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84
중등아카데미 3학년 1학기 종평은 북한산 깊숙한 곳에서 이루어졌다.
처음 같은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학생들은 중간고사 성적에 따라서 산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학생들은 사흘에 걸쳐서 서바이벌을 펼쳐야 했다.
몬스터를 쓰러뜨려 마석을 얻거나, 상대방의 목걸이를 탈취해야 했다.
산 깊숙이 들어가서는 안 돼.
차라리 매복이 가능한 위치에 숨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노리는 게 나아.
매년 그렇듯.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차지한 하양은 제일 먼저 숲속에 들어왔다.
체내 마나는 방대하더라도 신체를 움직이는데 영 재능이 없던 그녀는 무작정 달리는 것보다 숨는 방법을 택했다.
그녀는 십이좌 윤성진의 가 된 이래, 머릿속으로 주변 지형을 재빠르게 입력하는데 도를 텄다.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은 하양은 위장마법을 발동해 자신의 존재를 감췄다.
때로는 은하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마법이었다.
은하는 정말 괜찮은 걸까.
그러다 그녀는 오늘 열병으로 인해 종평을 치르지 못하게 된 노은하를 떠올렸다.
은하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가 몹시 걱정되었다.
동시에 행여나 그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어느 쪽이든 그가 힘들지 않았으면 싶었다.
─왔다.
생각이 너무 길었다.
수풀 사이로 몸을 납작 엎드려서 매복하고 있던 하양은 학생을 한 명 발견했다.
학생들의 순위를 거의 외우고 있던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가는 학생을 통해 숲속에 들어선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유추해냈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을 긍정하듯─.
[─지금부터 3-1 종합능력평가를 시작하겠다!]아니나 다를까, 어떤 플레이어의 텔레파시가 숲속 전체에 퍼졌다.
하양은 머릿속을 파고드는 소리에 준비하고 있던 술식을 풀어헤쳤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있는 첫날에 입지를 다져놓아야 했다.
요정들의 장난
그녀가 꼭 쥐고 있던 손을 풀자, 손 안에서 해방된 마나가 순식간에 어딘가로 날아갔다.
학생들 중에서 가장 처음 숲속으로 발을 들이 밀었을 때.
그녀는 학생들이 많이 다닐 법한 길목에 마나를 걸쳐놓은 것이다.
그것을 경유해 만들어진 감지망은 일대에 숨을 죽이고 있던 학생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포착해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벗어난 마나가 숨어 있는 학생들을 속박했다.
아마도 지금쯤, 풀잎에 몸이 묶여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으리라.
“…하양아? 안녕?”
“도준이 너도 여기 있었구나.”
“나랑 계약하지 않을래?”
“…….”
“나 진짜 시작하자마자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하양은 은밀하게 움직여 묶여 있는 학생들의 목걸이를 빼앗았다.
그런데 그들 중에 몸이 꽁꽁 묶인 유도준이 있었다.
그녀를 올려다본 그가 꿈틀거리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야, 우리 노은하 사단이잖아.”
“…….”
“나 한 번만 봐주라.”
“에휴….”
빼앗은 목걸이를 가방에 집어넣은 하양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바닥에 쭈그렸다.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어떤 조건?”
도준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설마 그녀가 조건을 걸 것이라고는 몰랐다는 듯이.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응. 나한테도 알려줘.”
“뭘 알려줘?”
“너랑 은하랑 무슨 관계니?”
“…….”
“너희 둘이 뭔가 꾸미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 도준이 네가 나한테 뭘 꾸미고 있는지 알려준다면, 풀어줄 용의는 있어.” “흐음….”
그동안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정하양은 늘 궁금했다.
은하와 유도준이 어떻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인지.
그녀가 알기에, 은하는 정재계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
유도준에게 플레이어로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유도준은 영원그룹 내에서 입지가 약했다.
지금이야 입지가 탄탄해졌다지만, 그녀가 보기에 유도준은 당장에라도 몰락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은하가 얻을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은하는 유도준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고, 때때로 그를 챙기기도 했다.
…나도 끼워달란 말이야.
맨날 나만 빼고 수군수군….
조금 질투가 나기도 했다.
은하가 가끔 그와 어깨동무를 하고 무언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얼마나 신경이 쓰였는지 모른다.
마음 같아서는 들을 수도 있건만, 뛰어난 인내심을 발휘해 어떻게든 참고 있는 중이었다.
잘못하면 은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말 것 같았기에.
“그건 은하한테 물어보지 그래?”
“…….”
“은하한테는 물어보기 그렇구나. 하긴, 걔가 알려줄 위인도 아니고.”
유도준이 쯧 혀를 찼다.
정하양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마치 은하를 이해하고 있는 듯한 유도준의 발언에 질투심이 일었다.
“그래서? 안 알려줄 거야?”
하양이 짐짓 엄한 목소리를 내면서 위협했다.
유도준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좋아. 어차피 하양이 네가 우리 적이 될 사람도 아닐 것 같고 말이야. 비밀, 지킬 수 있지?” “어디 가서 말 안 할게.” “그래, 좋아. 알려줄게. 그러니까 가까이 와봐.”
하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유도준의 속박
을 풀어주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자리에서 일어난 유도준이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다댔다.
“근데 있지, 하양아.” “응.” “이 목걸이, 내꺼 아니다?”
“…어?” “이게 무슨 뜻일까?”
“…설마….”
“참, 그리고 아무리 하양이 너라도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어. 미안.”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기분이었다.
무언가 위기감을 느낀 그녀는 냉큼 뒤로 물러났다.
감지망에 걸려드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직감이 외치고 있었다.
ほうき星(혜성)
바로 그때.
머리 위에서 화살비가 쏟아졌다.
감지망 바깥에서 들어온 마법.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접근했다.
하트여왕의 선언
하양은 황급히 보호마법을 펼쳤고, 떨어져 내리는 화살비와 접근해오는 무언가에 대비하려 했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녀를 지나쳐서 유도준을 어깨에 들쳐 업은 것이다.
“…파랑 오빠!?”
“캬, 유도준 이거 머리는 참 좋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하양이를 속일 생각을 했냐.”
“내가 속이는 것 하나는 잘하지.”
유도준을 들쳐 업은 진파랑.
뒤이어 몇몇 학생들이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제야 하양은 깨달았다.
모든 게 도준의 계략이었다는 걸.
“아니, 뭐…. 계략까지는 아니고…, 종평이 공지되었을 때부터 생각을 해봤지. 나처럼 약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남으면 좋은 걸까 하고.”
“…….” “근데 개인 서바이벌이라면서 꼭 혼자 활동할 필요는 없겠더라고.”
“그래서 나랑 손을 잡은 거지!”
“정확히 말하면 어쩌다 얻어 걸린 사람이 이 형이었던 거지만.”
하양은 진파랑을 경계하는 한편, 점점 거리를 좁혀오는 학생들에게 경계심을 품었다.
숫자는 상관이 없었다.
문제는 감지망에서 벗어난 곳에서 견제하고 있는 호시미야 카에데.
그리고 호승심을 보이는 진파랑.
두 사람이 문제였다.
“어쨌든…. 노은하 사단 중 누군가 시작부터 요란하게 할 것 같아서, 파랑이 형을 꼬드긴 거지. 이 형이 약한 애들은 재미가 없다고 해서. 카에데도 마침 나랑 뜻이 맞았고.” “…그래서 내가 걸렸다는 거야?”
“응. 솔직히 나도 당황스럽거든? 이런 짓을 벌일 사람은 배수빈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설마 너일 줄은 몰랐지.”
유도준이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그때, 그를 따르는 이들이 숲속 저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양이 침음성을 흘렸다.
“근데 어쩌겠어? 덫에 걸린 것이 호랑이라도 결국엔 잡아야 하는데. 그냥 지금 잡지, 뭘.”
유도준이 키득거렸다.
진파랑이 신나라 했다.
그동안 은하의 눈치를 보고 있느라 하양과 전투를 치렀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노은하 그 녀석이 없어서 참 다행이란 말이야. 예전부터 너랑 한 판 붙어보고 싶었거든!” “…진짜 나랑 싸울 거야?”
“하양아, 오빠가 언제 거짓말하는 거 봤어?”
“…아니. 맞아, 오빠는 바보였지.”
“끙…, 바보라니 너무하네. 아무튼! 너희들 하양이한테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가는 봐? 너희는 그냥 얘나 지키고 있어라.”
“…악! 아야야…. 내가 물건이냐…. 저기, 파랑 형. 근데 내가 봤을 때 하양이는 혼자 못 이기거든? 제발 카에데랑 합을 맞춰줄래?”
“아, 몰라! 하양이랑 싸울 거니까 그런 줄 알아!”
“하…. 얘들아. 너희가 파랑 형을 도와줘.”
전투가 시작되었다.
화살비가 멈추고, 파랑을 위시한 학생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가 방벽으로 막으려고 하자, 저 멀리서 카에데가 화살을 쏘아서 그녀의 정신력을 흐트러뜨렸다.
…나 혼자서는…, 힘들어…!
하양은 눈살을 찌푸렸다.
술식을 전개하려고 하자 진파랑이 번번이 방해를 가해왔기에.
그녀는 방벽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시간을 끄는 것밖에 못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질 수도 있었다.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해야 했다.
마법의 콩나무
그녀는 주머니에서 콩을 꺼냈다.
바닥에 떨어진 콩이 급격히 자라며 날아드는 화살을 막아내는 동시에 학생들을 갈라놓았다.
하지만 호시미야 카에데는 교묘히 그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가했다.
그 틈을 노려 콩나무를 헤쳐 나온 진파랑이 블루 클로를 휘둘렀다.
한 차례 방벽이 깨진 하양은 곧장 몸을 돌렸다.
호시미야 카에데가 다가오고 있다.
그녀를 정면에서 상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상황을 재정비해야 했다.
가시나무의 나라
가까스로 그들을 따돌린 그녀는 힘겹게 구축한 공격 마법을 전개했다.
저들이 자신을 인정사정 보지 않고 공격을 하겠다면─.
─내가 못할 줄 알고!?
자신 역시 인정사정 보지 않겠다.
그녀는 방대한 마나를 방출했다.
그 순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면에 금이 가면서 나무뿌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뿌리에 가시가 있었다.
“…커헉…!”
뿌리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려 달려드는 진파랑을 쳐냈다.
진파랑이 피를 토하면서 지면에서 로켓처럼 솟구쳤다.
가공할 만한 공격력.
그녀를 쫓던 사람들은 그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이제 와서 사과한대도 받아주지 않겠지?”
한편, 유도준은 뒤늦게 후회했다.
☆
이전 삶에서는 아무렇지 않았건만.
잠을 자기가 불편했다.
내가 이런 방면에서는 무뎌지기는 했나 보네.
적색던전 지하 2층.
지하 1층으로 올라가는 입구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잠시간 잠을 청한 은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언제든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검을 끌어안고 얕은 잠을 잤더니 몸이 뻐근했다.
돌이켜보면 그는 회귀를 하고나서 불편하게 잠을 청한 일이 손가락에 꼽을 만했다.
그만큼 일상의 안락함에 젖어 있었다는 것이다.
일이 끝나는 대로 편히 자고 싶네.
애들은 잘 하고 있으려나?
사실 은하는 몬스터를 경계하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몬스터를 끌어들인 것은 좋았으나, 덩달아 자신도 몬스터들을 경계해야 했던 것이다.
그것을 뒤늦게 깨달은 은하는 물로 목을 축였다.
친구들이 종평을 잘 보내고 있을지 생각을 하면서.
개인 서바이벌이라지만….
팀을 짜지 말란 법은 없었으니…, 애들한테 좋은 경험이 되겠지.
이전 삶에서.
고등아카데미의 수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때 몇몇 학생들이 팀을 짜서는 유망주들에게 대적한 일이 있었다.
그동안 혼자 힘으로 승승장구했던 유망주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비슷한 상황이 친구들에게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다들 쉽게 당할 애들은 아니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은하는 친구들의 걱정은 이쯤에서 접어두기로 했다.
어깨에 걸친 검은 망토를 꽉 조인 그는 던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간밤에 몬스터로 소란을 피웠기에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은하는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있는 학생들을 유심히 살피며 이동했다.
기억에 남는 얼굴은 없었다.
그들을 지나친 그는 탁 트인 길로 발을 옮겼다.
“너희가 길막 좀 해줘야겠다.”
지하 3층으로 이어져 있는 길.
은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던 놈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들이 괴성을 지르는 소리가 퍼져 다른 놈들의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다시금 몬스터들의 난동이 시작된 것이다.
“제발 잠 좀 자자아아아─!!”
“다들 일어나! 시부우우울─!!”
저 멀리, 절로 공감이 가는 함성이 들려왔다.
은하도 같은 심정이었다.
다만 이 소란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저들보다 그나마 덜 피곤했다.
이미 그는 지하 3층으로 이어지는 길을 내려가고 있었기에.
몬스터들의 소란을 책임지는 것은 온전히 지하 2층에 남겨진 학생들의 몫이었다.
근데 지하 2층에도 없다니.
홍진우 파티의 페이스가 빠르네.
한편, 그는 2층에서 발견하지 못한 홍진우의 파티에 대해 생각했다.
홍진우를 포함해 파티에 속해 있던 이들은 대다수가 유망주였다.
그렇더라도 그들이 첫 번째 날부터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는 것이 꽤나 놀라웠다.
필시 강행군을 펼친 것이리라.
지하 3층에는 온천이 있으니까.
아카데미 던전에 존재하는 온천.
그들은 그곳에 있으리라.
이윽고 은하는 지하 3층에 내려와 온천 지대를 찾았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 여기 있었네?
아주 놀러왔다.
은하는 양팔에 여학생들을 끼우고 잠을 청하고 있는 홍진우를 보고는 소리 없이 어깨를 들썩였다.
아주 편히도 자고 있다.
누구는 불편하게 쪽잠을 잤는데.
그래, 이래도 잠이 오나 볼까?
은하는 지하 2층에서 챙긴 마석을 사방에 뿌렸다.
그리고 잠시 후─.
“─비상!!! 모두 무기 챙겨!”
“다들 일어나! 전투 준비!”
“꺄아아아악!”
“흐허어억! 씨, 이, 이것들이 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거야!”
학생들이 잠을 자지 못하게 되는 밤이 시작되었다.
☆
“…가만 안 둘 거야.”
하양은 오랜만에 화가 났다.
가까스로 도망칠 수 있었던 하양은 머릿속에서 자신을 속인 유도준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자면 능글맞게 웃는 모습이 꼭 노은하를 닮았다.
그러나 은하와 유도준이 다른 점이 있다면─.
“─은하야 귀엽기라도 하지.”
유도준이 못생겼다는 것이다.
정하양은 여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유도준을 한참이나 씹었다.
또한 길을 가다 발견하는 돌멩이를 유도준이라고 투영해서는 발로 뻥 차버렸다.
팀은 너 혼자만 짜니?
나도 짤 수 있어!
진파랑도, 유도준도, 카에데도.
그녀는 자신을 협공하려고 했던 그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팀을 모으기로 했다.
우선 서나부터 찾아야 해.
이제부터 전쟁이다.
그녀는 일단 첫 번째 팀원으로서 진서나를 찾기로 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다른 팀원을 구상해나갔다.
아마 유도준이라면 자신을 경계해 어떻게든 배수빈을 영입하려고 할 것이다.
필시 자신에게 경쟁심을 품고 있을 배수빈은 흔쾌히 수락하리라.
그러니 그녀는 포기해야 했다.
“…은혁이랑 민호도 찾아야 해.”
자신이 수빈과 카에데를 상대하면, 진파랑을 상대할 사람이 필요했다.
은하가 없는 이상, 그와 대적하는 사람은 은혁과 민호밖에 없었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요정들의 장난
감지망에 걸려든 누군가.
생각에 잠겨 있던 하양은 재빨리 숨어 있던 학생에게 마법을 날렸다.
유도준에게 허를 찔린 그녀는 현재 상당히 흥분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바짝 긴장을 하면서 수풀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어?”
“아, 안녕?”
은하의 멘티, 강시형.
하양은 눈을 깜빡거렸다.
순간적으로 계산을 마친 정하양은 속박 마법을 풀었다.
“있지, 시형아.”
그러고는 그에게 손을 내밀고는─.
“─너 내 가디언이 되지 않을래?”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야흐로, 전쟁의 서막이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385(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