파시는 파티원들에게 매끄럽게 전달되었다.
[─우리 서로 불화만 만들지 말자. 잘못했다가는 내가 지시를 왜곡해서 전달할지도 모르니까. 응?]“”””…….””””
여우는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위협 아닌 위협을 가했다.
은혁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도준은 떨떠름한 기색을 표했다.
배수빈은 흥 하고 고개를 돌렸고, 은하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서나가 통제를 잘한다니까?
텔레파시스트 하나는 잘 뽑았다.
진파랑을 목민호에게 넘기는 것이 이제 와서는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녀라면 고집이 센 배수빈이나,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호시미야 카에데를 휘어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은하는 생긋 미소를 짓는 서나를 칭찬해주고 싶었다.
기특해서 머리라도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싶었건만.
[─가만히 있어, 얘. 파티 리더가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니? 네가 만들려고 하는 파티는 어린애들 소꿉장난이 아니잖아.]서나에게 혼이 났다.
손을 꼼지락거리던 은하는 갑자기 자신에게만 전해진 텔레파시를 듣고 몸을 움찔 떨었다.
그녀의 말이 맞기는 맞았다.
리더라면 위엄이 있어야 했다.
다만 그녀에게 한 소리를 듣고 만 은하는 내심 미래가 걱정이 되었다.
설마 사사건건 나한테 뭐라고 하는 애들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
어째 비선실세에게 휘어 잡히면서 종이호랑이가 될 것만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는 떨떠름한 기색으로 수긍하며 입을 열었다.
“파티의 리더를 맡은 노은하라 해. 다들 5일 동안 내 지시를 잘 따라와주기를 바랄게.”
은하는 파티원들을 둘러보았다.
유도준을 제외하고 이번 종평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히 굴리고 굴려줄 이들이었다.
그 사실을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은 형식적으로 박수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파티원들은 호시미야 카에데에게 눈길을 주었다.
나지막하게 한숨을 쉰 그녀는 이내 파티원들의 눈을 일일이 마주치며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호시미야 카에데라고 해. 이번 종평에서는 레인저를 맡기로 했어. 너희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지만, 너희한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게.”
호시미야 카에데의 다짐.
파티원들은 이번에야말로 그녀를 자신의 동료로 받아들였다.
호시미야 카에데는 필요 이상으로 파티원들과 친해지려 하지 않았지만 서나가 다정하게 말을 거니 냉정히 잘라낼 수 없는 모양이었다.
…어라?
그러다 은하는 발견했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은 무뚝뚝하게 대하고 있는데 반해, 서나를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もふもふ。可愛い~”
…푹신푹신. 귀엽다~
“응? 지금 뭐라 했니? 카와이이?”
“…아무것도 아니야.”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은하는 느닷없이 일본어로 말을 한 호시미야 카에데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나는 자신에게 향한 말을 듣고 붉은 눈을 연신 깜빡거리기만 했고.
무심코 일본어를 내뱉은 카에데는 고개를 수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귀를 빨갛게 물들인 채로.
“…이 파티, 진짜 웃기네.”
한편, 유도준은 저 혼자 웃으면서 의자 등받이에 몸을 파묻었다.
유도준이 발작을 일으키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냥 무시했다.
☆
은하의 파티가 집합해 종평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을 무렵.
민호의 파티도 한 자리에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회의를 하기 보다는 친목을 다기지 위한 자리였지만.
“…뭐, 그래. 민호 네가 있으니까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나는 그냥 너만 믿고 있을게.”
“…네.”
최가인은 다리를 꼰 채로 하품을 쩍쩍해댔다.
그녀는 그가 기본적으로 설명하는 파티 포메이션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명목상 스나이퍼에 불과할 뿐이었다.
실질적으로 종평을 보는 사람들은 그녀를 제외한 파티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앨리스
그룹의 직계 정하양도 섞여 있었다.
“근데 하양이 너랑 같은 파티가 될 줄은 몰랐는데…. 왜? 은하가 너랑 파티하기 싫다고 하디?”
“…….”
최가인은 손톱을 메만지면서 돌연 하양에게 가시 돋친 말을 던졌다.
“은하랑 싸우기라도 했나봐? 내가 은하랑 친한 걸 감사하게 여겨. 은하가 아니었으면 너하고 김민지 쟤, 파란 늑대를 파티에 들이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뭐…!? 야! 너 지금 말 다했어!? 누가 누구를 파티에 들였다는 거야! 내 눈에는 우리가 아니라 네가…!”
“진파랑, 그만.”
“파랑 오빠, 그만해.”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던 정하양.
하지만 진파랑은 최가인의 트집을 가만히 넘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언성을 높였다.
그 즉시, 목민호가 끼어들어서는 파랑이 마나를 발현하는 걸 막으려 했다.
정하양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 진파랑의 손을 붙잡아서는 그가 최가인에게 폭력을 가하지 못하도록 붙들었다.
“야, 하지만 쟤가 지금…!”
“안 그러면 은하한테 이를 거야.”
“…큭…!”
파랑을 압박하는 기세를 발하면서 하양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결국 그녀를 이기지 못한 파랑은 분을 풀지 못한 채로 자리에 털썩 앉았다.
이윽고 말 한마디로 그를 제지한 하양은 뾰족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최가인에게 눈길을 주었다.
“─있지, 가인아.”
“왜, 뭐, 왜.”
최가인은 파랑의 행동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심술이 난 것처럼 입술을 오므린 그녀가 까칠하게 대꾸했다.
그럼에도 하양은 눈웃음을 잃지 않았다.
“네가 지금 오해를 하는 모양인데, 파티 리더는 민호가 맞기는 해.”
“그런데?”
“그런데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꼭 민호라는 법은 없잖니?”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최가인은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그러자 하양은 친절히 답해주었다.
“이번 파티에서 민호가 맡을 일은 파티원을 관리하는 리더일 뿐이야.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네비게이터가 여기에 있는데 누가 지시를 내리겠니?”
“…뭐?”
그 말을 들은 최가인은 어이가 없어서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홱 돌려서는 차은우를 찾았다.
“차은우, 이런 말은 없었잖아.”
“…응? 내가 말 안 했나? 미안해. 아무래도 내가 말하는 걸 ‘깜빡’ 잊은 모양이야. 에헤헤….”
차은우는 퍼뜩 놀란 얼굴을 하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최가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하양은 그대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 내 지시를 잘 따르는 게 좋을 거야.” “…….”
“그래도 가인이 네가 해야 할 일은 거의 없을 테니까, 걱정 마.”
“…후…. 그래, 좋아.”
심기가 불편한 듯했던 최가인은 곧 마음을 추스르듯 긴 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다.
하양은 일을 ‘거의’ 시키지 않는다고 했지, ‘아예’ 시키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사람의 말은 꼼꼼히 들어야 하는 법이었다.
“…….”
한편, 김민지는 그날 내내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무릎 위에 손을 얹은 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여서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필요 없다는 뜻이야.
민지는 혹시나 했다.
은하가 이번에 파티를 구성할 때, 호시미야 카에데를 레인저로 들이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은하가 정말로 호시미야 카에데를 파티에 들이자 자신이 붙들고 있던 희망이 꺼지는 것을 느꼈다.
은하는 그녀를 파티에 끌어들였고, 자신을 목민호의 파티로 보냈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사실상 전력 외 통보.
…나는 이제 어쩌면 좋은 거지?
길을 잃은 그녀의 선택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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