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6
그날 이후로 4반 아이들의 교우관계에는 변화가 생겼다.
먼저, 민지와 하양과 어울리던 여자아이들이 조금씩 멀어진 것이다. 그녀들이 두 사람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전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일은 없었다.
의외로 하양은 멀어지는 여자아이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은하가 이유를 물어보니,
“나한테는 더 좋은 친구들이 있는걸.”
하양은 은하가 더 이상 이유를 물어보기 무색할 말을 꺼냈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갈 친구가 민지와 서나밖에 없는 데에도 후련하다는 모양이었다.
반면에 울적해진 사람은 민지였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내색하는 것 같았지만, 은하가 보기에는 감정을 억지로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애들한테 내가 그러라고 했다고 말해.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라고.”
은하가 걱정이 되어 조언을 해줬더니 되레,
“…싫어, 절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은하를 노려보고는 그에게 한동안 말도 걸지 않았다.
“…미안.”
이 모든 일을 자신의 탓으로 여긴 서나는 이들을 피해 다녔다. 그래서 요즘 그녀의 일과는 이들로부터 도망치다 하양에게 잡혀오는 일이었다.
여하튼 여자아이들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니 은하로서도 혼자 시간을 보내겠다고 고수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4반에는 은하, 은혁, 민지, 하양, 서나가 모인 5인조 그룹이 새로 만들어졌다.
“여기가 대장네 집이야!”
“왜 최은혁 네가 소개하는 건데. 그리고 우리 집이기도 하거든?”
수업이 끝난 오후, 아이들은 은하네 집 근처에서 놀기로 했다.
아직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어울리기를 꺼려하는 서나가 극구 거절했지만, 은혁이 막무가내로 그녀를 끌고 왔다.
“나랑… 놀면….”
“싫은데!”
“어?”
서나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하니 일일이 대꾸하기도 귀찮았던 은하였다.
마침 은혁이 그녀가 무슨 말을 내뱉을지 알고는 끼어들었다.
“너 나보다 마나 많잖아. 대장이 이런 사람은 꼭 친구로 삼으랬어!”
“야….”
한순간 은혁이 기특해보였지만 취소였다.
은하가 무의식적으로 내뱉던 말을 주워들은 은혁이었다.
“그, 그래?”
서나로서는 설마 은혁이 이렇게 속물적으로 접근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뭐라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그녀는 붉은 눈만 깜빡거렸다.
“그러니까, 괜히 눈치 보지 말라고. 너도 내 친구니까!”
“…응.”
친구. 은혁이 얼버무리려 내뱉은 말이 서나에게 동한 모양이었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그녀는 그 이후로 집에 돌아가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어서 오렴. 주스 마시겠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집으로 들어가니 어머니가 반겨주었다. 어머니는 아이들 사이에 끼어있던 서나를 보고는 잠시 멈칫했지만, 친근하게 그녀를 대했다.
“얏호!”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팽개친 은혁은 그대로 소파 위로 뛰어올랐다.
은하는 대체 여기가 누구 집인지 몰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은애야, 안녕.”
“꺄아.”
올해로 2살이 된 은애가 아이들을 반겼다. 최근에 기어 다니기 시작한 그녀는 은하의 발치에 매달려 안아달라고 보챘다.
“동생이야?”
“여동생이야. 이름은 노은애. 안아볼래?”
“그래도 돼?”
은하로부터 은애를 넘겨받은 서나. 아기를 안는 동작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은애는 서나가 신기한지 두 팔을 벌려 귀와 꼬리를 만지려고 성화였다. 그런 그녀가 귀여운지 서나는 눈앞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였다.
“아기 안는 거에 익숙하네? 먹민지 쟤는 잘 못 안던데.”
“내가 뭐. 왜 날 걸고 넘어지는데.”
“…응. 교회에는 애들이 많이 있어서 그래.”
서나는 교회에서 자란 아이였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면 수녀님들을 도와 어린 아이들을 돌본다고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숙연해졌다. 서나의 입을 통해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새삼 자신이 행복한 환경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헤헤.”
아이들이 숙연해지니 서나가 멋쩍은 웃음으로 무마하려 하던 그때.
“꺄아─!!”
학교에서 돌아온 은아가 서나를 보고는 높은 데시벨의 소리를 냈다.
“꺄아!”
이번에는 서나가 지른 비명이었다.
은아가 은혁이 그랬던 것처럼 소파 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그것도 서나에게.
“누나, 은애가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
“은애야, 미안! 그치만~ 이렇게 귀여운걸!”
“우우…!”
은하가 재빨리 은애를 낚아채지 않았더라면, 은애가 다쳤을 것이다.
은아가 은애에게 사과했지만 은하의 품에 안긴 은애는 흥 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잠시 실망한 은아였지만 지금 중요한 건 바로 서나였다.
여우 귀! 그리고 꼬리!
아인을 보고 흥분한 은아는 서나가 당황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이리저리 껴안고 만졌다.
“…우리 누나가 미안.”
“아우, 아, 거기는…!”
“꼬리 엄청 부드럽다!”
은아는 한 번 빠지면 주변에서 뭐라고 말하든 듣지 못했다.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그녀의 관심이 다른 데로 돌아갔을 때뿐이었다.
“은하야, 은애야. 부러워?”
“…응, 아니, 전혀.”
사실 은아가 서나를 귀여워하니 괜히 질투가 났던 은하였다.
은하가 포커페이스로 감추려 해도 은아의 센서는 피해갈 수 없었다.
“으, 귀여워~!”
대상을 바꾼 은아. 그녀는 은하를 안는 동시에 은애까지 한 번에 안을 수 있다며 좋아했다.
“으아아앙─!!”
반면에 은애는 울기 시작했지만.
“은아야, 은애 울리면 안 돼. 동생이잖니.”
“은애야, 미안.”
“은애야, 뚝. 엄마랑 코 자러 갈까?”
주스를 가져온 어머니가 은애를 데리고 갔다.
“우리 밖에서 놀자.”
“찬성!”
아이들이 여럿이 있으니 집안이 시끄러웠다. 주스를 마시던 은하는 은애가 편히 잘 수 있도록 밖으로 데려나가기로 했다.
주스를 마신 아이들이 신발을 신으러 복도로 달려갔다. 아이들 중에는 포니테일을 흔드는 은아도 끼어 있었다.
은하는 빈 잔을 싱크대에 넣어두고 나가려 했더니,
“은하야.”
“응? 왜?”
방에서 상체만 내민 어머니가 그를 불렀다.
“은하야.”
“응.”
어머니는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무언가를 고민하던 어머니는 은하의 눈높이를 맞추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엄마가 은하 좋아하는 거 알지?”
“응, 당연하지.”
왜 이러시지?
어머니가 갑자기 그러니 은하는 당황하면서도 잠자코 기다렸다.
“서나라는 친구, 좋아하니?”
“…응.”
어머니의 입에서 나온 서나의 이름. 그 말을 들은 은하는 어머니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니는 상대가 아인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구든 차별 없이 대할 사람이 바로 어머니였다.
“…그래. 은하가 좋아하는 친구면 오늘부터 엄마도 좋아하는 친구네. 다음에 또 놀러오라고 해.”
“…응.”
“은하야.”
하지만 어머니는 사회가 아인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모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아인과 어울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내 아이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머니의 걱정에서는 그런 마음이 전해지고 있었다.
“엄마랑 아빠는 언제나 은하 편이야.”
“나도 알아, 엄마.”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우리한테 얘기해야 한다?”
어머니의 걱정은 당연했다. 어머니의 손길에 머리를 맡긴 그는 나지막하게 “응, 그럴게.”라며 답했다.
“대~장~! 얼른 와!”
“노은하! 안 오고 뭐해!”
“알았어! 지금 갈게!”
현관에서 은혁과 민지가 불렀다. 은하는 어머니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아이들에게 뛰어갔다.
“그래서? 뭐하고 놀 거야?”
“…왜 만날 나한테만 묻는 건데.”
“네가 재미있는 건 잘 생각하잖아.”
민지가 당연하다는 투로 입술을 삐죽였다. 팔짱을 낀 그녀는 은하가 재미있는 놀이를 제안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툴툴 거렸다.
“하아…. 그럼….”
은하는 좌중을 둘러보고는 불현듯 새로운 훈련을 떠올렸다.
그렇다. 놀이가 아니라 훈련을.
“다들 마나를 갈무리할 줄 아니까, 숨바꼭질을 해볼까?”
“숨바꼭질? 그게 마나랑 무슨 상관이야.”
“술래는 내가 할게. 지금부터 너희는 마나를 억눌러서 기척을 감추든, 마나를 사용해서 신체능력을 높이거나, 위치를 추적하지 못하도록 교란시키면서 나한테 도망치면 되는 거야.”
“호오, 대장. 그거 엄청 재밌어 보이는데. 나 그거 꼭 하고 싶어!”
“으엑….”
민지와 은혁의 반응이 명확히 갈렸다. 민지는 은하가 제안하는 숨바꼭질이 놀이가 아니라 훈련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은혁은 마나를 사용해서 논다는 점에 흥미를 가진 것이다.
“저기, 나…. 마나 다룰 줄 모르는데?”
“너는 마나를 몰라도 기척을 감출 줄도 알고, 운동신경도 좋잖아?”
텔레파시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은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플레이어의 세계에서 아인이 차별을 받는 동시에 대우를 받는 이유는 우수한 신체능력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텔레파시라는 사념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텔레파시는 기프트와는 엄연히 다른, 아인 고유의 능력이었다. 마나가 짙어 통신이 불가능한 장소, 특히 던전에서 이들의 능력은 유용하게 이용되었다.
서나가 만약 숨바꼭질에서 텔레파시를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아인에 대해 모르는 그녀는 텔레파시라는 능력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차차 알려줘야지.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개념뿐이지만.
은하는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숨바꼭질은 이미 시작되었다.
규칙은 간단. 은하는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들을 찾고, 아이들은 온갖 수를 동원해서 은하로부터 피하는 것이었다. 대신, 아이들은 집처럼 다른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구역에서는 숨지 못하고 오로지 건물 주변에만 숨어야 했다.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이 지났다. 큰 소리로 외친 은하는 기척을 더듬어 아이들이 숨을 만한 곳을 찾았다.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기척을 더듬지 않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은 그였다.
이거라도 안 하면 얼마나 귀찮겠어!
회귀 전부터 단련된 직감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 집중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갓 마나 제어를 배운 아이들을 찾는 데에는 어렵지 않았다.
“먹민지 찾았다!”
“흥…! 너 마나 썼지!?”
“안 썼어. 날 못 믿는 거야?”
“흥, 재수 없어.”
마나를 사용하지 않던 민지는 정원 구석에 있는 수풀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툴툴 거리면서도 알아서 지정된 장소로 걸어갔다.
“하아, 마나를 흩뿌리면 어떡해?”
“헉! 나름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어설프면 민지처럼 아예 하지 말지 그랬어.”
은혁은 민지보다도 쉽게 찾았다.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던 중, 1층 실외기 뒤에 숨어 있던 것이다. 마나를 대놓고 흘리고 있으니 찾지 못할 리가 없었다.
오죽하면 민지까지 그를 찾았을 정도로.
“어휴, 그것도 못하니?”
“너도 못하잖아!”
“나는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지정된 장소에 모인 민지와 은혁이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은하는 나머지 사람들을 찾기로 했다.
“어디 보자, 다른 사람은….”
숨바꼭질은 이제부터였다. 연립주택을 올려다봐서는 느껴지는 건 아무도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마나를 제어하는 방법을 익힌 은아는 이제 신체강화도 사용할 줄 알았다. 그녀가 기척을 감추니 찾기가 여간 쉬운 게 아니었다.
“누나, 찾았다.”
“어, 어떻게 알았어?”
“내가 왜 누나를 못 찾겠어.”
하지만 은하는 은아가 있을 만한 곳을 더듬어 그녀를 찾았다.
내 누나 센서를 얕보지 말라고.
은아가 지구상 어디에 떨어져 있더라도 자신 있게 맞출 수 있는 은하였다.
“뭔가 억울해. 나 잘 숨었는데.”
“누나 정말 잘 하던데?”
“그치? 헤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금세 기분이 풀린 은아가 은하에게 안기며 좋아했다.
“나머지는 하양이랑 서나인데….”
이거 참 난감했다.
하양의 기척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도 찾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마나를 제어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그녀는 숨바꼭질에서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었다.
다행히 서나는 기척을 더듬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었지만,
“이거 정말 장난 아닌데.”
기척을 더듬어서 서나가 있는 곳으로 가면, 막상 자리에는 그녀가 없었던 것이다. 금색 털실만 흔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었다.
서나는 마나를 다루지 못했지만 동물적인 감각으로 은하가 다가오는 걸 알아차리고는 이리저리 숨어 다니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진서나! 거기 서!”
“아직이야! 잡히지 않으면 땡인걸!”
의외의 곳에서 고집이 센 서나였다. 은하가 겨우겨우 그녀가 있는 곳을 찾아냈더니, 재빨리 뛰쳐나가서는 잡히지 않으면 무효라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도망치는 서나가 내뱉은 말 때문에,
“어? 그러네!”
“하, 속았잖아. 언니, 우리 얼른 도망치자.”
“응? 그래도 될까? 음…, 그래! 나도 한 번 더 하고 싶었어!”
탈주극의 시작이었다. 세 사람은 은하가 못 보는 사이에 탈주를
감행했다.
“거기서!”
어느새 숨바꼭질은 경찰과 도둑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은 마나로 기척을 감추려 하지 않고, 신체를 강화해서는 은하의 손으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했다.
규칙의 허점을 간파한 아이들이었다.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는 은하로서는 숨을 헉헉 쉬며 아이들을 쫓을 수밖에 없었다.
젠장! 내 꾀에 내가 당하다니!
속으로 욕지거리를 퍼부은 그는 아이들을 잡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
“어디에 숨지?”
연립주택에 들어온 하양은 숨을 장소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시작한다!”
저 멀리서 은하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일단 마나를….”
다급해진 하양은 최대한 바깥으로 새어나오는 마나를 억눌렀다. 틈틈이 마나를 다루는 연습을 하고 있던 그녀는 마나를 체내에 꽁꽁 감춰 존재감을 숨겼다.
“일단 어디로….”
“먹민지 찾았다!”
그 사이에 은하가 민지를 찾은 모양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숨지도 못하고 잡힐 판이었다.
숨을 장소를 찾아 하양은 일단 계단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4층으로 이루어진 연립주택이라지만 마지막 층까지 올라가기는 그녀의 몸으로는 힘들었다.
“후우….”
하양은 올라오고 나서 후회했다. 4층은 다른 층과는 다르게 숨을 장소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으, 어떡하지….”
다시 돌아갈까?
왔던 길을 돌아보는 그녀가 생각에 잠겼을 때,
“어?”
복도에 즐비하게 쌓여 있던 책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 돼! 지금은 숨어야 해!
그렇게 다짐했건만 책의 유혹에 지고 말았다.
하양은 눈을 빛내며 슬금슬금 걸어가서는, 복도에 놓인 책들을 살폈다.
읽고 싶다.
침이 흐르는 것도 모른 채 눈을 빛내는 그녀였지만, 책은 그녀도 풀지 못할 정도로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히잉….”
울상을 짓고 어쩔 수 없나 포기했을 때쯤,
책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니 몇몇 책들은 노끈 위에 얹어 있기만 했다.
그만 혹한 하양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넘기고 넘기다,
“이것도 재밌겠다!”
어느새 문이 열린 집으로 몸을 내민 하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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