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452
전속 플레이어가 되었다고 하지만 딱히 할 일도 없다.
한서현과 백화점 내부를 구경하며 쇼핑을 즐길 뿐이다.
“이거 되게 푹신하네.”
요코하마 타카시마야 백화점 7층.
전시된 가구를 쭉 둘러보고 있던 은하는 푹신해 보이는 소파에 몸을 맡겼다.
그러고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소파가 생각보다 푹신한 건 물론, 앉은 자세에 따라서 소파의 형태가 변형된 것이다.
그야말로 소파에 파묻혔다.
“음…. 미립자비즈로 만들었다네.”
“미립자비즈? 그게 뭐야?”
“나도 모르지. 하지만 널 보면…. 사람을 나태하게 만드는 소파인 것 같네.”
한서현이 설명문을 해석한다.
그녀의 설명이 어찌하였든 은하는 조금 더 큰 소파를 찾아서는 아예 자신의 몸을 던졌다.
소파 속으로 파묻힌다.
다시는 일어나고 싶지 않다.
은하는 안락함을 만끽하기로 했다.
한서현은 혀를 쯧쯧 찼지만.
“그나저나 어제 그 난리가 났는데 백화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꽤 되네?”
그러던 은하는 주변을 돌아보고는 의문을 표했다.
사람들이 많다.
피해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중인데 사람들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듯이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상당히 신기했다.
“이런 경우가 흔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드문 것도 아니니까. 다들 적응이 된 거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별 일 아닌 것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의 상황을 이해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카구야 님이 여기서 피해복구 작업을 지휘하고 계시니까 여기가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몰려든 거지.”
“하긴, 그렇긴 하겠네.”
한서현이 덧붙였다.
은하는 맞장구를 쳤다.
사태 초기에 몸을 피했던 카구야는 그대로 도쿄로 올라가지 않는 대신 사람들의 불안함을 달래기 위해서 요코하마로 돌아온 것이다.
“일본 사람들한테 카구야 님이란 정신적인 지주라고도 할 수 있어. 정치를 하지 않는 대신 종교를 잡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지. 뭐, 신도(神道)가 종교인지 문화인지는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꽤 자세히 아네?”
“내가 유학 온 거 모르니?”
한서현이 눈을 흘겼다.
은하는 모르는 척 시선을 돌렸다.
“은하야. 이리 와.”
“네, 네.”
한서현이 부른다.
끝내 그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드는 의자에서 일어나야 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며 7층을 둘러보았다.
두 사람이 7층을 둘러보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가구를 살 생각도 없었고, 특별히 가구에 흥미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단지 눈으로 구경을 하면서 둘이서 시간을 보낼 뿐이다.
가구는 그저 무료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한 소재에 지나지 않았다.
“이 침대 괜찮네.”
주변을 둘러보던 중.
한서현이 두 명이 드러눕고도 남을 침대에 걸터앉았다.
손으로 매트리스를 탁탁 친 그녀가 침대에 드러눕는다.
그러고는 이내 눈짓으로 옆자리를 가리킨다.
“너도 누워봐.”
“…괜찮네.”
은하도 침대에 드러누웠다.
매트리스 탄력감이 기분이 좋다.
이대로 눈을 감고 싶을 지경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종평을 하고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었다.
자유 시간을 받은 오늘만 하더라도 아침부터 한서현의 전속 플레이어를 수행해야 했으니까.
“자지 마.” “안 자.”
한서현이 핀잔을 주었다.
이내 눈을 뜬 은하는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 역시 그를 마주보고 있었다.
눈을 마주치자 그녀가 웃는다.
“이런 침대는 어떠니?”
“음, 괜찮은 것 같은데? 푹신해서 잠을 자는데 딱이겠어.”
“흔들림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둘이 여유롭게 사용하기 편하겠네.”
“혼자 쓰기에는 너무 크지 않아?” “그래서 둘이 쓰기에 괜찮을 거라 말한 거잖니.” “응? 누구랑 누가 쓰는 건데? 어디 선물할 데라도 있어?”
“이제 그만 일어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은하.
한서현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은하는 성큼성큼 자리를 벗어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내 사람이 옷을 못 입는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사는 걸 보고 싶지 않아.”
한서현이 불쑥 말했
다.
은하가 교복 외에는 평소에 입는 옷이 얼마 없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였다.
그길로 그녀는 은하를 끌고 가서는 남성복 매장에서 여러 벌을 사줬다.
주로 정장 위주였지만.
“…언제까지 입어야 하는 거야.”
“정장 외에는 눈에 차는 게 없네. 여기 애들은 패션센스가 구리거든. 내년에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나랑 옷이나 보러 다니자.” “그때도 옷이란 옷은 전부 입혀서 사람을 귀찮게 만들려고?”
“다 너를 위해 그러는 거야.”
“그러면서 은근히 재미있어하더라.” “네 착각이겠지.”
일본의 화폐는 원이 아닌 엔이다.
그러다 보니 옷을 구입하는 주체는 은하가 아니라 서현이었다.
은하는 땡전 한 푼도 없었다.
일본정부가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그녀가 은하의 몫은 자신이 대신해 지불하겠다고 거절한 것이다.
결국 은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옷을 입어보고, 그녀가 사주는 옷을 얌전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어디로 갈 거야?”
“그런 건 네가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니?”
“나는 네 전속인데?”
“…팔찌. 팔찌를 보러가자. 이번에 끊어져서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당연하다는 듯이 되묻는 은하.
순간 못마땅하다는 듯한 얼굴을 한 그녀가 화제를 전환했다.
은하는 그녀의 손목이 비어있는 걸 확인했다.
돌이켜보니 사운드 오브 마인드가 제 힘을 발휘하고 끊어진 것이다.
“그 팔찌는 네가 선물해준 거니까 네가 골라줘야 하지 않겠니?”
생뚱맞은 논리다.
그럼에도 그녀는 너무나 당당하게 그에게 말했다.
은하는 그만 웃음이 나왔다.
“아까는 내 안목은 못 믿는다면서. 그래도 내가 골라주는 걸로 하게?”
“네가 옷을 고르는 안목이 없는 건 아주 잘 알겠어. 그래도 팔찌까지 고르는 안목이 없는 것은 아닐 거 아니니.”
“그건 모르는 일이지.”
“어디까지나 그냥 참고만 할 거야. 그러니 자유롭게 말해줬으면 해.”
또각또각.
한서현이 구두를 신은 발을 천천히 내딛으며 말한다.
은하는 능청을 떨었고.
이내 그들은 5층에 입점해 있는 액세서리 매장을 찾았다.
한서현이 말하기를, 일본 내에서 꽤나 유명한 축에 속하는 브랜드란 모양이었다.
“어떤 게 나을 것 같니?”
“음….”
유리장 안에 진열된 팔찌를 보면서 은하에게 의견을 구하는 한서현.
은하는 제법 진지하게 고민했다.
솔직히 무엇을 착용해도 그녀하고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다가는 그녀는 되레 핀잔을 줄 것이 뻔했다.
“아. 이건 어때?”
그때 그는 조그만 고양이가 세공된 팔찌를 가리켰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금색 팔찌.
다만 팔찌를 잇는 부분에 세공된 고양이가 묘하게 눈길을 끌었다.
꼭─.
“─고양이가 꼭 누나를 닮은 것 같은데요?”
“내가 누나라고 하지 말랬지.” “아무튼. 딱 널 닮은 것 같아서.” “내가 고양이처럼 생겼다는 거니? 그건 칭찬으로 말하는 거고?”
“그건 본인이 더 잘 알지 않을까.”
“혼날래?”
한서현이 은하의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은하가 가리킨 팔찌에 향해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직원에게 말해서는 고양이가 세공된 금색 팔찌를 차려 했다.
“어떠니?”
은하의 눈앞으로 손목을 들이미는 한서현.
은하는 눈을 깜빡거렸다.
이제 보니 손목 선에서부터 시작해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상당히 예쁘다.
저도 모르게 팔찌가 아니라 그녀의 손에 시선이 가게 된다.
그러다 은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네. 잘 어울려.”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
그녀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팔찌를 찬 제 손목을 조명에 비추며 살펴본다.
곧 만족한 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길게 고민하지 않고 그대로 팔찌를 구입했다.
“이제 어디로 갈까?”
“…커피. 커피 마시고 싶어.”
“그래? 마침 나도 커피 좀 마시고 싶었는데.”
“그럴 줄 알았어. 케이크도 먹고 싶지는 않고?”
“어떻게 알았대?”
“내가 너를 모르겠니.”
팔찌를 착용한 그녀가 손을 앞뒤로 크게 흔든다.
걸음도 어딘가 경쾌하다.
은하는 그런 그녀를 뒤따라가면서 새삼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저리도 기분이 좋아 보이는 모습을 처음 보았으니까.
“그거 아니?”
“그거? 어떤 거?”
두 사람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서 카페가 있는 층으로 내려온 그때.
한서현이 익숙한 듯이 안내한다.
은하는 그녀를 따라가면서 때마침 생각이라도 났다는 듯이 말문을 튼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한서현이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뒤를 돌아본다.
은하를 보며 입가를 끌어올린다.
어째 그 미소가 사랑스럽다.
“오사카 사람이랑 도쿄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의외로 쉬워. 궁금하니?”
“어떻게 구분하는데?”
오사카는 관서지방에 해당했으며, 도쿄는 관동지방에 해당했다.
같은 혼슈 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두 도시 간의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그만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도시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은하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항이었지만.
그녀가 묘하게 신이 난 것 같아서 장단을 맞춰주었을 뿐이다.
“잘 봐.”
한서현이 성큼성큼 나아간다.
그러더니 한쪽 발을 축으로 해서는 몸을 휙 돌리는 것이었다.
그녀가 완전하게 몸을 돌렸을 때, 그녀는 총을 쏘는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사실감을 넣기 위함인지 한쪽 눈을 감고 있기까지 했다.
은하의 눈에는 그녀가 마치 윙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빠앙~”
잘못 들은 게 아니다.
한서현이 은하를 바라보는 상태로 총을 쏘는 포즈를 취한 것이다.
그리고─.
“─윽…!”
“으아아아악!”
뒤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럽게 들려온 소리에 은하는 냉큼 뒤를 돌아보았다.
웬 남자 두 명이 마치 총에라도 맞은 것처럼 자지러진 것이다.
“으윽…!”
실감 나는 연기다.
바닥에 쓰러진 두 남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낄낄거리든 말든 심장을 부여잡으며 발버둥을 쳤다.
“봤지? 오사카 사람은 이래.”
“…어…. 그렇구나.”
한서현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은하는 얼떨결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다. 한편으로는 몸을 돌리며 총을 쏘는 포즈를 취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다만─.
─그런데 지금 총에 맞은 사람들은 너희 아버지가 우리 모르게 붙여준 경호원들인데….
쓰러진 사람들은 한국인들이었다.
자세히 보면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결국 은하는 그녀가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러면서 쓰러진 사람들이 보도록 등 뒤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연기까지 하느라 고생하네.
은하는 속으로 깔깔거렸다.
한서현도 은근히 허당이었다.
이리도 어설픈 면모가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마치 그의 생각을 대변하듯─.
“─アハハハハ!メチャ可愛い~!!”
─아하하하하! 진짜 너무 귀엽다!!
일본인 여성 한 명이 끝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거하게 터뜨린 것이다.
은하도 익히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서현이 너한테 그런 면이 있을 줄 생각도 못했어. 진짜 확 납치해가고 싶다, 얘.”
─카구야, 츠키코였다.
☆
이전 삶에서.
은하는 한 번 카구야를 만난 적이 있었다.
선녀 임가을이 하백련을 대동하고 한중일 회담에 참가했을 때였다.
그때 카구야는 처음 본 하백련을 무척이나 귀여워했었다.
한국어로도 능숙하게 말할 수 있는 그녀 왈, 사랑스러운 것은 진리라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었는지 몰라. 이렇게 무사히 살아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야!”
“카구야 님, 다른 사람들이 보는데 이러면….”
그리고 지금.
때마침 백화점 내부를 돌아다니던 카구야는 서현을 발견하자마자 곧장 그녀를 끌어안았다.
이전 삶에서 백련이 당했던 대로 한서현은 그녀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저 사람은 참 한결같네….
은하는 그런 광경을 보고서는 그저 허허 웃을 수밖에 없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하지만 카구야는 현재 시점에서도 몇 십 년이나 산 괴물이었다.
놀라운 건 그녀의 모습은 미래에도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저 남자가 네가 늘 말한 노은하라는 사람인가 보구나?”
“제가 언제….”
“知らないふりしなくてもいいよ! 私はもう知ってるから!”
모르는 척하지 않아도 돼! 난 이미 다 알고 있거든!
그런 그녀가 이번 삶에는 서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한서현이 카구야의 눈에 들 만도 했다.
그럼에도 은하는 얼떨떨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냥 친분이 있는 걸로 알았는데 이 정도로 친할 줄이야….
한편, 두 사람이 일본어로 뭐라고 대화를 나눈다.
일본어를 모르는 그로서는 잠자코 두 사람이 대화를 끝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화를 마친 카구야가 돌연 그에게 쪼르르 달려온 것이다.
“フム…。”
흠….
까치발을 들어서는 은하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는 카구야.
그녀가 이내 흡족한 듯이 입가를 끌어올렸다.
“안녕!”
“…안녕하세요.”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카구야의 악수다.
은하는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러자 그녀가 손에 힘을 꽉 줘선 붕붕 흔들었다.
“서현이한테 이야기는 잘 들었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았는데 설마 규키를 쓰러뜨릴 줄은 몰랐어. 대단해, 한국에 이런 인재가 있으니 가을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
카구야가 속사포로 말한다.
은하는 그 말을 가만히 들었다.
카구야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필시 용건이 있는 것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혹시 일본으로 귀화할 생각은 없는 거니? 너 정도의 실력자라면 내가 섭섭해하지 않을 만한 대우를 약속할 수 있는데.”
“카구야 님, 그건….”
“개인적으로는 서현이도 여기에서 살기를 바라고 있고. 이왕 그러면 둘이 귀화해서 살림을 차리는 것은 어떠니?” “카구야 님.”
카구야가 스카웃 제의를 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은하는 눈을 깜빡거리기만 했고, 한서현은 뭐라 말하려 나서려 했다.
하지만 카구야는 거의 막무가내로 대화를 진행해나갔다.
“그리고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태어나면서 하렘을 꿈에 그리는 법 아니니? 한국에서 하렘은 법적으로 허락받지 못하겠지만, 일본에서는 합법이거든! 어때? 관심 없어?”
카구야가 혹하지 않느냐는 것처럼 물었다.
그녀의 말대로, 일본에서 하렘은 합법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카구야부터가 현 일왕의 두 번째 아내였으니까.
의 기프트를 소지한 사람을 왕족으로 만들어 일본의 통치이념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일본은 이전부터 왕족이 몹시 부족한 상황이었다.
오죽했으면 여성도 일왕이 되도록 헌법을 개헌하자는 말이 나올 만큼.
그러다 보니 세계가 멸망한 이후, 일본은 하렘 헌법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씨족의 번영을 위한 경우나 아니면 배우자가 허락하는 경우에 하렘을 꾸릴 수가 있었다.
“영웅은 삼처사첩이란 말도 있는데 내가 봤을 때에는 은하 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걸로 보이는데….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카구야가 답을 재촉한다.
속사포처럼 설명을 듣게 된 은하는 곧 정신을 차려서는 입을 열었다.
상대는 카구야다.
정중히 말해야했다.
“─죄송하지만 거절할게요.”
“え?”
뭐?
마음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은하는 제 마음을 토로했다.
내가 미쳤다고 하렘을 만들겠어?
하렘은 미친 짓인데?
은하는 손에 장을 쥘 수 있었다.
만약 자신이 미치지 않고선 절대로 하렘을 차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미친놈은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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