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63
서류가방 안에는 햄이나 소시지, 빵이나 라면 등등 그밖에
다양하게 먹거리가 들어 있었다.
환호성을 지른 파티원들은 이제는 손발이 척척 맞아서는 일사분란하게 점심을 먹을 준비를 했다.
이쪽이 더 맛있기는 하네.
파티원들은 거의 감격에 겨워서는 눈물을 흘려가며 점심을 먹었다.
은혁은 역시 사람은 고기를 먹고 살아야 한다면서 걸신이 들린 듯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은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그도 평소보다 빠른 손길로 음식을 집어갔다.
옛날에는 배를 채울 수만 있다면 뭘 먹어도 상관이 없었는데….
회귀 전, 그는 음식을 즐기려 하지 않았다.
먹는다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그저 검을 휘두르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먹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에.
하지만 은하는 이번 삶을 살면서 음식을 맛본다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진짜….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 너무 맛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그래도 은혁이 네 마음이 뭔지는 나도 대충 알 것 같아.” “암, 사람은 역시 고기를 먹어야지. 나는 줄줄이 소시지가 맛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니까? 가끔은 싼티 나는 소시지를 먹어도 괜찮을 것 같네.”
“지금 줄줄이 무시하는 거야? 이게 부대찌개를 한 번도 안 먹어봤다는 놈이 줄줄이를 깔봐? 확, 씨….”
“…밥풀 튀잖아.”
무엇보다도 다 같이 음식을 맛보며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실감했다.
이전 삶에서도 이랬더라면 인생이 조금은 즐겁지 않았을까.
무심코 그런 생각을 떠올린 은하는 이제 현실로 돌아오기로 했다.
점심도 거의 다 먹었겠다, 은하는 파티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박수했다.
“슬슬 떠날 준비하자. 서나야, 지금 여기 위치가 어디라고 했지?”
“지금 우리가 있는 위치가 여기…, 밧지름해변이야.”
“그럼 비조봉으로 가려면?”
“음…. 길목이 표시돼 있기는 한데, 지도가 오래 돼서 이 길을 아직도 이용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그리고 몬스터가 길을 막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서나가 말을 술술 늘어놓았다.
종평 내내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던 그녀는 그럼에도 역할을 다하고자 목적지로 가기 위한 길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은하는 그걸 알았기 때문에 그녀가 말하는 바를 가만히 들었다.
“비조봉은 덕적도 중심부에 있어. 우리가 있는 곳에서 직선으로 가면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길이 아주 험할 거야. 몬스터라도 맞닥뜨리면 그것도 문제고…. 어쩌면 바다보다 더 위험할 수가 있어.”
“그래서?”
“그래서 파티의 텔레파시스트 겸 네비게이터로서 리더한테 제안할게. 조금 더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밧지름해변에서 진리해변으로 가서, 진리해변에서 비조봉 근처로 통하는 도로를 지나가는 거야. 그쪽 길이 과연 어떻게 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이쪽이 제일 효율적일 거야.”
효율적이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었다.
은하는 자신감이 깃든 붉은 눈을 마주보며 입가를 끌어올렸다.
아주 똑 부러졌어.
텔레파시스트로서는 파랑 형보다 서나가 더 나은 건 당연한 거고…. 어쩌면 하양이의 백업을 맡을 수도 있겠어.
네비게이터는 많을수록 좋다.
그만큼 작전과 지시가 탄탄해지고, 다채로워지기 때문에.
그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파티에는 정하양하고 윤이별, 두 명의 네비게이터를 뒷받침해줄 플레이어가 필요했다.
전위에서 헌터를 겸임해야만 하는 진파랑을 제외한다면 진서나는 가장 안성맞춤인 인재라고 할 수 있었다.
“근데 서나야. 그건 생각해봤어?”
“뭘?”
“내가 뭘 원하는지 말이야.”
다만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할 게 있었다.
인재는 유능해야 한다.
그러나 지시를 받고 따르는 인재는 반드시 파티의 방향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인재는 자칫 불화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다행히 진서나는─.
“─이 생각을 나만 했겠니? 지도에 이렇게 큼지막한 길이 나 있는데, 이 근처에 상륙한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 않았겠어?”
아주 유능했다.
그녀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몬스터가 있어. 너도 아까 헬리콥터가 날아다닐 때, 저 너머에 서식한 몬스터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지? 어디를 가더라도, 덕적도로 들어가면 몬스터를 싫어도 만나게 될 거라는 뜻이야. 그러면 그렇게 바글바글하게 있는 몬스터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닐 길목에는 얼마나 있을 것 같니?”
“네가 생각하기에 어떤데?”
“우리가 바다를 건널 때만큼이나 숨어 있겠지. 기대해도 좋을 거야. 내가 이 길을 제안한 이유는 이쪽이 ‘그나마 안전’하면서도, 노은하 네가 ‘요구하는 바’와 가장 잘 맞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구.”
은하가 이 파티를 구성한 이유는 파티원들이 실전 경험을 쌓게 하며, 그들의 실력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종평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어때?”
서나가 에헴 하며 콧대를 세웠다. 그녀는 여우 꼬리를 붕붕 흔들면서 칭찬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좋아. 잘했어.”
“이게 내 실력이라구.”
은하가 그런 그녀에게 칭찬을 하지 않을 리가 만무했다.
그는 그녀에게 몰래 숨겨둔 스팸을 건넸다.
실력에는 그만한 대우를.
그리고 실적에는 그만한 보상을.
은하가 앞으로 꾸려나갈 파티에서 핵심이 될 인재관리 방침이었다.
아직은 스팸에 불과하지만….
아카데미를 졸업하게 돼, 정식으로 파티를 만들게 되면 파티원들에게 주어질 보상은 크게 달라지리라.
은하는 흡족하게 웃었고, 서나는 파티원들에게 부러움을 사며 밥과 스팸을 맛있게 먹었다.
한편 파티원들은─.
“─야, 근데 그럼 오늘도 고생을 해야 한다는 거지? 해변을 돌아서 가는 것도 일일 텐데…, 이거 정말 무임승차 맞냐?”
“…효율적으로 일하다 효율적으로 죽게 생겼네. 인생.”
“쟤하고 같이 있으면 언젠가 나도 가성비만 따지게 될 것 같아. 하, 인성도 가성비인 새끼…들.”
“나보다 더 팍팍할 줄은….”
저마다 질색했다.
☆
종합능력평가 나흘째 저녁.
종평도 어느덧 끝이 나고 있었다. 중등아카데미 2학년 학생들은 슬슬 비조봉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루 동안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학생들은 이제 내일 점심이면 끝날 종평을 저희들끼리 자축했다.
학생들은 파티를 구분하지 않으며 저희들끼리 먹고 마시며 놀았다.
물론, 다른 파티가 노는 경우에는 다른 파티가 보초를 서가는 식으로 즐긴 것이었지만.
“하양이 너는 왜 여기 있어?”
“그냥…. 조금 시끄러워서.”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뭐.”
목민호의 파티도 그곳에 있었다.
민호는 김건웅과 함께 있었으며, 파랑은 줄이 풀린 개처럼 신이 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하양은 공터를 벗어나서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지고서 은우가 찾아온 것이다.
“서나한테는 연락 온 거 없어?”
“저녁을 먹은 다음부터는 연락이 오지 않더라고. 아직 몬스터랑 한창 싸우고 있는 중인가 봐.”
“걔네는 정말 대단하다. 이 밤중에 어떻게 사냥을 한다는 거지?”
몇 시간 전, 정하양은 서나로부터 텔레파시를 받았다.
그때 그녀는 비조봉으로 향한다는 정보를 전해 들었다.
그 후로 연락이 뚝 끊겼다.
아무래도 은하의 파티는 몬스터와 사투를 벌이는데 여념이 없는 것만 같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다소 걱정은 되나 그렇게 받아들인 하양은 은우가 챙겨온 음식을 깨작거렸다.
“애들은 지금 뭐하고 있어?”
“누가 이번 종평에서 얼마나 많은 마석을 모았는지 순위를 나열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사실상 종평은 이걸로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내일 느지막하게 일어났을 때에는 헬기가 학생들을 맞이하러 와 있을 테니까.
그렇기에 학생들은 서로가 그동안 마석을 얼마나 모은 것인지 개수를 세고 있는 것이리라.
그래봤자 부질없을 텐데도.
“아까 건웅이한테 들어보니 걔네도 꽤 많이 모은 것 같더라고. 그래도 우리가 더 많이 모은 것 같지만…. 깃발도 있고.”
“그치?” “그래도 우리는 어림없겠지?”
“…응. 그럴 것 같아.”
은우와 생각이 일치했다.
하양은 살그머니 쓴웃음을 지으며 덕적도 어딘가에 있을 은하의 파티를 떠올렸다.
자신의 파티가 깃발을 찾았더라도, 어차피 1등은 은하의 파티가 손에 넣게 될 것이다.
쏴아아
바람이 불었다.
하양은 바람을 타고 날아온 마나를 읽어냈다.
연회를 벌이고 있는 이곳과 다르게 저 아래는 마나가 요동치고 있었다.
몬스터가 활개 치고 있는 것이다.
이유야 뻔했다.
밤에는 몬스터가 더 강해지는데….
그렇게 위험하게 그러면 어쩌니.
하양은 은하의 파티를 걱정했다.
동시에 위험천만한 행동을 보이는 은하를 꾸짖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무슨 자격으로 그에게 한소리를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전처럼 친구라는 명분을 앞세워, 은하에게 핀잔을 줘야 하는지.
하지만 이제는 싫었다.
그냥 ‘친구’는 더는 싫었다.
그럼에도 정하양에게는 그 마음을 다시 고백할 용기가 없었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에 빠졌을 때.
“─있지.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
바람에 휘날린 머리칼을 정리하던 은우가 불쑥 말을 꺼낸 것이다.
퍼뜩 정신을 차린 하양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녀를 향하여 고개를 돌렸다.
“하양이 너는 알고 있었지?” “…….”
“하양이 너라면…, 아까 리틀 비가 가인이를 붙잡으려는 걸 눈치 채고 있었을 거야.” “…….”
“그렇지 않니?”
예측치 못하고 들어온 질문.
하양은 눈을 깜빡거렸다.
밤하늘에서 시선을 뗀 은우는 곧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싫었으니까.
하양은 마음속으로 최가인에 대한 감정을 토해냈다.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때 사방에 감지망을 전개해놓은 그녀는 리틀 비가 후미에서 은밀히 최가인에게 접근하는 걸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하양은 그녀가 그대로 리틀 비에게 붙잡히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음에도.
자꾸 은하를 귀찮게 하니까.
작년, 학생들이 횡성군에서 사망한 종평 이후로.
그녀는 결심했다.
은하가 수라의 길을 걷겠노라면, 자신 역시 그 길을 걷겠노라고.
설사 그 길 끝자락에는 비극밖에 기다리고 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녀에게 은하란 그런 존재였다.
그가 홀로 불행해지려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정하양은 그녀 나름대로 그가 가는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설사 그가 원치 않는다고 해도.
설사 그가 계속 밀어낸다 해도.
그런 의미에서 최가인이란 존재는 그에게 걸림돌에 지나지 않으리라.
최가인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어째서 은하는 자신을 귀찮게 하는 최가인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인가.
하양은 의문을 픔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놓았다.
은하가 최가인을 건드리지 않는 건 그녀가 국내에서 제일가는 갤럭시그룹의 직계이기 때문이리라.
그렇기에 그는 최가인이 접근해도 그녀를 매몰차게 대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를 어찌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와 똑같은 직계이면서, 그녀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자신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사사건건 은하를 방해하려고 할 것이다.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에도.
…그래서 홧김에.
홧김에.
차라리 최가인이 여기서 죽는 게 가장 이로운 것이 아닐까.
하양은 그때 자신의 도덕과 은하를 저울질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한 번 눈을 감는 것으로 은하가 나아가는 길이 덜 불행해질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녀는 네비게이터로서 아주 좋은 자질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판단력을.
그러나 동시에─.
“─그러는 너는?
하양은 최가인이 죽지 않은 것을 진심으로 안도해했다.
그녀가 죽지 않아서 기뻤다.
그녀가 죽지 않아서 슬펐다.
그녀는 순간 도덕을 버렸음에도, 아이러니하게 그녀는 도덕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 혼자서 조용한 곳으로 나온 이유는 심란한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것은 필시 그녀만 아니라 옆에 앉아 있는 은우도 비슷하리라.
“─은우 너는 왜 가만히 있었니?”
하양은 질문에 질문으로 답했다.
리틀 비가 최가인에게 접근할 때, 은우가 녀석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은우의 실력이라면 그녀가 리틀 비에게 사로잡히는 순간 즉시 마법으로 그녀를 구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가만히 최가인이 붙잡히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나 정말 못됐지?”
가만히 있어도 슬퍼 보이는 은우.
그녀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얼굴로 쓴웃음을 지었다.
무엇을 말하면 좋을지 알 수 없던 하양은 이내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차은우는 말없이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
“…아니야. 괜찮아.” “…나도 이상한 말 해서 미안해.”
두 사람은 서로를 다독였다.
☆
서나의 예상은 정확했다.
파티는 진리해변에서 비조봉으로 나아가는 길에 들어서자마자 계속 몬스터들과 싸워야 했다.
은하는 웃었고.
서나를 비롯한 파티원들은 미친 채 몬스터들을 죽여 나갔다.
그러다 보니 저녁이 지났을 때는 비조봉 산길에 도달할 수 있었다.
“대장! 지금 가면 늦지 않았겠지?” “뭐가?” “정상 부근에서 파티를 벌이고 있다는 모양이야!”
비조봉 인근에 들어서면서 서나는 진파랑과 텔레파시를 교환할 수가 있게 됐다.
그때 진파랑으로부터 정보를 들은 서나가 파티원들에게 다른 파티가 연회를 벌일 거라는 정보를 퍼뜨린 모양이었다.
거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결국 비조봉에 발을 들인 은혁이 기쁘게 소리칠 만도 했다.
“맞아. 종평도 이제 끝난 거나 마찬가지잖아? 친구야, 우리도 쉬자.”
“밤이 되면서 몬스터는 흉포해져. 조금 있으면 더 어두워지게 될 텐데 흉포해지는 몬스터와 싸운다는 것은 자살하는 짓이나 마찬가지야.”
유도준이 거들었고, 그동안 잠자코 시위를 당기던 호시미야 카에데도 말을 보탰다.
배수빈도 열변을 토했고.
은하는 격전을 치르느라 몬스터의 피를 뒤집어쓴 파티원들을 돌아보았다.
애들이 고생하기는 했지.
아마 오늘 종평 기간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으리라.
비탈길을 오르면서 군집을 이루는 몬스터들과 몇 번이고 전투를 해야 했으니까.
은하는 파티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조차도 기숙사에 돌아가자마자 퍼질러 잠을 자고 싶은 심정이었다.
“종평이 내일 점심에 끝나던가?”
“응. 점심쯤에 비조봉 정상 쪽으로 헬기가 도착하는 걸로 알고 있어.”
은하의 물음.
서나가 즉각 대답했다.
삼각 귀를 쫑긋 세운 서나도 또한 연회에 참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파티원들이 잊고 있던 게 하나 있었으니.
“그러면 오늘은 밤을 새워가면서 사냥을 해야겠네.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거잖아.”
“”””…….””””
노은하가 노은하한다는 것이다.
은하는 한 번 굳게 마음을 먹으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안이해지려 하지 않았다.
“우리 마지막까지 하얗게 불태우고 헬기에서 곯아떨어지자.”
은하는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몬스터의 피를 뒤집어쓴 채로.
반면에 이 새까만 밤에─.
“”””─Noooooo─!!””””
얼굴이 창백해진 파티원들은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그렇게 중등아카데미 2학년 2학기 마지막 종평의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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